펠프스, 물살을 가르면 새 역사 된다

입력 2012.08.01 (08:14) 수정 2012.08.0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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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27)가 물살을 가르고 나면 새 역사가 쓰였다. 런던에서는 올림픽 역사가 바뀌었다.

펠프스는 7월3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남자 계영 800m 결승에서 미국 대표팀의 마지막 영자로 나서 우승을 합작, 세 명의 동료와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에서 펠프스가 딴 첫 금메달이자 통산 19번째 올림픽 메달이었다.

2004년 아테네에서 금메달 6개와 동메달 2개를 딴 뒤 2008년 베이징에서는 8관왕에 올랐던 펠프스는 이번 대회에서 메달 3개(금1, 은2)를 보태 개인 통산 올림픽 메달 수를 19개(금15, 은2, 동2)로 늘렸다.

옛 소련의 전설적인 체조 선수였던 라리사 라티니나가 세운 올림픽 최다 메달(18개·금9, 은5, 동4) 기록이 이날 펠프스에 의해 깨졌다.

펠프스는 이미 올림픽 최다 금메달리스트 기록을 뛰어넘은 지 오래다. 종전 기록은 금메달 9개였다.

4년 전 베이징 대회에서는 1972년 뮌헨 대회에서 '미국 수영의 전설' 마크 스피츠가 이룬 7관왕을 넘어서 단일 대회 최다관왕 기록도 새로 썼다.

193㎝에 88㎏, 비지방성 체질, 긴 팔을 갖고 있지만 하체는 상대적으로 짧고 큰 손과 발, 보통 사람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빠른 회복능력, 강한 승부욕과 목표 의식 등 펠프스가 가진 신체적·정신적 장점은 너무 많다.

그의 장점을 부러워한 이들은 펠프스(Phelps)를 물고기(fish)에 빗대어 '펠피시'라고까지 불렀다.

하지만 타고난 재능만 가지고는 '펠프스 신화'를 오롯이 이해할 수 없다.

이는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증후군(ADHD)'이라는 선천성 장애와 부모의 이혼 등 순탄치 않은 환경을 딛고 끊임없이 도전해온 결과물이다.

1985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경찰관인 아버지와 중학교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누나 2명이 수영 선수여서 어렸을 적부터 자연스럽게 물을 접했다.

펠프스는 어릴 적 부모가 이혼하면서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어머니의 엄격한 가정교육 속에서 펠프스는 인내하는 법을 배웠고 이는 엄청난 훈련량을 소화하면서도 목표를 위해 자신을 버틸 수 있게 했다.

11살 때부터 지금까지 늘 그의 곁에 있는 밥 바우먼 코치는 펠프스를 발굴해 세계적 수영선수로 키웠다.

바우먼 코치는 펠프스의 잠재력을 극대화한 명장이자 멘토였다.

펠프스는 바우먼 코치를 만나고 나서 3년 뒤 미국 대표B팀(2진)에 들어갔고 2000년 시드니올림픽 대표선발전 접영 200m에서 출전권을 따내며 이름을 알렸다.

그리고 15살에 처음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접영 200m에서 결승까지 올라 5위를 차지했다.

이후 아테네에서 베이징으로 이어진 올림픽 무대에서 세계수영사의 한 획을 그었다.

그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많았다.

펠프스는 19세이던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이 끝난 직후 음주 운전 혐의로 체포돼 벌금과 함께 집행유예 18개월을 선고받았다.

2009년 2월에는 영국 주간지에 '펠프스가 마리화나를 피웠다'는 내용의 기사와 함께 사진이 게재되면서 곤욕을 치르고 결국 미국수영연맹으로부터 3개월간 국내외 대회 출전 금지의 징계를 당했다.

하지만 그의 뒤에는 늘 헌신적인 뒷바라지를 한 어머니와 누나가 있었고, 역경을 함께 헤쳐나간 스승 바우먼 코치가 있었다. 최다 메달 신기록을 세운 이날도 그의 어머니는 경기장에 와 있었다.

펠프스가 대기록을 써내려갈 수 있었던 데에는 동료의 힘도 무시할 수 없다.

아테네 대회 때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 베이징 대회 때 금메달 세 개, 그리고 이번 런던 대회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는 모두 단체전 종목에서 나왔다.

19개의 올림픽 메달 중 8개를 단체전에서 딴 것이다.

펠프스는 이날도 계영 800m 우승 후 인터뷰에서 "경기 전 동료에게 '최대한 많이 격차를 벌려놔 주길 원한다'고 말했다"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이날 미국은 라이언 록티-코너 드와이어-리키 버렌스-펠프스 순으로 팀을 꾸려 '금빛 물보라'를 일으켰다.

펠프스는 "그들이 19번째 메달을 가능하게 해줬다"면서 "내 차례 이전에 많이 앞서 주지 않았더라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어떻게 알겠느냐?"고 동료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펠프스는 이번 대회에서 접영 100m와 개인혼영 200m, 혼계영 400m 등 아직 세 종목을 남겨둬 메달을 추가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접영 100m와 개인혼영 200m에서 우승하면 남자 수영 선수로는 처음으로 개인종목에서 올림픽 3회 연속 금메달을 따는 값진 기록도 세우게 된다.

27세. 수영 선수로는 적지 않은 나이지만 펠프스의 도전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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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펠프스, 물살을 가르면 새 역사 된다
    • 입력 2012-08-01 08:14:08
    • 수정2012-08-01 08:35:19
    연합뉴스
미국의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27)가 물살을 가르고 나면 새 역사가 쓰였다. 런던에서는 올림픽 역사가 바뀌었다. 펠프스는 7월3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남자 계영 800m 결승에서 미국 대표팀의 마지막 영자로 나서 우승을 합작, 세 명의 동료와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에서 펠프스가 딴 첫 금메달이자 통산 19번째 올림픽 메달이었다. 2004년 아테네에서 금메달 6개와 동메달 2개를 딴 뒤 2008년 베이징에서는 8관왕에 올랐던 펠프스는 이번 대회에서 메달 3개(금1, 은2)를 보태 개인 통산 올림픽 메달 수를 19개(금15, 은2, 동2)로 늘렸다. 옛 소련의 전설적인 체조 선수였던 라리사 라티니나가 세운 올림픽 최다 메달(18개·금9, 은5, 동4) 기록이 이날 펠프스에 의해 깨졌다. 펠프스는 이미 올림픽 최다 금메달리스트 기록을 뛰어넘은 지 오래다. 종전 기록은 금메달 9개였다. 4년 전 베이징 대회에서는 1972년 뮌헨 대회에서 '미국 수영의 전설' 마크 스피츠가 이룬 7관왕을 넘어서 단일 대회 최다관왕 기록도 새로 썼다. 193㎝에 88㎏, 비지방성 체질, 긴 팔을 갖고 있지만 하체는 상대적으로 짧고 큰 손과 발, 보통 사람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빠른 회복능력, 강한 승부욕과 목표 의식 등 펠프스가 가진 신체적·정신적 장점은 너무 많다. 그의 장점을 부러워한 이들은 펠프스(Phelps)를 물고기(fish)에 빗대어 '펠피시'라고까지 불렀다. 하지만 타고난 재능만 가지고는 '펠프스 신화'를 오롯이 이해할 수 없다. 이는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증후군(ADHD)'이라는 선천성 장애와 부모의 이혼 등 순탄치 않은 환경을 딛고 끊임없이 도전해온 결과물이다. 1985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경찰관인 아버지와 중학교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누나 2명이 수영 선수여서 어렸을 적부터 자연스럽게 물을 접했다. 펠프스는 어릴 적 부모가 이혼하면서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어머니의 엄격한 가정교육 속에서 펠프스는 인내하는 법을 배웠고 이는 엄청난 훈련량을 소화하면서도 목표를 위해 자신을 버틸 수 있게 했다. 11살 때부터 지금까지 늘 그의 곁에 있는 밥 바우먼 코치는 펠프스를 발굴해 세계적 수영선수로 키웠다. 바우먼 코치는 펠프스의 잠재력을 극대화한 명장이자 멘토였다. 펠프스는 바우먼 코치를 만나고 나서 3년 뒤 미국 대표B팀(2진)에 들어갔고 2000년 시드니올림픽 대표선발전 접영 200m에서 출전권을 따내며 이름을 알렸다. 그리고 15살에 처음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접영 200m에서 결승까지 올라 5위를 차지했다. 이후 아테네에서 베이징으로 이어진 올림픽 무대에서 세계수영사의 한 획을 그었다. 그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많았다. 펠프스는 19세이던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이 끝난 직후 음주 운전 혐의로 체포돼 벌금과 함께 집행유예 18개월을 선고받았다. 2009년 2월에는 영국 주간지에 '펠프스가 마리화나를 피웠다'는 내용의 기사와 함께 사진이 게재되면서 곤욕을 치르고 결국 미국수영연맹으로부터 3개월간 국내외 대회 출전 금지의 징계를 당했다. 하지만 그의 뒤에는 늘 헌신적인 뒷바라지를 한 어머니와 누나가 있었고, 역경을 함께 헤쳐나간 스승 바우먼 코치가 있었다. 최다 메달 신기록을 세운 이날도 그의 어머니는 경기장에 와 있었다. 펠프스가 대기록을 써내려갈 수 있었던 데에는 동료의 힘도 무시할 수 없다. 아테네 대회 때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 베이징 대회 때 금메달 세 개, 그리고 이번 런던 대회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는 모두 단체전 종목에서 나왔다. 19개의 올림픽 메달 중 8개를 단체전에서 딴 것이다. 펠프스는 이날도 계영 800m 우승 후 인터뷰에서 "경기 전 동료에게 '최대한 많이 격차를 벌려놔 주길 원한다'고 말했다"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이날 미국은 라이언 록티-코너 드와이어-리키 버렌스-펠프스 순으로 팀을 꾸려 '금빛 물보라'를 일으켰다. 펠프스는 "그들이 19번째 메달을 가능하게 해줬다"면서 "내 차례 이전에 많이 앞서 주지 않았더라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어떻게 알겠느냐?"고 동료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펠프스는 이번 대회에서 접영 100m와 개인혼영 200m, 혼계영 400m 등 아직 세 종목을 남겨둬 메달을 추가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접영 100m와 개인혼영 200m에서 우승하면 남자 수영 선수로는 처음으로 개인종목에서 올림픽 3회 연속 금메달을 따는 값진 기록도 세우게 된다. 27세. 수영 선수로는 적지 않은 나이지만 펠프스의 도전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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