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미 “은메달 딸까봐 재역전 집중”

입력 2012.08.02 (01:28) 수정 2012.08.02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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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메달 따고 오늘 잠자리에 누우면 어떤 기분일까 생각하니 마지막 순간 집중이 됐어요."



2012 런던올림픽 여자 25m 권총에서 김장미(20·부산시청)가 결선 마지막 시리즈에서 재역전에 성공하며 금메달을 딸 수 있었던 비결은 "은메달은 싫었다"고 말할 만큼 독한 승부근성이었다.



김장미는 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왕립 포병대 기지의 올림픽 사격장에서 열린 대회 5일째 여자 25m 권총 결선에서 201.4점을 쏴 본선 591점과 합계 792.4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8 베이징올림픽 우승자 천잉(중국, 791.4점)에게 3시리즈에 역전을 허용했지만 마지막 다섯발을 모두 10점대를 쏘며 재역전에 성공, 금빛 만세를 불렀다.



공동취재구역에서 인터뷰에 응한 김장미는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 메달이 무겁다는 생각은 드는데 아직 실감이 잘 안난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올림픽 전에 금메달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는데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기쁘다"고 했다.



이날 3시리즈에서 천잉에 역전을 허용했다가 4시리즈에서 재역전해 우승을 거머쥔 그는 "마지막 4시리즈를 남기고 모니터에 2위로 떨어진 게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은메달을 따면 어떨지 상상하니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을 것 같았다"며 "그래서 이왕이면 금메달 따자고 생각하고 다시 집중했다"고 말했다.



김장미는 0.8점 뒤진 상황에서 맞이한 최종 4시리즈에서 세번째 발은 만점인 10.9를 쏘는 등 모두 10점대를 쏘는 강심장으로 금메달을 명중시켰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정말 떨렸다. 사실 다른 대회에서는 별로 긴장을 안했고 오늘도 별로 안 떨릴 것 같았는데 결선장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심장이 저 앞까지 튀어나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본선에서 점수를 많이 벌렸지만 그런 상황에서 역전당한 적이 많아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겠다는 생각 하나만 하고 결선을 치렀다"고 돌아봤다.



우승이 확정된 순간 느낌을 묻자 "모니터를 보고 금메달 딴 걸 안 순간 ‘우와 어떡하지’ 하는 생각부더 들더라"며 "순간적으로 울컥하긴 했는데 바로 그다음에는 금메달 땄는데 웃자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지난달 29일 올림픽 데뷔전인 10m 공기권총에서 결선에 오르지 못한 뒤 결국 눈물을 쏟았던 그는 첫 경기 탈락이 약이 됐다고 설명했다.



"사실 울었다는 건 비밀인데.."라며 운을 뗀 김장미는 "남 앞에서 우는 모습을 잘 안보이는데 변경수 감독님이 자꾸 말을 거셔서 결국 터졌다"며 "‘내가 아무것도 아니구나’ 하는 생각에 실망도 하고 올림픽 나가기 싫다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그날 경기 덕에 욕심을 버릴 수 있었다. 그 덕에 오늘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 때 공기소총에서 우승한 여갑순 이후 한국 여자 사수로는 20년 만에 올림픽 챔피언이 된 데에는 "남자나 여자선수나 똑같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말하고 런던에 왔는데 금메달 따서 다행이다"라며 웃었다.



본선에서 올림픽 신기록을 냈던 그는 "오늘 완사에서 연습 때도 못 쏴본 298점을 쏴 세계기록도 욕심이 났다. 그래서 급사 점수가 좀 낮게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김장미는 "이번에 정말 많은 걸 배우고 느꼈다. 경험도 더 필요하고 내가 긴장도 한다는 걸 알았다"며 "부족한 점을 잘 보완해 2년 후 우리집 근처에서 하는 인천 아시안게임과 4년 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도 도전하겠다"고 더 큰 목표를 향해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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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장미 “은메달 딸까봐 재역전 집중”
    • 입력 2012-08-02 01:28:06
    • 수정2012-08-02 02:18:21
    연합뉴스
 "은메달 따고 오늘 잠자리에 누우면 어떤 기분일까 생각하니 마지막 순간 집중이 됐어요."

2012 런던올림픽 여자 25m 권총에서 김장미(20·부산시청)가 결선 마지막 시리즈에서 재역전에 성공하며 금메달을 딸 수 있었던 비결은 "은메달은 싫었다"고 말할 만큼 독한 승부근성이었다.

김장미는 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왕립 포병대 기지의 올림픽 사격장에서 열린 대회 5일째 여자 25m 권총 결선에서 201.4점을 쏴 본선 591점과 합계 792.4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8 베이징올림픽 우승자 천잉(중국, 791.4점)에게 3시리즈에 역전을 허용했지만 마지막 다섯발을 모두 10점대를 쏘며 재역전에 성공, 금빛 만세를 불렀다.

공동취재구역에서 인터뷰에 응한 김장미는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 메달이 무겁다는 생각은 드는데 아직 실감이 잘 안난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올림픽 전에 금메달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는데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기쁘다"고 했다.

이날 3시리즈에서 천잉에 역전을 허용했다가 4시리즈에서 재역전해 우승을 거머쥔 그는 "마지막 4시리즈를 남기고 모니터에 2위로 떨어진 게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은메달을 따면 어떨지 상상하니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을 것 같았다"며 "그래서 이왕이면 금메달 따자고 생각하고 다시 집중했다"고 말했다.

김장미는 0.8점 뒤진 상황에서 맞이한 최종 4시리즈에서 세번째 발은 만점인 10.9를 쏘는 등 모두 10점대를 쏘는 강심장으로 금메달을 명중시켰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정말 떨렸다. 사실 다른 대회에서는 별로 긴장을 안했고 오늘도 별로 안 떨릴 것 같았는데 결선장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심장이 저 앞까지 튀어나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본선에서 점수를 많이 벌렸지만 그런 상황에서 역전당한 적이 많아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겠다는 생각 하나만 하고 결선을 치렀다"고 돌아봤다.

우승이 확정된 순간 느낌을 묻자 "모니터를 보고 금메달 딴 걸 안 순간 ‘우와 어떡하지’ 하는 생각부더 들더라"며 "순간적으로 울컥하긴 했는데 바로 그다음에는 금메달 땄는데 웃자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지난달 29일 올림픽 데뷔전인 10m 공기권총에서 결선에 오르지 못한 뒤 결국 눈물을 쏟았던 그는 첫 경기 탈락이 약이 됐다고 설명했다.

"사실 울었다는 건 비밀인데.."라며 운을 뗀 김장미는 "남 앞에서 우는 모습을 잘 안보이는데 변경수 감독님이 자꾸 말을 거셔서 결국 터졌다"며 "‘내가 아무것도 아니구나’ 하는 생각에 실망도 하고 올림픽 나가기 싫다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그날 경기 덕에 욕심을 버릴 수 있었다. 그 덕에 오늘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 때 공기소총에서 우승한 여갑순 이후 한국 여자 사수로는 20년 만에 올림픽 챔피언이 된 데에는 "남자나 여자선수나 똑같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말하고 런던에 왔는데 금메달 따서 다행이다"라며 웃었다.

본선에서 올림픽 신기록을 냈던 그는 "오늘 완사에서 연습 때도 못 쏴본 298점을 쏴 세계기록도 욕심이 났다. 그래서 급사 점수가 좀 낮게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김장미는 "이번에 정말 많은 걸 배우고 느꼈다. 경험도 더 필요하고 내가 긴장도 한다는 걸 알았다"며 "부족한 점을 잘 보완해 2년 후 우리집 근처에서 하는 인천 아시안게임과 4년 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도 도전하겠다"고 더 큰 목표를 향해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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