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훈-송대남, ‘사제이자 동서’ 금 합작

입력 2012.08.02 (04:00) 수정 2012.08.02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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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굴의 사나이’ 송대남(33·남양주시청)은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유도 90㎏급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정 훈 대표팀 감독부터 찾았다.



멀리 찾을 것도 없었다. 소란을 피웠다는 이유로 경기 도중 퇴장당했던 정 훈 감독은 이미 송대남을 향해 멀리서부터 달려오고 있었다.



송대남은 정 감독과 얼싸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감사한 마음을 담아 큰절까지 올렸다.



두 차례의 올림픽 출전 좌절과 무릎 수술 등으로 유도를 포기할 뻔했던 자신을 붙잡아준 스승에 대한 감사가 담겨 있었다.



정 훈 감독 역시 자신을 믿고 따라준 제자에게 맞절을 올렸다.



송대남은 1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엑셀 런던 노스아레나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남자 유도 90㎏급 결승에서 쿠바의 아슬레이 곤살레스를 연장접전 끝에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정 감독과 함께 한 자리에서 굵은 눈물을 뚝뚝 흘렸던 송대남은 정작 시상식에서는 담담한 표정이었다.



다른 사제지간보다 훨씬 더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한 둘은 사실 가족이라는 울타리로 엮인 특수관계다.



송대남은 정 훈 감독의 막내 처제와 연애 3개월 만에 결혼에 골인했다. 정훈 감독이 직접 중매를 섰다.



‘스승과 제자’의 인연에서 ‘동서지간’이 된 것이다.



정 감독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 끝나고 선수촌에서 송대남을 만났는데, 무척 성실하고 착실하더라"라며 "그래서 내가 중간에 중매를 섰다. 아들이 이제 석 달 됐다"고 소개했다

.

정 감독은 ‘김재범이 금메달 땄을 때보다 더 많이 눈물을 흘린 것 같다’는 지적에 대해 "너무 좋아서 그랬다"면서 "어제도 많이 울고 오늘도 많이 울고 싶다"면서 껄껄 웃었다.



그는 "사실 송대남 선수가 저한테 욕도 많이 먹고 혼도 많이 났다"면서 "결혼한 뒤 처자식이 생기면서 압박감이 더 심해진 것 같았다. 매일 밤 11~12시까지 죽으라 연습하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송대남은 사실 시련이 많았다. 그렇지만 묵묵히 참고 이겨내더라"면서 "사실 오늘 컨디션이 좋아서 일을 낼 거라 예상하긴 했다. 일본의 니시야마 마사시(세계 1위)를 이겼을 때 금메달을 직감했다"고 소개했다.



물론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결승전 도중 정 감독이 소란을 피웠다는 이유로 경기 종료 1분여를 남기고 퇴장당한 것이다.



"아찔했다"는 정 감독은 "팔이 하나 잘려나간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송대남 역시 정 감독의 퇴장에 대해 "날개 하나를 잃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둘은 서로 통했다.



정 감독은 "하지만 송대남 선수가 워낙 나이나 연륜이 많은 선수라서 잘해낼 것이라고 믿었다"고 했다.



전날 김재범(27·마사회)에 이어 송대남의 금메달로 한국 유도는 금메달 목표치 2개를 모두 채웠다.



정 감독은 "대회 초반에 금메달이 안 나와서 많이 긴장했는데, 송대남 선수 덕분에 한시름 놓았다"면서 "금메달 하나만 더 따고 (한국으로) 돌아갔음 좋겠다"면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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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훈-송대남, ‘사제이자 동서’ 금 합작
    • 입력 2012-08-02 04:00:39
    • 수정2012-08-02 04:05:33
    연합뉴스
‘불굴의 사나이’ 송대남(33·남양주시청)은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유도 90㎏급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정 훈 대표팀 감독부터 찾았다.

멀리 찾을 것도 없었다. 소란을 피웠다는 이유로 경기 도중 퇴장당했던 정 훈 감독은 이미 송대남을 향해 멀리서부터 달려오고 있었다.

송대남은 정 감독과 얼싸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감사한 마음을 담아 큰절까지 올렸다.

두 차례의 올림픽 출전 좌절과 무릎 수술 등으로 유도를 포기할 뻔했던 자신을 붙잡아준 스승에 대한 감사가 담겨 있었다.

정 훈 감독 역시 자신을 믿고 따라준 제자에게 맞절을 올렸다.

송대남은 1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엑셀 런던 노스아레나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남자 유도 90㎏급 결승에서 쿠바의 아슬레이 곤살레스를 연장접전 끝에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정 감독과 함께 한 자리에서 굵은 눈물을 뚝뚝 흘렸던 송대남은 정작 시상식에서는 담담한 표정이었다.

다른 사제지간보다 훨씬 더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한 둘은 사실 가족이라는 울타리로 엮인 특수관계다.

송대남은 정 훈 감독의 막내 처제와 연애 3개월 만에 결혼에 골인했다. 정훈 감독이 직접 중매를 섰다.

‘스승과 제자’의 인연에서 ‘동서지간’이 된 것이다.

정 감독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 끝나고 선수촌에서 송대남을 만났는데, 무척 성실하고 착실하더라"라며 "그래서 내가 중간에 중매를 섰다. 아들이 이제 석 달 됐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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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감독은 ‘김재범이 금메달 땄을 때보다 더 많이 눈물을 흘린 것 같다’는 지적에 대해 "너무 좋아서 그랬다"면서 "어제도 많이 울고 오늘도 많이 울고 싶다"면서 껄껄 웃었다.

그는 "사실 송대남 선수가 저한테 욕도 많이 먹고 혼도 많이 났다"면서 "결혼한 뒤 처자식이 생기면서 압박감이 더 심해진 것 같았다. 매일 밤 11~12시까지 죽으라 연습하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송대남은 사실 시련이 많았다. 그렇지만 묵묵히 참고 이겨내더라"면서 "사실 오늘 컨디션이 좋아서 일을 낼 거라 예상하긴 했다. 일본의 니시야마 마사시(세계 1위)를 이겼을 때 금메달을 직감했다"고 소개했다.

물론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결승전 도중 정 감독이 소란을 피웠다는 이유로 경기 종료 1분여를 남기고 퇴장당한 것이다.

"아찔했다"는 정 감독은 "팔이 하나 잘려나간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송대남 역시 정 감독의 퇴장에 대해 "날개 하나를 잃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둘은 서로 통했다.

정 감독은 "하지만 송대남 선수가 워낙 나이나 연륜이 많은 선수라서 잘해낼 것이라고 믿었다"고 했다.

전날 김재범(27·마사회)에 이어 송대남의 금메달로 한국 유도는 금메달 목표치 2개를 모두 채웠다.

정 감독은 "대회 초반에 금메달이 안 나와서 많이 긴장했는데, 송대남 선수 덕분에 한시름 놓았다"면서 "금메달 하나만 더 따고 (한국으로) 돌아갔음 좋겠다"면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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