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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2012 런던올림픽
‘중앙아프리카共’ 태권 대표 강슬기
입력 2012.08.09 (06:44) 연합뉴스
 "TV로 보고 있을 아프리카 친구들이 상처받을까 봐 미안해요. 저 때문에 태권도에 대한 사랑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표로 2012 런던올림픽 태권도 경기에 출전한 강슬기(25)는 친구들 이야기를 꺼내며 결국 꾹꾹 눌러왔던 눈물을 터트렸다.



강슬기는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엑셀런던 사우스아레나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태권도 여자 49㎏급 첫 경기에서 루시야 자니노비치(크로아티아)에게 2라운드 만에 14-0, 큰 점수 차 패배를 당했다.



자니노비치는 2010년과 올해 유럽선수권대회에서 거푸 금메달을 딴 강호다.



강슬기는 3점짜리 얼굴 공격만 네 차례나 허용하는 등 일방적으로 끌려가더니 아예 3라운드는 치러보지도 못하고 무릎 꿇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2라운드 종료 시와 3라운드 진행 중 점수 차가 12점 이상 벌어지면 경기를 더는 진행하지 않는다.



수원정산고와 우석대를 나온 강슬기는 2009년 선수 생활을 접고 벨기에로 건너가 태권도 트레이너로 일했다. 그러던 중 이름도 생소한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다시 선수로 뛰어 올림픽에 나가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해왔다.



강슬기는 계속 거절했다. 강슬기는 국내에서도 이름을 날린 선수는 아니었다. 국가대표로 뽑힌 적도 없다. ‘올림픽 같은 큰 무대에 설 만큼 나는 큰 사람이 아니다’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끈질긴 구애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2010년부터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표로 선수 생활을 다시 시작했다. 이 나라 국적을 정식으로 취득한 것은 올해다. 이곳에서는 이중 국적을 허용한다.



강슬기는 런던올림픽 아프리카 대륙선발전에서 2위를 차지해 처음으로 올림픽 출전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그렇게 기다려온 올림픽 무대는 2라운드, 4분 만에 끝났다.



강슬기는 자니노비치가 결승에 올라 패자부활전에라도 나설 수 있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렸다.



하지만 자니노비치가 4강에서 우징위(중국)에게 지는 바람에 이마저도 이루지 못했다.



그는 "연습한 것에 비해 너무 결과가 안 좋아 창피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올림픽에서는 이번에 처음 사용된 전자호구도 훈련 때는 착용해보지 못할 만큼 나라 사정이 열악했지만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희망을 안고 꾸준히 준비해온 올림픽이었기에 아쉬움이 더욱 짙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은 이번 대회에 태권도, 육상, 수영, 레슬링에 남녀 각각 3명씩, 총 6명을 출전시켰다.



다른 나라 국적으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강슬기는 주변의 시선 때문에 마음고생도 적지 않았다.



강슬기는 이번 런던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발표한 205개 나라의 개막식 기수 명단에 이름을 올려 화제가 됐다.



하지만 정작 선수단이 입장할 때 국기를 든 것은 강슬기가 아닌 남자 선수였다.



강슬기는 "높은 분들이 이름을 넣은 것 같은데 나와 코치는 조심스러웠다"면서 "메달을 딴 것도 아닌데 주위에서 안 좋게 볼 것 같아 거부 의사를 전했다"고 설명했다.



강슬기는 실망스런 경기 결과보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권도를 수련하는 친구들 걱정에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말라리아에 걸려 죽을 뻔했다가 살아났다"면서 "친구들이 온종일 내 곁을 지켰다. 그것이 내게는 큰 자극이 됐다"고 밝혔다.



강슬기는 "내가 져서 친구들한테 너무 미안하다"며 "그래도 친구들이 태권도에 대한 사랑은 꾸준히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가 선수로서는 마지막이 될 테지만 구체적인 진로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한다.



다만 그는 "가진 것이 없어서 경제적으로는 보탬이 될 수 없겠지만 태권도를 하고 싶어하는 아프리카 친구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일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 ‘중앙아프리카共’ 태권 대표 강슬기
    • 입력 2012-08-09 06:44:27
    연합뉴스
 "TV로 보고 있을 아프리카 친구들이 상처받을까 봐 미안해요. 저 때문에 태권도에 대한 사랑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표로 2012 런던올림픽 태권도 경기에 출전한 강슬기(25)는 친구들 이야기를 꺼내며 결국 꾹꾹 눌러왔던 눈물을 터트렸다.



강슬기는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엑셀런던 사우스아레나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태권도 여자 49㎏급 첫 경기에서 루시야 자니노비치(크로아티아)에게 2라운드 만에 14-0, 큰 점수 차 패배를 당했다.



자니노비치는 2010년과 올해 유럽선수권대회에서 거푸 금메달을 딴 강호다.



강슬기는 3점짜리 얼굴 공격만 네 차례나 허용하는 등 일방적으로 끌려가더니 아예 3라운드는 치러보지도 못하고 무릎 꿇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2라운드 종료 시와 3라운드 진행 중 점수 차가 12점 이상 벌어지면 경기를 더는 진행하지 않는다.



수원정산고와 우석대를 나온 강슬기는 2009년 선수 생활을 접고 벨기에로 건너가 태권도 트레이너로 일했다. 그러던 중 이름도 생소한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다시 선수로 뛰어 올림픽에 나가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해왔다.



강슬기는 계속 거절했다. 강슬기는 국내에서도 이름을 날린 선수는 아니었다. 국가대표로 뽑힌 적도 없다. ‘올림픽 같은 큰 무대에 설 만큼 나는 큰 사람이 아니다’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끈질긴 구애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2010년부터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표로 선수 생활을 다시 시작했다. 이 나라 국적을 정식으로 취득한 것은 올해다. 이곳에서는 이중 국적을 허용한다.



강슬기는 런던올림픽 아프리카 대륙선발전에서 2위를 차지해 처음으로 올림픽 출전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그렇게 기다려온 올림픽 무대는 2라운드, 4분 만에 끝났다.



강슬기는 자니노비치가 결승에 올라 패자부활전에라도 나설 수 있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렸다.



하지만 자니노비치가 4강에서 우징위(중국)에게 지는 바람에 이마저도 이루지 못했다.



그는 "연습한 것에 비해 너무 결과가 안 좋아 창피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올림픽에서는 이번에 처음 사용된 전자호구도 훈련 때는 착용해보지 못할 만큼 나라 사정이 열악했지만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희망을 안고 꾸준히 준비해온 올림픽이었기에 아쉬움이 더욱 짙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은 이번 대회에 태권도, 육상, 수영, 레슬링에 남녀 각각 3명씩, 총 6명을 출전시켰다.



다른 나라 국적으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강슬기는 주변의 시선 때문에 마음고생도 적지 않았다.



강슬기는 이번 런던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발표한 205개 나라의 개막식 기수 명단에 이름을 올려 화제가 됐다.



하지만 정작 선수단이 입장할 때 국기를 든 것은 강슬기가 아닌 남자 선수였다.



강슬기는 "높은 분들이 이름을 넣은 것 같은데 나와 코치는 조심스러웠다"면서 "메달을 딴 것도 아닌데 주위에서 안 좋게 볼 것 같아 거부 의사를 전했다"고 설명했다.



강슬기는 실망스런 경기 결과보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권도를 수련하는 친구들 걱정에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말라리아에 걸려 죽을 뻔했다가 살아났다"면서 "친구들이 온종일 내 곁을 지켰다. 그것이 내게는 큰 자극이 됐다"고 밝혔다.



강슬기는 "내가 져서 친구들한테 너무 미안하다"며 "그래도 친구들이 태권도에 대한 사랑은 꾸준히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가 선수로서는 마지막이 될 테지만 구체적인 진로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한다.



다만 그는 "가진 것이 없어서 경제적으로는 보탬이 될 수 없겠지만 태권도를 하고 싶어하는 아프리카 친구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일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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