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 한순철, 준결승 상대는 누구?

입력 2012.08.09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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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만의 금메달 사냥에 나선 한국 복싱의 간판 한순철(28·서울시청)이 준결승에서 맞붙는 리투아니아의 에발다스 페트라우스카스(20)는 베일에 가려진 선수다.

한순철과 페트라우스카스는 아직 한 번도 맞대결을 벌인 적이 없다.

페트라우스카스가 신예인 데다 라이트웰터급(64㎏)에서 라이트급(60㎏)으로 체급을 변경했기 때문이다.

국제아마추어복싱연맹(AIBA)의 자료를 보면 페트라우스카스는 줄곧 라이트웰터급에서 뛰다가 2011 바쿠 세계복싱선수권대회에서는 체급을 바꿔 라이트급 데뷔전을 치렀다.

바꾼 체급에 적응하지 못하고 1회전에서 탈락하며 런던올림픽 직행티켓을 거머쥐는 데 실패한 페트라우스카스는 다시 자신의 주 체급인 라이트웰터급으로 복귀했다.

그러나 '패자부활전'에 해당하는 런던올림픽 유럽지역 예선전에서는 다시 라이트급에 출전해 바즈겐 사파르얀츠(벨라루스)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올림픽 무대에 올랐다.

사파르얀츠는 한순철이 런던올림픽 16강전에서 2차 판정까지도 동점을 이룬 뒤 3차 판정에서 우세 판정을 이끌어내고 힘겹게 승리를 거둔 상대다.

페트라우스카스는 체급을 변경한 탓에 랭킹 포인트가 적어 올해 7월1일 기준으로 AIBA 세계 랭킹이 40위권에도 미치지 못한다.

세계 랭킹 19위인 한순철에 비해 랭킹이 훨씬 뒤지는 셈이다.

그러나 페트라우스카스는 본무대인 런던올림픽에서 감춰진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1회전에서 미클로스 바르가(헝가리)를 20-12 판정으로 꺾은 페트라우스카스는 16강에서는 6번 시드를 받은 페이스 켈레스(터키)를 16-12로 눌렀다.

8강에서는 금메달 후보 중 하나인 세계 랭킹 1위 도메니코 발렌티노(이탈리아)를 16-14 판정으로 제압하는 등 강자들을 차례차례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페트라우스카스는 가장 좋아하는 복서로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을 꼽을 정도로 '탱크'처럼 저돌적으로 밀고 들어오는 전형적인 인파이터다.

반면 한순철은 받아치기를 전문으로 했던 왼손잡이 복서였던 이승배 현 복싱대표팀 감독을 본받기라도 하듯 아웃복싱을 구사하면서 순간적인 받아치기에 능숙하다.

페트라우스카스가 크로스 카운터 펀치가 위력적이라면 한순철은 빠르게 내뻗는 오른손 스트레이트가 장점이다.

이승배 감독은 "한순철이 페트라우스카스와 상대할 때 적절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느냐가 승패를 가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상식적으로 크로스 펀치보다 스트레이트 펀치가 훨씬 도달 시간이 빠르다.

한순철이 적절한 거리를 확보하면서 상대가 크로스 펀치를 날릴 때 물러서지 않고 오른손 스트레이트로 받아치는 전술로 포인트를 쌓는다면 승산이 있다는 말이다.

한국 복싱은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은메달리스트를 배출한 이후 결승 진출자가 나오지 않았다.

한순철이 페트라우스카스를 누르면 한국 복싱은 16년 만에 올림픽 결승에 오르게 된다.

공교롭게도 당시 그 은메달리스트가 바로 이승배 대표팀 감독이다.

한국 복싱이 황금기를 누렸던 1980년대에는 공산주의에 반발했던 서방 국가들이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을 거부하거나 소련과 그 동맹국들이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같은 방식으로 대응했다.

한순철이 16년 만에 올림픽 결승에 진출하게 된다면 값어치는 배가 된다.

이승배 감독은 "한순철이 관록이 있고 금메달을 따내 한국 복싱의 인기를 되살려야 한다는 의지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잘해내리라고 본다"면서 "(한)순철이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말했다.

한순철은 10일 오후 9시15분(한국시간 11일 오전 5시15분) 영국 런던의 엑셀 런던 사우스아레나에서 페트라우스카스와 결승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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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싱 한순철, 준결승 상대는 누구?
    • 입력 2012-08-09 08:07:48
    연합뉴스
24년 만의 금메달 사냥에 나선 한국 복싱의 간판 한순철(28·서울시청)이 준결승에서 맞붙는 리투아니아의 에발다스 페트라우스카스(20)는 베일에 가려진 선수다. 한순철과 페트라우스카스는 아직 한 번도 맞대결을 벌인 적이 없다. 페트라우스카스가 신예인 데다 라이트웰터급(64㎏)에서 라이트급(60㎏)으로 체급을 변경했기 때문이다. 국제아마추어복싱연맹(AIBA)의 자료를 보면 페트라우스카스는 줄곧 라이트웰터급에서 뛰다가 2011 바쿠 세계복싱선수권대회에서는 체급을 바꿔 라이트급 데뷔전을 치렀다. 바꾼 체급에 적응하지 못하고 1회전에서 탈락하며 런던올림픽 직행티켓을 거머쥐는 데 실패한 페트라우스카스는 다시 자신의 주 체급인 라이트웰터급으로 복귀했다. 그러나 '패자부활전'에 해당하는 런던올림픽 유럽지역 예선전에서는 다시 라이트급에 출전해 바즈겐 사파르얀츠(벨라루스)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올림픽 무대에 올랐다. 사파르얀츠는 한순철이 런던올림픽 16강전에서 2차 판정까지도 동점을 이룬 뒤 3차 판정에서 우세 판정을 이끌어내고 힘겹게 승리를 거둔 상대다. 페트라우스카스는 체급을 변경한 탓에 랭킹 포인트가 적어 올해 7월1일 기준으로 AIBA 세계 랭킹이 40위권에도 미치지 못한다. 세계 랭킹 19위인 한순철에 비해 랭킹이 훨씬 뒤지는 셈이다. 그러나 페트라우스카스는 본무대인 런던올림픽에서 감춰진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1회전에서 미클로스 바르가(헝가리)를 20-12 판정으로 꺾은 페트라우스카스는 16강에서는 6번 시드를 받은 페이스 켈레스(터키)를 16-12로 눌렀다. 8강에서는 금메달 후보 중 하나인 세계 랭킹 1위 도메니코 발렌티노(이탈리아)를 16-14 판정으로 제압하는 등 강자들을 차례차례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페트라우스카스는 가장 좋아하는 복서로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을 꼽을 정도로 '탱크'처럼 저돌적으로 밀고 들어오는 전형적인 인파이터다. 반면 한순철은 받아치기를 전문으로 했던 왼손잡이 복서였던 이승배 현 복싱대표팀 감독을 본받기라도 하듯 아웃복싱을 구사하면서 순간적인 받아치기에 능숙하다. 페트라우스카스가 크로스 카운터 펀치가 위력적이라면 한순철은 빠르게 내뻗는 오른손 스트레이트가 장점이다. 이승배 감독은 "한순철이 페트라우스카스와 상대할 때 적절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느냐가 승패를 가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상식적으로 크로스 펀치보다 스트레이트 펀치가 훨씬 도달 시간이 빠르다. 한순철이 적절한 거리를 확보하면서 상대가 크로스 펀치를 날릴 때 물러서지 않고 오른손 스트레이트로 받아치는 전술로 포인트를 쌓는다면 승산이 있다는 말이다. 한국 복싱은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은메달리스트를 배출한 이후 결승 진출자가 나오지 않았다. 한순철이 페트라우스카스를 누르면 한국 복싱은 16년 만에 올림픽 결승에 오르게 된다. 공교롭게도 당시 그 은메달리스트가 바로 이승배 대표팀 감독이다. 한국 복싱이 황금기를 누렸던 1980년대에는 공산주의에 반발했던 서방 국가들이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을 거부하거나 소련과 그 동맹국들이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같은 방식으로 대응했다. 한순철이 16년 만에 올림픽 결승에 진출하게 된다면 값어치는 배가 된다. 이승배 감독은 "한순철이 관록이 있고 금메달을 따내 한국 복싱의 인기를 되살려야 한다는 의지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잘해내리라고 본다"면서 "(한)순철이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말했다. 한순철은 10일 오후 9시15분(한국시간 11일 오전 5시15분) 영국 런던의 엑셀 런던 사우스아레나에서 페트라우스카스와 결승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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