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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도망치라던 동생은 유독가스 때문에…
입력 2012.08.15 (09:16) 수정 2012.08.15 (10:29) 아침뉴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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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복궁 바로 옆, 현대미술관 신축 현장에서 큰불이 났었죠.

경복궁이 시커먼 연기에 덮인 모습을 보고 정말 놀랐었는데요.

사상자도 많았습니다.

지하에서 일하다가 불을 미처 피하지 못해서 네 명이 숨지고 스무 명 넘게 다쳤는데요.

김기흥 기자, 사고가 나지 않을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참 안타깝네요.

<기자 멘트>

하루 아침에 사랑하는 가족을 잃어버린 유족들은 그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아버지와 남편 그리고 형제였을 이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막을 순 없었을까요?

살인적인 무더위에 숨이 턱턱 막히는 지하 공사 현장에서도 가족을 위해 묵묵히 구슬땀을 흘렸던 이들, 화마 속에서도 형을 피하게 하고 자신은 빠져나오지 못한 동생도 있었습니다.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시커먼 연기가 하늘을 집어삼킬 듯 한 기세로 솟아오릅니다.

<녹취> 인근 상인 : “하늘을 엄청나게 덮었지. 바람이 저쪽으로 부니까 연기가 막 퍽퍽퍽 올라가면서 저쪽으로 올라갔지. 순식간에 확 붙어버리더라고요.”

경복궁 옆 현대미술관 공사장에서 불이 난건 이틀 전 오전 11시 20분쯤.

1시간 20분 만에 2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녹취> 김용석(서울시 봉익동) : “연기가 새카맣게 올라와가지고 나도 저 밑으로 피하고 여기 외국 사람이 나오는데, 외국 사람들이 정신없이 뛰고 그랬어요.”

불이 난 곳으로 추정되는 곳은 지하 2, 3층 부근.

그 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사망자들의 빈소가 마련된 장례식장을 찾았습니다.

깊은 슬픔에 잠겨있는 유가족들.

갑작스런 비보에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는데요,

<녹취> 故 유문상씨 유족 : “(둘째 동생이) 동생들 있는 현장에서 지금 화재가 났다고 하는데 한번 가보라고 (받았어요.) 다행히 셋째는 삼성병원에 응급실로 들어가서 의식이 있다고 하는데 막내가 연락이 안 된다고 그래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는데 나중에 보니까 시신으로......“

이달 초 친형이 하청을 받은 국립현대미술관 공사장에서 일을 시작한 43살의 故 유문상씨.

어린 남매를 둔 한 가정의 가장이었습니다.

자식 뒷바라지를 위해 묵묵히 일만한 아들.

노부모는 눈물만 흘립니다.

<현장음> 故 유문상씨 어머니 : “그저께 가서 너하고 나하고 너희 아버지하고...... (형제가) 같이 손잡고 기지. 어떻게 (떨어졌을까......)”

고 유문상씨의 형 윤상씨는 얼굴과 양팔에 2도 화상을 입었습니다.

동생의 사망소식에 말을 잇지 못했는데요,

<녹취> 유윤상(화재 피해자) : “제가 이 상황에서 뭐라고 하겠어요. 가슴이 찢어지죠. 내가 지금 나만 눈 뜨고 있다는 게 비통하고 차라리 내가......”

화재가 난 13일 오전. 윤상씨는 동생과 함께 지하 2층에서 단열작업을 마무리 하고 있었습니다.

불이 난 갑자기 동생이 도망치라고 소리쳤는데요.

<녹취> 유윤상(화재 피해자) : “현관문에 단열재 (발포제)작업을 했어요. 갑자기 동생이 (장비) 다 버리고 뛰라고 해서 딱 뒤돌아보는 순간. 시커먼 연기와 불이 이쪽으로 바로 오더라고요.”

모두 방독면을 쓰고 있었지만, 시야가 막혀 출구를 찾기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습니다.

<녹취> 유윤상(화재 피해자) : “(동생이) 나하고 뛰다가 앞이 안보이니까. 중앙 통로 분리된 데 거기서 부딪힌 것 같아요. ‘억’ 하면서 부딪히는 소리가 났어요. 동생을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었어요. 유독가스 (때문에) 더 이상 들어갈 수가 없었어요. 유독가스 때문에......”

불과 몇 미터 안에 있는 동생을 두고도 구하러가지 못했던 윤상씨.

출구를 알려주는 비상 유도등만 있었어도 빠져나올 수 있었다며 안타까워했는데요.

<녹취> 유윤상(화재 피해자) : “동생도 방독면을 썼는데, (출구 전 시설물에) 부딪히지만 않았었더라면 분명히 나왔어요. 비상구만 불빛이라든가 비상구만 있었더라면 (출구로) 충분히 (빠져나와) 살지 않았을까......”

지하 3층에서 일용직 노동일을 하다 변을 당한 59살 오모 씨.

넉넉지 않은 형편이었지만, 오씨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 성실하게 살아왔습니다.

10년 동안 공사장 막일을 하면서도 힘든 내색 한번 보이지 않던 아버지였는데요.

<녹취> 故 오모 씨 아들 : “얼마 전에도 다리 다치셔가지고 걷는 게 좀 불편하셨는데, 그때도 병원 한번 안가시고, (아파도) 일에 있어서는 쉬려고 하는 분이 아니어서 그냥 (공사장에) 나가셨죠.”

아버지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를 떠나보낸 지금에야 그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요,

<녹취> 故 오모 씨 아들 : “(집에) 오시면 땀에 항상 젖어있으시고, 고생하신다는 건 그냥 봐도 제가 아는 건데, 아버지가 평소에 지하를 좋아하지도 않으셨는데, 그렇게 (지하에서) 고생하시는지도 몰랐고요. 이번에 알고서 마음이 아팠죠.”

어제 오전부터 경찰과 소방당국이 정확한 발화지점과 화재 원인에 대한 정밀 감식을 벌였는데요.

일부 근로자들은 그동안 작업장에서 안전을 무시한 채, 인화성 물질인 우레탄 발포작업과 용접 작업이 동시에 이루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현장 근로자(음성변조) : “토요일도 그랬어요. 옆에서 발포제 작업을 하고 있는데, 옆에서 용접하고 있어요. 이야기를 해도 대화가 안돼요. 이거 화재나면 큰일 납니다 위험하다 해도 그냥 막 하더라고요. 막 우레탄 쏘고 날리고 (하는데요.)”

하지만 공사 관계자들은 화재당일 지하에서 용접작업은 없었으며, 일부에서 제기된 공사기일 단축지시도 없었다고 말합니다.

<녹취> 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그날은 (지하) 발화지점에서는 용접작업이 없었습니다. 공사기일을 단축하기 위해서 무리하게 요구를 했다든지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공정표에 맞춰서 그대로 공사를 진행했습니다. ”

4명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국립미술관 공사장 화재.

정확한 화재원인은 현장 감식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책임있는 자세로 진실을 밝혀내려는 사측의 의지일 것입니다.
  • [뉴스 따라잡기] 도망치라던 동생은 유독가스 때문에…
    • 입력 2012-08-15 09:16:42
    • 수정2012-08-15 10:29:28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경복궁 바로 옆, 현대미술관 신축 현장에서 큰불이 났었죠.

경복궁이 시커먼 연기에 덮인 모습을 보고 정말 놀랐었는데요.

사상자도 많았습니다.

지하에서 일하다가 불을 미처 피하지 못해서 네 명이 숨지고 스무 명 넘게 다쳤는데요.

김기흥 기자, 사고가 나지 않을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참 안타깝네요.

<기자 멘트>

하루 아침에 사랑하는 가족을 잃어버린 유족들은 그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아버지와 남편 그리고 형제였을 이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막을 순 없었을까요?

살인적인 무더위에 숨이 턱턱 막히는 지하 공사 현장에서도 가족을 위해 묵묵히 구슬땀을 흘렸던 이들, 화마 속에서도 형을 피하게 하고 자신은 빠져나오지 못한 동생도 있었습니다.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시커먼 연기가 하늘을 집어삼킬 듯 한 기세로 솟아오릅니다.

<녹취> 인근 상인 : “하늘을 엄청나게 덮었지. 바람이 저쪽으로 부니까 연기가 막 퍽퍽퍽 올라가면서 저쪽으로 올라갔지. 순식간에 확 붙어버리더라고요.”

경복궁 옆 현대미술관 공사장에서 불이 난건 이틀 전 오전 11시 20분쯤.

1시간 20분 만에 2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녹취> 김용석(서울시 봉익동) : “연기가 새카맣게 올라와가지고 나도 저 밑으로 피하고 여기 외국 사람이 나오는데, 외국 사람들이 정신없이 뛰고 그랬어요.”

불이 난 곳으로 추정되는 곳은 지하 2, 3층 부근.

그 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사망자들의 빈소가 마련된 장례식장을 찾았습니다.

깊은 슬픔에 잠겨있는 유가족들.

갑작스런 비보에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는데요,

<녹취> 故 유문상씨 유족 : “(둘째 동생이) 동생들 있는 현장에서 지금 화재가 났다고 하는데 한번 가보라고 (받았어요.) 다행히 셋째는 삼성병원에 응급실로 들어가서 의식이 있다고 하는데 막내가 연락이 안 된다고 그래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는데 나중에 보니까 시신으로......“

이달 초 친형이 하청을 받은 국립현대미술관 공사장에서 일을 시작한 43살의 故 유문상씨.

어린 남매를 둔 한 가정의 가장이었습니다.

자식 뒷바라지를 위해 묵묵히 일만한 아들.

노부모는 눈물만 흘립니다.

<현장음> 故 유문상씨 어머니 : “그저께 가서 너하고 나하고 너희 아버지하고...... (형제가) 같이 손잡고 기지. 어떻게 (떨어졌을까......)”

고 유문상씨의 형 윤상씨는 얼굴과 양팔에 2도 화상을 입었습니다.

동생의 사망소식에 말을 잇지 못했는데요,

<녹취> 유윤상(화재 피해자) : “제가 이 상황에서 뭐라고 하겠어요. 가슴이 찢어지죠. 내가 지금 나만 눈 뜨고 있다는 게 비통하고 차라리 내가......”

화재가 난 13일 오전. 윤상씨는 동생과 함께 지하 2층에서 단열작업을 마무리 하고 있었습니다.

불이 난 갑자기 동생이 도망치라고 소리쳤는데요.

<녹취> 유윤상(화재 피해자) : “현관문에 단열재 (발포제)작업을 했어요. 갑자기 동생이 (장비) 다 버리고 뛰라고 해서 딱 뒤돌아보는 순간. 시커먼 연기와 불이 이쪽으로 바로 오더라고요.”

모두 방독면을 쓰고 있었지만, 시야가 막혀 출구를 찾기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습니다.

<녹취> 유윤상(화재 피해자) : “(동생이) 나하고 뛰다가 앞이 안보이니까. 중앙 통로 분리된 데 거기서 부딪힌 것 같아요. ‘억’ 하면서 부딪히는 소리가 났어요. 동생을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었어요. 유독가스 (때문에) 더 이상 들어갈 수가 없었어요. 유독가스 때문에......”

불과 몇 미터 안에 있는 동생을 두고도 구하러가지 못했던 윤상씨.

출구를 알려주는 비상 유도등만 있었어도 빠져나올 수 있었다며 안타까워했는데요.

<녹취> 유윤상(화재 피해자) : “동생도 방독면을 썼는데, (출구 전 시설물에) 부딪히지만 않았었더라면 분명히 나왔어요. 비상구만 불빛이라든가 비상구만 있었더라면 (출구로) 충분히 (빠져나와) 살지 않았을까......”

지하 3층에서 일용직 노동일을 하다 변을 당한 59살 오모 씨.

넉넉지 않은 형편이었지만, 오씨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 성실하게 살아왔습니다.

10년 동안 공사장 막일을 하면서도 힘든 내색 한번 보이지 않던 아버지였는데요.

<녹취> 故 오모 씨 아들 : “얼마 전에도 다리 다치셔가지고 걷는 게 좀 불편하셨는데, 그때도 병원 한번 안가시고, (아파도) 일에 있어서는 쉬려고 하는 분이 아니어서 그냥 (공사장에) 나가셨죠.”

아버지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를 떠나보낸 지금에야 그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요,

<녹취> 故 오모 씨 아들 : “(집에) 오시면 땀에 항상 젖어있으시고, 고생하신다는 건 그냥 봐도 제가 아는 건데, 아버지가 평소에 지하를 좋아하지도 않으셨는데, 그렇게 (지하에서) 고생하시는지도 몰랐고요. 이번에 알고서 마음이 아팠죠.”

어제 오전부터 경찰과 소방당국이 정확한 발화지점과 화재 원인에 대한 정밀 감식을 벌였는데요.

일부 근로자들은 그동안 작업장에서 안전을 무시한 채, 인화성 물질인 우레탄 발포작업과 용접 작업이 동시에 이루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현장 근로자(음성변조) : “토요일도 그랬어요. 옆에서 발포제 작업을 하고 있는데, 옆에서 용접하고 있어요. 이야기를 해도 대화가 안돼요. 이거 화재나면 큰일 납니다 위험하다 해도 그냥 막 하더라고요. 막 우레탄 쏘고 날리고 (하는데요.)”

하지만 공사 관계자들은 화재당일 지하에서 용접작업은 없었으며, 일부에서 제기된 공사기일 단축지시도 없었다고 말합니다.

<녹취> 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그날은 (지하) 발화지점에서는 용접작업이 없었습니다. 공사기일을 단축하기 위해서 무리하게 요구를 했다든지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공정표에 맞춰서 그대로 공사를 진행했습니다. ”

4명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국립미술관 공사장 화재.

정확한 화재원인은 현장 감식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책임있는 자세로 진실을 밝혀내려는 사측의 의지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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