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67주년…안방에 카타르시스 안긴 ‘각시탈’

입력 2012.08.16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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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간 독도·위안부 문제 극중 스토리와 오버랩



"조선청년 만세!"



조선인 복싱선수가 세계 챔피언에 등극해 카퍼레이드를 하는 순간, 한 청년이 품에서 태극기를 꺼내 "조선청년 만세!"를 외쳤다.



그러자 주위에 있던 사람들도 하나둘씩 태극기를 꺼내 잇달아 만세를 외치며 벅찬 감동을 함께했다.



이에 선수는 일장기를 가슴에서 뜯어냈고 그 모습은 신문에 대서특필됐다.



광복절인 지난 15일 KBS 2TV 수목극 ’각시탈’이 펼친 장면이다.



’각시탈’은 이날 시청률 19.4%를 기록하며 12주 연속 동시간대 압도적인 1위를 유지했다.



드라마는 시작부터 광복 67주년을 기념했다.



독도 사진이 드라마의 시청등급을 알리는 화면으로 등장한 것. 또한 윤봉길 의사, 이봉창 의사 등 독립투사들의 사진과 그 업적이 드라마에 그대로 반영됐다.



허영만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각시탈’은 일제 강점기 조선인들의 영웅이었던 각시탈의 활약상을 그린다.



탄탄한 스토리와 여름에 어울리는 호쾌한 액션, 실제 아픈 역사에 기반한 감정적인 호소력 등이 어우러져 재미와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



특히 스토리는 독도와 위안부 논란으로 2012년에도 여전히 현재형인 한일간의 문제와 오버랩하면서 강한 흡입력을 갖는다.



광복절에 그려진 위안부 이야기..시대극 뛰어넘는 시의성 



’각시탈’은 15일 방송에서 일제의 간호부 모집 사기 광고에 속아 위안부 모집 트럭에 올라탄 조선여성들의 사랑스럽고 앳된 얼굴을 클로즈업했다.



이어 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나타난 각시탈의 활약상을 보여줬다.



실제로 현실에서는 이날 제67주년 광복절을 맞아 서울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주최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1천35번째 수요집회가 열려 현실과 드라마의 경계를 허물었다.



폭우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대사관 앞에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두 명을 비롯해 학생과 시민 등 2천여 명이 운집, 위안부 문제에 대한 큰 관심을 나타냈다.



정대협은 "일본은 오늘까지도 사죄와 배상은커녕 과거 침략사를 덮어버리려 하거나 미화하며 재침략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규탄했다.



광복 67년이 지나도록 위안부는 여전히 현실의 문제인 것이다.



이날 드라마가 도입부에 독도 사진을 배치한 것도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등에 따른 일본의 반발과 오버랩하면서 시대극의 울타리를 넘어 진한 현실감을 안겨줬다.



특히 가수 김장훈이 이끈 독도 수영 횡단 프로젝트팀이 악천후를 뚫고 독도 입도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독도가 그 어느 때보다 피부에 와 닿는 날이었다.



일제에 맞서는 영웅의 활약상..진한 카타르시스 



’각시탈’은 무엇보다 절대 악인 일제에 맞서는 영웅의 활약상을 그린다는 점에서 남녀노소를 사로잡고 있다.



제작진은 "처음에는 중장년층 위주로 시청하다가 중반 이후 젊은층까지 가세하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각시탈을 연기하는 주원의 호쾌한 액션 연기가 진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



185㎝ 큰 키의 그가 각시탈을 쓰고 순백의 한복 차림으로 등장해 죽봉을 휘두르는 모습은 장중한 배경 음악과 어우러져 각시탈이 화면에 등장하는 순간부터 시청자를 흥분시킨다.



각시탈의 액션은 정확하게 합이 맞는 현란한 액션이 아니라 주원의 장신에서 나오는 커다란 동선을 따라 펼쳐지는 호쾌한 액션이다.



그가 긴 팔과 다리를 쭉쭉 뻗으면서 보여주는 액션은 시원시원한 각을 그리면서 그 어떤 현란한 액션 부럽지 않은 효과를 낸다.



기괴하면서도 해학적인 느낌을 동시에 주는 각시탈 마스크가 지니는 극성과 판타지 또한 매회 변함없는 흥미를 안겨준다.



시청자는 무표정한 탈 뒤에 숨은 주인공 이강토의 진짜 표정을 상상하게 되고 그가 표정과 함께 탈 뒤에 감춘 언어도 마음속에 그려보게 된다.



여기에 담사리와 오목단 등 매회 기민하게 펼쳐지는 독립군의 활약도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과 재미를 안겨준다.



각시탈이 한일합방 기념식에서 그를 기념하는 플래카드를 칼로 쭉 찢으며 내려오는 모습이나, 독립군들이 일본 경찰을 따돌리고 비밀리에 펼치는 작전, 담사리의 공개 처형장에 모인 조선인들이 일제히 일제에 항거하는 모습 등은 시청자의 감정선을 정조준한다.



또한 이강토가 종로경찰 순사로 위장근무하면서 겪는 아슬아슬한 상황과 채홍주를 비롯한 조선인들이 일제의 앞잡이가 돼 민족을 배신하는 일, 조선인들이 받는 멸시와 핍박 등의 스토리가 유기적으로 어우러지면서 ’각시탈’은 지나간 역사를 오늘의 이야기로 소비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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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복 67주년…안방에 카타르시스 안긴 ‘각시탈’
    • 입력 2012-08-16 13:32:44
    연합뉴스
한일간 독도·위안부 문제 극중 스토리와 오버랩

"조선청년 만세!"

조선인 복싱선수가 세계 챔피언에 등극해 카퍼레이드를 하는 순간, 한 청년이 품에서 태극기를 꺼내 "조선청년 만세!"를 외쳤다.

그러자 주위에 있던 사람들도 하나둘씩 태극기를 꺼내 잇달아 만세를 외치며 벅찬 감동을 함께했다.

이에 선수는 일장기를 가슴에서 뜯어냈고 그 모습은 신문에 대서특필됐다.

광복절인 지난 15일 KBS 2TV 수목극 ’각시탈’이 펼친 장면이다.

’각시탈’은 이날 시청률 19.4%를 기록하며 12주 연속 동시간대 압도적인 1위를 유지했다.

드라마는 시작부터 광복 67주년을 기념했다.

독도 사진이 드라마의 시청등급을 알리는 화면으로 등장한 것. 또한 윤봉길 의사, 이봉창 의사 등 독립투사들의 사진과 그 업적이 드라마에 그대로 반영됐다.

허영만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각시탈’은 일제 강점기 조선인들의 영웅이었던 각시탈의 활약상을 그린다.

탄탄한 스토리와 여름에 어울리는 호쾌한 액션, 실제 아픈 역사에 기반한 감정적인 호소력 등이 어우러져 재미와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

특히 스토리는 독도와 위안부 논란으로 2012년에도 여전히 현재형인 한일간의 문제와 오버랩하면서 강한 흡입력을 갖는다.

광복절에 그려진 위안부 이야기..시대극 뛰어넘는 시의성 

’각시탈’은 15일 방송에서 일제의 간호부 모집 사기 광고에 속아 위안부 모집 트럭에 올라탄 조선여성들의 사랑스럽고 앳된 얼굴을 클로즈업했다.

이어 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나타난 각시탈의 활약상을 보여줬다.

실제로 현실에서는 이날 제67주년 광복절을 맞아 서울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주최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1천35번째 수요집회가 열려 현실과 드라마의 경계를 허물었다.

폭우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대사관 앞에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두 명을 비롯해 학생과 시민 등 2천여 명이 운집, 위안부 문제에 대한 큰 관심을 나타냈다.

정대협은 "일본은 오늘까지도 사죄와 배상은커녕 과거 침략사를 덮어버리려 하거나 미화하며 재침략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규탄했다.

광복 67년이 지나도록 위안부는 여전히 현실의 문제인 것이다.

이날 드라마가 도입부에 독도 사진을 배치한 것도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등에 따른 일본의 반발과 오버랩하면서 시대극의 울타리를 넘어 진한 현실감을 안겨줬다.

특히 가수 김장훈이 이끈 독도 수영 횡단 프로젝트팀이 악천후를 뚫고 독도 입도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독도가 그 어느 때보다 피부에 와 닿는 날이었다.

일제에 맞서는 영웅의 활약상..진한 카타르시스 

’각시탈’은 무엇보다 절대 악인 일제에 맞서는 영웅의 활약상을 그린다는 점에서 남녀노소를 사로잡고 있다.

제작진은 "처음에는 중장년층 위주로 시청하다가 중반 이후 젊은층까지 가세하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각시탈을 연기하는 주원의 호쾌한 액션 연기가 진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

185㎝ 큰 키의 그가 각시탈을 쓰고 순백의 한복 차림으로 등장해 죽봉을 휘두르는 모습은 장중한 배경 음악과 어우러져 각시탈이 화면에 등장하는 순간부터 시청자를 흥분시킨다.

각시탈의 액션은 정확하게 합이 맞는 현란한 액션이 아니라 주원의 장신에서 나오는 커다란 동선을 따라 펼쳐지는 호쾌한 액션이다.

그가 긴 팔과 다리를 쭉쭉 뻗으면서 보여주는 액션은 시원시원한 각을 그리면서 그 어떤 현란한 액션 부럽지 않은 효과를 낸다.

기괴하면서도 해학적인 느낌을 동시에 주는 각시탈 마스크가 지니는 극성과 판타지 또한 매회 변함없는 흥미를 안겨준다.

시청자는 무표정한 탈 뒤에 숨은 주인공 이강토의 진짜 표정을 상상하게 되고 그가 표정과 함께 탈 뒤에 감춘 언어도 마음속에 그려보게 된다.

여기에 담사리와 오목단 등 매회 기민하게 펼쳐지는 독립군의 활약도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과 재미를 안겨준다.

각시탈이 한일합방 기념식에서 그를 기념하는 플래카드를 칼로 쭉 찢으며 내려오는 모습이나, 독립군들이 일본 경찰을 따돌리고 비밀리에 펼치는 작전, 담사리의 공개 처형장에 모인 조선인들이 일제히 일제에 항거하는 모습 등은 시청자의 감정선을 정조준한다.

또한 이강토가 종로경찰 순사로 위장근무하면서 겪는 아슬아슬한 상황과 채홍주를 비롯한 조선인들이 일제의 앞잡이가 돼 민족을 배신하는 일, 조선인들이 받는 멸시와 핍박 등의 스토리가 유기적으로 어우러지면서 ’각시탈’은 지나간 역사를 오늘의 이야기로 소비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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