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대응도 허술‥사고 열차 승객 ‘분통’

입력 2012.08.16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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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뒤 안내방송도 제때 안해"

"열차가 갑자기 멈춰 섰지만, 승객들은 이유를 몰라 불안에 떨었습니다. 우왕좌왕하다가 출입문을 수동으로 열어젖히고 밖에 나와보니 뒤따르던 객차가 떨어져 나간 황당한 장면이 펼쳐져 있더라고요"

16일 낮 12시 15분께 충북 영동군 영동읍 각계 경부선 철도 상행선에서 운행 도중 분리된 무궁화호 열차에 타고 있던 허모(28)씨는 사고 순간을 이렇게 전했다.

경북 구미에서 사고 열차의 1호 객차에 탑승한 그는 잠깐 잠이 들었다가 열차가 급정차하는 바람에 눈을 떴다.

불안감이 엄습했지만, 안내방송을 기다리며 5분 이상을 객차에 머물렀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자 승객들이 동요하기 시작했고, 허씨는 `무작정 기다려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출입문을 수동으로 열고서야 객차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그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객차 안에 갇혔던 시간이 무척 길고 무서웠다"고 회고했다.

사고 순간 모든 객차가 제어장치 자동 작동으로 멈춰 섰지만, 250명이 넘는 승객을 위한 안내방송 등 사후 조치는 엉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코레일 관계자는 "열차에 이상이 생기면 곧바로 안내방송을 해야 하지만, 사고 순간 동력이 끊겨 방송이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허씨는 "위급한 상황이 아니었기 망정이지..."라고 혀를 찬 뒤 "불안에 떠는 승객들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었다"고 코레일 측을 비난했다.

사고 순간을 목격한 주민 박모(45)씨의 눈에도 코레일의 대응은 허술해 보였다.

박씨는 "'우우웅∼'거리는 굉음과 함께 열차가 분리되면서 멈췄다"며 "119에 전화를 걸어 신고한 뒤에도 한참 동안 승객들이 객차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당시 사고 열차는 시속 80㎞의 속도로 주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급커브 구간이었으면 달리던 속도를 이기지 못해 자칫 탈선으로 이어질 뻔했던 상황이었다.

코레일 관계자는 "사고 열차의 승무원이 2명에 불과해 신속한 조치가 어려웠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승객들은 사고가 난 지 40여 분이 지난 뒤 코레일이 편성한 임시 열차에 옮겨타고서야 안도의 숨을 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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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후 대응도 허술‥사고 열차 승객 ‘분통’
    • 입력 2012-08-16 19:17:41
    연합뉴스
"사고 뒤 안내방송도 제때 안해" "열차가 갑자기 멈춰 섰지만, 승객들은 이유를 몰라 불안에 떨었습니다. 우왕좌왕하다가 출입문을 수동으로 열어젖히고 밖에 나와보니 뒤따르던 객차가 떨어져 나간 황당한 장면이 펼쳐져 있더라고요" 16일 낮 12시 15분께 충북 영동군 영동읍 각계 경부선 철도 상행선에서 운행 도중 분리된 무궁화호 열차에 타고 있던 허모(28)씨는 사고 순간을 이렇게 전했다. 경북 구미에서 사고 열차의 1호 객차에 탑승한 그는 잠깐 잠이 들었다가 열차가 급정차하는 바람에 눈을 떴다. 불안감이 엄습했지만, 안내방송을 기다리며 5분 이상을 객차에 머물렀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자 승객들이 동요하기 시작했고, 허씨는 `무작정 기다려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출입문을 수동으로 열고서야 객차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그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객차 안에 갇혔던 시간이 무척 길고 무서웠다"고 회고했다. 사고 순간 모든 객차가 제어장치 자동 작동으로 멈춰 섰지만, 250명이 넘는 승객을 위한 안내방송 등 사후 조치는 엉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코레일 관계자는 "열차에 이상이 생기면 곧바로 안내방송을 해야 하지만, 사고 순간 동력이 끊겨 방송이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허씨는 "위급한 상황이 아니었기 망정이지..."라고 혀를 찬 뒤 "불안에 떠는 승객들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었다"고 코레일 측을 비난했다. 사고 순간을 목격한 주민 박모(45)씨의 눈에도 코레일의 대응은 허술해 보였다. 박씨는 "'우우웅∼'거리는 굉음과 함께 열차가 분리되면서 멈췄다"며 "119에 전화를 걸어 신고한 뒤에도 한참 동안 승객들이 객차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당시 사고 열차는 시속 80㎞의 속도로 주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급커브 구간이었으면 달리던 속도를 이기지 못해 자칫 탈선으로 이어질 뻔했던 상황이었다. 코레일 관계자는 "사고 열차의 승무원이 2명에 불과해 신속한 조치가 어려웠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승객들은 사고가 난 지 40여 분이 지난 뒤 코레일이 편성한 임시 열차에 옮겨타고서야 안도의 숨을 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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