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두산 혼을 뺀 ‘발야구’로 완승

입력 2012.08.16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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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는 후반기 들어 대조적인 성적을 보이고 있다.



두산이 8월 들어 10경기에서 7승3패, 7할 승률을 올리며 승승장구한 반면 창단 후 처음으로 ‘가을 야구’를 얘기하던 넥센은 3승7패로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다.



넥센의 추락은 타격 침체가 가장 큰 문제였다. 무더운 날씨에 중심타자 박병호와 강정호가 체력적으로 지친 모습을 보이며 부진의 단초를 제공했다.



타선의 끈끈함이 사라진 넥센이 선두 도약까지 노리는 두산을 맞아 내세울 수 있는 전략은 간단했다. 팀 도루 1위를 달릴 정도로 발 빠른 기동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었다.



넥센은 16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홈경기에서 두산을 맞아 특유의 ‘발야구’로 상대 선발 노경은을 괴롭힌 끝에 7-1로 대승을 거뒀다.



넥센은 1회 1사 1, 2루에서 기습적인 더블스틸을 시도했다.



2루 주자 서건창의 스타트는 좋은 편이었지만, 1루 주자 이택근은 그렇지 않았다.



두산 포수 양의지가 뛰어난 판단력으로 3루 대신 2루 송구를 택하면서 이택근이 잡히긴 했지만 넥센의 기동력은 승부의 초점으로 떠올랐다.



넥센은 3회 1사에서는 포볼을 얻은 서건창이 1루에서 리드 폭을 넓히며 상대 배터리를 끈질기게 괴롭혔다.



주자에게 혼을 빼앗긴 노경은은 결국 이택근에게 좌중간 펜스를 직접 맞히는 2루타를 얻어맞고 선취점을 빼앗겼다.



서건창 특유의 빠른 발과 지루한 수 싸움으로 뽑아낸 점수나 마찬가지였다.



5회에 선두 타자 장기영이 볼넷을 얻어 누상에 나가자 노경은 또 한 번 허둥댔고 서건창에게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내주고 말았다.



다음 타자 이택근의 평범한 타구는 2루수 고영민의 어설픈 수비로 인해 우전 1타점 적시타로 둔갑했다.



4번 박병호의 2루수 땅볼 때 노건창이 홈을 밟으면서 넥센은 3-0으로 달아났다.



노경은은 이날 6이닝 동안 7안타 3실점하긴 했지만, 삼진을 무려 9개나 뽑아낼 정도로 구위는 위력적이었다.



그러나 넥센의 발 빠른 주자들에게 도로를 내줄까 봐 결정적인 상황에서 승부구인 포크볼을 던지지 못하면서 무너지고 말았다.



두산이 밴 헤켄의 호투에 막혀 득점을 올리지 못하는 동안 넥센은 두산의 바뀐 투수를 상대로 꾸준히 점수를 추가했다.



넥센은 7회말 2사 1, 2루에서 유한준이 두산의 세 번째 투수 김상현을 상대로 좌월 2타점 3루타를 터뜨렸다.



8회에는 서건창이 1사 1루에서 우측 3루타를 때린 뒤 송구 실책을 틈타 득점까지 올리면서 7-0까지 점수차를 벌렸다.



두산은 9회초 최준석의 솔로홈런으로 유일한 득점을 올렸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시진 넥센 감독은 "초반 기회를 살리지 못해 어려운 경기를 하는 듯했는데, 중반 이후 선수들이 집중력을 잘 발휘해준 것 같다"고 평가했다.



4타수 3안타 3득점을 올린 서건창은 "최근 타격이 되지 않을 때 박흥식 타격 코치의 격려가 심리적인 안정감을 찾는 데 도움이 됐다"면서 "날씨가 풀리니까 경기하기가 수월해졌다. 힘든 기간을 경험해 봤기 때문에 앞으로는 준비를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이날 경기에서 서건창과 장기영이 테이블 세터로서 밥상을 잘 차려줬다면 이택근은 3회말 선제 결승타를 포함해 3안타 2타점 맹타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택근은 "어린 선수들이 치고 나갈 때는 잘하는데, 성적이 떨어질 때는 너무 급격하게 분위기가 가라앉는다"면서 "주장으로서 후배들에게 ‘현재 성적에 연연하기보다는 재미있게 야구하자’고 조언했다. 시즌 마지막까지 개인보다는 팀을 위한 타격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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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넥센, 두산 혼을 뺀 ‘발야구’로 완승
    • 입력 2012-08-16 21:53:20
    연합뉴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는 후반기 들어 대조적인 성적을 보이고 있다.

두산이 8월 들어 10경기에서 7승3패, 7할 승률을 올리며 승승장구한 반면 창단 후 처음으로 ‘가을 야구’를 얘기하던 넥센은 3승7패로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다.

넥센의 추락은 타격 침체가 가장 큰 문제였다. 무더운 날씨에 중심타자 박병호와 강정호가 체력적으로 지친 모습을 보이며 부진의 단초를 제공했다.

타선의 끈끈함이 사라진 넥센이 선두 도약까지 노리는 두산을 맞아 내세울 수 있는 전략은 간단했다. 팀 도루 1위를 달릴 정도로 발 빠른 기동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었다.

넥센은 16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홈경기에서 두산을 맞아 특유의 ‘발야구’로 상대 선발 노경은을 괴롭힌 끝에 7-1로 대승을 거뒀다.

넥센은 1회 1사 1, 2루에서 기습적인 더블스틸을 시도했다.

2루 주자 서건창의 스타트는 좋은 편이었지만, 1루 주자 이택근은 그렇지 않았다.

두산 포수 양의지가 뛰어난 판단력으로 3루 대신 2루 송구를 택하면서 이택근이 잡히긴 했지만 넥센의 기동력은 승부의 초점으로 떠올랐다.

넥센은 3회 1사에서는 포볼을 얻은 서건창이 1루에서 리드 폭을 넓히며 상대 배터리를 끈질기게 괴롭혔다.

주자에게 혼을 빼앗긴 노경은은 결국 이택근에게 좌중간 펜스를 직접 맞히는 2루타를 얻어맞고 선취점을 빼앗겼다.

서건창 특유의 빠른 발과 지루한 수 싸움으로 뽑아낸 점수나 마찬가지였다.

5회에 선두 타자 장기영이 볼넷을 얻어 누상에 나가자 노경은 또 한 번 허둥댔고 서건창에게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내주고 말았다.

다음 타자 이택근의 평범한 타구는 2루수 고영민의 어설픈 수비로 인해 우전 1타점 적시타로 둔갑했다.

4번 박병호의 2루수 땅볼 때 노건창이 홈을 밟으면서 넥센은 3-0으로 달아났다.

노경은은 이날 6이닝 동안 7안타 3실점하긴 했지만, 삼진을 무려 9개나 뽑아낼 정도로 구위는 위력적이었다.

그러나 넥센의 발 빠른 주자들에게 도로를 내줄까 봐 결정적인 상황에서 승부구인 포크볼을 던지지 못하면서 무너지고 말았다.

두산이 밴 헤켄의 호투에 막혀 득점을 올리지 못하는 동안 넥센은 두산의 바뀐 투수를 상대로 꾸준히 점수를 추가했다.

넥센은 7회말 2사 1, 2루에서 유한준이 두산의 세 번째 투수 김상현을 상대로 좌월 2타점 3루타를 터뜨렸다.

8회에는 서건창이 1사 1루에서 우측 3루타를 때린 뒤 송구 실책을 틈타 득점까지 올리면서 7-0까지 점수차를 벌렸다.

두산은 9회초 최준석의 솔로홈런으로 유일한 득점을 올렸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시진 넥센 감독은 "초반 기회를 살리지 못해 어려운 경기를 하는 듯했는데, 중반 이후 선수들이 집중력을 잘 발휘해준 것 같다"고 평가했다.

4타수 3안타 3득점을 올린 서건창은 "최근 타격이 되지 않을 때 박흥식 타격 코치의 격려가 심리적인 안정감을 찾는 데 도움이 됐다"면서 "날씨가 풀리니까 경기하기가 수월해졌다. 힘든 기간을 경험해 봤기 때문에 앞으로는 준비를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이날 경기에서 서건창과 장기영이 테이블 세터로서 밥상을 잘 차려줬다면 이택근은 3회말 선제 결승타를 포함해 3안타 2타점 맹타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택근은 "어린 선수들이 치고 나갈 때는 잘하는데, 성적이 떨어질 때는 너무 급격하게 분위기가 가라앉는다"면서 "주장으로서 후배들에게 ‘현재 성적에 연연하기보다는 재미있게 야구하자’고 조언했다. 시즌 마지막까지 개인보다는 팀을 위한 타격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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