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2012 여수 세계박람회가 지난 12일, 막을 내렸죠.
개막부터 폐막까지 93일 동안, 목표했던 관객 숫자는 채웠지만 행사 운영이나 경제효과에선 일부 부족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언론의 보도태도도 비판을 받고 있는데요.
신문과 방송이 너도나도 엑스포 홍보에만 집중하다보니 정작 감시와 비판기능엔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홍희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5월 11일, 인구 30만의 중소도시, 여수에서 화려한 개막식과 함께 세계박람회가 시작됐습니다.
언론은 일제히 성공적인 행사를 기원했습니다.
<녹취> KBS 5.11 앵커멘트 :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주제로 전 세계 백여 개 국가가 참가한 여수 엑스포가 오늘 저녁 개막됐습니다."
<녹취> MBC 5.11 :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축제로 꼽히는 세계박람회.."
외국 언론도 여수엑스포를 주목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녹취> 한겨레 5.12 23면 오피니언 : "미국의 뉴스전문채널은 여수엑스포를 올해 꼭 가봐야할 여행지로 선정했고, 세계적인 여행안내서 <론리플래닛>은 올해 꼭 해야 할 10가지 중 하나로 ‘여수엑스포관람’을 꼽았다."
여느 국제 이벤트와 마찬가지로 예상 관람객 수와 경제적 기대효과에 대한 기사도 쏟아졌습니다.
<녹취> 경향 5.12 07면 : "여수엑스포를 통해 경제적으로 국가 전체 생산 유발 12조 2000억 원과 부가가치 5조 7000억 원, 고용유발 7만9000명 등의 파급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기사에는 ‘최초’, ‘최대’란 표현이 자주 등장했습니다.
<녹취> 조선 5.12 A02 : "여수엑스포에는 6개의 ‘넘버원’이 있다 거대 원형 스크린은 세계 최대 크기를 자랑한다. 세계 최대 돔 스크린이 설치돼있다. 국내 최초로 바다위에 세운 해상건축물. 세계 최대의 LED 전광판, 국내 최대 수조에서 갖가지 해양생물을 만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언론이 객관적인 사실전달이 아닌 행사 홍보에 치중했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최진봉(성공회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 "그러니까 언론이 사실은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어떤 현상이나 사실에 대해서 보고 그것에 대한 감시와 견제 역할을 해줘야 되는데 이번에 여수 엑스포 보도 내용들을 보면 그런 부분들이 전혀 사라지고 홍보성 기사로만 채워지는 그런 문제점을 낳았다."
여수 엑스포를 2년 전 개최된 상하이 엑스포와 나란히 비교하는 기사도 자주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상하이엑스포와 여수엑스포는 다른 규모의 박람회인데, 그에 대한 설명을 찾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세계박람회는 등록박람회와 인정박람회로 나뉘는데 이번에 치러진 여수엑스포는 중소도시에서 치뤄지는 인정엑스포로 상하이 엑스포 등 등록박람회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습니다.
여수엑스포가 실제 규모에 비해 언론의 기대치 평가가 지나쳤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윱니다.
개막 후 엑스포 운영은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몰리자 삐걱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KBS9 6.8 : "실제로 주말과 휴일 7만 명을 넘어설 때 극심한 혼잡을 빚고 있습니다."
주최측은 입장권 예약제를 폐지했다가 다시 재개하는 등 운영의 미숙함을 보였고 언론은 이를 지적하는 기사를 냈습니다.
<녹취> 조선 5.30 A12 : "'전 세계 관람 문화를 바꾸겠다.‘고 호언했던 조직위는 하루아침에 손바닥 뒤집듯 예약제를 폐지했고 결국 관람객들만 하루 종일 줄을 서서 골탕을 먹는 모양새가 됐다."
하지만 행사기간이 석 달이라 시간이 충분했음에도 문제 지적 이후로 어떤 점이 개선됐는지 점검하는 후속보도는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인터뷰> 양지청(서울대 연구교수) : "중간 중간에 좀 더 심층적인 보도를 통해서 이 행사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한다든지 예를 들면 행정적인 착오로 예매 시스템이 작동이 됐다 안 됐다 하는 부분이라든지 교통의 초과적인 문제라든지 접근성이 개선이 들 됐다든지 숙박시설이 여러 가지로 부족했다든지 물가의 문제. 이런 것들이 좀 종합적으로 보도가 됐으면 좋았다 생각이 듭니다."
미디어 비평이 개막부터 93일간 다섯개 일간지의 내용을 조사한 결과, 여수엑스포에 대한 전체 보도 중 행사를 홍보하는 내용은 평균 35%인데 비해 운영 문제를 지적하는 내용은 15%에 불과했습니다.
방송 뉴스도 문제 지적보다는 행사 홍보에 더 치중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운영 미숙에 대한 지적과 관람에 있어서 주의 사항 등이 행사를 알리는 내용에 가려진 것입니다.
이러한 보도태도는 실제 행사 홍보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관계자들은 말합니다.
<인터뷰> 이상훈(여수엑스포시민포럼 사무처장) : "보다 정확한 정보, 문제에 대한 원인을 제공했다고 한다면 국민들도 그 정보를 충분히 알고 숙지하면서 관람을 했으면 더 바람직한 관람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현장에서 느낀 관람객의 생각도 다르지 않습니다.
<인터뷰> 강동헌(경남 사천시) : "너무 엑스포 행사에 대한 장점만 부각시키고 단점이나 이런 것은 잘 알려주지 않았지 않습니까. 그래서 방송이나 신문 이런 데서는 과대포장을 해서 사람들을 끌어 모으기 위한 그런 수단으로만 사용된 것 같아요."
그렇다면 왜 이런 기사 편중 현상이 생겼을까.
지난 2007년, 여수시가 박람회 유치에 성공했을 때부터 언론은 축제분위기로 한껏 들떴습니다.
<녹취> SBS 11.27 앵커: "한 차례 고배를 마시고 다시 5년을 공들인 끝에 엑스포 유치에 성공한 여수시민들. 지금 얼마나 좋을까요?"
전문가들은 언론이 시작단계부터 관람객 입장보다는 행사를 주최하는 쪽 입장에 무게를 두다 보니 정확한 정보전달과 감시기능이 떨어졌다고 지적합니다.
여기에다 성공적 행사의 평가 기준을 목표 관객 수 달성에 맞추는 것이 공식처럼 돼 버린 것도 문젭니다.
<녹취> MBC 5.24 앵커: "여수엑스포가 이번 주말 3일 황금연휴를 관람객 유치의 호기로 잡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K-pop 스타 공연 등 대형 문화행사가 줄을 잇습니다."
관람객수 목표 달성이 최대 목표가 되자 행사 막바지에는 일부 공무원들에게 무료 입장권을 나눠주거나 강매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했고, 입장권의 대폭 할인으로 제 값을 주고 들어간 관객은 거의 없었습니다.
<녹취> 중앙 7.19 A18 : "엑스포 표 사라…….방사청, 적자 기업까지 압박 세계여수박람회 폐막 20여일을 앞두고 방위사업청이 방산업체들에게 엑스포 입장권을 대량 구매하도록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군 장병들의 엑스포 관람을 방산업체 돈으로 지원하라는 취지다."
<녹취> SBS 6.24 (관람객): "사람이 없기 때문에 반값에 또 반 기간이 남았기 때문에 반값에 주겠다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거죠."
엑스포 본연의 의미보다는 K-pop스타들의 공연으로 관객 수를 끌어올리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는 언론도 찾기 어려웠습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국제행사의 보도 행태가 홍보성으로 고착화 돼 버렸다고 지적합니다.
대규모 국제 행사를 유치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두가 열광하는 시대는 지난만큼 성과 중심보다는 행사에 담긴 의미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인터뷰> 최진봉(성공회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 "관람객들에게 미래의 우리가 테크놀로지가 어떻게 발전할 거고 경제적으로 어떤 성장이 올 것이냐 하는 부분들을 알려주는 그런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들이 부족했기 때문에 앞으로 언론이 그런 부분들에 집중해서 조명을 할 수 있는 그런 기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여수 세계 박람회는 남해안 지역의 부족한 인프라를 확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지만 적자를 면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조 3천억이라는 거대한 자금을 들여 추진한 국제적인 행사인 만큼 경제적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국민의 부담이 되는데도 사후시설 활용 여부에 대한 심층보도는 거의 없었습니다.
폐막 관련한 여수 엑스포 보도도 누적 관람객과 하루 최다 관람객 등 숫자로 여수 엑스포를 평가한 기사가 대다수 였습니다.
이같은 폐막 기사 마저도 올림픽 소식에 밀려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여수 엑스포는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을 주제로 대한민국이 해양 강국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개최한 행사였습니다.
언론이 해양 과학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이에 대한 여수 엑스포의 성과에 대해 계속 점검하고 평가하는 의무를 방기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윱니다.
<인터뷰> 양지청(서울대 교수) : "향후에도 이런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라든지 국제적인 이벤트 행사가 계속 있을 것이기 때문에 대비하는 차원에서도 회고와 반성은 중요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분석과 평가는 사실 국민의 세금이 들어가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부분에 대해서 돈의 가치를 따져야 될 것이고 그 가치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백업이 되야 된다고 생각이 됩니다.
여수 엑스포의 본 취지는 해양 기술의 발전을 소개하고 미래 전망을 제시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언론은 그 시작단계부터 끝까지 엑스포 흥행에 관심을 집중하며 자화자찬에 그쳤습니다.
실체가 모호한 경제기대효과를 내세우며 무리해서 관객을 유치하고 뒤이어 구체적인 부채를 떠안게 되는 일부 국제 행사 관행이 이어지는데도 우리 언론은 홍보에 집중하면서 이 관행에 편승하고 있는 셈입니다.
앞으로도 대규모 국제 행사가 연이어 열리는 만큼 언론 스스로 국제 행사 보도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합니다.
2012 여수 세계박람회가 지난 12일, 막을 내렸죠.
개막부터 폐막까지 93일 동안, 목표했던 관객 숫자는 채웠지만 행사 운영이나 경제효과에선 일부 부족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언론의 보도태도도 비판을 받고 있는데요.
신문과 방송이 너도나도 엑스포 홍보에만 집중하다보니 정작 감시와 비판기능엔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홍희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5월 11일, 인구 30만의 중소도시, 여수에서 화려한 개막식과 함께 세계박람회가 시작됐습니다.
언론은 일제히 성공적인 행사를 기원했습니다.
<녹취> KBS 5.11 앵커멘트 :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주제로 전 세계 백여 개 국가가 참가한 여수 엑스포가 오늘 저녁 개막됐습니다."
<녹취> MBC 5.11 :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축제로 꼽히는 세계박람회.."
외국 언론도 여수엑스포를 주목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녹취> 한겨레 5.12 23면 오피니언 : "미국의 뉴스전문채널
여느 국제 이벤트와 마찬가지로 예상 관람객 수와 경제적 기대효과에 대한 기사도 쏟아졌습니다.
<녹취> 경향 5.12 07면 : "여수엑스포를 통해 경제적으로 국가 전체 생산 유발 12조 2000억 원과 부가가치 5조 7000억 원, 고용유발 7만9000명 등의 파급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기사에는 ‘최초’, ‘최대’란 표현이 자주 등장했습니다.
<녹취> 조선 5.12 A02 : "여수엑스포에는 6개의 ‘넘버원’이 있다 거대 원형 스크린은 세계 최대 크기를 자랑한다. 세계 최대 돔 스크린이 설치돼있다. 국내 최초로 바다위에 세운 해상건축물. 세계 최대의 LED 전광판, 국내 최대 수조에서 갖가지 해양생물을 만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언론이 객관적인 사실전달이 아닌 행사 홍보에 치중했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최진봉(성공회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 "그러니까 언론이 사실은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어떤 현상이나 사실에 대해서 보고 그것에 대한 감시와 견제 역할을 해줘야 되는데 이번에 여수 엑스포 보도 내용들을 보면 그런 부분들이 전혀 사라지고 홍보성 기사로만 채워지는 그런 문제점을 낳았다."
여수 엑스포를 2년 전 개최된 상하이 엑스포와 나란히 비교하는 기사도 자주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상하이엑스포와 여수엑스포는 다른 규모의 박람회인데, 그에 대한 설명을 찾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세계박람회는 등록박람회와 인정박람회로 나뉘는데 이번에 치러진 여수엑스포는 중소도시에서 치뤄지는 인정엑스포로 상하이 엑스포 등 등록박람회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습니다.
여수엑스포가 실제 규모에 비해 언론의 기대치 평가가 지나쳤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윱니다.
개막 후 엑스포 운영은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몰리자 삐걱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KBS9 6.8 : "실제로 주말과 휴일 7만 명을 넘어설 때 극심한 혼잡을 빚고 있습니다."
주최측은 입장권 예약제를 폐지했다가 다시 재개하는 등 운영의 미숙함을 보였고 언론은 이를 지적하는 기사를 냈습니다.
<녹취> 조선 5.30 A12 : "'전 세계 관람 문화를 바꾸겠다.‘고 호언했던 조직위는 하루아침에 손바닥 뒤집듯 예약제를 폐지했고 결국 관람객들만 하루 종일 줄을 서서 골탕을 먹는 모양새가 됐다."
하지만 행사기간이 석 달이라 시간이 충분했음에도 문제 지적 이후로 어떤 점이 개선됐는지 점검하는 후속보도는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인터뷰> 양지청(서울대 연구교수) : "중간 중간에 좀 더 심층적인 보도를 통해서 이 행사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한다든지 예를 들면 행정적인 착오로 예매 시스템이 작동이 됐다 안 됐다 하는 부분이라든지 교통의 초과적인 문제라든지 접근성이 개선이 들 됐다든지 숙박시설이 여러 가지로 부족했다든지 물가의 문제. 이런 것들이 좀 종합적으로 보도가 됐으면 좋았다 생각이 듭니다."
미디어 비평이 개막부터 93일간 다섯개 일간지의 내용을 조사한 결과, 여수엑스포에 대한 전체 보도 중 행사를 홍보하는 내용은 평균 35%인데 비해 운영 문제를 지적하는 내용은 15%에 불과했습니다.
방송 뉴스도 문제 지적보다는 행사 홍보에 더 치중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운영 미숙에 대한 지적과 관람에 있어서 주의 사항 등이 행사를 알리는 내용에 가려진 것입니다.
이러한 보도태도는 실제 행사 홍보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관계자들은 말합니다.
<인터뷰> 이상훈(여수엑스포시민포럼 사무처장) : "보다 정확한 정보, 문제에 대한 원인을 제공했다고 한다면 국민들도 그 정보를 충분히 알고 숙지하면서 관람을 했으면 더 바람직한 관람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현장에서 느낀 관람객의 생각도 다르지 않습니다.
<인터뷰> 강동헌(경남 사천시) : "너무 엑스포 행사에 대한 장점만 부각시키고 단점이나 이런 것은 잘 알려주지 않았지 않습니까. 그래서 방송이나 신문 이런 데서는 과대포장을 해서 사람들을 끌어 모으기 위한 그런 수단으로만 사용된 것 같아요."
그렇다면 왜 이런 기사 편중 현상이 생겼을까.
지난 2007년, 여수시가 박람회 유치에 성공했을 때부터 언론은 축제분위기로 한껏 들떴습니다.
<녹취> SBS 11.27 앵커: "한 차례 고배를 마시고 다시 5년을 공들인 끝에 엑스포 유치에 성공한 여수시민들. 지금 얼마나 좋을까요?"
전문가들은 언론이 시작단계부터 관람객 입장보다는 행사를 주최하는 쪽 입장에 무게를 두다 보니 정확한 정보전달과 감시기능이 떨어졌다고 지적합니다.
여기에다 성공적 행사의 평가 기준을 목표 관객 수 달성에 맞추는 것이 공식처럼 돼 버린 것도 문젭니다.
<녹취> MBC 5.24 앵커: "여수엑스포가 이번 주말 3일 황금연휴를 관람객 유치의 호기로 잡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K-pop 스타 공연 등 대형 문화행사가 줄을 잇습니다."
관람객수 목표 달성이 최대 목표가 되자 행사 막바지에는 일부 공무원들에게 무료 입장권을 나눠주거나 강매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했고, 입장권의 대폭 할인으로 제 값을 주고 들어간 관객은 거의 없었습니다.
<녹취> 중앙 7.19 A18 : "엑스포 표 사라…….방사청, 적자 기업까지 압박 세계여수박람회 폐막 20여일을 앞두고 방위사업청이 방산업체들에게 엑스포 입장권을 대량 구매하도록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군 장병들의 엑스포 관람을 방산업체 돈으로 지원하라는 취지다."
<녹취> SBS 6.24 (관람객): "사람이 없기 때문에 반값에 또 반 기간이 남았기 때문에 반값에 주겠다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거죠."
엑스포 본연의 의미보다는 K-pop스타들의 공연으로 관객 수를 끌어올리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는 언론도 찾기 어려웠습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국제행사의 보도 행태가 홍보성으로 고착화 돼 버렸다고 지적합니다.
대규모 국제 행사를 유치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두가 열광하는 시대는 지난만큼 성과 중심보다는 행사에 담긴 의미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인터뷰> 최진봉(성공회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 "관람객들에게 미래의 우리가 테크놀로지가 어떻게 발전할 거고 경제적으로 어떤 성장이 올 것이냐 하는 부분들을 알려주는 그런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들이 부족했기 때문에 앞으로 언론이 그런 부분들에 집중해서 조명을 할 수 있는 그런 기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여수 세계 박람회는 남해안 지역의 부족한 인프라를 확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지만 적자를 면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조 3천억이라는 거대한 자금을 들여 추진한 국제적인 행사인 만큼 경제적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국민의 부담이 되는데도 사후시설 활용 여부에 대한 심층보도는 거의 없었습니다.
폐막 관련한 여수 엑스포 보도도 누적 관람객과 하루 최다 관람객 등 숫자로 여수 엑스포를 평가한 기사가 대다수 였습니다.
이같은 폐막 기사 마저도 올림픽 소식에 밀려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여수 엑스포는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을 주제로 대한민국이 해양 강국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개최한 행사였습니다.
언론이 해양 과학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이에 대한 여수 엑스포의 성과에 대해 계속 점검하고 평가하는 의무를 방기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윱니다.
<인터뷰> 양지청(서울대 교수) : "향후에도 이런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라든지 국제적인 이벤트 행사가 계속 있을 것이기 때문에 대비하는 차원에서도 회고와 반성은 중요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분석과 평가는 사실 국민의 세금이 들어가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부분에 대해서 돈의 가치를 따져야 될 것이고 그 가치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백업이 되야 된다고 생각이 됩니다.
여수 엑스포의 본 취지는 해양 기술의 발전을 소개하고 미래 전망을 제시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언론은 그 시작단계부터 끝까지 엑스포 흥행에 관심을 집중하며 자화자찬에 그쳤습니다.
실체가 모호한 경제기대효과를 내세우며 무리해서 관객을 유치하고 뒤이어 구체적인 부채를 떠안게 되는 일부 국제 행사 관행이 이어지는데도 우리 언론은 홍보에 집중하면서 이 관행에 편승하고 있는 셈입니다.
앞으로도 대규모 국제 행사가 연이어 열리는 만큼 언론 스스로 국제 행사 보도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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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화자찬’ 여수엑스포 보도
-
- 입력 2012-08-18 07:21:05
<앵커 멘트>
2012 여수 세계박람회가 지난 12일, 막을 내렸죠.
개막부터 폐막까지 93일 동안, 목표했던 관객 숫자는 채웠지만 행사 운영이나 경제효과에선 일부 부족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언론의 보도태도도 비판을 받고 있는데요.
신문과 방송이 너도나도 엑스포 홍보에만 집중하다보니 정작 감시와 비판기능엔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홍희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5월 11일, 인구 30만의 중소도시, 여수에서 화려한 개막식과 함께 세계박람회가 시작됐습니다.
언론은 일제히 성공적인 행사를 기원했습니다.
<녹취> KBS 5.11 앵커멘트 :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주제로 전 세계 백여 개 국가가 참가한 여수 엑스포가 오늘 저녁 개막됐습니다."
<녹취> MBC 5.11 :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축제로 꼽히는 세계박람회.."
외국 언론도 여수엑스포를 주목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녹취> 한겨레 5.12 23면 오피니언 : "미국의 뉴스전문채널 은 여수엑스포를 올해 꼭 가봐야할 여행지로 선정했고, 세계적인 여행안내서 <론리플래닛>은 올해 꼭 해야 할 10가지 중 하나로 ‘여수엑스포관람’을 꼽았다."
여느 국제 이벤트와 마찬가지로 예상 관람객 수와 경제적 기대효과에 대한 기사도 쏟아졌습니다.
<녹취> 경향 5.12 07면 : "여수엑스포를 통해 경제적으로 국가 전체 생산 유발 12조 2000억 원과 부가가치 5조 7000억 원, 고용유발 7만9000명 등의 파급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기사에는 ‘최초’, ‘최대’란 표현이 자주 등장했습니다.
<녹취> 조선 5.12 A02 : "여수엑스포에는 6개의 ‘넘버원’이 있다 거대 원형 스크린은 세계 최대 크기를 자랑한다. 세계 최대 돔 스크린이 설치돼있다. 국내 최초로 바다위에 세운 해상건축물. 세계 최대의 LED 전광판, 국내 최대 수조에서 갖가지 해양생물을 만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언론이 객관적인 사실전달이 아닌 행사 홍보에 치중했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최진봉(성공회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 "그러니까 언론이 사실은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어떤 현상이나 사실에 대해서 보고 그것에 대한 감시와 견제 역할을 해줘야 되는데 이번에 여수 엑스포 보도 내용들을 보면 그런 부분들이 전혀 사라지고 홍보성 기사로만 채워지는 그런 문제점을 낳았다."
여수 엑스포를 2년 전 개최된 상하이 엑스포와 나란히 비교하는 기사도 자주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상하이엑스포와 여수엑스포는 다른 규모의 박람회인데, 그에 대한 설명을 찾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세계박람회는 등록박람회와 인정박람회로 나뉘는데 이번에 치러진 여수엑스포는 중소도시에서 치뤄지는 인정엑스포로 상하이 엑스포 등 등록박람회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습니다.
여수엑스포가 실제 규모에 비해 언론의 기대치 평가가 지나쳤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윱니다.
개막 후 엑스포 운영은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몰리자 삐걱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KBS9 6.8 : "실제로 주말과 휴일 7만 명을 넘어설 때 극심한 혼잡을 빚고 있습니다."
주최측은 입장권 예약제를 폐지했다가 다시 재개하는 등 운영의 미숙함을 보였고 언론은 이를 지적하는 기사를 냈습니다.
<녹취> 조선 5.30 A12 : "'전 세계 관람 문화를 바꾸겠다.‘고 호언했던 조직위는 하루아침에 손바닥 뒤집듯 예약제를 폐지했고 결국 관람객들만 하루 종일 줄을 서서 골탕을 먹는 모양새가 됐다."
하지만 행사기간이 석 달이라 시간이 충분했음에도 문제 지적 이후로 어떤 점이 개선됐는지 점검하는 후속보도는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인터뷰> 양지청(서울대 연구교수) : "중간 중간에 좀 더 심층적인 보도를 통해서 이 행사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한다든지 예를 들면 행정적인 착오로 예매 시스템이 작동이 됐다 안 됐다 하는 부분이라든지 교통의 초과적인 문제라든지 접근성이 개선이 들 됐다든지 숙박시설이 여러 가지로 부족했다든지 물가의 문제. 이런 것들이 좀 종합적으로 보도가 됐으면 좋았다 생각이 듭니다."
미디어 비평이 개막부터 93일간 다섯개 일간지의 내용을 조사한 결과, 여수엑스포에 대한 전체 보도 중 행사를 홍보하는 내용은 평균 35%인데 비해 운영 문제를 지적하는 내용은 15%에 불과했습니다.
방송 뉴스도 문제 지적보다는 행사 홍보에 더 치중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운영 미숙에 대한 지적과 관람에 있어서 주의 사항 등이 행사를 알리는 내용에 가려진 것입니다.
이러한 보도태도는 실제 행사 홍보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관계자들은 말합니다.
<인터뷰> 이상훈(여수엑스포시민포럼 사무처장) : "보다 정확한 정보, 문제에 대한 원인을 제공했다고 한다면 국민들도 그 정보를 충분히 알고 숙지하면서 관람을 했으면 더 바람직한 관람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현장에서 느낀 관람객의 생각도 다르지 않습니다.
<인터뷰> 강동헌(경남 사천시) : "너무 엑스포 행사에 대한 장점만 부각시키고 단점이나 이런 것은 잘 알려주지 않았지 않습니까. 그래서 방송이나 신문 이런 데서는 과대포장을 해서 사람들을 끌어 모으기 위한 그런 수단으로만 사용된 것 같아요."
그렇다면 왜 이런 기사 편중 현상이 생겼을까.
지난 2007년, 여수시가 박람회 유치에 성공했을 때부터 언론은 축제분위기로 한껏 들떴습니다.
<녹취> SBS 11.27 앵커: "한 차례 고배를 마시고 다시 5년을 공들인 끝에 엑스포 유치에 성공한 여수시민들. 지금 얼마나 좋을까요?"
전문가들은 언론이 시작단계부터 관람객 입장보다는 행사를 주최하는 쪽 입장에 무게를 두다 보니 정확한 정보전달과 감시기능이 떨어졌다고 지적합니다.
여기에다 성공적 행사의 평가 기준을 목표 관객 수 달성에 맞추는 것이 공식처럼 돼 버린 것도 문젭니다.
<녹취> MBC 5.24 앵커: "여수엑스포가 이번 주말 3일 황금연휴를 관람객 유치의 호기로 잡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K-pop 스타 공연 등 대형 문화행사가 줄을 잇습니다."
관람객수 목표 달성이 최대 목표가 되자 행사 막바지에는 일부 공무원들에게 무료 입장권을 나눠주거나 강매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했고, 입장권의 대폭 할인으로 제 값을 주고 들어간 관객은 거의 없었습니다.
<녹취> 중앙 7.19 A18 : "엑스포 표 사라…….방사청, 적자 기업까지 압박 세계여수박람회 폐막 20여일을 앞두고 방위사업청이 방산업체들에게 엑스포 입장권을 대량 구매하도록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군 장병들의 엑스포 관람을 방산업체 돈으로 지원하라는 취지다."
<녹취> SBS 6.24 (관람객): "사람이 없기 때문에 반값에 또 반 기간이 남았기 때문에 반값에 주겠다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거죠."
엑스포 본연의 의미보다는 K-pop스타들의 공연으로 관객 수를 끌어올리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는 언론도 찾기 어려웠습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국제행사의 보도 행태가 홍보성으로 고착화 돼 버렸다고 지적합니다.
대규모 국제 행사를 유치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두가 열광하는 시대는 지난만큼 성과 중심보다는 행사에 담긴 의미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인터뷰> 최진봉(성공회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 "관람객들에게 미래의 우리가 테크놀로지가 어떻게 발전할 거고 경제적으로 어떤 성장이 올 것이냐 하는 부분들을 알려주는 그런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들이 부족했기 때문에 앞으로 언론이 그런 부분들에 집중해서 조명을 할 수 있는 그런 기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여수 세계 박람회는 남해안 지역의 부족한 인프라를 확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지만 적자를 면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조 3천억이라는 거대한 자금을 들여 추진한 국제적인 행사인 만큼 경제적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국민의 부담이 되는데도 사후시설 활용 여부에 대한 심층보도는 거의 없었습니다.
폐막 관련한 여수 엑스포 보도도 누적 관람객과 하루 최다 관람객 등 숫자로 여수 엑스포를 평가한 기사가 대다수 였습니다.
이같은 폐막 기사 마저도 올림픽 소식에 밀려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여수 엑스포는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을 주제로 대한민국이 해양 강국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개최한 행사였습니다.
언론이 해양 과학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이에 대한 여수 엑스포의 성과에 대해 계속 점검하고 평가하는 의무를 방기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윱니다.
<인터뷰> 양지청(서울대 교수) : "향후에도 이런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라든지 국제적인 이벤트 행사가 계속 있을 것이기 때문에 대비하는 차원에서도 회고와 반성은 중요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분석과 평가는 사실 국민의 세금이 들어가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부분에 대해서 돈의 가치를 따져야 될 것이고 그 가치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백업이 되야 된다고 생각이 됩니다.
여수 엑스포의 본 취지는 해양 기술의 발전을 소개하고 미래 전망을 제시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언론은 그 시작단계부터 끝까지 엑스포 흥행에 관심을 집중하며 자화자찬에 그쳤습니다.
실체가 모호한 경제기대효과를 내세우며 무리해서 관객을 유치하고 뒤이어 구체적인 부채를 떠안게 되는 일부 국제 행사 관행이 이어지는데도 우리 언론은 홍보에 집중하면서 이 관행에 편승하고 있는 셈입니다.
앞으로도 대규모 국제 행사가 연이어 열리는 만큼 언론 스스로 국제 행사 보도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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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 기자 hjh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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