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세계 1위 삼성, 美 시장 어떻게 되나?

입력 2012.08.25 (11:12) 수정 2012.08.25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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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송에서 배심원들이 애플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스마트폰 세계 1위 기업인 삼성이 미국 시장을 잃을 가능성이 생겼다.

24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새너제이에 위치한 캘리포니아주 북부지방법원에서 양사 특허소송의 배심원들은 삼성전자
의 스마트폰·태블릿PC가 애플의 아이폰·아이패드를 베꼈다는 평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최악의 경우 스마트폰 최대 시장인 미국 내에서 제품을 판매할 수 없게 될 수도 있게 됐다.

이번 소송에서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S3'는 제외됐지만, 본안 소송 판결에서 삼성전자가 애플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결론이 난 만큼 애플이 추가 소송이나 별도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면 삼성전자가 극히 불리한 상황이 된다.

시장조사기관 SA(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미국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2천380만대로 1억4천610만대 규모의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16% 이상을 차지한다.

미국시장은 블랙베리·아이폰 등 각종 스마트폰이 처음 선을 보인 곳이며 애플 '안방'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어 삼성전자의 타격은 크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애플 제품을 베낀 '흉내쟁이(copycat)'이라는 오명도 덤으로 안게 돼 브랜드 이미지와 다른 나라에서의 영업에도 악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영업을 계속 하려면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디자인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

그러나 애플의 디자인 특허가 '모서리가 둥근 직사각형으로 두께가 얇고 전면이 평평하다'는 매우 추상적인 개념을 담고 있어 이 특허에 저촉되지 않는 스마트폰·태블릿PC를 만드는 게 가능하냐는 의문도 업계에서는 나온다.

배심원들은 애플에 무선통신 표준특허를 침해당했다는 삼성전자의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해당 표준특허의 권리를 이른바 '프랜드' 조건에 맞게 사용하기로 선언했다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프랜드(FRAND)는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인(Fair, Reasonable And Non-Discriminatory)'을 줄인 말로, 표준특허의 권리자가 이 특허 사용자들 중 일부를 차별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배심원들의 결론은 한국 법원이 24일(한국시각) "프랜드가 금지 처분 자체를 포기하도록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한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셈이다.

실제로 한국 법원 판결이 나온 직후 독일의 지적재산권 전문가 플로리안 뮐러(Florian Mueller)가 "한국이 프랜드 '불량 국가(rogue state)'가 되기로 결심했다"며 "외교적 파장이 있을 수도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하는 등 논란이 일었다.

앞서 네덜란드 법원도 프랜드 조항을 들어 표준특허로는 상대 제품을 판매금지할 수 없다고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배심원들의 평결을 판사가 뒤집을 수도 있고 삼성이 항소할 가능성도 높아 이번 평결이 확정 판결로 곧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평결을 판사가 뒤집는 경우가 흔한 것은 아니고 항소심도 삼성전자가 불리한 상황에서 진행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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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폰 세계 1위 삼성, 美 시장 어떻게 되나?
    • 입력 2012-08-25 11:12:57
    • 수정2012-08-25 17:48:54
    연합뉴스
미국 소송에서 배심원들이 애플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스마트폰 세계 1위 기업인 삼성이 미국 시장을 잃을 가능성이 생겼다. 24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새너제이에 위치한 캘리포니아주 북부지방법원에서 양사 특허소송의 배심원들은 삼성전자 의 스마트폰·태블릿PC가 애플의 아이폰·아이패드를 베꼈다는 평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최악의 경우 스마트폰 최대 시장인 미국 내에서 제품을 판매할 수 없게 될 수도 있게 됐다. 이번 소송에서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S3'는 제외됐지만, 본안 소송 판결에서 삼성전자가 애플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결론이 난 만큼 애플이 추가 소송이나 별도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면 삼성전자가 극히 불리한 상황이 된다. 시장조사기관 SA(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미국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2천380만대로 1억4천610만대 규모의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16% 이상을 차지한다. 미국시장은 블랙베리·아이폰 등 각종 스마트폰이 처음 선을 보인 곳이며 애플 '안방'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어 삼성전자의 타격은 크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애플 제품을 베낀 '흉내쟁이(copycat)'이라는 오명도 덤으로 안게 돼 브랜드 이미지와 다른 나라에서의 영업에도 악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영업을 계속 하려면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디자인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 그러나 애플의 디자인 특허가 '모서리가 둥근 직사각형으로 두께가 얇고 전면이 평평하다'는 매우 추상적인 개념을 담고 있어 이 특허에 저촉되지 않는 스마트폰·태블릿PC를 만드는 게 가능하냐는 의문도 업계에서는 나온다. 배심원들은 애플에 무선통신 표준특허를 침해당했다는 삼성전자의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해당 표준특허의 권리를 이른바 '프랜드' 조건에 맞게 사용하기로 선언했다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프랜드(FRAND)는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인(Fair, Reasonable And Non-Discriminatory)'을 줄인 말로, 표준특허의 권리자가 이 특허 사용자들 중 일부를 차별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배심원들의 결론은 한국 법원이 24일(한국시각) "프랜드가 금지 처분 자체를 포기하도록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한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셈이다. 실제로 한국 법원 판결이 나온 직후 독일의 지적재산권 전문가 플로리안 뮐러(Florian Mueller)가 "한국이 프랜드 '불량 국가(rogue state)'가 되기로 결심했다"며 "외교적 파장이 있을 수도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하는 등 논란이 일었다. 앞서 네덜란드 법원도 프랜드 조항을 들어 표준특허로는 상대 제품을 판매금지할 수 없다고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배심원들의 평결을 판사가 뒤집을 수도 있고 삼성이 항소할 가능성도 높아 이번 평결이 확정 판결로 곧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평결을 판사가 뒤집는 경우가 흔한 것은 아니고 항소심도 삼성전자가 불리한 상황에서 진행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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