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아동 성범죄…모두의 일

입력 2012.09.03 (07:58) 수정 2012.09.03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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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일상 해설위원]

또 다시 발생한 끔찍한 아동 성폭행 사건으로 온 국민이 충격에 빠졌습니다. 범인이 피해자를 납치해 가면서 ‘삼촌’이라고 말했듯이 이번에도 주변인물이 저지른 이른바 ‘삼촌형 범죄’였습니다. 조두순 사건과 김길태 사건, 김수철 사건에 이어 통영 초등학생 성폭행 사건이 난지 한달 남짓,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 만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잔혹한 사건은 많은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넘어 분노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같은 흉악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정치권을 비롯한 각계에서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지만 오히려 범죄의 양상은 갈수록 더 잔혹해지는 실정입니다. 실질적인 예방책 마련에는 소홀했다는 반증입니다. 정치권과 정부에서는 끔찍한 성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경쟁적으로 관련법안을 쏟아냈으나 관련법안 상당수가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습니다.

19대 국회 들어서만 성범죄 처벌이나 예방을 위한 법안 20여 건이 발의됐지만 대부분 상임위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야 모두 정쟁과 대선의 향방에만 몰입해 있기 때문입니다. 관대한 법집행도 문제입니다. 최근 5년간 13살 미만 아동들에 대한 성범죄 기소율이 58%에 그치고 있고 그 비율은 갈수록 더 줄어들고 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에 1심 판결이 내려진 아동성범죄 사건 중 43%가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는 조사도 있습니다.

아동 성폭행범에 대한 우리나라 법원의 선고 형량도 평균5년 정도이지만 미국 플로리다주는 25년 이상 형을, 스위스의 경우는 평생 격리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나주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도 술핑계를 대고 있지만 음주나 약물 복용 후에 저지른 범죄에 대해서는 감형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물론 오히려 가중처벌 해야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습니다. 그동안의 아동성범죄자들이 탐닉해 온 아동포르노 물 유통에 대한 단속과 처벌도 강화돼야 합니다.

강력한 처벌도 필요하지만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상당수의 피해자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소외계층 아동들이 사회적 보호망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성범죄자들의 효과적인 격리 조처, 치안 당국의 체계적인 방범 활동은 물론 가족과 이웃, 시민사회 모두의 관심과 지혜가 필요한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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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아동 성범죄…모두의 일
    • 입력 2012-09-03 07:58:27
    • 수정2012-09-03 08: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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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일상 해설위원] 또 다시 발생한 끔찍한 아동 성폭행 사건으로 온 국민이 충격에 빠졌습니다. 범인이 피해자를 납치해 가면서 ‘삼촌’이라고 말했듯이 이번에도 주변인물이 저지른 이른바 ‘삼촌형 범죄’였습니다. 조두순 사건과 김길태 사건, 김수철 사건에 이어 통영 초등학생 성폭행 사건이 난지 한달 남짓,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 만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잔혹한 사건은 많은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넘어 분노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같은 흉악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정치권을 비롯한 각계에서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지만 오히려 범죄의 양상은 갈수록 더 잔혹해지는 실정입니다. 실질적인 예방책 마련에는 소홀했다는 반증입니다. 정치권과 정부에서는 끔찍한 성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경쟁적으로 관련법안을 쏟아냈으나 관련법안 상당수가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습니다. 19대 국회 들어서만 성범죄 처벌이나 예방을 위한 법안 20여 건이 발의됐지만 대부분 상임위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야 모두 정쟁과 대선의 향방에만 몰입해 있기 때문입니다. 관대한 법집행도 문제입니다. 최근 5년간 13살 미만 아동들에 대한 성범죄 기소율이 58%에 그치고 있고 그 비율은 갈수록 더 줄어들고 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에 1심 판결이 내려진 아동성범죄 사건 중 43%가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는 조사도 있습니다. 아동 성폭행범에 대한 우리나라 법원의 선고 형량도 평균5년 정도이지만 미국 플로리다주는 25년 이상 형을, 스위스의 경우는 평생 격리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나주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도 술핑계를 대고 있지만 음주나 약물 복용 후에 저지른 범죄에 대해서는 감형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물론 오히려 가중처벌 해야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습니다. 그동안의 아동성범죄자들이 탐닉해 온 아동포르노 물 유통에 대한 단속과 처벌도 강화돼야 합니다. 강력한 처벌도 필요하지만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상당수의 피해자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소외계층 아동들이 사회적 보호망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성범죄자들의 효과적인 격리 조처, 치안 당국의 체계적인 방범 활동은 물론 가족과 이웃, 시민사회 모두의 관심과 지혜가 필요한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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