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 습격한 지리산 반달가슴곰 ‘격리 조치’

입력 2012.09.04 (07:09) 수정 2012.09.0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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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산청군 지리산 자락에 있는 염소 축사를 습격하는 등 말썽을 부려 주민의 미움을 산 반달가슴곰 한 마리가 결국 서식지를 옮겼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달 중순 관리번호 '38번' 반달가슴곰을 산청에서 하동으로 이주시켰다고 4일 밝혔다.

복원용 반달가슴곰은 애완동물처럼 그럴듯한 이름을 불러주면 사람에게 의존해 야생에 적응하는 데 실패할 수 있어 관리번호만 붙인다.

38번 반달가슴곰은 2009년생 암컷으로 지난해 10일 중국에서 들여온 개체다.

이 반달가슴곰은 지난달 16일 산청군 삼장면 지리산 자락에 있는 축사를 습격해 어미 염소 한 마리를 물어죽였다.

당시 축사에 함께 있다가 놀라 달아난 염소 10여 마리는 아직도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공단은 전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38번이 야생에 적응하지 못했다기보다는 우발적으로 축사에 침입해 사고를 친 것으로 보고 일단 이 축사에서 멀리 떨어진 하동 지역으로 이주시켰다.

공단 관계자는 "반달가슴곰이 단백질 보충 차원에서 사체를 먹는 등 육식을 가끔 하긴 하지만 이번 염소 습격은 호기심 차원인 것으로 보인다"며 "하동으로 옮긴 이후에는 아직까지 문제가 되는 행동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지리산 일대에서 문제를 일으킨 반달가슴곰은 38번 뿐만 아니다.

이달 초에는 반달가슴곰 한 마리가 천왕봉 근처 법계사 공양간에 들어가 모기장을 찢고 쌀을 훔쳐 달아났다. 이 밖에도 벌통을 망가뜨리거나 민가의 장독 뚜껑을 깨뜨리는 등의 사고가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005년 도입한 북한산과 2007년 풀어놓은 중국산 등 두 마리가 주로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 이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38번을 포함해 '전과'가 있는 반달가슴곰이 야생 적응에 실패했다고 판단되면 회수해 증식용으로 활용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반달가슴곰을 복원하기 위해 2004년부터 토종과 혈통이 같은 개체들을 중국 등지에서 들여와 방사하고 있다. 현재 지리산에 사는 반달가슴곰은 27마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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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염소 습격한 지리산 반달가슴곰 ‘격리 조치’
    • 입력 2012-09-04 07:09:07
    • 수정2012-09-04 16:11:20
    연합뉴스
경남 산청군 지리산 자락에 있는 염소 축사를 습격하는 등 말썽을 부려 주민의 미움을 산 반달가슴곰 한 마리가 결국 서식지를 옮겼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달 중순 관리번호 '38번' 반달가슴곰을 산청에서 하동으로 이주시켰다고 4일 밝혔다. 복원용 반달가슴곰은 애완동물처럼 그럴듯한 이름을 불러주면 사람에게 의존해 야생에 적응하는 데 실패할 수 있어 관리번호만 붙인다. 38번 반달가슴곰은 2009년생 암컷으로 지난해 10일 중국에서 들여온 개체다. 이 반달가슴곰은 지난달 16일 산청군 삼장면 지리산 자락에 있는 축사를 습격해 어미 염소 한 마리를 물어죽였다. 당시 축사에 함께 있다가 놀라 달아난 염소 10여 마리는 아직도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공단은 전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38번이 야생에 적응하지 못했다기보다는 우발적으로 축사에 침입해 사고를 친 것으로 보고 일단 이 축사에서 멀리 떨어진 하동 지역으로 이주시켰다. 공단 관계자는 "반달가슴곰이 단백질 보충 차원에서 사체를 먹는 등 육식을 가끔 하긴 하지만 이번 염소 습격은 호기심 차원인 것으로 보인다"며 "하동으로 옮긴 이후에는 아직까지 문제가 되는 행동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지리산 일대에서 문제를 일으킨 반달가슴곰은 38번 뿐만 아니다. 이달 초에는 반달가슴곰 한 마리가 천왕봉 근처 법계사 공양간에 들어가 모기장을 찢고 쌀을 훔쳐 달아났다. 이 밖에도 벌통을 망가뜨리거나 민가의 장독 뚜껑을 깨뜨리는 등의 사고가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005년 도입한 북한산과 2007년 풀어놓은 중국산 등 두 마리가 주로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 이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38번을 포함해 '전과'가 있는 반달가슴곰이 야생 적응에 실패했다고 판단되면 회수해 증식용으로 활용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반달가슴곰을 복원하기 위해 2004년부터 토종과 혈통이 같은 개체들을 중국 등지에서 들여와 방사하고 있다. 현재 지리산에 사는 반달가슴곰은 27마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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