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가신용등급 사상 첫 일본 추월

입력 2012.09.0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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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피치 이어 S&P도 상향 조정 기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이 중국과 일본을 동시에 앞질렀다. 특히 한국이 일본보다 높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신용등급 첫 日 추월…올해 성장률 2.5% 전망

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종전 'A+'에서 'AA-'로 한 단계 올렸다.

이번 조정으로 우리나라 신용등급은 'A+'인 중국과 일본을 앞지르게 됐다.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높은 등급을 받은 것은 국제신용평가사 3개사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은 공공부채 비율이 높은데다 늘고 있다는 이유로 지난 5월 피치로부터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두 단계나 강등당하는 굴욕을 겪었다. 이에 따라 당시 일본은 우리나라와 신용등급이 같게 됐다. 게다가 피치는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유지해 추가로 내릴 가능성도 열어놨다.

이와 달리 피치는 지난해 11월 우리나라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올렸다. 통상 등급전망을 긍정적으로 올리고 나서 6개월에서 1년 내에 등급을 상향 조정하는 관례에 비췄을 때 등급 상향이 기대됐다.

그리고 그런 기대는 10개월 만에 현실화됐다.

이번 상향 조정엔 역시 우리 경제의 재정ㆍ대외 건전성이 큰 몫을 했다.

피치는 변동성이 큰 세계 경제환경에서 우리나라의 경제적ㆍ재정적 안정성을 높이 평가했다. 거시경제정책의 체계가 튼튼하고, 소득ㆍ사회ㆍ정치 부문의 안정 등 구조적 펀더멘털이 'AA' 등급 범위에 들 만하다고도 했다.

단기외채 비중 축소, 외화보유액 증가, 자본유출입 변동 완화방안에 따른 은행부문 해외자본조달 역량 개선 등 대외부문 건전성도 높이 평가받았다.

피치는 앞으로 건전재정 기조가 이어지고, 국가채무가 감소하게 되면 등급이 추가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단, 부채가 많은 가계와 중소기업의 대출비중이 높은 은행 부문에서 자산의 질 또는 유동성이 급격히 악화하거나 북한이 갑작스럽게 붕괴했을 경우 하향 조정될 수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으로 평가했다.

피치는 대외 수요의 심각한 부진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에 빠지지 않을 것으로 봤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2.5%를 기록하고, 내년엔 3.6%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S&P도 한국 신용등급 올릴까

무디스가 상향조정한 지 불과 10여일 만에 피치도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올림에 따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조정도 기대된다.

무디스는 지난달 27일 한국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해 중국, 일본과 동급으로 평가했다. 4월에 등급전망을 '안정적'으로 올리고서 4개월 만에 전격적인 상향 조정이었다.

상대적으로 대북 리스크를 중시하는 S&P는 한국을 'A'로 중국과 일본('AA-')보다 두 단계 아래로 두고 있다. S&P는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2005년 7월 A등급을 올린 뒤 7년 넘게 요지부동이다.

이번 상향 조정이 S&P의 등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신용등급 평가가 회사마다 기준이 다르지만 대개 비슷한 점수는 주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S&P는 한국에 대한 평가가 무디스, 피치보다 두 단계 낮다. 게다가 중국, 일본과 비교했을 때 다른 두 곳은 삼국을 같은 등급으로 취급하고 있지만, S&P만 저평가하고 있다.

최종구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S&P와 다른 신용평가사가 등급차이가 두단계 벌어지기에 저희가 보기엔 (상향 조정을) 긍정적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커지지 않을까 짐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외 자금조달비용 감소, 국내 금융시장에 호재"

잇따른 등급상향으로 우선 국외 자금조달비용이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용등급이 올라가면 가산금리가 떨어져 이자비용이 줄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무디스가 국가신용등급과 함께 `Aa3'로 올라간 산업은행은 지난 6일 10년물 달러 공모채 7억5천만달러를 매우 낮은 금리에 조달했다.

산업은행의 발행 조건은 미국채 10년물 금리(T)에 155bp(1bp는 0.01%포인트)만 더 얹었다.

이런 가산금리는 지난해 8월 이후 국책은행이 조달한 10년물 평균 금리인 `미국채 10년물+270bp'보다 크게 낮은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시장 관계자의 의견을 종합해 등급이 한 단계 오르면 연간 이자비용이 4억달러(4천540억원) 절감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신용위험도를 보여주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의 CDS 프리미엄은 무디스의 등급상향에 따라 지난달 24일 107bp에서 지난 5일 99bp로 떨어져 주요 아시아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큰 폭의 하락을 보였다.

특히 5일에는 한국이 99bp로 사상 처음 중국(100bp)을 앞질렀다.

등급상향은 대외적으로 우리나라의 국가 브랜드가 높아져 민간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의 이미지까지 덩달아 좋아지면서 수출이 늘어나는 등 직간접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국외투자자들의 한국물에 대한 투자심리가 나아지면서 국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등의 투자촉진 효과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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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9-06 20:20:53
    연합뉴스
무디스-피치 이어 S&P도 상향 조정 기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이 중국과 일본을 동시에 앞질렀다. 특히 한국이 일본보다 높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신용등급 첫 日 추월…올해 성장률 2.5% 전망 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종전 'A+'에서 'AA-'로 한 단계 올렸다. 이번 조정으로 우리나라 신용등급은 'A+'인 중국과 일본을 앞지르게 됐다.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높은 등급을 받은 것은 국제신용평가사 3개사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은 공공부채 비율이 높은데다 늘고 있다는 이유로 지난 5월 피치로부터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두 단계나 강등당하는 굴욕을 겪었다. 이에 따라 당시 일본은 우리나라와 신용등급이 같게 됐다. 게다가 피치는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유지해 추가로 내릴 가능성도 열어놨다. 이와 달리 피치는 지난해 11월 우리나라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올렸다. 통상 등급전망을 긍정적으로 올리고 나서 6개월에서 1년 내에 등급을 상향 조정하는 관례에 비췄을 때 등급 상향이 기대됐다. 그리고 그런 기대는 10개월 만에 현실화됐다. 이번 상향 조정엔 역시 우리 경제의 재정ㆍ대외 건전성이 큰 몫을 했다. 피치는 변동성이 큰 세계 경제환경에서 우리나라의 경제적ㆍ재정적 안정성을 높이 평가했다. 거시경제정책의 체계가 튼튼하고, 소득ㆍ사회ㆍ정치 부문의 안정 등 구조적 펀더멘털이 'AA' 등급 범위에 들 만하다고도 했다. 단기외채 비중 축소, 외화보유액 증가, 자본유출입 변동 완화방안에 따른 은행부문 해외자본조달 역량 개선 등 대외부문 건전성도 높이 평가받았다. 피치는 앞으로 건전재정 기조가 이어지고, 국가채무가 감소하게 되면 등급이 추가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단, 부채가 많은 가계와 중소기업의 대출비중이 높은 은행 부문에서 자산의 질 또는 유동성이 급격히 악화하거나 북한이 갑작스럽게 붕괴했을 경우 하향 조정될 수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으로 평가했다. 피치는 대외 수요의 심각한 부진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에 빠지지 않을 것으로 봤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2.5%를 기록하고, 내년엔 3.6%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S&P도 한국 신용등급 올릴까 무디스가 상향조정한 지 불과 10여일 만에 피치도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올림에 따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조정도 기대된다. 무디스는 지난달 27일 한국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해 중국, 일본과 동급으로 평가했다. 4월에 등급전망을 '안정적'으로 올리고서 4개월 만에 전격적인 상향 조정이었다. 상대적으로 대북 리스크를 중시하는 S&P는 한국을 'A'로 중국과 일본('AA-')보다 두 단계 아래로 두고 있다. S&P는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2005년 7월 A등급을 올린 뒤 7년 넘게 요지부동이다. 이번 상향 조정이 S&P의 등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신용등급 평가가 회사마다 기준이 다르지만 대개 비슷한 점수는 주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S&P는 한국에 대한 평가가 무디스, 피치보다 두 단계 낮다. 게다가 중국, 일본과 비교했을 때 다른 두 곳은 삼국을 같은 등급으로 취급하고 있지만, S&P만 저평가하고 있다. 최종구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S&P와 다른 신용평가사가 등급차이가 두단계 벌어지기에 저희가 보기엔 (상향 조정을) 긍정적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커지지 않을까 짐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외 자금조달비용 감소, 국내 금융시장에 호재" 잇따른 등급상향으로 우선 국외 자금조달비용이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용등급이 올라가면 가산금리가 떨어져 이자비용이 줄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무디스가 국가신용등급과 함께 `Aa3'로 올라간 산업은행은 지난 6일 10년물 달러 공모채 7억5천만달러를 매우 낮은 금리에 조달했다. 산업은행의 발행 조건은 미국채 10년물 금리(T)에 155bp(1bp는 0.01%포인트)만 더 얹었다. 이런 가산금리는 지난해 8월 이후 국책은행이 조달한 10년물 평균 금리인 `미국채 10년물+270bp'보다 크게 낮은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시장 관계자의 의견을 종합해 등급이 한 단계 오르면 연간 이자비용이 4억달러(4천540억원) 절감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신용위험도를 보여주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의 CDS 프리미엄은 무디스의 등급상향에 따라 지난달 24일 107bp에서 지난 5일 99bp로 떨어져 주요 아시아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큰 폭의 하락을 보였다. 특히 5일에는 한국이 99bp로 사상 처음 중국(100bp)을 앞질렀다. 등급상향은 대외적으로 우리나라의 국가 브랜드가 높아져 민간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의 이미지까지 덩달아 좋아지면서 수출이 늘어나는 등 직간접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국외투자자들의 한국물에 대한 투자심리가 나아지면서 국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등의 투자촉진 효과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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