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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넝굴당, 판타지 그리려 했던 게 아니에요”
입력 2012.09.18 (07:15) 연합뉴스
박지은 작가 "우리 모두 가진 부분 극대화했을 뿐"

"입양 이슈화할 생각 없어..귀남-윤희라면 그랬을 것 같았다"



"판타지를 그리려 했던 게 아니에요. 우리가 모두 저마다 가진 가족애, 부부애 등을 극대화했을 뿐이죠. 세상에 없는 이야기나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난 9일 45.3%의 시청률로 막을 내린 KBS 2TV 주말극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하 ’넝굴당’)의 박지은(36) 작가.



’넝굴당’은 ’국민남편’을 탄생시키고 입양에 대한 사회적 주의를 환기시켰으며, 가족과 인생의 의미에 대한 메시지를 화사하고 유쾌한 톤으로 던졌다. 이 드라마에 대해 작가는 내 주변에 없는 판타지가 아니라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시청자가 지난 6개월여 이 드라마에 큰 호응을 보낸 것 역시 작가의 설명처럼 피부에 와 닿는 이야기, 어디선가 실재할 것 같은 캐릭터들이 친근하게 어우러진 덕분이다.

박 작가가 드라마 종영 일주일 만인 지난 17일 입을 열었다.



집필 기간에는 대부분 휴대전화 전원을 꺼놓았고 드라마 종영 직후에는 휴식을 취했던 그는 인터뷰를 한사코 고사해왔다.



이날도 시종 "잘난척하는 것처럼 비칠까 봐 모든 게 조심스럽다" "하고 싶은 말은 모두 드라마에서 했기 때문에 뭐라고 답변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하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센스와 위트가 넘치는 코미디에 끈끈한 가족애를 버무린 ’넝굴당’을 써낸 작가는 여주인공 차윤희(김남주 분)처럼 당당하고 씩씩할 것 같았다. 하지만 이런 예상과는 달리 그는 "낯가림이 좀 있다"는 자신의 표현대로 인터뷰를 시작하는데도 ’워밍업’을 하는 시간이 얼마간 필요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1시간 남짓한 인터뷰를 통해 박 작가는 자신이 바라보는 세상을 긍정적 시선으로 드라마에 녹여냈음을 알 수 있었다.



미니시리즈 ’내조의 여왕’ ’역전의 여왕’의 성공에 이어 첫 주말연속극에서 대박을 터뜨린 박 작가와의 일문일답을 전한다.



--첫 연속극이었는데 시청률 45%를 돌파한 소감이 궁금하다.



▲늘 그렇듯 드라마가 끝나니 섭섭하다. 말주변이 워낙 없어서 인터뷰는 끝까지 안 하고 싶었는데 주변에서 그러면 예의가 아니라고 하더라.

시청률이 40% 넘었을 때 물론 좋았다. 사실 드라마 방영 기간에 날씨 운이 너무 안 좋았다. 방영하는 시간에 비가 온 게 딱 하루다. 주말 저녁 8시 드라마는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이번 방송 때 104년 만에 가뭄이 이어지지 않았나. 비도 안 왔고 올림픽이 열리더니 그 다음에는 휴가철이 이어지더라.(웃음) 그러다 보니 과연 40%를 넘을 수 있을까 하고 주변에서 말할 때 솔직히 약간 부담이 됐다. 그러다 40% 넘고 45%까지 넘으니 기뻤다.



--미니시리즈와 연속극의 문법이 달랐을 텐데.



▲미니시리즈와 다르게 써야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았고 그냥 쓰던 패턴대로 하려 했다. 다만 가족극이라 인물이 많고 이야기가 많아지니 좀 늘려서 한다는 생각을 했다. 워낙 가족극을 좋아했기 때문에 ’예전에 내가 보면서 즐거워했던 가족극처럼 써봐야지’라고는 생각했다.

물론 힘들었다. KBS 관계자가 가족 연속극은 처음에 틀만 잡히면 편하다고 말했는데 그 말을 믿지도 않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힘들었다.(웃음)



--입양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룬 이유는.



▲입양을 이슈화시켜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평소에 관심이 있었다거나 입양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자고 한 게 아니라 방귀남(유준상)과 같은 인물이라면, 차윤희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썼다. 그렇게 인물을 설정한 후에 입양에 대해 취재를 시작했다. 주변에 그런 사례가 있는 것도 아니다. 작은 엄마가 귀남을 잃어버린 설정도 가족간의 용서와 화해를 그리기 위한 장치였다. 그런 과정을 통해 차윤희가 입양하는 것도 처음부터 계획했던 바다.



--방귀남이 국민남편이 됐다. 이런 남편이 실재할까.



▲특정 모델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충분히 있지 않을까. 방귀남이 만약 재벌 2세였다면 시청자로서는 다시 태어나지 않으면 그렇게 살 수 없겠지만 귀남은 의사라는 점 빼고는 일반 남성들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 남편들이 귀남이와 비교당하는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하던데 사실 뜯어보면 일반 남편들도 귀남이가 가진 것을 갖고 있다.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과 가족을 아끼는 마음은 다 있지만 그 표현 방법이 다른 것이다. 귀남이도 엄마와 아내 사이에서 뒷골을 잡는 순간이 있지 않나. 다만 그럴 때 조금만 더 신경 써서 여자의 마음을 대본에 반영하면 별것 아닌 건데도 여자들이 열광하는 것 같다. 이 드라마는 여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방귀남을 그렸을 뿐이다. 주말에 아내와 같이 드라마를 보면서 귀남에게 비교당하는 남편이라면 그리고 그런 푸념을 인터넷 게시판에 쓸 정도라면 오붓한 가정을 꾸려나가는 게 아닐까 싶다.



--김남주와 삼연타석 히트를 쳤는데 차윤희는 김남주를 염두에 두고 썼나.



▲그렇다. 호흡이 잘 맞는 문제는 기본이고 그것을 떠나 차윤희를 쓸 때부터 김남주 씨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답하기가 참 어려운데 김남주 씨가 가진 면을 살렸고, 김남주 씨도 차윤희와 자연스럽게 닮아가는 부분도 있었다.



--천재용(이희준) 캐릭터도 대박이 났는데.



▲이번에 호흡을 맞춘 김형석 감독의 연출 스타일을 보려고 전작을 살펴보다 단막극 ’큐피드 팩토리’를 봤는데 이희준 씨가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그걸 보고 천재용 이미지랑 잘 맞을 것 같아 내가 이희준 씨를 감독께 추천했다. 한번 보고 느낌이 딱 오는 경우가 없는데 이희준 씨는 그 작품 하나보고 천재용에 어울리리라 생각했다.



--작가의 장점으로 꼽히는 코미디는 앞으로도 계속 되나.



▲앞일은 모르는 거니 나도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겠다. 다만 나 자신이 무섭거나 엽기적인 것은 못 본다. 잔상이 남아 너무 힘들다. 기본적으로 재미있는 것을 좋아한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다 보니 그게 코미디가 되는 것 같다.



--다음 작품은.



▲아직은 아무런 계획이 없다. 계약에 매인 것도 없다. 시간을 갖고 좀 생각해보려고 한다.
  • “넝굴당, 판타지 그리려 했던 게 아니에요”
    • 입력 2012-09-18 07:15:28
    연합뉴스
박지은 작가 "우리 모두 가진 부분 극대화했을 뿐"

"입양 이슈화할 생각 없어..귀남-윤희라면 그랬을 것 같았다"



"판타지를 그리려 했던 게 아니에요. 우리가 모두 저마다 가진 가족애, 부부애 등을 극대화했을 뿐이죠. 세상에 없는 이야기나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난 9일 45.3%의 시청률로 막을 내린 KBS 2TV 주말극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하 ’넝굴당’)의 박지은(36) 작가.



’넝굴당’은 ’국민남편’을 탄생시키고 입양에 대한 사회적 주의를 환기시켰으며, 가족과 인생의 의미에 대한 메시지를 화사하고 유쾌한 톤으로 던졌다. 이 드라마에 대해 작가는 내 주변에 없는 판타지가 아니라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시청자가 지난 6개월여 이 드라마에 큰 호응을 보낸 것 역시 작가의 설명처럼 피부에 와 닿는 이야기, 어디선가 실재할 것 같은 캐릭터들이 친근하게 어우러진 덕분이다.

박 작가가 드라마 종영 일주일 만인 지난 17일 입을 열었다.



집필 기간에는 대부분 휴대전화 전원을 꺼놓았고 드라마 종영 직후에는 휴식을 취했던 그는 인터뷰를 한사코 고사해왔다.



이날도 시종 "잘난척하는 것처럼 비칠까 봐 모든 게 조심스럽다" "하고 싶은 말은 모두 드라마에서 했기 때문에 뭐라고 답변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하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센스와 위트가 넘치는 코미디에 끈끈한 가족애를 버무린 ’넝굴당’을 써낸 작가는 여주인공 차윤희(김남주 분)처럼 당당하고 씩씩할 것 같았다. 하지만 이런 예상과는 달리 그는 "낯가림이 좀 있다"는 자신의 표현대로 인터뷰를 시작하는데도 ’워밍업’을 하는 시간이 얼마간 필요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1시간 남짓한 인터뷰를 통해 박 작가는 자신이 바라보는 세상을 긍정적 시선으로 드라마에 녹여냈음을 알 수 있었다.



미니시리즈 ’내조의 여왕’ ’역전의 여왕’의 성공에 이어 첫 주말연속극에서 대박을 터뜨린 박 작가와의 일문일답을 전한다.



--첫 연속극이었는데 시청률 45%를 돌파한 소감이 궁금하다.



▲늘 그렇듯 드라마가 끝나니 섭섭하다. 말주변이 워낙 없어서 인터뷰는 끝까지 안 하고 싶었는데 주변에서 그러면 예의가 아니라고 하더라.

시청률이 40% 넘었을 때 물론 좋았다. 사실 드라마 방영 기간에 날씨 운이 너무 안 좋았다. 방영하는 시간에 비가 온 게 딱 하루다. 주말 저녁 8시 드라마는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이번 방송 때 104년 만에 가뭄이 이어지지 않았나. 비도 안 왔고 올림픽이 열리더니 그 다음에는 휴가철이 이어지더라.(웃음) 그러다 보니 과연 40%를 넘을 수 있을까 하고 주변에서 말할 때 솔직히 약간 부담이 됐다. 그러다 40% 넘고 45%까지 넘으니 기뻤다.



--미니시리즈와 연속극의 문법이 달랐을 텐데.



▲미니시리즈와 다르게 써야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았고 그냥 쓰던 패턴대로 하려 했다. 다만 가족극이라 인물이 많고 이야기가 많아지니 좀 늘려서 한다는 생각을 했다. 워낙 가족극을 좋아했기 때문에 ’예전에 내가 보면서 즐거워했던 가족극처럼 써봐야지’라고는 생각했다.

물론 힘들었다. KBS 관계자가 가족 연속극은 처음에 틀만 잡히면 편하다고 말했는데 그 말을 믿지도 않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힘들었다.(웃음)



--입양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룬 이유는.



▲입양을 이슈화시켜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평소에 관심이 있었다거나 입양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자고 한 게 아니라 방귀남(유준상)과 같은 인물이라면, 차윤희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썼다. 그렇게 인물을 설정한 후에 입양에 대해 취재를 시작했다. 주변에 그런 사례가 있는 것도 아니다. 작은 엄마가 귀남을 잃어버린 설정도 가족간의 용서와 화해를 그리기 위한 장치였다. 그런 과정을 통해 차윤희가 입양하는 것도 처음부터 계획했던 바다.



--방귀남이 국민남편이 됐다. 이런 남편이 실재할까.



▲특정 모델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충분히 있지 않을까. 방귀남이 만약 재벌 2세였다면 시청자로서는 다시 태어나지 않으면 그렇게 살 수 없겠지만 귀남은 의사라는 점 빼고는 일반 남성들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 남편들이 귀남이와 비교당하는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하던데 사실 뜯어보면 일반 남편들도 귀남이가 가진 것을 갖고 있다.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과 가족을 아끼는 마음은 다 있지만 그 표현 방법이 다른 것이다. 귀남이도 엄마와 아내 사이에서 뒷골을 잡는 순간이 있지 않나. 다만 그럴 때 조금만 더 신경 써서 여자의 마음을 대본에 반영하면 별것 아닌 건데도 여자들이 열광하는 것 같다. 이 드라마는 여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방귀남을 그렸을 뿐이다. 주말에 아내와 같이 드라마를 보면서 귀남에게 비교당하는 남편이라면 그리고 그런 푸념을 인터넷 게시판에 쓸 정도라면 오붓한 가정을 꾸려나가는 게 아닐까 싶다.



--김남주와 삼연타석 히트를 쳤는데 차윤희는 김남주를 염두에 두고 썼나.



▲그렇다. 호흡이 잘 맞는 문제는 기본이고 그것을 떠나 차윤희를 쓸 때부터 김남주 씨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답하기가 참 어려운데 김남주 씨가 가진 면을 살렸고, 김남주 씨도 차윤희와 자연스럽게 닮아가는 부분도 있었다.



--천재용(이희준) 캐릭터도 대박이 났는데.



▲이번에 호흡을 맞춘 김형석 감독의 연출 스타일을 보려고 전작을 살펴보다 단막극 ’큐피드 팩토리’를 봤는데 이희준 씨가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그걸 보고 천재용 이미지랑 잘 맞을 것 같아 내가 이희준 씨를 감독께 추천했다. 한번 보고 느낌이 딱 오는 경우가 없는데 이희준 씨는 그 작품 하나보고 천재용에 어울리리라 생각했다.



--작가의 장점으로 꼽히는 코미디는 앞으로도 계속 되나.



▲앞일은 모르는 거니 나도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겠다. 다만 나 자신이 무섭거나 엽기적인 것은 못 본다. 잔상이 남아 너무 힘들다. 기본적으로 재미있는 것을 좋아한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다 보니 그게 코미디가 되는 것 같다.



--다음 작품은.



▲아직은 아무런 계획이 없다. 계약에 매인 것도 없다. 시간을 갖고 좀 생각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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