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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건창, 김시진 전 감독에 ‘승리 보은’
입력 2012.09.18 (22:34) 연합뉴스
김시진 전 넥센 감독이 전격 해임되고서 하루가 지난 18일 저녁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프로야구 넥센과 LG의 경기.

대부분의 넥센 선수들은 사령탑의 갑작스런 해임 소식에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중에서도 내야수 서건창(23)은 충격의 강도가 더 커 보였다.

서건창은 동료와 말도 섞지 않고 침울한 표정으로 묵묵히 훈련을 소화해냈다.

경기에 뛰어든 서건창의 플레이에는 반드시 이기겠다는 결기가 담겨 있었다.

LG 선발 레다메스 리즈를 맞아 앞선 두 타석에서 각각 2루수 땅볼,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서건창은 6회초 1사에서 맞은 세 번째 타석에서 좌전 안타를 때려냈다.

다음 타자 강정호 타석 때 초구에 곧장 2루를 훔친 서건창은 2루에서 잠시도 멈춰 있지 않았다.

강정호가 리즈와 8구까지 가는 끈질긴 대결을 벌이는 동안 거의 매 투구 3루 도루를 시도했다.

강정호의 연이은 파울로 도루가 무산되긴 했지만 그래도 서건창은 지친 기색도 없이 리즈의 투구 동작에 맞춰 계속해서 3루를 향해 전력으로 뛰었다.

서건창이 리드폭을 넓게 벌리며 끈질기게 3루 베이스를 노리자 리즈도 가만히 두고 보진 않았다.

리즈는 견제 목적보다는 2루 주자를 반드시 잡겠다는 심산으로 빠르게 몸을 돌려 유격수 오지환에게 공을 던졌다.

그러나 지나치게 급하게 공을 뿌리느라 정작 공은 유격수 키를 넘겨 중견수 방면으로 흘러갔고, 서건창은 그 사이 여유 있게 3루 베이스에 도착했다.

맥이 빠진 리즈는 강정호에게 9구째 공을 통타당해 좌전 적시타를 허용했고, 서건창은 홈베이스를 밟았다.

리즈와의 승부를 길게 가져간 강정호의 침착함도 칭찬할 만했지만 그보다는 누상에 나가서 상대 투수를 끈질기게 괴롭힌 서건창의 근성이 더욱 두드러졌다.

결국 이날 경기가 넥센의 1-0 승리로 마무리되면서 서건창의 득점은 결승점이 됐다.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는 서건창이지만 지난겨울 미국 애리조나 캠프까지만 해도 그를 주목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광주일고 출신인 서건창은 2008년 LG에 신고선수로 입단했지만 부상 탓에 1년 만에 방출됐다.

군 복무 문제에 부딪힌 서건창은 경찰청, 상무에 떨어져 결국 육군 일반병으로 군 생활을 마쳤다. 지난해 넥센에 다시 신고선수로 입단하면서 기회를 잡았다.

서건창은 애리조나 캠프에서 죽기 살기로 뛰었다. 서건창의 눈에서 절실함을 읽은 김시진 전 넥센 감독은 신고선수인 그에게 예외적으로 기회를 줬다.

기회를 잡은 서건창은 정규시즌 시작 때부터 팀의 주전이자 테이블 세터로서 눈부시게 활약했다.

타율 0.276(384타수106안타)에 38타점 63득점 35도루를 기록하며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다.

김시진 전 감독은 "저런 깜짝 스타가 나와야 감독하는 맛이 나지"라며 서건창의 활약을 칭찬하기 바빴다.

그렇게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해주고 기회를 준 김 전 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갑작스레 떠났기 때문인지 이날 경기를 맞는 서건창의 태도는 누구와도 달랐다.

비록 이날 경기의 스포트라이트는 통산 34번째로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 강정호에게 돌아갔지만 반드시 이기고자 하는 서건창의 의욕만큼은 그보다 더 눈부셨다.

김 전 감독이 이 경기를 봤다면 자신이 발굴한 제자 서건창의 눈부신 활약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을 게다.
  • 서건창, 김시진 전 감독에 ‘승리 보은’
    • 입력 2012-09-18 22:34:56
    연합뉴스
김시진 전 넥센 감독이 전격 해임되고서 하루가 지난 18일 저녁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프로야구 넥센과 LG의 경기.

대부분의 넥센 선수들은 사령탑의 갑작스런 해임 소식에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중에서도 내야수 서건창(23)은 충격의 강도가 더 커 보였다.

서건창은 동료와 말도 섞지 않고 침울한 표정으로 묵묵히 훈련을 소화해냈다.

경기에 뛰어든 서건창의 플레이에는 반드시 이기겠다는 결기가 담겨 있었다.

LG 선발 레다메스 리즈를 맞아 앞선 두 타석에서 각각 2루수 땅볼,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서건창은 6회초 1사에서 맞은 세 번째 타석에서 좌전 안타를 때려냈다.

다음 타자 강정호 타석 때 초구에 곧장 2루를 훔친 서건창은 2루에서 잠시도 멈춰 있지 않았다.

강정호가 리즈와 8구까지 가는 끈질긴 대결을 벌이는 동안 거의 매 투구 3루 도루를 시도했다.

강정호의 연이은 파울로 도루가 무산되긴 했지만 그래도 서건창은 지친 기색도 없이 리즈의 투구 동작에 맞춰 계속해서 3루를 향해 전력으로 뛰었다.

서건창이 리드폭을 넓게 벌리며 끈질기게 3루 베이스를 노리자 리즈도 가만히 두고 보진 않았다.

리즈는 견제 목적보다는 2루 주자를 반드시 잡겠다는 심산으로 빠르게 몸을 돌려 유격수 오지환에게 공을 던졌다.

그러나 지나치게 급하게 공을 뿌리느라 정작 공은 유격수 키를 넘겨 중견수 방면으로 흘러갔고, 서건창은 그 사이 여유 있게 3루 베이스에 도착했다.

맥이 빠진 리즈는 강정호에게 9구째 공을 통타당해 좌전 적시타를 허용했고, 서건창은 홈베이스를 밟았다.

리즈와의 승부를 길게 가져간 강정호의 침착함도 칭찬할 만했지만 그보다는 누상에 나가서 상대 투수를 끈질기게 괴롭힌 서건창의 근성이 더욱 두드러졌다.

결국 이날 경기가 넥센의 1-0 승리로 마무리되면서 서건창의 득점은 결승점이 됐다.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는 서건창이지만 지난겨울 미국 애리조나 캠프까지만 해도 그를 주목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광주일고 출신인 서건창은 2008년 LG에 신고선수로 입단했지만 부상 탓에 1년 만에 방출됐다.

군 복무 문제에 부딪힌 서건창은 경찰청, 상무에 떨어져 결국 육군 일반병으로 군 생활을 마쳤다. 지난해 넥센에 다시 신고선수로 입단하면서 기회를 잡았다.

서건창은 애리조나 캠프에서 죽기 살기로 뛰었다. 서건창의 눈에서 절실함을 읽은 김시진 전 넥센 감독은 신고선수인 그에게 예외적으로 기회를 줬다.

기회를 잡은 서건창은 정규시즌 시작 때부터 팀의 주전이자 테이블 세터로서 눈부시게 활약했다.

타율 0.276(384타수106안타)에 38타점 63득점 35도루를 기록하며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다.

김시진 전 감독은 "저런 깜짝 스타가 나와야 감독하는 맛이 나지"라며 서건창의 활약을 칭찬하기 바빴다.

그렇게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해주고 기회를 준 김 전 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갑작스레 떠났기 때문인지 이날 경기를 맞는 서건창의 태도는 누구와도 달랐다.

비록 이날 경기의 스포트라이트는 통산 34번째로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 강정호에게 돌아갔지만 반드시 이기고자 하는 서건창의 의욕만큼은 그보다 더 눈부셨다.

김 전 감독이 이 경기를 봤다면 자신이 발굴한 제자 서건창의 눈부신 활약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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