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재정 효율성 제고가 관건

입력 2012.09.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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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필모 해설위원]

정부가 내놓은 새해 예산안은 크게 두 가지 목표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하나는 경기를 살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재정을 튼튼히 하는 겁니다. 문제는 두 목표가 상충된다는 점입니다. 경기를 살리려고 돈을 더 풀면 재정이 나빠지고, 반대로 재정을 튼튼히 하려면 돈을 아껴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정책 조합이나 목표 설정에 고민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새해 예산 편성과 재정운용계획을 살펴봐도 그런 고심의 흔적이 보입니다. 정부가 예상하는 새해 재정수지는 국내총생산의 0.3% 정도 적잡니다. 비록 작은 규모이지만 적자를 감수하겠다는 겁니다. 내년에도 경기 회복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당초 목표했던 균형재정을 고집하기는 어려웠으리라 짐작됩니다. 중장기적으로 재정을 튼튼히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당장은 경기를 살리는 것이 시급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결괍니다.

그렇지만 이 정도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습니다. 대내외 경제여건이 녹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전망하는 내년 우리 경제의 성장률은 4%입니다. 최근 국내외 연구기관들의 전망치와 비교하면 지나치게 낙관적입니다. 정부의 예상대로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세수 목표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습니다. 재정적자가 예상보다 늘어나게 된다는 얘깁니다.

경기 회복이 늦어지면 일자리 만들기 목표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습니다. 재정을 더 풀어서라도 경기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섭니다. 반면에 재정건전성을 해쳐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세계경제의 장기불황에 대비해 실탄을 아껴두자는 겁니다.

내년에도 나라 안팎의 경제가 어려울 것이라고 합니다. 그럴수록 경기 진작과 재정건전성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어느 것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목표입니다. 정부가 새해 예산안에 담은 상충된 목표의 달성 여부는 가용재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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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재정 효율성 제고가 관건
    • 입력 2012-09-26 08: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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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필모 해설위원] 정부가 내놓은 새해 예산안은 크게 두 가지 목표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하나는 경기를 살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재정을 튼튼히 하는 겁니다. 문제는 두 목표가 상충된다는 점입니다. 경기를 살리려고 돈을 더 풀면 재정이 나빠지고, 반대로 재정을 튼튼히 하려면 돈을 아껴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정책 조합이나 목표 설정에 고민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새해 예산 편성과 재정운용계획을 살펴봐도 그런 고심의 흔적이 보입니다. 정부가 예상하는 새해 재정수지는 국내총생산의 0.3% 정도 적잡니다. 비록 작은 규모이지만 적자를 감수하겠다는 겁니다. 내년에도 경기 회복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당초 목표했던 균형재정을 고집하기는 어려웠으리라 짐작됩니다. 중장기적으로 재정을 튼튼히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당장은 경기를 살리는 것이 시급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결괍니다. 그렇지만 이 정도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습니다. 대내외 경제여건이 녹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전망하는 내년 우리 경제의 성장률은 4%입니다. 최근 국내외 연구기관들의 전망치와 비교하면 지나치게 낙관적입니다. 정부의 예상대로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세수 목표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습니다. 재정적자가 예상보다 늘어나게 된다는 얘깁니다. 경기 회복이 늦어지면 일자리 만들기 목표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습니다. 재정을 더 풀어서라도 경기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섭니다. 반면에 재정건전성을 해쳐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세계경제의 장기불황에 대비해 실탄을 아껴두자는 겁니다. 내년에도 나라 안팎의 경제가 어려울 것이라고 합니다. 그럴수록 경기 진작과 재정건전성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어느 것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목표입니다. 정부가 새해 예산안에 담은 상충된 목표의 달성 여부는 가용재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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