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대, 교내 주점 불허…위반시 장학금 삭감

입력 2012.09.27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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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학 "학생이 주폭이냐…자치권 탄압" 반발

한국외국어대가 교내에 주점을 설치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장학금을 삭감하기로 했다.

한국외대는 최근 교무위원·학과장 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 학생과 교직원 등에게 공지했다고 27일 밝혔다.

학교 측은 '교내 음주문화 개선 선언'을 통해 ▲캠퍼스 내 면학분위기 조성을 위해 주점 설치 불허 ▲학교 구성원의 잘못된 음주관행 개선을 위해 적극 노력 ▲각종 행사·활동으로 발생하는 소음 사전 예방을 통한 면학 여건 조성 등을 공언했다.

학교는 "최근 사회 문제가 된 '주폭(주취폭력)'과 무분별한 음주행위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고 건전한 대학문화 창달을 위한 시발점으로서의 캠퍼스 내 음주 관행 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나아가 이를 어기고 주점을 설치하는 학생 및 학과에 대해서는 각 학과·단과대에 배정된 장학금을 줄이는 방식으로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이런 방침은 내년 4월부터 대학 내 주류 판매와 음주를 금지한 보건복지부의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과 맞물려 결과가 주목된다.

대학생 단체인 청년대선캠프는 개정안에 반발해 25일 복지부 앞에서 음주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학교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교내 음주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문제가 제기됐다"며 "지나친 놀이문화가 학내 면학분위기를 해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학내 주점은 트럭으로 장비와 술을 들여오고 음악을 트는 등 과거와 분위기가 다르다"며 "이번 선언은 학습 여건 조성을 위한 교육적 취지에서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을 축제로 앞두고 내려진 '금주령'에 학생들 의견은 엇갈렸다.

이 학교 2학년 김모(20·여)씨는 "교내에서 떠들썩하게 술을 마시는 모습이 보기 좋은 광경은 아니다"라며 환영하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3학년 강모(23)씨는 "학교 축제 등 술 문화 역시 캠퍼스 문화의 일부"라며 "학생 의견수렴도 없는 일방적인 발표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내달 10∼12일 축제를 앞두고 학과, 동아리로부터 주점 설치 신청을 받고 있던 총학생회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정상혁 총학생회장은 "오래전부터 공개회의를 통해 자체적으로 축제 주점 문화에 대한 논의를 해왔다"며 "학생들 의견이 분분한 상황에서 합의로 해결해야 할 사안을 학교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은 자치권 탄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주폭을 거론하며 학생을 예비 범죄자 취급하는 것은 불쾌한 일"이라며 "학생들 의견을 수렴해 학교 측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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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대, 교내 주점 불허…위반시 장학금 삭감
    • 입력 2012-09-27 07:17:16
    연합뉴스
총학 "학생이 주폭이냐…자치권 탄압" 반발 한국외국어대가 교내에 주점을 설치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장학금을 삭감하기로 했다. 한국외대는 최근 교무위원·학과장 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 학생과 교직원 등에게 공지했다고 27일 밝혔다. 학교 측은 '교내 음주문화 개선 선언'을 통해 ▲캠퍼스 내 면학분위기 조성을 위해 주점 설치 불허 ▲학교 구성원의 잘못된 음주관행 개선을 위해 적극 노력 ▲각종 행사·활동으로 발생하는 소음 사전 예방을 통한 면학 여건 조성 등을 공언했다. 학교는 "최근 사회 문제가 된 '주폭(주취폭력)'과 무분별한 음주행위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고 건전한 대학문화 창달을 위한 시발점으로서의 캠퍼스 내 음주 관행 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나아가 이를 어기고 주점을 설치하는 학생 및 학과에 대해서는 각 학과·단과대에 배정된 장학금을 줄이는 방식으로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이런 방침은 내년 4월부터 대학 내 주류 판매와 음주를 금지한 보건복지부의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과 맞물려 결과가 주목된다. 대학생 단체인 청년대선캠프는 개정안에 반발해 25일 복지부 앞에서 음주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학교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교내 음주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문제가 제기됐다"며 "지나친 놀이문화가 학내 면학분위기를 해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학내 주점은 트럭으로 장비와 술을 들여오고 음악을 트는 등 과거와 분위기가 다르다"며 "이번 선언은 학습 여건 조성을 위한 교육적 취지에서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을 축제로 앞두고 내려진 '금주령'에 학생들 의견은 엇갈렸다. 이 학교 2학년 김모(20·여)씨는 "교내에서 떠들썩하게 술을 마시는 모습이 보기 좋은 광경은 아니다"라며 환영하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3학년 강모(23)씨는 "학교 축제 등 술 문화 역시 캠퍼스 문화의 일부"라며 "학생 의견수렴도 없는 일방적인 발표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내달 10∼12일 축제를 앞두고 학과, 동아리로부터 주점 설치 신청을 받고 있던 총학생회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정상혁 총학생회장은 "오래전부터 공개회의를 통해 자체적으로 축제 주점 문화에 대한 논의를 해왔다"며 "학생들 의견이 분분한 상황에서 합의로 해결해야 할 사안을 학교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은 자치권 탄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주폭을 거론하며 학생을 예비 범죄자 취급하는 것은 불쾌한 일"이라며 "학생들 의견을 수렴해 학교 측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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