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팬 많아요” 여성 집배원 9총사

입력 2012.09.27 (09:06) 수정 2012.09.27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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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추석 앞두고 제일 바빠지는 곳 중 하나가 우체국이죠.

전국 각지에서 도착하는 추석 선물들, 농수산물들 때문에 눈코뜰새 없이 바쁠 때인데요.

특히 집배원 분들 참 고생이 많은데요.

보통 집배원 아저씨라고 해서 남자들만 있을 것 같지만 씩씩한 여성 집배원들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죠?

네, 여자의 몸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무거운 우편물을 나르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조빛나 기자,이런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이분들 척척 잘 해내신다고요?

<기자 멘트>

그렇습니다.

20킬로그램짜리 사과박스를 들고 5층 계단도 척척 오르니까요.

우리나라에 여성집배원이 등장한 게 지난 1978년 이었는데요.

그동안 숫자가 늘었다고는 해도 아직 전체의 4% 정돕니다.

이 귀한 여성집배원, 9명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봤는데요.

학부모 모임에서 시작된 인연이 직장 동료로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동네 주민 팬들이 많다는 이 여성집배원들 함께 만나보시죠.

<리포트>

명절이면 더더욱 바빠지는 곳이 있죠?

바로 우체국입니다.

<녹취> 집배원 : "지옥이에요 지옥."

집배원 아저씨라는 노래도 있을만큼 남성의 직업이란 이미지가 강하지만 당당히 베테랑 소리를 듣는 분들이 있습니다.

오전 7시부터 시작된 일과.

240만 개의 등기와 소포를 분류하는 작업으로 본격적인 하루를 시작하는데요.

서울 강서우체국에는 111명의 집배원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남성들 사이에서 유독 눈에 띄는 분들이 있네요.

바로 여성 집배원들인데요.

정년을 한 해 앞둔 경력 20년의 김윤자씨.

그리고 15년 경력의 신정순씨.

경력 15년의 베테랑, 이순화씨입니다.

<인터뷰> 오배순(집배원) : "여기 남자 여자가 어디 있어요. 다 똑같이 배달하는데. (여기 몇 명 있어요?) 아홉 명이요."

네, 이 우체국에는 전국 백 명 중 네 명밖에 없다는 여성 집배원들이 아홉명이나 몰려 있네요.

<인터뷰> 송선화(집배원) : "우리는 명절이 되면 지옥이에요 지옥. 집에서도 힘들지 우체국에서도 힘들지."

<인터뷰> 신정순(여성 집배원) : "사과박스 20kg짜리가 많이 오잖아요. 그거 들고도 4~5층까지 문제 없이 올라가요 아직은."

남성들이 하기도 벅찬 일이지만 여성이라고 예외는 없죠.

주부다운 억척스러움으로 업무를 거뜬히 해내는데요.

<인터뷰> 박준규(집배원) : "20년 동안 저렇게 (꾸준히 일을) 했다는 것이 존경스럽죠."

분류작업 후 배달을 나가는 시간.

대부분 이동수단은 오토바이죠?

숙달되기 전엔 사고를 당하는 동료도 많았다고요.

<인터뷰> 김윤자(집배원) : "우리는 위험(부담)을 안고 살아요. 지금은 눈, 비가 안 와서 좋은데. 눈이나 비가 올 땐 위험해요."

자, 오늘도 출발입니다.

15년을 같은 곳에서 배달하다보니 이젠 어딜 가나 인사 주고받기 바쁩니다.

<녹취> 김윤자(집배원) : "안녕하세요."

<녹취> 김윤자(집배원) : "안녕하세요."

하루 250개나 넘는 우편물을 배달하는데요.

이제는 김윤자씨를 기다리는 팬들도 생겼답니다.

<녹취> 주민 : "항상 제 이름도 기억해주시고 친절하게 웃으면서 다녀가셔서 (좋아요.)"

<녹취>주민 : "아무래도 제가 여자니까 (대하기가) 편하죠."

간식거리를 권하는 주민들도 많은데요.

시간에 쫓겨 대부분 거절할 때가 많지만 이렇게 작은 마음 하나가 하루를 보내는 큰 힘이 되겠죠.

<녹취> 주민 : "길에서 만났을 때도 꼭 인사를 잘 하더라고요."

이번엔 또다른 집배원을 따라가봤는데요.

주택가는 아무래도 배달시간이 더 오래걸린다고요.

집 찾는데도 애를 먹습니다.

<녹취> 신정순(집배원) : "김용씨 댁이 어디예요? (모르는데요.) 김용씨 댁이 어디예요? 김용씨 (지금 이사갔어요.)"

<인터뷰> 신정순(집배원) : "주택은 집집마다 (이름을) 물어보고 배달해요. 그래서 시간이 많이 걸려요."

이번엔 우편물의 주인을 금방 찾았으면 좋겠는데요.

<녹취> 신정순(집배원) : "택배 왔습니다!"

<녹취> 주민 :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어요."

<인터뷰> 신정순(집배원) : "남자 집배원이 오면 남자니까 당연히 한다고 생각하는데 여자 집배원이 올 땐 힘든 일을 여자가 한다고 (생각하는지) 너무 멋있어(라고 말해주세요.)"

네, 아무래도 우편물을 받는 사람이 주부들이 많다보니까 여성집배원은 더 친근한 존재겠죠?

오후 내내 분주했던 배달작업을 마쳤습니다.

오늘 업무 끝인가요?

<인터뷰> 송선화(집배원) : "배달만 다 끝났어요. 잔여 우편물도 정리해야 돼요."

다시 분류작업에 들어갑니다.

그래도 흥이 나는 건 여성 집배원들이 모두 모이는 유일한 시간이기 때문이죠.

온정이봉사단이라는 봉사단도 꾸릴 정도로 서로 절친한 사이라는데요.

어떻게 9명이 한 우체국에서 일하게 된 것일까요?

<인터뷰> 남혜정(집배원) : "또래들 학교 엄마들끼리 만나다가 취직자리가 한 사람한테 들어오면서 다 데리고 들어온 거예요. 일하기에 좋으니까."

대부분은 또 맏며느리시라고요.

명절때면 일도 두배, 가정일도 두배겠어요.

<인터뷰> 오배순(집배원) : "여기 다 맏며느리들이에요. 제사 음식도 해야 되고 집안일도 해야 되고 다 하죠 남들이 하는 것 저희도 다 해요."

<녹취> "내일 봐."

<녹취> "내일 봐요."

드디어 퇴근시간.

이제 주부로서의 일과가 시작됩니다.

<녹취> 김윤자(집배원) : "밥 좀 차려줘. 배고파."

피곤한 어머니를 위해 상을 차리는 아들, 김윤자씨의 두 아들도 우체국에서 일합니다.

<인터뷰> 박건태(아들) : "어머니 하시는 것 보니까 좋고 안정적이어서 선택했어요."

열심히 일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뒤를 잇기로 했다는데요.

어머니의 열정은 아들도 못 말립니다.

<인터뷰> 박건태(아들) : "제가 그만두게 하고 싶은데 어머니는 할 수 있다고 굳이 그렇게 하시겠다니까 말리지 못하고 있어요."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됐습니다.

<인터뷰> 신정순(집배원 ) : "몸은 힘들어도 매일 웃으면서 일을 하고 고객들이 저를 기다려 주고 그러니까 힘이나요."

<인터뷰> 김윤자(집배원) : "퇴직할 때까지는 열심히 할 거예요."

여자라서 못할 것이라는 편견에 맞서 오히려 여자니까 돋보이는 친절함과 세심함으로 당차게 일하고 있는 여성집배원들.

오늘도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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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제포착] “팬 많아요” 여성 집배원 9총사
    • 입력 2012-09-27 09:06:22
    • 수정2012-09-27 09: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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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추석 앞두고 제일 바빠지는 곳 중 하나가 우체국이죠. 전국 각지에서 도착하는 추석 선물들, 농수산물들 때문에 눈코뜰새 없이 바쁠 때인데요. 특히 집배원 분들 참 고생이 많은데요. 보통 집배원 아저씨라고 해서 남자들만 있을 것 같지만 씩씩한 여성 집배원들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죠? 네, 여자의 몸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무거운 우편물을 나르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조빛나 기자,이런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이분들 척척 잘 해내신다고요? <기자 멘트> 그렇습니다. 20킬로그램짜리 사과박스를 들고 5층 계단도 척척 오르니까요. 우리나라에 여성집배원이 등장한 게 지난 1978년 이었는데요. 그동안 숫자가 늘었다고는 해도 아직 전체의 4% 정돕니다. 이 귀한 여성집배원, 9명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봤는데요. 학부모 모임에서 시작된 인연이 직장 동료로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동네 주민 팬들이 많다는 이 여성집배원들 함께 만나보시죠. <리포트> 명절이면 더더욱 바빠지는 곳이 있죠? 바로 우체국입니다. <녹취> 집배원 : "지옥이에요 지옥." 집배원 아저씨라는 노래도 있을만큼 남성의 직업이란 이미지가 강하지만 당당히 베테랑 소리를 듣는 분들이 있습니다. 오전 7시부터 시작된 일과. 240만 개의 등기와 소포를 분류하는 작업으로 본격적인 하루를 시작하는데요. 서울 강서우체국에는 111명의 집배원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남성들 사이에서 유독 눈에 띄는 분들이 있네요. 바로 여성 집배원들인데요. 정년을 한 해 앞둔 경력 20년의 김윤자씨. 그리고 15년 경력의 신정순씨. 경력 15년의 베테랑, 이순화씨입니다. <인터뷰> 오배순(집배원) : "여기 남자 여자가 어디 있어요. 다 똑같이 배달하는데. (여기 몇 명 있어요?) 아홉 명이요." 네, 이 우체국에는 전국 백 명 중 네 명밖에 없다는 여성 집배원들이 아홉명이나 몰려 있네요. <인터뷰> 송선화(집배원) : "우리는 명절이 되면 지옥이에요 지옥. 집에서도 힘들지 우체국에서도 힘들지." <인터뷰> 신정순(여성 집배원) : "사과박스 20kg짜리가 많이 오잖아요. 그거 들고도 4~5층까지 문제 없이 올라가요 아직은." 남성들이 하기도 벅찬 일이지만 여성이라고 예외는 없죠. 주부다운 억척스러움으로 업무를 거뜬히 해내는데요. <인터뷰> 박준규(집배원) : "20년 동안 저렇게 (꾸준히 일을) 했다는 것이 존경스럽죠." 분류작업 후 배달을 나가는 시간. 대부분 이동수단은 오토바이죠? 숙달되기 전엔 사고를 당하는 동료도 많았다고요. <인터뷰> 김윤자(집배원) : "우리는 위험(부담)을 안고 살아요. 지금은 눈, 비가 안 와서 좋은데. 눈이나 비가 올 땐 위험해요." 자, 오늘도 출발입니다. 15년을 같은 곳에서 배달하다보니 이젠 어딜 가나 인사 주고받기 바쁩니다. <녹취> 김윤자(집배원) : "안녕하세요." <녹취> 김윤자(집배원) : "안녕하세요." 하루 250개나 넘는 우편물을 배달하는데요. 이제는 김윤자씨를 기다리는 팬들도 생겼답니다. <녹취> 주민 : "항상 제 이름도 기억해주시고 친절하게 웃으면서 다녀가셔서 (좋아요.)" <녹취>주민 : "아무래도 제가 여자니까 (대하기가) 편하죠." 간식거리를 권하는 주민들도 많은데요. 시간에 쫓겨 대부분 거절할 때가 많지만 이렇게 작은 마음 하나가 하루를 보내는 큰 힘이 되겠죠. <녹취> 주민 : "길에서 만났을 때도 꼭 인사를 잘 하더라고요." 이번엔 또다른 집배원을 따라가봤는데요. 주택가는 아무래도 배달시간이 더 오래걸린다고요. 집 찾는데도 애를 먹습니다. <녹취> 신정순(집배원) : "김용씨 댁이 어디예요? (모르는데요.) 김용씨 댁이 어디예요? 김용씨 (지금 이사갔어요.)" <인터뷰> 신정순(집배원) : "주택은 집집마다 (이름을) 물어보고 배달해요. 그래서 시간이 많이 걸려요." 이번엔 우편물의 주인을 금방 찾았으면 좋겠는데요. <녹취> 신정순(집배원) : "택배 왔습니다!" <녹취> 주민 :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어요." <인터뷰> 신정순(집배원) : "남자 집배원이 오면 남자니까 당연히 한다고 생각하는데 여자 집배원이 올 땐 힘든 일을 여자가 한다고 (생각하는지) 너무 멋있어(라고 말해주세요.)" 네, 아무래도 우편물을 받는 사람이 주부들이 많다보니까 여성집배원은 더 친근한 존재겠죠? 오후 내내 분주했던 배달작업을 마쳤습니다. 오늘 업무 끝인가요? <인터뷰> 송선화(집배원) : "배달만 다 끝났어요. 잔여 우편물도 정리해야 돼요." 다시 분류작업에 들어갑니다. 그래도 흥이 나는 건 여성 집배원들이 모두 모이는 유일한 시간이기 때문이죠. 온정이봉사단이라는 봉사단도 꾸릴 정도로 서로 절친한 사이라는데요. 어떻게 9명이 한 우체국에서 일하게 된 것일까요? <인터뷰> 남혜정(집배원) : "또래들 학교 엄마들끼리 만나다가 취직자리가 한 사람한테 들어오면서 다 데리고 들어온 거예요. 일하기에 좋으니까." 대부분은 또 맏며느리시라고요. 명절때면 일도 두배, 가정일도 두배겠어요. <인터뷰> 오배순(집배원) : "여기 다 맏며느리들이에요. 제사 음식도 해야 되고 집안일도 해야 되고 다 하죠 남들이 하는 것 저희도 다 해요." <녹취> "내일 봐." <녹취> "내일 봐요." 드디어 퇴근시간. 이제 주부로서의 일과가 시작됩니다. <녹취> 김윤자(집배원) : "밥 좀 차려줘. 배고파." 피곤한 어머니를 위해 상을 차리는 아들, 김윤자씨의 두 아들도 우체국에서 일합니다. <인터뷰> 박건태(아들) : "어머니 하시는 것 보니까 좋고 안정적이어서 선택했어요." 열심히 일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뒤를 잇기로 했다는데요. 어머니의 열정은 아들도 못 말립니다. <인터뷰> 박건태(아들) : "제가 그만두게 하고 싶은데 어머니는 할 수 있다고 굳이 그렇게 하시겠다니까 말리지 못하고 있어요."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됐습니다. <인터뷰> 신정순(집배원 ) : "몸은 힘들어도 매일 웃으면서 일을 하고 고객들이 저를 기다려 주고 그러니까 힘이나요." <인터뷰> 김윤자(집배원) : "퇴직할 때까지는 열심히 할 거예요." 여자라서 못할 것이라는 편견에 맞서 오히려 여자니까 돋보이는 친절함과 세심함으로 당차게 일하고 있는 여성집배원들. 오늘도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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