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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뉴스] ‘불산’ 환자 하루 새 1000명 ↑…왜 피해 컸나?
입력 2012.10.05 (22:04)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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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구미 불산 가스 누출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치료를 받은 주민은 오늘 하루만 천 명을 넘어서 2천 명에 이릅니다.



가축과 농작물 피해뿐만 아니라 지역 생태계 자체가 무너져 후유증이 계속될 거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이렇게 사고 피해가 커진 데는 무엇보다 당국의 초동 대처가 허술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입니다.



먼저 신지혜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전례 없었던 대규모 불산 유출 사고, 하지만, 관계 기관의 초동 대처는 허술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구미시는 사고가 난 지 4시간 40분 만에 뒤늦게 대피령을 내렸다가, 다음날 오전 9시 주민들을 집으로 돌려보냈습니다.



"공기 중 불산 농도가 1ppm 수준"이라는 이유였는데, 지난 3월 작업장 안전 기준 농도가 0.5ppm으로 강화된 사실을 모른 채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인터뷰> 서문석(마을 주민) : "아침에 그냥 돌아가도 된다고, 공기 중에 (불산이) 없다고...근데 와 보니까 냄새가 아직도 지독해서, 걱정됐다."



초기 진압 역시 문제였습니다.



매뉴얼대로 물을 뿌려 가스를 녹여냈으니 문제가 없다는 게 소방 당국의 입장이지만, 전문가의 의견은 다릅니다.



<녹취> 하기룡(계명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 : "물을 적게 뿌려 오히려 고농도로 불산이 녹아내리게 되면 물이나 인체에 스며 위험할 수 있거든요. 완전히 희석, 중화시켜야 합니다."



게다가 불산을 중화할 소석회는 애초에 소방서에 없어, 뒤늦게 조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부 합동 조사단은 사고 여드레째인 오늘에서야 구체적인 피해를 조사에 나섰습니다.



이런 가운데 주민들은 피해 마을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 달라며 구체적인 해결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명석(사고대책위원장) : "정부에서 알려준 것도 없고, 대책반이 나온다고 하는데 뭘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질적인 대책이 좀 필요합니다."



<앵커 멘트>



불산은 산 중에는 유일하게 유리도 녹여버릴 정도로 독성이 강합니다.



이 때문에 웬만한 대학에서는 실험조차 꺼리는 유독물질인데요,



노태영 기자가 불산의 위험성을 가상스튜디오에서 알려드립니다.



<기자 멘트>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불산은 염산이나 질산보다 더 위험한 물질입니다.



인체에 쉽게 흡수된다는 점 때문인데요,



일단 인체에 들어오면 빠르게 피부 속으로 침투해 조직을 손상시키면서 보시는 것처럼 화상이나 수포 등을 일으킵니다.



또 호흡기로 들어오면 폐렴이나 기관지염 등을 일으키게 됩니다.



반복해서 노출되거나 많은 양이 한꺼번에 노출되면 피부 밑 세포를 괴사시키고 뼈까지 침투해 녹이면서 사망에 이르게 합니다.



<인터뷰> 김형렬(가톨릭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 "자극성이 굉장히 강한 물질이어서 적은 양으로도 피부나 안구 점막 등에 화상을 입힐 수 있는 물질입니다. 폐부종이나 저칼슘을 동반한 심장 마비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게다가 불산은 독특한 특징이 있는데요, 노출 초기에는 별다른 통증을 못 느낀다는 점입니다.



염산이나 질산과 달리 불산은 피부 속으로 들어가는 동안 통증을 못 느끼게 돼 더 큰 피해를 불러 온다는 겁니다.



실제 이번 구미 사고에서 처음에는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적었다가 시간이 갈수록 피해자가 눈덩이처럼 늘어난 것도 불산의 특징 때문입니다.



이런 불산을 다루는 업체 가운데 당국에 등록된 곳은 전국에 70곳, 하지만, 등록 대상이 아닌 소규모 업체는 파악도 안 됩니다.



이번 사고도 등록대상이 아닌 소규모 업체에서 일어났습니다.



엄격한 관리가 필요한데도 당국의 관리대상에서 빠진 데다가 현장에선 안전 기준조차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김민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원료탱크 연결호스에서 불산 가스가 뿜어져 나옵니다.



숨진 직원 등 5명은 이곳에서 무려 20톤의 불화수소를 옮기고 있었지만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녹취> 구미 순천향병원 응급 의료진 : "장비 같은 건 없었구요. 그냥 사복입고 (병원으로)오셨어요. 그냥 평상복이요."



이 업체의 불화수소 생산량은 연간 4천여 톤,



유독 물질 취급업소지만, 5천 톤 미만의 소규모 생산시설이라는 이유로 1년에 단 한 차례 검사를 받는 게 고작입니다.



<인터뷰> 구미시청 : "사고 시 응급조치 방법, 관리자가 이런 상황 알고 있는지 그런 거 정도(점검합니다)"



근로자가 30인 미만인 사업장이어서 환경부의 공개 대상 업체 명단에서도 빠져 있습니다.



<녹취> 환경부 관계자 : "취급량도, 유독물도 맞지만 30인 미만이다, 해서 보니까 맞아...그래서 제외"



이 규정대로라면 근로자 수가 30명 미만인 업체는 만 톤의 불화수소를 생산하더라도 공개할 의무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느슨한 관리로 안전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전국의 소규모 유독 물질 업소는 4만 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하지만 불산은 뛰어난 세척 능력 때문에 반도체나 LCD 공장에서는 매년 3천 톤씩 사용됩니다.



이번 사고와 같은 재난을 막기 위해서는 불산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박대기 기자가 현장을 점검해 봤습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공장, 금속표면을 녹이기 위해 한 해 3백 톤의 불산을 사용합니다.



작업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들이마시지 않도록 불산 탱크 앞에는 방독면이 갖춰져 있습니다.



한쪽에는 불산을 제거하는 석회도 쌓아뒀습니다.



<녹취> 공장 관계자 : "만약에 유출됐을 때 이걸 도포를 해 가지고, 2차 누출을 방지하는 거죠. 저희가."



특수 코팅된 좁은 관으로 불산을 조금씩 옮겨 대형 누출사고도 막습니다.



공장 안에 떠도는 불산 가스까지 모아 2중 설비로 정화합니다.



불산 탱크 주변에는 누출에 대비해 방지 턱이 설치돼 있습니다.



환경부가 이런 설비를 해마다 두 번씩 점검해야 합니다.



환경부는 지난 1999년 소량의 불산을 취급하는 소형업체도 배출량 조사대상에 포함하려 했지만 업계와 관련부처의 반대에 밀려 제외했습니다.



안전보다 경제성을 중시한 당국의 결정은 결국, 대형참사의 한 원인이 됐습니다.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
  • [이슈&뉴스] ‘불산’ 환자 하루 새 1000명 ↑…왜 피해 컸나?
    • 입력 2012-10-05 22:04:04
    뉴스 9
<앵커 멘트>



구미 불산 가스 누출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치료를 받은 주민은 오늘 하루만 천 명을 넘어서 2천 명에 이릅니다.



가축과 농작물 피해뿐만 아니라 지역 생태계 자체가 무너져 후유증이 계속될 거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이렇게 사고 피해가 커진 데는 무엇보다 당국의 초동 대처가 허술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입니다.



먼저 신지혜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전례 없었던 대규모 불산 유출 사고, 하지만, 관계 기관의 초동 대처는 허술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구미시는 사고가 난 지 4시간 40분 만에 뒤늦게 대피령을 내렸다가, 다음날 오전 9시 주민들을 집으로 돌려보냈습니다.



"공기 중 불산 농도가 1ppm 수준"이라는 이유였는데, 지난 3월 작업장 안전 기준 농도가 0.5ppm으로 강화된 사실을 모른 채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인터뷰> 서문석(마을 주민) : "아침에 그냥 돌아가도 된다고, 공기 중에 (불산이) 없다고...근데 와 보니까 냄새가 아직도 지독해서, 걱정됐다."



초기 진압 역시 문제였습니다.



매뉴얼대로 물을 뿌려 가스를 녹여냈으니 문제가 없다는 게 소방 당국의 입장이지만, 전문가의 의견은 다릅니다.



<녹취> 하기룡(계명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 : "물을 적게 뿌려 오히려 고농도로 불산이 녹아내리게 되면 물이나 인체에 스며 위험할 수 있거든요. 완전히 희석, 중화시켜야 합니다."



게다가 불산을 중화할 소석회는 애초에 소방서에 없어, 뒤늦게 조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부 합동 조사단은 사고 여드레째인 오늘에서야 구체적인 피해를 조사에 나섰습니다.



이런 가운데 주민들은 피해 마을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 달라며 구체적인 해결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명석(사고대책위원장) : "정부에서 알려준 것도 없고, 대책반이 나온다고 하는데 뭘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질적인 대책이 좀 필요합니다."



<앵커 멘트>



불산은 산 중에는 유일하게 유리도 녹여버릴 정도로 독성이 강합니다.



이 때문에 웬만한 대학에서는 실험조차 꺼리는 유독물질인데요,



노태영 기자가 불산의 위험성을 가상스튜디오에서 알려드립니다.



<기자 멘트>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불산은 염산이나 질산보다 더 위험한 물질입니다.



인체에 쉽게 흡수된다는 점 때문인데요,



일단 인체에 들어오면 빠르게 피부 속으로 침투해 조직을 손상시키면서 보시는 것처럼 화상이나 수포 등을 일으킵니다.



또 호흡기로 들어오면 폐렴이나 기관지염 등을 일으키게 됩니다.



반복해서 노출되거나 많은 양이 한꺼번에 노출되면 피부 밑 세포를 괴사시키고 뼈까지 침투해 녹이면서 사망에 이르게 합니다.



<인터뷰> 김형렬(가톨릭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 "자극성이 굉장히 강한 물질이어서 적은 양으로도 피부나 안구 점막 등에 화상을 입힐 수 있는 물질입니다. 폐부종이나 저칼슘을 동반한 심장 마비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게다가 불산은 독특한 특징이 있는데요, 노출 초기에는 별다른 통증을 못 느낀다는 점입니다.



염산이나 질산과 달리 불산은 피부 속으로 들어가는 동안 통증을 못 느끼게 돼 더 큰 피해를 불러 온다는 겁니다.



실제 이번 구미 사고에서 처음에는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적었다가 시간이 갈수록 피해자가 눈덩이처럼 늘어난 것도 불산의 특징 때문입니다.



이런 불산을 다루는 업체 가운데 당국에 등록된 곳은 전국에 70곳, 하지만, 등록 대상이 아닌 소규모 업체는 파악도 안 됩니다.



이번 사고도 등록대상이 아닌 소규모 업체에서 일어났습니다.



엄격한 관리가 필요한데도 당국의 관리대상에서 빠진 데다가 현장에선 안전 기준조차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김민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원료탱크 연결호스에서 불산 가스가 뿜어져 나옵니다.



숨진 직원 등 5명은 이곳에서 무려 20톤의 불화수소를 옮기고 있었지만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녹취> 구미 순천향병원 응급 의료진 : "장비 같은 건 없었구요. 그냥 사복입고 (병원으로)오셨어요. 그냥 평상복이요."



이 업체의 불화수소 생산량은 연간 4천여 톤,



유독 물질 취급업소지만, 5천 톤 미만의 소규모 생산시설이라는 이유로 1년에 단 한 차례 검사를 받는 게 고작입니다.



<인터뷰> 구미시청 : "사고 시 응급조치 방법, 관리자가 이런 상황 알고 있는지 그런 거 정도(점검합니다)"



근로자가 30인 미만인 사업장이어서 환경부의 공개 대상 업체 명단에서도 빠져 있습니다.



<녹취> 환경부 관계자 : "취급량도, 유독물도 맞지만 30인 미만이다, 해서 보니까 맞아...그래서 제외"



이 규정대로라면 근로자 수가 30명 미만인 업체는 만 톤의 불화수소를 생산하더라도 공개할 의무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느슨한 관리로 안전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전국의 소규모 유독 물질 업소는 4만 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하지만 불산은 뛰어난 세척 능력 때문에 반도체나 LCD 공장에서는 매년 3천 톤씩 사용됩니다.



이번 사고와 같은 재난을 막기 위해서는 불산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박대기 기자가 현장을 점검해 봤습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공장, 금속표면을 녹이기 위해 한 해 3백 톤의 불산을 사용합니다.



작업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들이마시지 않도록 불산 탱크 앞에는 방독면이 갖춰져 있습니다.



한쪽에는 불산을 제거하는 석회도 쌓아뒀습니다.



<녹취> 공장 관계자 : "만약에 유출됐을 때 이걸 도포를 해 가지고, 2차 누출을 방지하는 거죠. 저희가."



특수 코팅된 좁은 관으로 불산을 조금씩 옮겨 대형 누출사고도 막습니다.



공장 안에 떠도는 불산 가스까지 모아 2중 설비로 정화합니다.



불산 탱크 주변에는 누출에 대비해 방지 턱이 설치돼 있습니다.



환경부가 이런 설비를 해마다 두 번씩 점검해야 합니다.



환경부는 지난 1999년 소량의 불산을 취급하는 소형업체도 배출량 조사대상에 포함하려 했지만 업계와 관련부처의 반대에 밀려 제외했습니다.



안전보다 경제성을 중시한 당국의 결정은 결국, 대형참사의 한 원인이 됐습니다.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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