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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에 1%대 배당 수익…이대로 괜찮나?
입력 2012.10.18 (06:20) 수정 2012.10.18 (12:55) 연합뉴스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 돌입을 앞두고 국내 주식시장의 낮은 배당수익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국내 기업들이 적극적 배당을 실시하는 대신 투자를 확대해 기업가치를 키우는 전략을 취해 왔다. 투자자들도 주가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배당에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주식시장에 2∼3%대의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장기 횡보 장세에서 배당까지 낮은 수준을 이어가면 장기투자의 매력이 사실상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성 거래만 판을 치면서 시장이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배당수익률 극도로 저조…시장매력 떨어지나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 유가증권시장의 연간 배당수익률은 10년째 2% 내외를 맴돌고 있다. 그나마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는 1%대 중반으로 떨어졌다.

시장 배당수익률은 배당금 총액을 시가총액으로 나눈 값으로, 주식을 가지고 있을 때 배당금으로 얼마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지 평균적으로 나타낸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낮은 수치다. LG경제연구원이 5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5∼2011년 한국 기업의 배당수익률은 평균 1.6%로 주요 20개국(G20) 중 일본과 공동 8위였다.

기업이 매년 또는 반기마다 투자자가 가진 지분에 따라 지급하는 배당금은 회사가 얻은 수익을 투자자에게 나눠주는 방법 중 하나다.

매년 어느 정도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시세차익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장기투자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선진국 주식시장에서는 매우 중시하는 요소다.

반면 국내에서는 배당수익률 추구는 주주 이익의 극대화만을 목표로 단기 성과에 집착하는 왜곡된 `주주자본주의'로 인식되고 있다.

여기에는 최근 외국인 투자자의 영향력이 강한 금융회사들이 주주에게 막대한 배당금을 챙겨주면서 불거진 국부유출 논란이 크게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부작용은 경계해야 하지만 지금처럼 세계 최하위 수준의 배당수익률은 문제가 있다고 조언했다.

아이엠투자증권 임노중 투자전략팀장은 "전통적인 주식투자는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목적으로 하고 가격 변경에 따른 수익은 부수입으로 본다"면서 "한국은 배당 수익이 너무 적어 가격 변동에 따른 단기거래가 성행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코스피가 장기 횡보 장세에 접어든 점을 감안하면 한국 주식시장은 현재 주식가치로도, 기업 배당으로도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지적도 있다.

삼성전자 등 특정 주식은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지만 대부분 종목은 수익률이 떨어져 전체적인 지수가 크게 오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이기웅 간사는 "주식 배당 평균수익률이 2%밖에 되지 않으면 예금, 적금 수익률보다도 낮아 장기투자에 부적절한 환경이 된다"며 "시세 차익을 위해 투자가 몰리면 투기성 시장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배당 늘리면 투자 줄여 결국 손해" 반론도

물론 배당을 늘리는 것은 기업의 투자를 줄여 장기적인 성장에는 부정적이라는 반론도 있다.

국민대 경제학부 조원희 교수는 "기업이 배당하는 대신 사업에 투자를 한다면 결국 회사의 가치가 높아지게 된다"며 "이는 곧 1∼2년 내 회사의 주가를 크게 올려주는 선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금융연구원 송민규 연구위원은 "기업이 배당을 하지 않고 내부 자금으로 남겨 두면 반대로 사업 투자 요인이 생긴다"며 "배당은 무조건 높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달리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계 경기가 극도로 부진하기 때문에 기업이 위험 관리 차원에서 현금을 의도적으로 쌓아두는 측면도 있다.

현대증권 이영준 연구원은 "기업들의 현금 보유 수준은 보통 자산대비 20% 내외를 오가지만 현재는 위험 환경에 대비해 30%가 넘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는 예전에는 성장주로 분류됐으나 몇년 전부터 성장률이 떨어지자 배당을 대폭 늘려 투자 매력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국내 대기업들도 앞으로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저성장 국면이 장기화될 경우 사내유보금을 투자로 전환할 기회를 찾기 힘들고, 결국 낮은 수익률에 실망한 주주들이 집단이탈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배당수익률 제고…`기관투자자'가 촉매 될까

전반적인 저성장 국면에서 시장의 투자 매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배당수익률을 끌어올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만, 오너가 대주주를 겸하는 경우가 많은 국내 기업의 지배구조을 감안하면 배당이 늘어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이에 장기투자를 주로 하는 연기금과 기관투자자가 배당수익률 증가의 촉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일각에서 제기된다.

지분율이 높은 `큰손'인 만큼 경영진에 대해 큰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시장에서 장기투자의 분위기를 조성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임노중 팀장은 "미국 증시의 경우 기관투자자의 비중이 매우 높고 기관이 대부분 장기투자를 한다. 성장성 있는 기업의 주식을 갖고 있으면서 고정적 배당을 받고 장기 시세차익도 얻는다"고 설명했다.

송민규 연구위원은 "현재 시장 환경에서 기관투자자는 재투자를 위한 현금을 마련하려면 주식을 매도하는 수밖에 없다"며 "기업이 배당을 정상적 수준으로 늘리면 기관투자자도 안정적 현금 유입을 감안해 재투자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이 극단적 주주자본주의로 변질돼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있다. 기관투자자가 자기 이익을 위해 기업 경영을 멋대로 주무르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의미다.

조원희 교수는 "주주의 목소리가 커지면 기업이 이를 거부할 수 없게 되면서 오히려 기업 성장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저성장에 1%대 배당 수익…이대로 괜찮나?
    • 입력 2012-10-18 06:20:21
    • 수정2012-10-18 12:55:56
    연합뉴스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 돌입을 앞두고 국내 주식시장의 낮은 배당수익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국내 기업들이 적극적 배당을 실시하는 대신 투자를 확대해 기업가치를 키우는 전략을 취해 왔다. 투자자들도 주가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배당에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주식시장에 2∼3%대의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장기 횡보 장세에서 배당까지 낮은 수준을 이어가면 장기투자의 매력이 사실상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성 거래만 판을 치면서 시장이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배당수익률 극도로 저조…시장매력 떨어지나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 유가증권시장의 연간 배당수익률은 10년째 2% 내외를 맴돌고 있다. 그나마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는 1%대 중반으로 떨어졌다.

시장 배당수익률은 배당금 총액을 시가총액으로 나눈 값으로, 주식을 가지고 있을 때 배당금으로 얼마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지 평균적으로 나타낸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낮은 수치다. LG경제연구원이 5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5∼2011년 한국 기업의 배당수익률은 평균 1.6%로 주요 20개국(G20) 중 일본과 공동 8위였다.

기업이 매년 또는 반기마다 투자자가 가진 지분에 따라 지급하는 배당금은 회사가 얻은 수익을 투자자에게 나눠주는 방법 중 하나다.

매년 어느 정도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시세차익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장기투자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선진국 주식시장에서는 매우 중시하는 요소다.

반면 국내에서는 배당수익률 추구는 주주 이익의 극대화만을 목표로 단기 성과에 집착하는 왜곡된 `주주자본주의'로 인식되고 있다.

여기에는 최근 외국인 투자자의 영향력이 강한 금융회사들이 주주에게 막대한 배당금을 챙겨주면서 불거진 국부유출 논란이 크게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부작용은 경계해야 하지만 지금처럼 세계 최하위 수준의 배당수익률은 문제가 있다고 조언했다.

아이엠투자증권 임노중 투자전략팀장은 "전통적인 주식투자는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목적으로 하고 가격 변경에 따른 수익은 부수입으로 본다"면서 "한국은 배당 수익이 너무 적어 가격 변동에 따른 단기거래가 성행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코스피가 장기 횡보 장세에 접어든 점을 감안하면 한국 주식시장은 현재 주식가치로도, 기업 배당으로도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지적도 있다.

삼성전자 등 특정 주식은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지만 대부분 종목은 수익률이 떨어져 전체적인 지수가 크게 오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이기웅 간사는 "주식 배당 평균수익률이 2%밖에 되지 않으면 예금, 적금 수익률보다도 낮아 장기투자에 부적절한 환경이 된다"며 "시세 차익을 위해 투자가 몰리면 투기성 시장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배당 늘리면 투자 줄여 결국 손해" 반론도

물론 배당을 늘리는 것은 기업의 투자를 줄여 장기적인 성장에는 부정적이라는 반론도 있다.

국민대 경제학부 조원희 교수는 "기업이 배당하는 대신 사업에 투자를 한다면 결국 회사의 가치가 높아지게 된다"며 "이는 곧 1∼2년 내 회사의 주가를 크게 올려주는 선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금융연구원 송민규 연구위원은 "기업이 배당을 하지 않고 내부 자금으로 남겨 두면 반대로 사업 투자 요인이 생긴다"며 "배당은 무조건 높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달리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계 경기가 극도로 부진하기 때문에 기업이 위험 관리 차원에서 현금을 의도적으로 쌓아두는 측면도 있다.

현대증권 이영준 연구원은 "기업들의 현금 보유 수준은 보통 자산대비 20% 내외를 오가지만 현재는 위험 환경에 대비해 30%가 넘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는 예전에는 성장주로 분류됐으나 몇년 전부터 성장률이 떨어지자 배당을 대폭 늘려 투자 매력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국내 대기업들도 앞으로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저성장 국면이 장기화될 경우 사내유보금을 투자로 전환할 기회를 찾기 힘들고, 결국 낮은 수익률에 실망한 주주들이 집단이탈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배당수익률 제고…`기관투자자'가 촉매 될까

전반적인 저성장 국면에서 시장의 투자 매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배당수익률을 끌어올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만, 오너가 대주주를 겸하는 경우가 많은 국내 기업의 지배구조을 감안하면 배당이 늘어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이에 장기투자를 주로 하는 연기금과 기관투자자가 배당수익률 증가의 촉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일각에서 제기된다.

지분율이 높은 `큰손'인 만큼 경영진에 대해 큰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시장에서 장기투자의 분위기를 조성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임노중 팀장은 "미국 증시의 경우 기관투자자의 비중이 매우 높고 기관이 대부분 장기투자를 한다. 성장성 있는 기업의 주식을 갖고 있으면서 고정적 배당을 받고 장기 시세차익도 얻는다"고 설명했다.

송민규 연구위원은 "현재 시장 환경에서 기관투자자는 재투자를 위한 현금을 마련하려면 주식을 매도하는 수밖에 없다"며 "기업이 배당을 정상적 수준으로 늘리면 기관투자자도 안정적 현금 유입을 감안해 재투자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이 극단적 주주자본주의로 변질돼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있다. 기관투자자가 자기 이익을 위해 기업 경영을 멋대로 주무르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의미다.

조원희 교수는 "주주의 목소리가 커지면 기업이 이를 거부할 수 없게 되면서 오히려 기업 성장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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