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늑대소년’서 대사 없는 역할 열연
"대사 한 마디도 없는 늑대소년을 한다고 하니까 주위에서 다들 미쳤다고 했죠. 득이 없을 거라고요. 그런데 저는 계산적으로 생각을 못 하는 편이라 시나리오 보고 ’이건 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오는 31일 개봉하는 영화 ’늑대소년’에서 주인공 늑대소년을 연기한 배우 송중기는 이 무모해 보이는 선택을 거부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17일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친한 선배들과 매니저, 주위 사람들의 만류에도 이 영화를 할 수밖에 없었던 캐릭터의 치명적인 매력에 대해 얘기했다.
"사실 이 영화를 엄청난 용기로 선택하진 않았어요. 시나리오 보고 나서 어렵겠다, 어떻겠다는 생각도 안 했고요. 오히려 하겠다고 한 뒤에 겁이 훅 밀려오더라고요. 이전에 전혀 없었던 캐릭터이기 때문에 겁이 났는데 집에서 시나리오를 읽을수록 확신이 들었어요. 늑대인간을 소재로 했지만 늑대소년이 안 보이고 그냥 사랑 이야기로 보였어요. 이 영화를 ’트와일라잇’이나 판타지, 액션, 또는 호러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던데 의외의 매력이 멜로예요. 시나리오 보면서 되게 슬펐어요."
그럼에도 대사 한 마디 없고 짐승 연기를 해야 하는 늑대소년 역할은 ’꽃미남’ 이미지로 사랑받는 송중기에게 대단한 모험이라고밖에 할 수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런 시선에 대해 정작 송중기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무심하게 얘기했다.
"사실 ’배우한테 대사가 없으면 거의 다 빼앗은 거나 마찬가지인데 한국 역사상 없던 캐릭터를 괜히 모험을 하면서까지 할 필요가 있겠냐, 지금처럼 중요한 시기에’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저 스스로는 ’중요한 시기라는 게 뭐지? 그게 무슨 의미가 있지?’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금 사랑받고 있기는 하지만, 뭐가 됐든 배우로서 그냥 하나하나 쌓아가는 작품 중 하나일 뿐이고 내 배우 인생을 봤을 때 이런 선택이 엄청난 것은 아니라고 봤어요. 지금 나이에 할 수 있는 걸 하는 게 맞는 거고 지금 이걸 잘 소화하면 나중에 큰 배우가 되겠지 하는 기대감으로 했기 때문에 이걸로 망했다는 혹평에 대해 겁은 없었어요. 제가 제 그릇을 알기 때문에 ’내가 하면 얼마나 잘하겠어’ 그런 편한 마음으로 시작했죠."
그렇게 이 작품에 뛰어든 그는 늑대소년이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리고 그의 이런 노력은 영화에서 빛을 발했다.
"내가 이왕 하기로 한 거 겁먹고 있으면 뭐하나 싶어서 더 연구했던 것 같고 대사가 없으니까 표현을 하기 위해 마임(몸동작 연기)도 많이 배웠어요. 영화에 경찰로 출연한 이준혁 선배님이 연극에서 마임을 전공하셔서 ’한국의 앤디 서키스’라고 할 만한 분인데, 이분한테 배우면서 겁이 많이 없어졌어요."
그는 실제 늑대와 개들을 관찰하면서 연기에 대한 힌트를 많이 얻었다고 했다.
"동물원에 가서 늑대를 한 번 봤는데 막상 보니까 오히려 실망했어요. 애(늑대)가 아우라가 없고 초라해 보이더라고요. 동물원 우리에 갇혀서 그런지 반응이 나무늘보 같았어요. 그래도 그날 성과가 있었어요. 등심을 던져주니까 애가 싹 바뀌더라고요. 막 달려들어서 먹이를 물고 고개를 쳐들어서 입에 먼저 넣는데, 그런 걸 따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지나가는 동네 개들도 진짜 진지하게 많이 봤어요. 습관이 생길 정도로요. 무조건 모방을 하자, 그러다 보면 내 것이 되겠지 라고 생각하고 달려들었죠."
사람 모습에서 늑대로 변신하는 순간의 연기도 처음엔 쉽지 않았다고 했다.
"변신하는 과정의 장면을 찍을 때 되게 공들였는데 감정을 여러 개로 나눠서 표현해야 해서 힘들었어요. 이건 외국의 늑대인간 영화를 봐도 별 도움이 안 됐죠. 야수로 변하려는 본능이 끓어오르는데 순이(박보영 분)가 기다리라고 했으니까 그걸 눌러야 하는 마음이 내 안에서 팽팽히 부딪혀 싸우는 상태가 돼야 했거든요. 그런 장면에서도 감정이 들어갈 수 있다는 게 신기했고 이런 경험들이 앞으로 연기하는 데 굉장히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늑대소년이 된 자신의 모습을 보고 그는 어땠을까.
"완성된 영화를 보고 울었어요. 뿌듯했고요. 부산영화제에서 처음 봤는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연기에 대한 아쉬움이었지만 두 번째로는 관객들의 반응이 정말 좋아서 기뻤어요. 5천여 명의 관객들과 같이 영화에 빠져서 봤고 그들의 에너지를 받다보니까 울컥울컥하더라고요. 부산영화제에 처음 간 느낌도 남달랐고요."
그는 이번 영화에서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함께 연기한 상대 배우 박보영에 대해 거듭 칭찬했다.
"처음엔 이 영화는 보영 씨가 끌고 가고 나는 리액션 담당이라고 생각했는데 시나리오를 볼수록 순이와 철수(송중기)가 서로에게 주는 피드백이 크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보영 씨랑 힘을 합쳐서 우리도 연기하면서 서로 피드백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진심으로 되게 잘 맞았어요. 보영 씨랑 기회가 있다면 또 같이 하고 싶고요. 자신이 프레임에 걸리지 않을 때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영 씨한테 배운 것도 많아요. 정말 보영 씨와 연기할 때 소름끼치게 좋았어요."
이번 영화나 지금 출연 중인 TV드라마 ’착한 남자’에서 연기 변신을 보여준 것이 이미지를 바꾸려는 의도적인 선택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고개를 저었다.
"이미지를 바꾸려는 작정 같은 건 절대 안 했고요. 대중들이 생각하는 내 이미지가 ’서울우유’(송중기가 CF에 출연했던 제품)더라고요. ’마음이’나 ’성균관스캔들’ 같은 데서 이미지가 밝았다가 ’뿌리깊은 나무’를 하고 ’늑대소년’에 ’착한 남자’까지 하니까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데 저는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바꾸려고 하는 게 오히려 더 위험한 짓이고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해요. 배우의 이미지가 계획 세우는 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제 입장에선 밝은 이미지가 광고도 더 잘 들어오는데요, 뭘. 저는 기본적으로 시나리오가 있고 배우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늑대소년’이나 ’착한 남자’ 모두 시나리오 보고 판단한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생각입니다."
연기에 있어서 가장 많이 성장했다고 할 수 있는 때가 언제냐고 묻자 그는 첫 작품 ’쌍화점’을 얘기했다.
"의외로 데뷔작인 ’쌍화점’부터인 것 같아요. 유하 감독님이랑 조인성 선배가 그때 얘기해 준 것들이 지금 나의 뿌리가 된 것 같아요. ’뿌리깊은 나무’에서 한석규 선배님을 보면서 배운 것도 컸고요."
영리한 배우 송중기는 앞으로도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싶다고 했다.
"’늑대소년’이 파란색이라면 그 다음은 빨간색일 것 같은데 전 그건 위험한 짓인 것 같고요. 하늘색, 연두색, 초록색…모든 색을 지나 빨강까지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 해본 다음에 모험을 해보고 싶어요. 지금은 지극히 상업 배우라 상업영화만 하지만 이걸 다 해봤다고 느끼면 어떤 거든 상관없이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공부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대사 한 마디도 없는 늑대소년을 한다고 하니까 주위에서 다들 미쳤다고 했죠. 득이 없을 거라고요. 그런데 저는 계산적으로 생각을 못 하는 편이라 시나리오 보고 ’이건 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오는 31일 개봉하는 영화 ’늑대소년’에서 주인공 늑대소년을 연기한 배우 송중기는 이 무모해 보이는 선택을 거부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17일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친한 선배들과 매니저, 주위 사람들의 만류에도 이 영화를 할 수밖에 없었던 캐릭터의 치명적인 매력에 대해 얘기했다.
"사실 이 영화를 엄청난 용기로 선택하진 않았어요. 시나리오 보고 나서 어렵겠다, 어떻겠다는 생각도 안 했고요. 오히려 하겠다고 한 뒤에 겁이 훅 밀려오더라고요. 이전에 전혀 없었던 캐릭터이기 때문에 겁이 났는데 집에서 시나리오를 읽을수록 확신이 들었어요. 늑대인간을 소재로 했지만 늑대소년이 안 보이고 그냥 사랑 이야기로 보였어요. 이 영화를 ’트와일라잇’이나 판타지, 액션, 또는 호러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던데 의외의 매력이 멜로예요. 시나리오 보면서 되게 슬펐어요."
그럼에도 대사 한 마디 없고 짐승 연기를 해야 하는 늑대소년 역할은 ’꽃미남’ 이미지로 사랑받는 송중기에게 대단한 모험이라고밖에 할 수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런 시선에 대해 정작 송중기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무심하게 얘기했다.
"사실 ’배우한테 대사가 없으면 거의 다 빼앗은 거나 마찬가지인데 한국 역사상 없던 캐릭터를 괜히 모험을 하면서까지 할 필요가 있겠냐, 지금처럼 중요한 시기에’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저 스스로는 ’중요한 시기라는 게 뭐지? 그게 무슨 의미가 있지?’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금 사랑받고 있기는 하지만, 뭐가 됐든 배우로서 그냥 하나하나 쌓아가는 작품 중 하나일 뿐이고 내 배우 인생을 봤을 때 이런 선택이 엄청난 것은 아니라고 봤어요. 지금 나이에 할 수 있는 걸 하는 게 맞는 거고 지금 이걸 잘 소화하면 나중에 큰 배우가 되겠지 하는 기대감으로 했기 때문에 이걸로 망했다는 혹평에 대해 겁은 없었어요. 제가 제 그릇을 알기 때문에 ’내가 하면 얼마나 잘하겠어’ 그런 편한 마음으로 시작했죠."
그렇게 이 작품에 뛰어든 그는 늑대소년이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리고 그의 이런 노력은 영화에서 빛을 발했다.
"내가 이왕 하기로 한 거 겁먹고 있으면 뭐하나 싶어서 더 연구했던 것 같고 대사가 없으니까 표현을 하기 위해 마임(몸동작 연기)도 많이 배웠어요. 영화에 경찰로 출연한 이준혁 선배님이 연극에서 마임을 전공하셔서 ’한국의 앤디 서키스’라고 할 만한 분인데, 이분한테 배우면서 겁이 많이 없어졌어요."
그는 실제 늑대와 개들을 관찰하면서 연기에 대한 힌트를 많이 얻었다고 했다.
"동물원에 가서 늑대를 한 번 봤는데 막상 보니까 오히려 실망했어요. 애(늑대)가 아우라가 없고 초라해 보이더라고요. 동물원 우리에 갇혀서 그런지 반응이 나무늘보 같았어요. 그래도 그날 성과가 있었어요. 등심을 던져주니까 애가 싹 바뀌더라고요. 막 달려들어서 먹이를 물고 고개를 쳐들어서 입에 먼저 넣는데, 그런 걸 따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지나가는 동네 개들도 진짜 진지하게 많이 봤어요. 습관이 생길 정도로요. 무조건 모방을 하자, 그러다 보면 내 것이 되겠지 라고 생각하고 달려들었죠."
사람 모습에서 늑대로 변신하는 순간의 연기도 처음엔 쉽지 않았다고 했다.
"변신하는 과정의 장면을 찍을 때 되게 공들였는데 감정을 여러 개로 나눠서 표현해야 해서 힘들었어요. 이건 외국의 늑대인간 영화를 봐도 별 도움이 안 됐죠. 야수로 변하려는 본능이 끓어오르는데 순이(박보영 분)가 기다리라고 했으니까 그걸 눌러야 하는 마음이 내 안에서 팽팽히 부딪혀 싸우는 상태가 돼야 했거든요. 그런 장면에서도 감정이 들어갈 수 있다는 게 신기했고 이런 경험들이 앞으로 연기하는 데 굉장히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늑대소년이 된 자신의 모습을 보고 그는 어땠을까.
"완성된 영화를 보고 울었어요. 뿌듯했고요. 부산영화제에서 처음 봤는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연기에 대한 아쉬움이었지만 두 번째로는 관객들의 반응이 정말 좋아서 기뻤어요. 5천여 명의 관객들과 같이 영화에 빠져서 봤고 그들의 에너지를 받다보니까 울컥울컥하더라고요. 부산영화제에 처음 간 느낌도 남달랐고요."
그는 이번 영화에서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함께 연기한 상대 배우 박보영에 대해 거듭 칭찬했다.
"처음엔 이 영화는 보영 씨가 끌고 가고 나는 리액션 담당이라고 생각했는데 시나리오를 볼수록 순이와 철수(송중기)가 서로에게 주는 피드백이 크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보영 씨랑 힘을 합쳐서 우리도 연기하면서 서로 피드백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진심으로 되게 잘 맞았어요. 보영 씨랑 기회가 있다면 또 같이 하고 싶고요. 자신이 프레임에 걸리지 않을 때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영 씨한테 배운 것도 많아요. 정말 보영 씨와 연기할 때 소름끼치게 좋았어요."
이번 영화나 지금 출연 중인 TV드라마 ’착한 남자’에서 연기 변신을 보여준 것이 이미지를 바꾸려는 의도적인 선택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고개를 저었다.
"이미지를 바꾸려는 작정 같은 건 절대 안 했고요. 대중들이 생각하는 내 이미지가 ’서울우유’(송중기가 CF에 출연했던 제품)더라고요. ’마음이’나 ’성균관스캔들’ 같은 데서 이미지가 밝았다가 ’뿌리깊은 나무’를 하고 ’늑대소년’에 ’착한 남자’까지 하니까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데 저는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바꾸려고 하는 게 오히려 더 위험한 짓이고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해요. 배우의 이미지가 계획 세우는 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제 입장에선 밝은 이미지가 광고도 더 잘 들어오는데요, 뭘. 저는 기본적으로 시나리오가 있고 배우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늑대소년’이나 ’착한 남자’ 모두 시나리오 보고 판단한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생각입니다."
연기에 있어서 가장 많이 성장했다고 할 수 있는 때가 언제냐고 묻자 그는 첫 작품 ’쌍화점’을 얘기했다.
"의외로 데뷔작인 ’쌍화점’부터인 것 같아요. 유하 감독님이랑 조인성 선배가 그때 얘기해 준 것들이 지금 나의 뿌리가 된 것 같아요. ’뿌리깊은 나무’에서 한석규 선배님을 보면서 배운 것도 컸고요."
영리한 배우 송중기는 앞으로도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싶다고 했다.
"’늑대소년’이 파란색이라면 그 다음은 빨간색일 것 같은데 전 그건 위험한 짓인 것 같고요. 하늘색, 연두색, 초록색…모든 색을 지나 빨강까지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 해본 다음에 모험을 해보고 싶어요. 지금은 지극히 상업 배우라 상업영화만 하지만 이걸 다 해봤다고 느끼면 어떤 거든 상관없이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공부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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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중기 “늑대소년 선택…다들 미쳤다고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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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2-10-18 07:11:45
영화 ’늑대소년’서 대사 없는 역할 열연
"대사 한 마디도 없는 늑대소년을 한다고 하니까 주위에서 다들 미쳤다고 했죠. 득이 없을 거라고요. 그런데 저는 계산적으로 생각을 못 하는 편이라 시나리오 보고 ’이건 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오는 31일 개봉하는 영화 ’늑대소년’에서 주인공 늑대소년을 연기한 배우 송중기는 이 무모해 보이는 선택을 거부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17일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친한 선배들과 매니저, 주위 사람들의 만류에도 이 영화를 할 수밖에 없었던 캐릭터의 치명적인 매력에 대해 얘기했다.
"사실 이 영화를 엄청난 용기로 선택하진 않았어요. 시나리오 보고 나서 어렵겠다, 어떻겠다는 생각도 안 했고요. 오히려 하겠다고 한 뒤에 겁이 훅 밀려오더라고요. 이전에 전혀 없었던 캐릭터이기 때문에 겁이 났는데 집에서 시나리오를 읽을수록 확신이 들었어요. 늑대인간을 소재로 했지만 늑대소년이 안 보이고 그냥 사랑 이야기로 보였어요. 이 영화를 ’트와일라잇’이나 판타지, 액션, 또는 호러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던데 의외의 매력이 멜로예요. 시나리오 보면서 되게 슬펐어요."
그럼에도 대사 한 마디 없고 짐승 연기를 해야 하는 늑대소년 역할은 ’꽃미남’ 이미지로 사랑받는 송중기에게 대단한 모험이라고밖에 할 수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런 시선에 대해 정작 송중기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무심하게 얘기했다.
"사실 ’배우한테 대사가 없으면 거의 다 빼앗은 거나 마찬가지인데 한국 역사상 없던 캐릭터를 괜히 모험을 하면서까지 할 필요가 있겠냐, 지금처럼 중요한 시기에’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저 스스로는 ’중요한 시기라는 게 뭐지? 그게 무슨 의미가 있지?’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금 사랑받고 있기는 하지만, 뭐가 됐든 배우로서 그냥 하나하나 쌓아가는 작품 중 하나일 뿐이고 내 배우 인생을 봤을 때 이런 선택이 엄청난 것은 아니라고 봤어요. 지금 나이에 할 수 있는 걸 하는 게 맞는 거고 지금 이걸 잘 소화하면 나중에 큰 배우가 되겠지 하는 기대감으로 했기 때문에 이걸로 망했다는 혹평에 대해 겁은 없었어요. 제가 제 그릇을 알기 때문에 ’내가 하면 얼마나 잘하겠어’ 그런 편한 마음으로 시작했죠."
그렇게 이 작품에 뛰어든 그는 늑대소년이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리고 그의 이런 노력은 영화에서 빛을 발했다.
"내가 이왕 하기로 한 거 겁먹고 있으면 뭐하나 싶어서 더 연구했던 것 같고 대사가 없으니까 표현을 하기 위해 마임(몸동작 연기)도 많이 배웠어요. 영화에 경찰로 출연한 이준혁 선배님이 연극에서 마임을 전공하셔서 ’한국의 앤디 서키스’라고 할 만한 분인데, 이분한테 배우면서 겁이 많이 없어졌어요."
그는 실제 늑대와 개들을 관찰하면서 연기에 대한 힌트를 많이 얻었다고 했다.
"동물원에 가서 늑대를 한 번 봤는데 막상 보니까 오히려 실망했어요. 애(늑대)가 아우라가 없고 초라해 보이더라고요. 동물원 우리에 갇혀서 그런지 반응이 나무늘보 같았어요. 그래도 그날 성과가 있었어요. 등심을 던져주니까 애가 싹 바뀌더라고요. 막 달려들어서 먹이를 물고 고개를 쳐들어서 입에 먼저 넣는데, 그런 걸 따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지나가는 동네 개들도 진짜 진지하게 많이 봤어요. 습관이 생길 정도로요. 무조건 모방을 하자, 그러다 보면 내 것이 되겠지 라고 생각하고 달려들었죠."
사람 모습에서 늑대로 변신하는 순간의 연기도 처음엔 쉽지 않았다고 했다.
"변신하는 과정의 장면을 찍을 때 되게 공들였는데 감정을 여러 개로 나눠서 표현해야 해서 힘들었어요. 이건 외국의 늑대인간 영화를 봐도 별 도움이 안 됐죠. 야수로 변하려는 본능이 끓어오르는데 순이(박보영 분)가 기다리라고 했으니까 그걸 눌러야 하는 마음이 내 안에서 팽팽히 부딪혀 싸우는 상태가 돼야 했거든요. 그런 장면에서도 감정이 들어갈 수 있다는 게 신기했고 이런 경험들이 앞으로 연기하는 데 굉장히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늑대소년이 된 자신의 모습을 보고 그는 어땠을까.
"완성된 영화를 보고 울었어요. 뿌듯했고요. 부산영화제에서 처음 봤는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연기에 대한 아쉬움이었지만 두 번째로는 관객들의 반응이 정말 좋아서 기뻤어요. 5천여 명의 관객들과 같이 영화에 빠져서 봤고 그들의 에너지를 받다보니까 울컥울컥하더라고요. 부산영화제에 처음 간 느낌도 남달랐고요."
그는 이번 영화에서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함께 연기한 상대 배우 박보영에 대해 거듭 칭찬했다.
"처음엔 이 영화는 보영 씨가 끌고 가고 나는 리액션 담당이라고 생각했는데 시나리오를 볼수록 순이와 철수(송중기)가 서로에게 주는 피드백이 크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보영 씨랑 힘을 합쳐서 우리도 연기하면서 서로 피드백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진심으로 되게 잘 맞았어요. 보영 씨랑 기회가 있다면 또 같이 하고 싶고요. 자신이 프레임에 걸리지 않을 때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영 씨한테 배운 것도 많아요. 정말 보영 씨와 연기할 때 소름끼치게 좋았어요."
이번 영화나 지금 출연 중인 TV드라마 ’착한 남자’에서 연기 변신을 보여준 것이 이미지를 바꾸려는 의도적인 선택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고개를 저었다.
"이미지를 바꾸려는 작정 같은 건 절대 안 했고요. 대중들이 생각하는 내 이미지가 ’서울우유’(송중기가 CF에 출연했던 제품)더라고요. ’마음이’나 ’성균관스캔들’ 같은 데서 이미지가 밝았다가 ’뿌리깊은 나무’를 하고 ’늑대소년’에 ’착한 남자’까지 하니까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데 저는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바꾸려고 하는 게 오히려 더 위험한 짓이고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해요. 배우의 이미지가 계획 세우는 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제 입장에선 밝은 이미지가 광고도 더 잘 들어오는데요, 뭘. 저는 기본적으로 시나리오가 있고 배우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늑대소년’이나 ’착한 남자’ 모두 시나리오 보고 판단한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생각입니다."
연기에 있어서 가장 많이 성장했다고 할 수 있는 때가 언제냐고 묻자 그는 첫 작품 ’쌍화점’을 얘기했다.
"의외로 데뷔작인 ’쌍화점’부터인 것 같아요. 유하 감독님이랑 조인성 선배가 그때 얘기해 준 것들이 지금 나의 뿌리가 된 것 같아요. ’뿌리깊은 나무’에서 한석규 선배님을 보면서 배운 것도 컸고요."
영리한 배우 송중기는 앞으로도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싶다고 했다.
"’늑대소년’이 파란색이라면 그 다음은 빨간색일 것 같은데 전 그건 위험한 짓인 것 같고요. 하늘색, 연두색, 초록색…모든 색을 지나 빨강까지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 해본 다음에 모험을 해보고 싶어요. 지금은 지극히 상업 배우라 상업영화만 하지만 이걸 다 해봤다고 느끼면 어떤 거든 상관없이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공부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대사 한 마디도 없는 늑대소년을 한다고 하니까 주위에서 다들 미쳤다고 했죠. 득이 없을 거라고요. 그런데 저는 계산적으로 생각을 못 하는 편이라 시나리오 보고 ’이건 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오는 31일 개봉하는 영화 ’늑대소년’에서 주인공 늑대소년을 연기한 배우 송중기는 이 무모해 보이는 선택을 거부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17일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친한 선배들과 매니저, 주위 사람들의 만류에도 이 영화를 할 수밖에 없었던 캐릭터의 치명적인 매력에 대해 얘기했다.
"사실 이 영화를 엄청난 용기로 선택하진 않았어요. 시나리오 보고 나서 어렵겠다, 어떻겠다는 생각도 안 했고요. 오히려 하겠다고 한 뒤에 겁이 훅 밀려오더라고요. 이전에 전혀 없었던 캐릭터이기 때문에 겁이 났는데 집에서 시나리오를 읽을수록 확신이 들었어요. 늑대인간을 소재로 했지만 늑대소년이 안 보이고 그냥 사랑 이야기로 보였어요. 이 영화를 ’트와일라잇’이나 판타지, 액션, 또는 호러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던데 의외의 매력이 멜로예요. 시나리오 보면서 되게 슬펐어요."
그럼에도 대사 한 마디 없고 짐승 연기를 해야 하는 늑대소년 역할은 ’꽃미남’ 이미지로 사랑받는 송중기에게 대단한 모험이라고밖에 할 수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런 시선에 대해 정작 송중기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무심하게 얘기했다.
"사실 ’배우한테 대사가 없으면 거의 다 빼앗은 거나 마찬가지인데 한국 역사상 없던 캐릭터를 괜히 모험을 하면서까지 할 필요가 있겠냐, 지금처럼 중요한 시기에’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저 스스로는 ’중요한 시기라는 게 뭐지? 그게 무슨 의미가 있지?’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금 사랑받고 있기는 하지만, 뭐가 됐든 배우로서 그냥 하나하나 쌓아가는 작품 중 하나일 뿐이고 내 배우 인생을 봤을 때 이런 선택이 엄청난 것은 아니라고 봤어요. 지금 나이에 할 수 있는 걸 하는 게 맞는 거고 지금 이걸 잘 소화하면 나중에 큰 배우가 되겠지 하는 기대감으로 했기 때문에 이걸로 망했다는 혹평에 대해 겁은 없었어요. 제가 제 그릇을 알기 때문에 ’내가 하면 얼마나 잘하겠어’ 그런 편한 마음으로 시작했죠."
그렇게 이 작품에 뛰어든 그는 늑대소년이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리고 그의 이런 노력은 영화에서 빛을 발했다.
"내가 이왕 하기로 한 거 겁먹고 있으면 뭐하나 싶어서 더 연구했던 것 같고 대사가 없으니까 표현을 하기 위해 마임(몸동작 연기)도 많이 배웠어요. 영화에 경찰로 출연한 이준혁 선배님이 연극에서 마임을 전공하셔서 ’한국의 앤디 서키스’라고 할 만한 분인데, 이분한테 배우면서 겁이 많이 없어졌어요."
그는 실제 늑대와 개들을 관찰하면서 연기에 대한 힌트를 많이 얻었다고 했다.
"동물원에 가서 늑대를 한 번 봤는데 막상 보니까 오히려 실망했어요. 애(늑대)가 아우라가 없고 초라해 보이더라고요. 동물원 우리에 갇혀서 그런지 반응이 나무늘보 같았어요. 그래도 그날 성과가 있었어요. 등심을 던져주니까 애가 싹 바뀌더라고요. 막 달려들어서 먹이를 물고 고개를 쳐들어서 입에 먼저 넣는데, 그런 걸 따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지나가는 동네 개들도 진짜 진지하게 많이 봤어요. 습관이 생길 정도로요. 무조건 모방을 하자, 그러다 보면 내 것이 되겠지 라고 생각하고 달려들었죠."
사람 모습에서 늑대로 변신하는 순간의 연기도 처음엔 쉽지 않았다고 했다.
"변신하는 과정의 장면을 찍을 때 되게 공들였는데 감정을 여러 개로 나눠서 표현해야 해서 힘들었어요. 이건 외국의 늑대인간 영화를 봐도 별 도움이 안 됐죠. 야수로 변하려는 본능이 끓어오르는데 순이(박보영 분)가 기다리라고 했으니까 그걸 눌러야 하는 마음이 내 안에서 팽팽히 부딪혀 싸우는 상태가 돼야 했거든요. 그런 장면에서도 감정이 들어갈 수 있다는 게 신기했고 이런 경험들이 앞으로 연기하는 데 굉장히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늑대소년이 된 자신의 모습을 보고 그는 어땠을까.
"완성된 영화를 보고 울었어요. 뿌듯했고요. 부산영화제에서 처음 봤는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연기에 대한 아쉬움이었지만 두 번째로는 관객들의 반응이 정말 좋아서 기뻤어요. 5천여 명의 관객들과 같이 영화에 빠져서 봤고 그들의 에너지를 받다보니까 울컥울컥하더라고요. 부산영화제에 처음 간 느낌도 남달랐고요."
그는 이번 영화에서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함께 연기한 상대 배우 박보영에 대해 거듭 칭찬했다.
"처음엔 이 영화는 보영 씨가 끌고 가고 나는 리액션 담당이라고 생각했는데 시나리오를 볼수록 순이와 철수(송중기)가 서로에게 주는 피드백이 크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보영 씨랑 힘을 합쳐서 우리도 연기하면서 서로 피드백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진심으로 되게 잘 맞았어요. 보영 씨랑 기회가 있다면 또 같이 하고 싶고요. 자신이 프레임에 걸리지 않을 때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영 씨한테 배운 것도 많아요. 정말 보영 씨와 연기할 때 소름끼치게 좋았어요."
이번 영화나 지금 출연 중인 TV드라마 ’착한 남자’에서 연기 변신을 보여준 것이 이미지를 바꾸려는 의도적인 선택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고개를 저었다.
"이미지를 바꾸려는 작정 같은 건 절대 안 했고요. 대중들이 생각하는 내 이미지가 ’서울우유’(송중기가 CF에 출연했던 제품)더라고요. ’마음이’나 ’성균관스캔들’ 같은 데서 이미지가 밝았다가 ’뿌리깊은 나무’를 하고 ’늑대소년’에 ’착한 남자’까지 하니까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데 저는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바꾸려고 하는 게 오히려 더 위험한 짓이고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해요. 배우의 이미지가 계획 세우는 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제 입장에선 밝은 이미지가 광고도 더 잘 들어오는데요, 뭘. 저는 기본적으로 시나리오가 있고 배우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늑대소년’이나 ’착한 남자’ 모두 시나리오 보고 판단한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생각입니다."
연기에 있어서 가장 많이 성장했다고 할 수 있는 때가 언제냐고 묻자 그는 첫 작품 ’쌍화점’을 얘기했다.
"의외로 데뷔작인 ’쌍화점’부터인 것 같아요. 유하 감독님이랑 조인성 선배가 그때 얘기해 준 것들이 지금 나의 뿌리가 된 것 같아요. ’뿌리깊은 나무’에서 한석규 선배님을 보면서 배운 것도 컸고요."
영리한 배우 송중기는 앞으로도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싶다고 했다.
"’늑대소년’이 파란색이라면 그 다음은 빨간색일 것 같은데 전 그건 위험한 짓인 것 같고요. 하늘색, 연두색, 초록색…모든 색을 지나 빨강까지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 해본 다음에 모험을 해보고 싶어요. 지금은 지극히 상업 배우라 상업영화만 하지만 이걸 다 해봤다고 느끼면 어떤 거든 상관없이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공부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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