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현 “눈물 대신 새 도전에 눈 반짝”

입력 2012.10.1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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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나야 울죠. 눈물보다 앞으로 할 일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더 눈을 반짝이며 도전할래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8승을 거둔 '슈퍼 땅콩' 김미현(35)이 은퇴 무대를 앞두고도 현역 시절 모습처럼 당차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김미현은 18일 인천 스카이72 골프장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너무 갑자기 은퇴하게 돼 많은 분이 놀라신 것 같다"며 "올해 1월 발목과 무릎 수술을 받았는데 선수 생활을 계속 할 몸 상태가 되지 않았다"고 은퇴 배경을 설명했다.



19일 같은 장소에서 시작하는 LPGA 투어 하나·외환 챔피언십을 끝으로 은퇴하는 김미현은 "주위에서 마지막 날 우는 것 아니냐고 많이 묻는데 물론 아쉬움이 남지만 그보다는 앞으로 할 일에 대한 기대가 커서 더 눈을 반짝이며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1996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에 데뷔한 김미현은 1999년 LPGA로 진출, 그 해 신인상을 받았고 2007년 셈그룹 챔피언십까지 모두 8차례 투어 대회 정상에 올랐다.



박세리(35·KDB금융그룹), 박지은(33·은퇴)과 함께 LPGA 투어 진출 1세대로 활약했으며 155㎝의 작은 키에도 아이언샷에 버금가는 정확도를 자랑하는 '우드 샷'과 정교한 쇼트 게임을 앞세워 투어에서 통산 862만 달러(약 96억5천만원)의 상금을 벌었다.



김미현이 말한 '앞으로 할 일'은 지도자 변신이다.



3년 전 인천에 골프 아카데미를 연 김미현은 "선수가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온 다음에는 점수를 줄이는 것이 코스 매니지먼트와 멘탈, 쇼트 게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우리는 오직 스윙만을 생각하고 거기서 문제점을 찾으려 한다"고 지적하며 "내 장점이기도 한 쇼트 게임이나 코스 운영 등을 어린 선수들에게 가르쳐 주면서 지도자로 성공하겠다"고 다짐했다.



현역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를 묻자 "은퇴 무대인 이 대회가 될 것 같다"고 답한 그는 "사실 올해 대회에 한 번도 나오지 않아 출전 자격이 없었지만 초청해주신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은퇴하는 아쉬움에 대해 김미현은 "내 체격 조건이나 다른 모든 것을 따져보면 다시 옛날로 돌아간다고 해도 이만큼 성적을 내기 어려울 것이다. LPGA 투어 10승을 채우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지만 평생 우승을 못하는 선수도 있는 것에 비하면 나는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감사하면서 은퇴하는 셈"이라고 답했다.



2009년 아들을 낳은 김미현은 "올해 1월 수술하고 7월까지 골프채를 한 번도 안 잡고 재활에 전념했다. 그 뒤로는 재활에도 지쳐서 아이와 매일 놀러다니기만 했다"며 "이번 대회에서 덜컥 우승하면 안 될 것 같아서 연습을 하나도 안 했다"고 말해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그래도 만일 우승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물음에 그는 "우승 상금을 좋은 곳에 쓰도록 기부하겠다. 그러나 설령 우승한다고 해도 은퇴를 번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 생활을 회상하면서는 다소 숙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LPGA 진출 초기에는 차에 내비게이션도 없어서 아버지(김정길 씨)와 함께 프린트해온 큰 지도를 보면서 길도 많이 헤맸던 기억이 난다"는 김미현은 "가족들이 한 번도 불만을 얘기하지 않았고 은퇴를 결정할 때도 내 의견을 존중해줘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2007년 셈그룹 챔피언십 우승에 대한 일화도 소개했다. 연습 라운드 때 비가 많이 오고 코스도 길어 컷 통과조차 어렵겠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복이 따랐는지 줄리 잉스터와 연장전까지 해서 우승했다. 그 주에 토네이도 때문에 미국에 피해가 컸는데 우승 상금을 전액 기부했다"고 말했다.



김미현은 "한국이라는 작은 땅에서 나처럼 작은 사람이 큰 미국 땅에 가서 사람들을 돕고 또 그 일로 인해 미국 사람들로부터 몇 년을 고맙다는 말을 들었던 것이 한국인으로 자랑스러웠던 순간"이라고 회상했다.



후배들에게 "버디를 잡기는 어렵지만 보기 하는 것은 너무 쉽다"며 꾸준한 노력을 당부한 김미현은 "가족은 물론이고 소속사 KT, 후원해준 혼마 등에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인사했다.



김미현을 12년간 후원한 KT는 이날 은퇴식에 앞서 '영원한 LPGA 우승자를 위하여'라는 글귀를 새긴 감사패를 김미현에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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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미현 “눈물 대신 새 도전에 눈 반짝”
    • 입력 2012-10-18 14:09:07
    연합뉴스
"눈물이 나야 울죠. 눈물보다 앞으로 할 일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더 눈을 반짝이며 도전할래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8승을 거둔 '슈퍼 땅콩' 김미현(35)이 은퇴 무대를 앞두고도 현역 시절 모습처럼 당차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김미현은 18일 인천 스카이72 골프장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너무 갑자기 은퇴하게 돼 많은 분이 놀라신 것 같다"며 "올해 1월 발목과 무릎 수술을 받았는데 선수 생활을 계속 할 몸 상태가 되지 않았다"고 은퇴 배경을 설명했다.

19일 같은 장소에서 시작하는 LPGA 투어 하나·외환 챔피언십을 끝으로 은퇴하는 김미현은 "주위에서 마지막 날 우는 것 아니냐고 많이 묻는데 물론 아쉬움이 남지만 그보다는 앞으로 할 일에 대한 기대가 커서 더 눈을 반짝이며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1996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에 데뷔한 김미현은 1999년 LPGA로 진출, 그 해 신인상을 받았고 2007년 셈그룹 챔피언십까지 모두 8차례 투어 대회 정상에 올랐다.

박세리(35·KDB금융그룹), 박지은(33·은퇴)과 함께 LPGA 투어 진출 1세대로 활약했으며 155㎝의 작은 키에도 아이언샷에 버금가는 정확도를 자랑하는 '우드 샷'과 정교한 쇼트 게임을 앞세워 투어에서 통산 862만 달러(약 96억5천만원)의 상금을 벌었다.

김미현이 말한 '앞으로 할 일'은 지도자 변신이다.

3년 전 인천에 골프 아카데미를 연 김미현은 "선수가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온 다음에는 점수를 줄이는 것이 코스 매니지먼트와 멘탈, 쇼트 게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우리는 오직 스윙만을 생각하고 거기서 문제점을 찾으려 한다"고 지적하며 "내 장점이기도 한 쇼트 게임이나 코스 운영 등을 어린 선수들에게 가르쳐 주면서 지도자로 성공하겠다"고 다짐했다.

현역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를 묻자 "은퇴 무대인 이 대회가 될 것 같다"고 답한 그는 "사실 올해 대회에 한 번도 나오지 않아 출전 자격이 없었지만 초청해주신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은퇴하는 아쉬움에 대해 김미현은 "내 체격 조건이나 다른 모든 것을 따져보면 다시 옛날로 돌아간다고 해도 이만큼 성적을 내기 어려울 것이다. LPGA 투어 10승을 채우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지만 평생 우승을 못하는 선수도 있는 것에 비하면 나는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감사하면서 은퇴하는 셈"이라고 답했다.

2009년 아들을 낳은 김미현은 "올해 1월 수술하고 7월까지 골프채를 한 번도 안 잡고 재활에 전념했다. 그 뒤로는 재활에도 지쳐서 아이와 매일 놀러다니기만 했다"며 "이번 대회에서 덜컥 우승하면 안 될 것 같아서 연습을 하나도 안 했다"고 말해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그래도 만일 우승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물음에 그는 "우승 상금을 좋은 곳에 쓰도록 기부하겠다. 그러나 설령 우승한다고 해도 은퇴를 번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 생활을 회상하면서는 다소 숙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LPGA 진출 초기에는 차에 내비게이션도 없어서 아버지(김정길 씨)와 함께 프린트해온 큰 지도를 보면서 길도 많이 헤맸던 기억이 난다"는 김미현은 "가족들이 한 번도 불만을 얘기하지 않았고 은퇴를 결정할 때도 내 의견을 존중해줘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2007년 셈그룹 챔피언십 우승에 대한 일화도 소개했다. 연습 라운드 때 비가 많이 오고 코스도 길어 컷 통과조차 어렵겠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복이 따랐는지 줄리 잉스터와 연장전까지 해서 우승했다. 그 주에 토네이도 때문에 미국에 피해가 컸는데 우승 상금을 전액 기부했다"고 말했다.

김미현은 "한국이라는 작은 땅에서 나처럼 작은 사람이 큰 미국 땅에 가서 사람들을 돕고 또 그 일로 인해 미국 사람들로부터 몇 년을 고맙다는 말을 들었던 것이 한국인으로 자랑스러웠던 순간"이라고 회상했다.

후배들에게 "버디를 잡기는 어렵지만 보기 하는 것은 너무 쉽다"며 꾸준한 노력을 당부한 김미현은 "가족은 물론이고 소속사 KT, 후원해준 혼마 등에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인사했다.

김미현을 12년간 후원한 KT는 이날 은퇴식에 앞서 '영원한 LPGA 우승자를 위하여'라는 글귀를 새긴 감사패를 김미현에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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