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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따뜻한 코미디 ‘강철대오…’
입력 2012.10.18 (14:24) 연합뉴스
대학 캠퍼스에 최루탄 연기가 자욱하고 ’짱돌’이 날아다니던 시절. 많은 사람이 기억하거나 전해 들은 1980년대 풍경이다.



하지만 이런 암울한 시대를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재구성한 독특한 코미디 영화가 나왔다.



영화 ’강철대오: 구국의 철가방’이다.



영화는 제목부터 ’강철대오’와 ’구국의’란 단어를 사용해 1980년대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1980년대 학생운동의 구심점이었던 전학협(전국학생회협의회)이 이름 앞에 스스로 붙인 수식어가 ’구국의 강철대오’였다.



하지만 영화는 이런 일반적인 해석을 뒤엎는 반전의 매력을 제목 속에 넣었다.



주인공의 이름이 ’강대오’(김인권 분)이고 그는 철가방을 들고 다니는 중국집 ’중화루’의 배달부이다.



영화는 이렇게 어두운 시절의 대명사를 경쾌한 코미디의 틀 안에 넣어 따뜻하게 추억할 수 있는 순수한 청춘의 회고담으로 만들었다.



중국집 테이블 세팅의 달인이자 초고속 배달의 기수인 강대오는 어느날 자주 배달을 가는 대학교의 여자 기숙사에 그릇을 수거하러 간다. 그는 깨끗하게 설거지까지 해놓은 그릇 안에서 정갈한 메모 쪽지 하나를 발견한다. ’잘 먹었읍니다’라는 예쁜 글씨에서 따뜻한 배려의 마음씨를 느낀 대오는 이 글씨의 주인공 ’예린’(유다인)이 청순미녀라는 사실까지 알게 된다.



단박에 그녀에게 빠진 대오는 이때부터 힘겨운 짝사랑을 시작한다.



그리고 우연히 그녀에게서 받은 지폐에서 ’생일파티’라는 모임의 시간과 장소가 적힌 것을 보고 무작정 그곳으로 나간다.



하지만 알고 보니 ’생일파티’는 대학생들이 민주화운동을 위해 꾸민 ’미국 문화원 점거 투쟁’이었고 대오는 영문도 모른 채 무리 속에 휩쓸려가 미국 문화원 안에 갇힌다.



이왕 이렇게 된 바에 그녀가 사랑하고 싶다는 혁명투사가 돼보기로 마음먹은 대오는 어느새 무리의 앞에 서게 되고 그녀를 향한 본격적인 구애를 시작한다.



하지만 그녀 옆에는 잘생기고 똑똑하고 노래까지 잘하는 대학생 ’영민’(조정석)이 있다.



사랑을 쟁취하기 위한 대오의 투쟁은 성공할 수 있을까.



코미디 영화답게 영화의 몇몇 장면들은 큰 웃음을 준다.



특히 1980년대 대학생들이 영어 회화에 아주 약했다는 점에 착안해 미국 참사관·문화원장과 협상에서 아무도 제대로 대화를 나누지 못하는 장면은 영화에서 가장 재미있는 장면 중 하나다.



대오가 어느새 민주화운동의 주도자로 몰리면서 중화루가 있는 동네의 파출소 순경이 전국철가방협회를 좌익단체로 몰려는 심문 장면은 시대상을 고스란히 반영하면서도 웃음을 주는 장면이다.



대학생들이 경찰이 심어놓은 내부 첩자인 ’프락치’를 잡으려고 서로를 의심하고 암구호를 테스트하는 장면도 웃기면서 슬프다.



이 영화를 연출한 육상효 감독은 이주노동자 문제를 따뜻한 시선으로 다룬 전작 ’방가? 방가!’(2010)에서처럼 따뜻한 코미디로 시대의 아픔을 조명한다.



미국문화원에 고립돼 배고픔에 시달리는 학생들에게 철가방협회가 나서 자장면을 배달하고 전경들까지 모두 함께 앉아 자장면을 먹는 장면에서 이런 따뜻한 휴머니즘이 느껴진다.



자신의 몸을 던져 사랑하는 여자를 구출해내는 대오의 마지막 ’혁명’적인 풍모도 마찬가지다.



영화는 이런 미덕으로 관객을 즐겁게 하지만, 사랑을 쟁취하려 분투하는 얘기가 그리 긴장감 있게 그려지지는 못했다.



또 그 시대를 얼마나 이해하느냐에 따라 웃음의 농도가 조금씩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386세대에 해당하는 40-50대 관객들에게는 영화를 너무 심각하게 보지만 않는다면 신선한 재미를 줄 것 같다.



25일 개봉.
  • [새영화] 따뜻한 코미디 ‘강철대오…’
    • 입력 2012-10-18 14:24:44
    연합뉴스
대학 캠퍼스에 최루탄 연기가 자욱하고 ’짱돌’이 날아다니던 시절. 많은 사람이 기억하거나 전해 들은 1980년대 풍경이다.



하지만 이런 암울한 시대를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재구성한 독특한 코미디 영화가 나왔다.



영화 ’강철대오: 구국의 철가방’이다.



영화는 제목부터 ’강철대오’와 ’구국의’란 단어를 사용해 1980년대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1980년대 학생운동의 구심점이었던 전학협(전국학생회협의회)이 이름 앞에 스스로 붙인 수식어가 ’구국의 강철대오’였다.



하지만 영화는 이런 일반적인 해석을 뒤엎는 반전의 매력을 제목 속에 넣었다.



주인공의 이름이 ’강대오’(김인권 분)이고 그는 철가방을 들고 다니는 중국집 ’중화루’의 배달부이다.



영화는 이렇게 어두운 시절의 대명사를 경쾌한 코미디의 틀 안에 넣어 따뜻하게 추억할 수 있는 순수한 청춘의 회고담으로 만들었다.



중국집 테이블 세팅의 달인이자 초고속 배달의 기수인 강대오는 어느날 자주 배달을 가는 대학교의 여자 기숙사에 그릇을 수거하러 간다. 그는 깨끗하게 설거지까지 해놓은 그릇 안에서 정갈한 메모 쪽지 하나를 발견한다. ’잘 먹었읍니다’라는 예쁜 글씨에서 따뜻한 배려의 마음씨를 느낀 대오는 이 글씨의 주인공 ’예린’(유다인)이 청순미녀라는 사실까지 알게 된다.



단박에 그녀에게 빠진 대오는 이때부터 힘겨운 짝사랑을 시작한다.



그리고 우연히 그녀에게서 받은 지폐에서 ’생일파티’라는 모임의 시간과 장소가 적힌 것을 보고 무작정 그곳으로 나간다.



하지만 알고 보니 ’생일파티’는 대학생들이 민주화운동을 위해 꾸민 ’미국 문화원 점거 투쟁’이었고 대오는 영문도 모른 채 무리 속에 휩쓸려가 미국 문화원 안에 갇힌다.



이왕 이렇게 된 바에 그녀가 사랑하고 싶다는 혁명투사가 돼보기로 마음먹은 대오는 어느새 무리의 앞에 서게 되고 그녀를 향한 본격적인 구애를 시작한다.



하지만 그녀 옆에는 잘생기고 똑똑하고 노래까지 잘하는 대학생 ’영민’(조정석)이 있다.



사랑을 쟁취하기 위한 대오의 투쟁은 성공할 수 있을까.



코미디 영화답게 영화의 몇몇 장면들은 큰 웃음을 준다.



특히 1980년대 대학생들이 영어 회화에 아주 약했다는 점에 착안해 미국 참사관·문화원장과 협상에서 아무도 제대로 대화를 나누지 못하는 장면은 영화에서 가장 재미있는 장면 중 하나다.



대오가 어느새 민주화운동의 주도자로 몰리면서 중화루가 있는 동네의 파출소 순경이 전국철가방협회를 좌익단체로 몰려는 심문 장면은 시대상을 고스란히 반영하면서도 웃음을 주는 장면이다.



대학생들이 경찰이 심어놓은 내부 첩자인 ’프락치’를 잡으려고 서로를 의심하고 암구호를 테스트하는 장면도 웃기면서 슬프다.



이 영화를 연출한 육상효 감독은 이주노동자 문제를 따뜻한 시선으로 다룬 전작 ’방가? 방가!’(2010)에서처럼 따뜻한 코미디로 시대의 아픔을 조명한다.



미국문화원에 고립돼 배고픔에 시달리는 학생들에게 철가방협회가 나서 자장면을 배달하고 전경들까지 모두 함께 앉아 자장면을 먹는 장면에서 이런 따뜻한 휴머니즘이 느껴진다.



자신의 몸을 던져 사랑하는 여자를 구출해내는 대오의 마지막 ’혁명’적인 풍모도 마찬가지다.



영화는 이런 미덕으로 관객을 즐겁게 하지만, 사랑을 쟁취하려 분투하는 얘기가 그리 긴장감 있게 그려지지는 못했다.



또 그 시대를 얼마나 이해하느냐에 따라 웃음의 농도가 조금씩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386세대에 해당하는 40-50대 관객들에게는 영화를 너무 심각하게 보지만 않는다면 신선한 재미를 줄 것 같다.



2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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