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경 은퇴, 넥센 불펜코치 새출발

입력 2012.10.18 (16:58) 수정 2012.10.18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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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드시 부활하겠다는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게 가장 아쉽습니다."



1998년부터 2004년까지 무려 네 차례나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현대 왕조'의 '마지막 황태자' 김수경(33)이 현역에서 은퇴하고 지도자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김수경 넥센 신임 불펜투수코치는 18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염경엽 감독 취임식에 참석해 은퇴 소감과 코치로서의 새출발하는 각오를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1998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해 프로에서 15시즌을 뛰면서 현역 최다승인 112승(98패 3세이브)을 남긴 김 코치는 "40승까지는 쉬웠지만 2001년 이후에 거둔 72승은 힘들게 얻은 승리였다"고 돌아봤다.



그는 프로 데뷔 첫해 32경기에 등판해 12승(4패 2세이브·평균자책점 2.76)에 신인 최다 탈삼진(168개)을 기록하며 그해 신인왕에 올랐다.



3년 차인 2000년에는 18승(8패)으로 다승왕을 차지하며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신성으로 빛났다.



1998년을 시작으로 2000년, 2003년, 2004년 등 무려 네 차례나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이끌며 '현대 왕조'의 '황태자'로 불렸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2001년부터 투수로서 서서히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2001년부터 투구 밸런스가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면서 "그때부터 10승 하기가 정말로 어려웠다"고 했다.



김수경은 2007년 12승(7패)을 마지막으로 더는 두자릿수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2008년 3승(6패), 2009년 6승(11패)에 그쳤고 2010년에는 단 1경기에 나서 1패만을 남길 정도로 뚜렷한 하향곡선을 그렸다.



주로 2군에 머문 지난해에는 18경기에 나서 1승(2패), 올해에는 9경기에 등판해 1패만을 기록했다.



김 코치는 "과거의 영광을 누리고 싶어 포기가 안 됐다. 그때를 잊지 못하겠더라"면서 "하지만 부진이 길어지면서 지치고 벽에 부딪힌 건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올해에도 2군 캠프인 강진에서 열심히 몸을 만들어 1군 진입 기회를 잡으려고 애썼지만 볼 스피드가 살아나지 않았다"면서 "전력으로 던졌는데, 스피드건에는 134㎞가 찍혔다. 기록지를 보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염경엽 감독의 코치직 제안을 처음에는 선뜻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워 김시진 전 감독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코치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말씀해주셨다"면서 "현장에서 저의 볼을 가까이에서 본 분들의 조언이 정확하겠다 싶었다"고 코치 제의를 받아들인 이유를 설명했다.



김 코치가 이날 조태룡 단장으로부터 받은 유니폼에는 선수생활 달았던 30번 대신 지도자 번호인 83번이 새겨져 있었다.



그는 "30번은 신인이 달았으면 좋겠다"면서 "누가 될진 모르지만, 나처럼 어렸을 때 잘하는 선수보다는 롱런할 수 있는 선수가 달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코치는 "15년 프로선수로서 좋았던 적도 있지만 고생한 적도 많았다"면서 "나와 비슷한 고민을 지금 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내 경험을 많이 얘기해주고 그들의 속마음도 들어주면서 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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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10-18 16:58:18
    • 수정2012-10-18 17: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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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드시 부활하겠다는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게 가장 아쉽습니다."

1998년부터 2004년까지 무려 네 차례나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현대 왕조'의 '마지막 황태자' 김수경(33)이 현역에서 은퇴하고 지도자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김수경 넥센 신임 불펜투수코치는 18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염경엽 감독 취임식에 참석해 은퇴 소감과 코치로서의 새출발하는 각오를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1998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해 프로에서 15시즌을 뛰면서 현역 최다승인 112승(98패 3세이브)을 남긴 김 코치는 "40승까지는 쉬웠지만 2001년 이후에 거둔 72승은 힘들게 얻은 승리였다"고 돌아봤다.

그는 프로 데뷔 첫해 32경기에 등판해 12승(4패 2세이브·평균자책점 2.76)에 신인 최다 탈삼진(168개)을 기록하며 그해 신인왕에 올랐다.

3년 차인 2000년에는 18승(8패)으로 다승왕을 차지하며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신성으로 빛났다.

1998년을 시작으로 2000년, 2003년, 2004년 등 무려 네 차례나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이끌며 '현대 왕조'의 '황태자'로 불렸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2001년부터 투수로서 서서히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2001년부터 투구 밸런스가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면서 "그때부터 10승 하기가 정말로 어려웠다"고 했다.

김수경은 2007년 12승(7패)을 마지막으로 더는 두자릿수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2008년 3승(6패), 2009년 6승(11패)에 그쳤고 2010년에는 단 1경기에 나서 1패만을 남길 정도로 뚜렷한 하향곡선을 그렸다.

주로 2군에 머문 지난해에는 18경기에 나서 1승(2패), 올해에는 9경기에 등판해 1패만을 기록했다.

김 코치는 "과거의 영광을 누리고 싶어 포기가 안 됐다. 그때를 잊지 못하겠더라"면서 "하지만 부진이 길어지면서 지치고 벽에 부딪힌 건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올해에도 2군 캠프인 강진에서 열심히 몸을 만들어 1군 진입 기회를 잡으려고 애썼지만 볼 스피드가 살아나지 않았다"면서 "전력으로 던졌는데, 스피드건에는 134㎞가 찍혔다. 기록지를 보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염경엽 감독의 코치직 제안을 처음에는 선뜻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워 김시진 전 감독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코치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말씀해주셨다"면서 "현장에서 저의 볼을 가까이에서 본 분들의 조언이 정확하겠다 싶었다"고 코치 제의를 받아들인 이유를 설명했다.

김 코치가 이날 조태룡 단장으로부터 받은 유니폼에는 선수생활 달았던 30번 대신 지도자 번호인 83번이 새겨져 있었다.

그는 "30번은 신인이 달았으면 좋겠다"면서 "누가 될진 모르지만, 나처럼 어렸을 때 잘하는 선수보다는 롱런할 수 있는 선수가 달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코치는 "15년 프로선수로서 좋았던 적도 있지만 고생한 적도 많았다"면서 "나와 비슷한 고민을 지금 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내 경험을 많이 얘기해주고 그들의 속마음도 들어주면서 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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