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남북 ‘전단 싸움’…충돌 새로운 불씨?

입력 2012.10.23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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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2004년 설악산에서 열린 남북 장성급회담 모습입니다.

당시 남북은 군사분계선에서의 심리전을 동시에 중단하고, 확성기를 통한 대북 대남 선전은 물론 전단 살포도 하지 않기로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2010년 천안함 폭침사건 이후 이런 합의는 깨져 버렸는데요.

최근 남북 간 전단을 둘러싼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충돌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박진영 기자가 심층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7월 말 경기도 파주와 양주 부근에서 발견된 북한의 대남 전단들입니다.

만 6천여 장의 전단엔 "영도자의 존엄은 민중의 생명이다."

"남한은 탈북자를 북으로 침투시키는 등 대북 테러에 혈안이 돼 있다."라는 억지 주장들이 적혀 있습니다.

북한이 대남 전단을 띄운 것은 지난 2004년 이후 처음.

지난달 추석 연휴에도 우리 군의 종북 교육을 비난하는 전단이 전방 지역으로 날아오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김경민(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북한 정권은 실패한 정권이라는 것을 우리가 알고 있기 때문에 과거처럼 북한이 전단을 살포해도 우리 국민은 동요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정부도 북한의 전단 살포를 문제시하지 않아왔습니다.

대신 우리 측에서는 탈북자들이 주축이 된 민간단체들이 대북 전단을 보내고 있습니다.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이 일어난 뒤부터입니다.

북한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3대 세습을 비판하는 등 북한으로선 민감한 내용을 담고 있어 주민 동요 등으로 체제유지에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녹취> 조선중앙 TV(지난 19일) : "삐라(전단)살포는 가장 노골적인 심리전이며 그것은 곧 정전협정에 대한 파기행위이고 우리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전쟁도발이다."

대북전단과 관련해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현행법상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를 막기는 어렵습니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녹취> 김형석(통일부 대변인) : "법적 규제 이런 문제도 논의된 바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현행법상 명시적인 직접적인 근거가 없는 게 현실이고……."

최근 북한 군부는 대북전단 살포 땐 포격을 가하겠다고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대북 전단 살포는 자칫 북한의 국지도발의 빌미가 될 수도 있어 남북 간 새로운 긴장 요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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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남북 ‘전단 싸움’…충돌 새로운 불씨?
    • 입력 2012-10-23 22: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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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2004년 설악산에서 열린 남북 장성급회담 모습입니다. 당시 남북은 군사분계선에서의 심리전을 동시에 중단하고, 확성기를 통한 대북 대남 선전은 물론 전단 살포도 하지 않기로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2010년 천안함 폭침사건 이후 이런 합의는 깨져 버렸는데요. 최근 남북 간 전단을 둘러싼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충돌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박진영 기자가 심층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7월 말 경기도 파주와 양주 부근에서 발견된 북한의 대남 전단들입니다. 만 6천여 장의 전단엔 "영도자의 존엄은 민중의 생명이다." "남한은 탈북자를 북으로 침투시키는 등 대북 테러에 혈안이 돼 있다."라는 억지 주장들이 적혀 있습니다. 북한이 대남 전단을 띄운 것은 지난 2004년 이후 처음. 지난달 추석 연휴에도 우리 군의 종북 교육을 비난하는 전단이 전방 지역으로 날아오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김경민(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북한 정권은 실패한 정권이라는 것을 우리가 알고 있기 때문에 과거처럼 북한이 전단을 살포해도 우리 국민은 동요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정부도 북한의 전단 살포를 문제시하지 않아왔습니다. 대신 우리 측에서는 탈북자들이 주축이 된 민간단체들이 대북 전단을 보내고 있습니다.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이 일어난 뒤부터입니다. 북한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3대 세습을 비판하는 등 북한으로선 민감한 내용을 담고 있어 주민 동요 등으로 체제유지에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녹취> 조선중앙 TV(지난 19일) : "삐라(전단)살포는 가장 노골적인 심리전이며 그것은 곧 정전협정에 대한 파기행위이고 우리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전쟁도발이다." 대북전단과 관련해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현행법상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를 막기는 어렵습니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녹취> 김형석(통일부 대변인) : "법적 규제 이런 문제도 논의된 바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현행법상 명시적인 직접적인 근거가 없는 게 현실이고……." 최근 북한 군부는 대북전단 살포 땐 포격을 가하겠다고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대북 전단 살포는 자칫 북한의 국지도발의 빌미가 될 수도 있어 남북 간 새로운 긴장 요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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