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에서 받은 51년 만의 무죄…유족 오열

입력 2012.10.23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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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1961년, 이중 간첩 혐의로 사형당한 한 북파 공작원이 반세기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사자의 명예회복을 위해 소송을 제기했던 아들은 이제 아버지 유해를 찾는 일에 나섰습니다.

윤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1955년, 인민군 장교 생포 임무를 띠고 북파됐던 심문규 씨,

북에서 붙잡혀 다시 대남 간첩 교육을 받고 남파됐지만, 즉시 자수했습니다.

하지만 '위장 자수'로 몰렸고, 이중간첩 혐의로 결국 1961년 사형됐습니다.

51년 만에 다시 열린 재심, 재판부는 '위장 자수'로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하면서 죄송하고 안타깝다고 사죄했습니다.

<인터뷰> 심한운(고 심문규 씨 아들) : "173436 그 판사님이 자기가 저지른 일도 아니면서 그런 책임을 전부 감수하려고 하는 그런 말씀을 하셨을 때 너무 감동적이고 내 가슴이, 심장이 터질 것 같았어요."

아버지의 생사도 모른 채 헤매는 사이 집안은 풍비박산이 났습니다.

어머니와 두 동생이, 먼저 세상을 떠나 이 기쁜 소식을 나눌 가족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인터뷰> 심한운(고 심문규 씨 아들) : "165003(남동생을) 학교 앞에서 볼려고 해 봐도, 그 때 한 반에 오후반 오전반 바글거려서 만나기 힘들더라고. 그러다 어른들한테 걸리면 큰일날 것 같아서 또. 그 뒤로 못 만났지."

국가에 대한 원망도, 미움도 이젠 다 말라 없어졌습니다.

아직 어딘가에 살아있을 것만 같은 아버지, 심씨는 아버지의 유해를 찾기 위해 또다시 험난한 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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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덤에서 받은 51년 만의 무죄…유족 오열
    • 입력 2012-10-23 22: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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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1961년, 이중 간첩 혐의로 사형당한 한 북파 공작원이 반세기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사자의 명예회복을 위해 소송을 제기했던 아들은 이제 아버지 유해를 찾는 일에 나섰습니다. 윤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1955년, 인민군 장교 생포 임무를 띠고 북파됐던 심문규 씨, 북에서 붙잡혀 다시 대남 간첩 교육을 받고 남파됐지만, 즉시 자수했습니다. 하지만 '위장 자수'로 몰렸고, 이중간첩 혐의로 결국 1961년 사형됐습니다. 51년 만에 다시 열린 재심, 재판부는 '위장 자수'로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하면서 죄송하고 안타깝다고 사죄했습니다. <인터뷰> 심한운(고 심문규 씨 아들) : "173436 그 판사님이 자기가 저지른 일도 아니면서 그런 책임을 전부 감수하려고 하는 그런 말씀을 하셨을 때 너무 감동적이고 내 가슴이, 심장이 터질 것 같았어요." 아버지의 생사도 모른 채 헤매는 사이 집안은 풍비박산이 났습니다. 어머니와 두 동생이, 먼저 세상을 떠나 이 기쁜 소식을 나눌 가족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인터뷰> 심한운(고 심문규 씨 아들) : "165003(남동생을) 학교 앞에서 볼려고 해 봐도, 그 때 한 반에 오후반 오전반 바글거려서 만나기 힘들더라고. 그러다 어른들한테 걸리면 큰일날 것 같아서 또. 그 뒤로 못 만났지." 국가에 대한 원망도, 미움도 이젠 다 말라 없어졌습니다. 아직 어딘가에 살아있을 것만 같은 아버지, 심씨는 아버지의 유해를 찾기 위해 또다시 험난한 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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