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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작 만연…실적도 부풀린다
입력 2012.11.05 (07:36) 수정 2012.11.05 (17:19) 연합뉴스
공공기관들이 경영평가의 근거가 되는 고객만족도 조사 점수를 조작하는 행태가 광범위하게 확산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고객만족도 뿐 아니라 실적 자체를 조작하는 행위도 벌어지고 있다.

5일 공공기관의 관계자들과 노조간부 등에 따르면 고객만족도 조작행위는 대부분의 공공기관에서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공공기관 관계자들은 임직원 친인척을 `고객'으로 위장하거나 조사 대상자에게 선물공세 등을 통해 높은 점수를 요청하는 행위가 일종의 관행이 됐다고 밝혔다.

익명의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고객만족도 조사는 완전한 사기"라고 말했다.

그는 "평가 때마다 고객에게 연락해 최고점수를 달라고 요청하고, 그나마도 `진짜 고객'이 아닌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당장 내가 관리하는 평가대상자도 고객이 아닌 친인척 중 한 명"이라면서 "양심의 가책을 많이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상관이 `융통성 있게 하라'고 한마디 하면 적당히 숫자를 고치는 등 실적도 부풀린다"면서 "상당수의 기관에서 고객만족도 뿐 아니라 실적도 조작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평가를 앞두고 고객을 일일이 찾아 높은 점수를 요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 공공기관의 핵심 관계자는 "작년에는 평가 한 달 전부터 고객만족도를 잘 받아오라며 직원들을 모두 밖으로 내보냈다"면서 "예컨대 방학 때 우리에게 교육을 받은 교사들에게 선물 하나씩 들고 찾아가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알고 보니 다른 공공기관은 다들 이렇게 해왔고 심지어 전담팀까지 꾸려놨다"며 "그동안 정직하게 했던 우리만 피해를 봤던 셈"이라고 밝혔다.

이 기관은 작년도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단숨에 하위권에서 상위권으로 뛰었고 직원 1인당 600여만원의 경영평가 상여금을 받았다.

매년 평가철이 되면 고객방문 서비스를 무료로 실시하거나 거의 전 직원을 대민봉사에 내보낸다는 기관도 있다.

법인 고객 비중이 큰 금융공공기관 관계자는 "조사대상 법인의 평가대상자들을 공연에 초청하거나 1박2일 제주도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별도의 노력을 한다"고 털어놨다.

다른 공공기관 관계자는 "고객만족도 조사 전에 직원들을 내보내 서비스를 해주곤 한다"면서 "대부분의 기관들이 직간접적으로 고객만족도를 좋게 나오게 하려는 행위를 한다"고 전했다.

공공기관들이 이렇게 조작을 하는 것은 경영평가 결과에 따라 기관장의 연임 여부가 결정되고 직원들의 성과급 액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주요 관계자는 "조작이 가능한 기관은 사실상 다들 조작을 할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공공기관들이 점수를 조작해 제 몫 이상의 성과급을 받는 행위는 국민의 혈세 낭비일 뿐 아니라 이 과정에서 정작 제 역할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한 공공기관 직원은 "우리 인력의 10% 이상이 평가 업무에 매달려 엄청난 인력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관에선 "직원을 전부 다 동원하는 바람에 국정감사 준비를 할 사람도 없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공기업의 고객만족도 지수(평균점수)는 2006년 이후 5년간 83.6점에서 93.7점으로 30점 이상 급등했고, 준정부기관 역시 79.4점에서 89.6점으로 20점 이상 점수가 올랐다.

하지만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된 공공기관의 불친절 신고 건수는 2008년 2만7천509건, 2009년 2만8천163건, 2010년 3만4천510건, 2011년 3만2천82건 등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작 만연…실적도 부풀린다
    • 입력 2012-11-05 07:36:52
    • 수정2012-11-05 17:19:53
    연합뉴스
공공기관들이 경영평가의 근거가 되는 고객만족도 조사 점수를 조작하는 행태가 광범위하게 확산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고객만족도 뿐 아니라 실적 자체를 조작하는 행위도 벌어지고 있다.

5일 공공기관의 관계자들과 노조간부 등에 따르면 고객만족도 조작행위는 대부분의 공공기관에서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공공기관 관계자들은 임직원 친인척을 `고객'으로 위장하거나 조사 대상자에게 선물공세 등을 통해 높은 점수를 요청하는 행위가 일종의 관행이 됐다고 밝혔다.

익명의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고객만족도 조사는 완전한 사기"라고 말했다.

그는 "평가 때마다 고객에게 연락해 최고점수를 달라고 요청하고, 그나마도 `진짜 고객'이 아닌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당장 내가 관리하는 평가대상자도 고객이 아닌 친인척 중 한 명"이라면서 "양심의 가책을 많이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상관이 `융통성 있게 하라'고 한마디 하면 적당히 숫자를 고치는 등 실적도 부풀린다"면서 "상당수의 기관에서 고객만족도 뿐 아니라 실적도 조작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평가를 앞두고 고객을 일일이 찾아 높은 점수를 요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 공공기관의 핵심 관계자는 "작년에는 평가 한 달 전부터 고객만족도를 잘 받아오라며 직원들을 모두 밖으로 내보냈다"면서 "예컨대 방학 때 우리에게 교육을 받은 교사들에게 선물 하나씩 들고 찾아가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알고 보니 다른 공공기관은 다들 이렇게 해왔고 심지어 전담팀까지 꾸려놨다"며 "그동안 정직하게 했던 우리만 피해를 봤던 셈"이라고 밝혔다.

이 기관은 작년도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단숨에 하위권에서 상위권으로 뛰었고 직원 1인당 600여만원의 경영평가 상여금을 받았다.

매년 평가철이 되면 고객방문 서비스를 무료로 실시하거나 거의 전 직원을 대민봉사에 내보낸다는 기관도 있다.

법인 고객 비중이 큰 금융공공기관 관계자는 "조사대상 법인의 평가대상자들을 공연에 초청하거나 1박2일 제주도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별도의 노력을 한다"고 털어놨다.

다른 공공기관 관계자는 "고객만족도 조사 전에 직원들을 내보내 서비스를 해주곤 한다"면서 "대부분의 기관들이 직간접적으로 고객만족도를 좋게 나오게 하려는 행위를 한다"고 전했다.

공공기관들이 이렇게 조작을 하는 것은 경영평가 결과에 따라 기관장의 연임 여부가 결정되고 직원들의 성과급 액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주요 관계자는 "조작이 가능한 기관은 사실상 다들 조작을 할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공공기관들이 점수를 조작해 제 몫 이상의 성과급을 받는 행위는 국민의 혈세 낭비일 뿐 아니라 이 과정에서 정작 제 역할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한 공공기관 직원은 "우리 인력의 10% 이상이 평가 업무에 매달려 엄청난 인력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관에선 "직원을 전부 다 동원하는 바람에 국정감사 준비를 할 사람도 없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공기업의 고객만족도 지수(평균점수)는 2006년 이후 5년간 83.6점에서 93.7점으로 30점 이상 급등했고, 준정부기관 역시 79.4점에서 89.6점으로 20점 이상 점수가 올랐다.

하지만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된 공공기관의 불친절 신고 건수는 2008년 2만7천509건, 2009년 2만8천163건, 2010년 3만4천510건, 2011년 3만2천82건 등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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