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훈 붕대 투혼 “이런 슛부담 처음”

입력 2012.11.05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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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프로농구 최고의 화제는 부산 KT의 '국보급 센터' 서장훈(38)의 붕대 투혼이다.

지난달 26일 서울 SK와의 경기 도중 상대 선수의 팔꿈치에 왼쪽 눈 윗부분을 얻어맞은 서장훈은 이후 하얀 붕대를 이마에 동여매고 연일 코트를 누비고 있다.

이제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목 보호대'에 붕대까지 동여맨 서장훈은 "주위 사람들이 무슨 중병에 걸렸느냐고 묻더라"며 웃었다.

찢어진 부위는 약 3㎝ 정도로 크지 않았지만 속으로 상처가 깊어 뼈가 보일 정도였다고 한다. 산전수전 다 겪은 서장훈도 "처음에 피가 너무 많이 나서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병원에서 무려 50바늘이나 꿰맨 서장훈은 아직 실밥도 풀지 않았지만 연일 고감도 득점포를 가동하며 최근 KT의 3연승을 이끌었다. 4일 울산 모비스와의 경기에서는 3점슛 3개를 모두 성공하는 등 개인 시즌 최다인 18점을 넣고 리바운드도 6개를 걷어냈다.

원래 슛이 좋은 선수로 정평이 나있는 그는 올해 3점슛 성공률이 48.4%나 된다. 이는 자신의 전성기 때도 기록하지 못한 수치다.

서장훈은 4일 경기를 마친 뒤 "올해 슛 연습을 많이 하기는 했다"며 마지막 시즌을 치르는 결연한 의지를 내비쳤다. 창원 LG에서 올해 KT로 옮긴 그는 이번이 자신의 마지막 시즌임을 공언한 상태다.

슛 하나를 던질 때도 예전과는 다르다고 했다. 서장훈은 "예전에는 40분 가까이 뛰었기 때문에 초반에 슛이 2~3개 안 들어가도 나중에 5개 연달아 넣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마음 편히 던질 수 있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20분 남짓 뛰다 보니 슛이 몇 번 빗나가면 만회할 시간이 없어 훨씬 부담이 크다"고 털어놨다.

"농구를 하면서 이런 부담을 느끼기는 처음"이라는 서장훈은 자신을 믿고 영입한 전창진 KT 감독에게 보답하고 싶은 마음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감독이 믿고 출전을 시키는데 뭐라도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이 크다"며 "초반에 팀이 1승6패로 밀리면서 '나 때문에 지는 게 아닌지'라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다"고 회상했다.

박상오, 김영환, 양우섭 등이 팀을 떠나고 김현중, 오용준 등이 들어와 물갈이됐지만 최근 3년간 정규리그에서 2-1-3위를 한 KT의 가장 큰 변화는 역시 서장훈의 영입이었기 때문이다.

고양 오리온스와의 개막전에서 14점까지 이기다 뒤집히고 전주 KCC 전에서 불거진 '무성의 경기' 논란이 초반 팀 분위기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서장훈은 진단했다.

최근 3연승을 거둬 중위권 도약에 성공한 소감을 묻자 그는 "남들 다 아침 일찍 출발했는데 우리는 점심 먹고 이제 자리에서 일어난 상황"이라고 비유하며 "시즌 전에 말했던 '나 자신에게 후회 없이, 당당한 모습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자'는 목표를 지킬 수 있도록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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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장훈 붕대 투혼 “이런 슛부담 처음”
    • 입력 2012-11-05 08:44:15
    연합뉴스
요즘 프로농구 최고의 화제는 부산 KT의 '국보급 센터' 서장훈(38)의 붕대 투혼이다. 지난달 26일 서울 SK와의 경기 도중 상대 선수의 팔꿈치에 왼쪽 눈 윗부분을 얻어맞은 서장훈은 이후 하얀 붕대를 이마에 동여매고 연일 코트를 누비고 있다. 이제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목 보호대'에 붕대까지 동여맨 서장훈은 "주위 사람들이 무슨 중병에 걸렸느냐고 묻더라"며 웃었다. 찢어진 부위는 약 3㎝ 정도로 크지 않았지만 속으로 상처가 깊어 뼈가 보일 정도였다고 한다. 산전수전 다 겪은 서장훈도 "처음에 피가 너무 많이 나서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병원에서 무려 50바늘이나 꿰맨 서장훈은 아직 실밥도 풀지 않았지만 연일 고감도 득점포를 가동하며 최근 KT의 3연승을 이끌었다. 4일 울산 모비스와의 경기에서는 3점슛 3개를 모두 성공하는 등 개인 시즌 최다인 18점을 넣고 리바운드도 6개를 걷어냈다. 원래 슛이 좋은 선수로 정평이 나있는 그는 올해 3점슛 성공률이 48.4%나 된다. 이는 자신의 전성기 때도 기록하지 못한 수치다. 서장훈은 4일 경기를 마친 뒤 "올해 슛 연습을 많이 하기는 했다"며 마지막 시즌을 치르는 결연한 의지를 내비쳤다. 창원 LG에서 올해 KT로 옮긴 그는 이번이 자신의 마지막 시즌임을 공언한 상태다. 슛 하나를 던질 때도 예전과는 다르다고 했다. 서장훈은 "예전에는 40분 가까이 뛰었기 때문에 초반에 슛이 2~3개 안 들어가도 나중에 5개 연달아 넣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마음 편히 던질 수 있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20분 남짓 뛰다 보니 슛이 몇 번 빗나가면 만회할 시간이 없어 훨씬 부담이 크다"고 털어놨다. "농구를 하면서 이런 부담을 느끼기는 처음"이라는 서장훈은 자신을 믿고 영입한 전창진 KT 감독에게 보답하고 싶은 마음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감독이 믿고 출전을 시키는데 뭐라도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이 크다"며 "초반에 팀이 1승6패로 밀리면서 '나 때문에 지는 게 아닌지'라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다"고 회상했다. 박상오, 김영환, 양우섭 등이 팀을 떠나고 김현중, 오용준 등이 들어와 물갈이됐지만 최근 3년간 정규리그에서 2-1-3위를 한 KT의 가장 큰 변화는 역시 서장훈의 영입이었기 때문이다. 고양 오리온스와의 개막전에서 14점까지 이기다 뒤집히고 전주 KCC 전에서 불거진 '무성의 경기' 논란이 초반 팀 분위기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서장훈은 진단했다. 최근 3연승을 거둬 중위권 도약에 성공한 소감을 묻자 그는 "남들 다 아침 일찍 출발했는데 우리는 점심 먹고 이제 자리에서 일어난 상황"이라고 비유하며 "시즌 전에 말했던 '나 자신에게 후회 없이, 당당한 모습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자'는 목표를 지킬 수 있도록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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