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복잡한 입시 전형…사교육만 배불려

입력 2012.11.05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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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학의 입시, 얼마나 복잡하기에 대선 후보들도 한목소리로, 전형을 단순화하겠다고 나섰을까요?



각 대학의 모집 요강에 나온 이름부터 어려운데요,



알바트로스 인재 전형, 다빈치형 인재전형, 네오 르네상스전형, 참사랑 인재전형 등, 도대체 어떤 학생을 어떻게 뽑겠다는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전형 방법 모두 3천개가 넘다보니 학부모들은 입시 설명회를 다니며 전형 방법을 공부할 정도인데요,



먼저 복잡한 대입 전형 실태를 김영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올해 수험생들의 대학 지원 기회는 최대 수시 6번과 정시 3번입니다.



그러나 대학마다, 전형이 모두 제각각이다 보니 원서를 쓰는 것부터 고역입니다.



<인터뷰> 문다영(서울 중앙여고 3학년) : "자기소개서라든지 서류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굉장히 많이 걸리고..."



<인터뷰> 이예지(서울 중앙여고 3학년) : "제가 한 건 똑같은데 그래도 대학교마다 (인재상에 맞게) 말을 바꿔서 해야 하다 보니까 약간 혼란스럽긴 합니다."



올해 4년제 대학의 입학 전형은 모두 3천백여 개.



단국대가 52가지로 가장 많고 중앙대 46개이며 건국대나 명지대 상명대도 40개가 넘습니다.



전형마다 수능과 학생부, 면접, 논술 등의 반영비율이 모두 다릅니다.



특히 수시모집의 19%를 뽑는 입학사정관제는 자기소개서와 추천서, 경력 서류까지 준비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게다가, 매년 선발 방식이 새로 생기거나 없어지다 보니, 교사들도 따로 공부해야 진학 지도가 가능할 정돕니다.



<인터뷰> 손태진(서울 풍문여고 진학교사) : "입시에 있어서 아이들에게 부담이 줄지 않았고 교사도 수업, 면담, 입시지도도 해야 하고..."



입시제도가 복잡해질 대로 복잡해지면서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본래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멘트>



이렇게 복잡한 대학입시를 보면, 차라리 옛날이 편했다, 하는 분들도 적지 않은데요,



대학입시 제도 어떻게 변했는지 구영희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이제 사흘 뒤면, 대학 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죠.



1980년에는 수능 대신 예비고사가 있었고, 여기에 대학별 본고사와 내신이 대학입시의 기본틀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신군부는 과열 과외를 해소한다며 과외 교습을 전면 금지하고 본고사를 폐지합니다.



1982학년도 이후 예비고사가 학력고사로 대체됐고 1986년 제도 보완을 위해 논술이 도입됐지만, 2년만에 폐지됐습니다.



1988년 이어 면접고사와 함께, 눈치작전을 없애기 위해 ’선지원 후시험’ 방식이 채택됩니다.



1994년에는 또 한번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학력고사 대신 수학능력시험이 시작됐습니다.



14년만에 본고사도 부활했지만 3년 만에 만에 또 퇴출됐습니다.



1997년 논술이 다시 등장하고, 학교생활기록부가 도입됩니다.



이때 수시 모집이 생겼습니다.



2002년 이후엔 대학의 자율권이 확대되면서, (추천서, 심층면접등) 전형방법이 다양해졌고 (2008년)입학사정관제도 도입됐습니다.



수능 점수표기 방법만 해도 원점수제에서 등급제로 바뀌었고, 현재는 표준점수와 백분위,등급이 함께 나옵니다.



2014년에는 수능이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 선택제로 또 달라집니다.



이처럼 제도가 오락가락 하면서 전형방법은 더 복잡해졌는데요.



제도를 바꿀때마다, 목표는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 감소였지만 현실은 어떨까요?



사교육 1번지 서울 대치동.



밤 10시가 되자 학원에서 학생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수능과 내신에 대비한 국영수는 기본, 지원 대학과 전형에 따라 다닐 학원은 더 늘어나기도 합니다.



<인터뷰> 박지원(고등학교 1학년) : "대학에 딱 맞는, 입시에 딱 맞는 논술이 학교에서는 안 나오니까..."



학원들은 수능 직후, 대학별 맞춤 논술 특강을 내걸고 학생을 모집합니다.



9박 10일에 2백 25만원짜리도 있습니다.



입학사정관제 이후 늘어난 진학 컨설팅 업체는 정보에 목마른 수험생을 상대로 보통 시간당 20만원에서 50만원의 상담비를 요구합니다.



<녹취> 입학사정관 컨설팅 업체 : "8회에 150만 원 받았어요. 정보를 어디선가 입수한 학생은 알고 들어가고, 결국은 학부모 경제력. 경제력이 있어야 정보를 많이 얻고..."



수능의 70%가 EBS와 연계 출제되자, 학원들은 EBS 요약강의로 돈을 벌고 국가영어능력평가, NEAT가 수능을 대체할 것이라는 방침에, NEAT 학원이 생겼습니다.



입시 학원과 개인과외는 계속 늘고 있고 미등록 고액과외는 추산하기도 어렵습니다.



<인터뷰> 김승현(사교육걱정없는 세상) : "교육과정 이외에 추가적인 서류를 요구한다던가 지나치게 복잡한 전형을 운영하면서 입시 컨설팅을 유발한다던가 이런 문제가 있는 것인데요."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 입시 제도를 바꾸면 새로운 사교육 시장이 생기는 현실.



학생과 학부모들은, 입시 부담을 덜어줄 획기적인 정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구영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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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복잡한 입시 전형…사교육만 배불려
    • 입력 2012-11-05 22: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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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학의 입시, 얼마나 복잡하기에 대선 후보들도 한목소리로, 전형을 단순화하겠다고 나섰을까요?

각 대학의 모집 요강에 나온 이름부터 어려운데요,

알바트로스 인재 전형, 다빈치형 인재전형, 네오 르네상스전형, 참사랑 인재전형 등, 도대체 어떤 학생을 어떻게 뽑겠다는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전형 방법 모두 3천개가 넘다보니 학부모들은 입시 설명회를 다니며 전형 방법을 공부할 정도인데요,

먼저 복잡한 대입 전형 실태를 김영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올해 수험생들의 대학 지원 기회는 최대 수시 6번과 정시 3번입니다.

그러나 대학마다, 전형이 모두 제각각이다 보니 원서를 쓰는 것부터 고역입니다.

<인터뷰> 문다영(서울 중앙여고 3학년) : "자기소개서라든지 서류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굉장히 많이 걸리고..."

<인터뷰> 이예지(서울 중앙여고 3학년) : "제가 한 건 똑같은데 그래도 대학교마다 (인재상에 맞게) 말을 바꿔서 해야 하다 보니까 약간 혼란스럽긴 합니다."

올해 4년제 대학의 입학 전형은 모두 3천백여 개.

단국대가 52가지로 가장 많고 중앙대 46개이며 건국대나 명지대 상명대도 40개가 넘습니다.

전형마다 수능과 학생부, 면접, 논술 등의 반영비율이 모두 다릅니다.

특히 수시모집의 19%를 뽑는 입학사정관제는 자기소개서와 추천서, 경력 서류까지 준비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게다가, 매년 선발 방식이 새로 생기거나 없어지다 보니, 교사들도 따로 공부해야 진학 지도가 가능할 정돕니다.

<인터뷰> 손태진(서울 풍문여고 진학교사) : "입시에 있어서 아이들에게 부담이 줄지 않았고 교사도 수업, 면담, 입시지도도 해야 하고..."

입시제도가 복잡해질 대로 복잡해지면서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본래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멘트>

이렇게 복잡한 대학입시를 보면, 차라리 옛날이 편했다, 하는 분들도 적지 않은데요,

대학입시 제도 어떻게 변했는지 구영희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이제 사흘 뒤면, 대학 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죠.

1980년에는 수능 대신 예비고사가 있었고, 여기에 대학별 본고사와 내신이 대학입시의 기본틀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신군부는 과열 과외를 해소한다며 과외 교습을 전면 금지하고 본고사를 폐지합니다.

1982학년도 이후 예비고사가 학력고사로 대체됐고 1986년 제도 보완을 위해 논술이 도입됐지만, 2년만에 폐지됐습니다.

1988년 이어 면접고사와 함께, 눈치작전을 없애기 위해 ’선지원 후시험’ 방식이 채택됩니다.

1994년에는 또 한번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학력고사 대신 수학능력시험이 시작됐습니다.

14년만에 본고사도 부활했지만 3년 만에 만에 또 퇴출됐습니다.

1997년 논술이 다시 등장하고, 학교생활기록부가 도입됩니다.

이때 수시 모집이 생겼습니다.

2002년 이후엔 대학의 자율권이 확대되면서, (추천서, 심층면접등) 전형방법이 다양해졌고 (2008년)입학사정관제도 도입됐습니다.

수능 점수표기 방법만 해도 원점수제에서 등급제로 바뀌었고, 현재는 표준점수와 백분위,등급이 함께 나옵니다.

2014년에는 수능이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 선택제로 또 달라집니다.

이처럼 제도가 오락가락 하면서 전형방법은 더 복잡해졌는데요.

제도를 바꿀때마다, 목표는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 감소였지만 현실은 어떨까요?

사교육 1번지 서울 대치동.

밤 10시가 되자 학원에서 학생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수능과 내신에 대비한 국영수는 기본, 지원 대학과 전형에 따라 다닐 학원은 더 늘어나기도 합니다.

<인터뷰> 박지원(고등학교 1학년) : "대학에 딱 맞는, 입시에 딱 맞는 논술이 학교에서는 안 나오니까..."

학원들은 수능 직후, 대학별 맞춤 논술 특강을 내걸고 학생을 모집합니다.

9박 10일에 2백 25만원짜리도 있습니다.

입학사정관제 이후 늘어난 진학 컨설팅 업체는 정보에 목마른 수험생을 상대로 보통 시간당 20만원에서 50만원의 상담비를 요구합니다.

<녹취> 입학사정관 컨설팅 업체 : "8회에 150만 원 받았어요. 정보를 어디선가 입수한 학생은 알고 들어가고, 결국은 학부모 경제력. 경제력이 있어야 정보를 많이 얻고..."

수능의 70%가 EBS와 연계 출제되자, 학원들은 EBS 요약강의로 돈을 벌고 국가영어능력평가, NEAT가 수능을 대체할 것이라는 방침에, NEAT 학원이 생겼습니다.

입시 학원과 개인과외는 계속 늘고 있고 미등록 고액과외는 추산하기도 어렵습니다.

<인터뷰> 김승현(사교육걱정없는 세상) : "교육과정 이외에 추가적인 서류를 요구한다던가 지나치게 복잡한 전형을 운영하면서 입시 컨설팅을 유발한다던가 이런 문제가 있는 것인데요."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 입시 제도를 바꾸면 새로운 사교육 시장이 생기는 현실.

학생과 학부모들은, 입시 부담을 덜어줄 획기적인 정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구영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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