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불황’ 주유비 증가율 첫 하락…외식비 최저

입력 2012.11.13 (07:47) 수정 2012.11.1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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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올라도 사용량과 금액이 줄지 않는다는 주유비가 장기침체 국면에서는 맥없이 무너졌다.

일반음식점(외식비) 지출비용도 역대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13일 한국은행의 `소비유형별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 현황'을 보면 공식 통계가 집계된 2012년 8월 신용카드 사용액은 28조5천404억5천500만원이다. 전년 동월 대비 2.7% 늘어난 것으로 증가율로는 역대 최저치다.

올해 들어 1∼7월까지 전년 동월 대비 카드사용액 증가율은 7.5∼13.6% 수준이었다. 7월 증가율 13.6%와 비교하면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준협 연구위원은 "총 카드소비 증가율이 올해 8월 2.7%로 크게 낮아진 것은 심각한 경기악화로 인한 소비 위축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사용액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외식비의 8월 사용액은 3조2천429억400만원이다. 전체 사용액의 11.4%에 해당한다. 8월 외식비 사용액은 전년 같은 달보다 2.0% 늘어나는데 그쳤다. 역시 역대 최저치다.

외식비와 함께 사용비중이 10%를 가까스로 넘은 주유비(10.7%)의 8월 사용액은 3조516억7천200만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이 -2.4%였다. 역대 최저치인 동시에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수치다.

심각한 것은 고유가 행진에도 주유비는 소득탄력성이 크지 않아 사용액이 줄지 않는다는 그간의 공식이 깨졌다는 점이다. 올해 초부터 지속한 세계 불황 탓이다.

한국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2011년 한 해 전국 주유소 보통휘발유의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1천929.26원으로 2010년의 1천710.41원보다 무려 12.8%나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2011년 1∼11월 하루평균 휘발유 국내 판매량은 18만9천707배럴(bbl)로 전년 18만8천852배럴을 넘겨 1997년(19만5천501배럴) 이후 최대 소비량을 기록했다. 한시적으로 지속하는 고유가가 실제 주유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것이다.

이준협 연구위원은 "상대적으로 소득탄력성이 크지 않은 유류비까지 줄인 것은 저성장 기조에 생계부담이 말할 수 없이 커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외식비까지 줄인 것은 그만큼 장기불황으로 생계부담이 커졌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위원도 "경기가 좋지 않아 소비가 급격히 둔화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올해 8월 즈음 유가에 큰 변동이 없었는데도 주유비를 급격히 줄인 것은 여가ㆍ문화ㆍ여행 등 소비의 극심한 부진이 직접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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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기 불황’ 주유비 증가율 첫 하락…외식비 최저
    • 입력 2012-11-13 07:47:05
    • 수정2012-11-13 17:04:56
    연합뉴스
국제유가가 올라도 사용량과 금액이 줄지 않는다는 주유비가 장기침체 국면에서는 맥없이 무너졌다. 일반음식점(외식비) 지출비용도 역대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13일 한국은행의 `소비유형별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 현황'을 보면 공식 통계가 집계된 2012년 8월 신용카드 사용액은 28조5천404억5천500만원이다. 전년 동월 대비 2.7% 늘어난 것으로 증가율로는 역대 최저치다. 올해 들어 1∼7월까지 전년 동월 대비 카드사용액 증가율은 7.5∼13.6% 수준이었다. 7월 증가율 13.6%와 비교하면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준협 연구위원은 "총 카드소비 증가율이 올해 8월 2.7%로 크게 낮아진 것은 심각한 경기악화로 인한 소비 위축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사용액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외식비의 8월 사용액은 3조2천429억400만원이다. 전체 사용액의 11.4%에 해당한다. 8월 외식비 사용액은 전년 같은 달보다 2.0% 늘어나는데 그쳤다. 역시 역대 최저치다. 외식비와 함께 사용비중이 10%를 가까스로 넘은 주유비(10.7%)의 8월 사용액은 3조516억7천200만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이 -2.4%였다. 역대 최저치인 동시에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수치다. 심각한 것은 고유가 행진에도 주유비는 소득탄력성이 크지 않아 사용액이 줄지 않는다는 그간의 공식이 깨졌다는 점이다. 올해 초부터 지속한 세계 불황 탓이다. 한국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2011년 한 해 전국 주유소 보통휘발유의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1천929.26원으로 2010년의 1천710.41원보다 무려 12.8%나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2011년 1∼11월 하루평균 휘발유 국내 판매량은 18만9천707배럴(bbl)로 전년 18만8천852배럴을 넘겨 1997년(19만5천501배럴) 이후 최대 소비량을 기록했다. 한시적으로 지속하는 고유가가 실제 주유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것이다. 이준협 연구위원은 "상대적으로 소득탄력성이 크지 않은 유류비까지 줄인 것은 저성장 기조에 생계부담이 말할 수 없이 커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외식비까지 줄인 것은 그만큼 장기불황으로 생계부담이 커졌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위원도 "경기가 좋지 않아 소비가 급격히 둔화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올해 8월 즈음 유가에 큰 변동이 없었는데도 주유비를 급격히 줄인 것은 여가ㆍ문화ㆍ여행 등 소비의 극심한 부진이 직접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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