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CCTV ‘있으나 마나’

<앵커 멘트>

학교 폭력이나 성범죄 등 강력 범죄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거의 모든 학교에 CCTV가 설치돼 있는데요.

상당수가 기능이 떨어지거나 부실하게 관리되는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확인됐습니다.

은준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최근 CCTV 8대를 설치한 서울의 한 중학교입니다.

피사체가 어둡게 촬영 돼 사람의 얼굴을 알아보기 어려운 곳에 CCTV가 설치돼 있습니다.

<녹취>학교 관계자 : "학교에서 학생 안전을 위해서.. 어떻게 하라고 지침을 받지는 않았어요."

인천의 중학교에서 작동되고 있는 CCTV는 화질이 50만 화소에 불과합니다.

확대해서 보더라도 자동차 번호판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반면 100만 화소의 경우 자동차 번호판이 선명히 보입니다.

서울시를 비롯한 4개 시도 학교에 설치된 CCTV 만 7천여 대 가운데 97%인 만 6천9백 대가 50만 화소 이하 저화질로 조사됐습니다.

또 조사 대상인 학교 천 7백여 곳 가운데 20% 정도인 310여 곳은 장애물이나 조명 때문에 촬영이 어렵거나 출입이 잦은 교문에 CCTV를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CCTV 운영이나 관리도 부실했습니다.

제주의 이 고등학교는 석 달 동안 CCTV를 활용하지 않았고, 근처 중학교는 15대 가운데 석대가 고장났는 데도 방치해 뒀습니다.

강원도 춘천시의 한 중학교 교직원들은 녹화된 CCTV 화면을 재생하는 방법도 몰랐습니다.

야간 당직실에서만 CCTV를 지켜볼 수 있도록 한 학교도 적지 않았습니다.

<인터뷰>남주성(감사원 교육감사단 과장) : "주간에는 아무도 보지 않고 있습니다. 주간에 일어나는 사고에 대해서는 감시를 할 수 없는(상태였고요.).."

감사원은 학교 현실에 맞는 CCTV 설치와 운영 방안을 마련할 것을 과학기술부에 요구했습니다.

KBS 뉴스 은준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