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70대 할아버지가 열두 살 외손자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할아버지가 외손자를 숨지게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평소 외손자를 정말 예뻐하고 아꼈다던 할아버지는 왜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요?
김기흥 기자, 일단은 이 손자가 중증장애를 고 있는 게 발단이 된 걸로 보이죠?
<기자 멘트>
외손자는 뇌병변 장애 1급의 중증장애를 앓고 있었는데요.
도움없이 혼자서 움직이는 건 불가능했고 밥도 떠서 입에 넣어줘야 하고 대소변도 다 받아줘야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외손자가 집에 오면 할아버지는 늘 외손자를 휠체어에 태워 마을을 한바퀴 돌곤 했다고 하는데요.
그만큼 외손자에 대한 할아버지의 사랑은 애틋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요?
미안하다는 짧은 유서만 남긴 채 가족의 곁을 떠난 할아버지의 사연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포천의 한 마을.
지난 18일 오후, 평화롭기만 하던 이곳에 충격적인 일이 발생했습니다.
<녹취> 119 구급대원(음성변조) : "집 바로 옆에 창고가 있습니다. 농기구나 이런 거 쌓아놓는 창고에서 그런 거였어요. 목 맨 흔적이 있었어요. 그런 자국이 선명하게 나타났고요. 아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119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땐 일흔 두 살 김모 할아버지와 열두 살 외손자 이모 군이 함께 쓰러져 있었습니다.
<녹취> 119 구급대원(음성변조) : "저희가 갔을 그 당시에는 바닥에 둘 다 누워 있는 상태였습니다. 사후경직이 나타나는 상태였거든요. 그래서 사망한 걸로 판단해서 경찰에 바로 통보했습니다. "
김 씨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마을 사람들은 큰 충격에 빠습니다.
김 씨는 평생 이 마을에서만 살며 이웃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합니다.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우리도 깜짝 놀랐어요, 바로 옆집이지만... 딸이 교회 간 사이에 그랬다니까..."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안타까운 일이에요. 정말 착한 사람이에요. 누구한테 싫은 소리 한마디 없고 욕 한마디 하는 걸 내가 못 봤어요."
숨진 두 사람은 외출했다 돌아온 김 씨의 아들에 의해 처음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김 씨가 외손자를 숨지게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도 없고 그렇기 때문에 어떤 다른 것에 의해서는 그런 것 같지 않다는 게 저희 생각이에요. "
그날 외손자인 이 군은 주말을 맞아 할아버지 댁을 찾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김 씨는 왜 손자를 데리고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요?
현장에선 김 씨가 남긴 유서가 발견됐습니다.
‘가족에게 미안하다, 먼저 간다’는 짧은 내용이었는데요.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작정을 한 것 같아요. 유서에 '가족에게 미안하다. 모든 건 내가 안고 간다. 너희들은 편하게 살아라' 이런 식으로..."
인근에 살면서 주말마다 친정에 왔다는 김 씨의 딸.
항상 아들 이 군과 함께였는데요.
이 군은 뇌병변장애 1급의 중증장애를 앓고 있었습니다.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본인이 아무것도 못해요. 밥도 떠 넣어줘야 하고 간신히 씹어 넘기고 그래요. 걷지도 못해요. 대소변도 다 받아내야 돼요."
장애를 앓고 있는 외손자에 대한 할아버지의 사랑은 각별했다고 합니다.
집에만 오면 손자를 휠체어에 태우고 늘 함께 다녔을 정돈데요.
하루 종일 아이를 돌봐야 하는 딸을 조금이라도 쉬게 하려는 마음도 있었던 걸로 보입니다.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할아버지가 매일 휠체어에 (아이를) 태워 다니고 그랬어요. 예뻐했어요. 동네 사람들한테 소문이 날 정도로..."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토요일만 되면 그 아이를 데리고 친정으로 와요. 그러면 할아버지가 (아이를) 봐주셨어요, 이틀 동안. 10년 동안 수발하다 보니까 딸이 (아파서) 팔도 못 쓰고 지치니까..."
하지만 손자에 대한 애정만큼이나 딸에 대한 애틋함도 컸던 김 씨.
몸이 불편한 손자 때문에 딸이 고생하는 것을 안타까워했다고 합니다.
급기야 김 씨는 손자의 장애가 자신의 업보 때문이라며 자책을 했습니다.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자기로 인해서 아이가 장애가 되지 않았나 하는 자기비하를 많이 하셨어요. 자책감을 많이 갖고 계셨나 봐요. 자기가 모든 업보를 안고 간다고... "
결국 김 씨는 하지 말아야 할 선택을 하고 만 것으로 보입니다.
딸을 위한다며 손자를 숨지게 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겁니다.
사건 당일, 딸은 친정에 들렀다 아이를 맡기고 교회에 갔다고 하는데요.
친척 결혼식이 있어 다른 가족도 모두 집을 비운 상태였습니다.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가족들이 집을 비운 시간에 작정을 하신 것 같아요. 딸, 사위 편하게 살라고 자기가 안고 간 것 같아요."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외손자를) 어렸을 때 다 키웠어요. (키워보니) 보통 일이 아니잖아요. 할아버지가 고민을 한 거예요. 수년간 고민한 거예요."
장례 절차를 밟고 있는 가족들은 아직까지도 큰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데요.
<녹취> 유족 측 관계자(음성변조) : "유가족 입장은 지금 경황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딸을 걱정한 한 아버지의 극단적인 선택.
그저 충격적인 사건으로만 넘길 일은 아닐 겁니다.
장애인 부모가 감당해야 할 삶의 무게를 덜어줄 사회적 차원의 관심과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70대 할아버지가 열두 살 외손자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할아버지가 외손자를 숨지게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평소 외손자를 정말 예뻐하고 아꼈다던 할아버지는 왜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요?
김기흥 기자, 일단은 이 손자가 중증장애를 고 있는 게 발단이 된 걸로 보이죠?
<기자 멘트>
외손자는 뇌병변 장애 1급의 중증장애를 앓고 있었는데요.
도움없이 혼자서 움직이는 건 불가능했고 밥도 떠서 입에 넣어줘야 하고 대소변도 다 받아줘야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외손자가 집에 오면 할아버지는 늘 외손자를 휠체어에 태워 마을을 한바퀴 돌곤 했다고 하는데요.
그만큼 외손자에 대한 할아버지의 사랑은 애틋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요?
미안하다는 짧은 유서만 남긴 채 가족의 곁을 떠난 할아버지의 사연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포천의 한 마을.
지난 18일 오후, 평화롭기만 하던 이곳에 충격적인 일이 발생했습니다.
<녹취> 119 구급대원(음성변조) : "집 바로 옆에 창고가 있습니다. 농기구나 이런 거 쌓아놓는 창고에서 그런 거였어요. 목 맨 흔적이 있었어요. 그런 자국이 선명하게 나타났고요. 아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119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땐 일흔 두 살 김모 할아버지와 열두 살 외손자 이모 군이 함께 쓰러져 있었습니다.
<녹취> 119 구급대원(음성변조) : "저희가 갔을 그 당시에는 바닥에 둘 다 누워 있는 상태였습니다. 사후경직이 나타나는 상태였거든요. 그래서 사망한 걸로 판단해서 경찰에 바로 통보했습니다. "
김 씨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마을 사람들은 큰 충격에 빠습니다.
김 씨는 평생 이 마을에서만 살며 이웃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합니다.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우리도 깜짝 놀랐어요, 바로 옆집이지만... 딸이 교회 간 사이에 그랬다니까..."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안타까운 일이에요. 정말 착한 사람이에요. 누구한테 싫은 소리 한마디 없고 욕 한마디 하는 걸 내가 못 봤어요."
숨진 두 사람은 외출했다 돌아온 김 씨의 아들에 의해 처음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김 씨가 외손자를 숨지게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도 없고 그렇기 때문에 어떤 다른 것에 의해서는 그런 것 같지 않다는 게 저희 생각이에요. "
그날 외손자인 이 군은 주말을 맞아 할아버지 댁을 찾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김 씨는 왜 손자를 데리고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요?
현장에선 김 씨가 남긴 유서가 발견됐습니다.
‘가족에게 미안하다, 먼저 간다’는 짧은 내용이었는데요.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작정을 한 것 같아요. 유서에 '가족에게 미안하다. 모든 건 내가 안고 간다. 너희들은 편하게 살아라' 이런 식으로..."
인근에 살면서 주말마다 친정에 왔다는 김 씨의 딸.
항상 아들 이 군과 함께였는데요.
이 군은 뇌병변장애 1급의 중증장애를 앓고 있었습니다.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본인이 아무것도 못해요. 밥도 떠 넣어줘야 하고 간신히 씹어 넘기고 그래요. 걷지도 못해요. 대소변도 다 받아내야 돼요."
장애를 앓고 있는 외손자에 대한 할아버지의 사랑은 각별했다고 합니다.
집에만 오면 손자를 휠체어에 태우고 늘 함께 다녔을 정돈데요.
하루 종일 아이를 돌봐야 하는 딸을 조금이라도 쉬게 하려는 마음도 있었던 걸로 보입니다.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할아버지가 매일 휠체어에 (아이를) 태워 다니고 그랬어요. 예뻐했어요. 동네 사람들한테 소문이 날 정도로..."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토요일만 되면 그 아이를 데리고 친정으로 와요. 그러면 할아버지가 (아이를) 봐주셨어요, 이틀 동안. 10년 동안 수발하다 보니까 딸이 (아파서) 팔도 못 쓰고 지치니까..."
하지만 손자에 대한 애정만큼이나 딸에 대한 애틋함도 컸던 김 씨.
몸이 불편한 손자 때문에 딸이 고생하는 것을 안타까워했다고 합니다.
급기야 김 씨는 손자의 장애가 자신의 업보 때문이라며 자책을 했습니다.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자기로 인해서 아이가 장애가 되지 않았나 하는 자기비하를 많이 하셨어요. 자책감을 많이 갖고 계셨나 봐요. 자기가 모든 업보를 안고 간다고... "
결국 김 씨는 하지 말아야 할 선택을 하고 만 것으로 보입니다.
딸을 위한다며 손자를 숨지게 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겁니다.
사건 당일, 딸은 친정에 들렀다 아이를 맡기고 교회에 갔다고 하는데요.
친척 결혼식이 있어 다른 가족도 모두 집을 비운 상태였습니다.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가족들이 집을 비운 시간에 작정을 하신 것 같아요. 딸, 사위 편하게 살라고 자기가 안고 간 것 같아요."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외손자를) 어렸을 때 다 키웠어요. (키워보니) 보통 일이 아니잖아요. 할아버지가 고민을 한 거예요. 수년간 고민한 거예요."
장례 절차를 밟고 있는 가족들은 아직까지도 큰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데요.
<녹취> 유족 측 관계자(음성변조) : "유가족 입장은 지금 경황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딸을 걱정한 한 아버지의 극단적인 선택.
그저 충격적인 사건으로만 넘길 일은 아닐 겁니다.
장애인 부모가 감당해야 할 삶의 무게를 덜어줄 사회적 차원의 관심과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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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따라잡기] “장애 아들 둔 딸 고생 덜어주려…”
-
- 입력 2012-11-20 09:07:29
<앵커 멘트>
70대 할아버지가 열두 살 외손자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할아버지가 외손자를 숨지게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평소 외손자를 정말 예뻐하고 아꼈다던 할아버지는 왜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요?
김기흥 기자, 일단은 이 손자가 중증장애를 고 있는 게 발단이 된 걸로 보이죠?
<기자 멘트>
외손자는 뇌병변 장애 1급의 중증장애를 앓고 있었는데요.
도움없이 혼자서 움직이는 건 불가능했고 밥도 떠서 입에 넣어줘야 하고 대소변도 다 받아줘야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외손자가 집에 오면 할아버지는 늘 외손자를 휠체어에 태워 마을을 한바퀴 돌곤 했다고 하는데요.
그만큼 외손자에 대한 할아버지의 사랑은 애틋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요?
미안하다는 짧은 유서만 남긴 채 가족의 곁을 떠난 할아버지의 사연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포천의 한 마을.
지난 18일 오후, 평화롭기만 하던 이곳에 충격적인 일이 발생했습니다.
<녹취> 119 구급대원(음성변조) : "집 바로 옆에 창고가 있습니다. 농기구나 이런 거 쌓아놓는 창고에서 그런 거였어요. 목 맨 흔적이 있었어요. 그런 자국이 선명하게 나타났고요. 아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119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땐 일흔 두 살 김모 할아버지와 열두 살 외손자 이모 군이 함께 쓰러져 있었습니다.
<녹취> 119 구급대원(음성변조) : "저희가 갔을 그 당시에는 바닥에 둘 다 누워 있는 상태였습니다. 사후경직이 나타나는 상태였거든요. 그래서 사망한 걸로 판단해서 경찰에 바로 통보했습니다. "
김 씨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마을 사람들은 큰 충격에 빠습니다.
김 씨는 평생 이 마을에서만 살며 이웃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합니다.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우리도 깜짝 놀랐어요, 바로 옆집이지만... 딸이 교회 간 사이에 그랬다니까..."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안타까운 일이에요. 정말 착한 사람이에요. 누구한테 싫은 소리 한마디 없고 욕 한마디 하는 걸 내가 못 봤어요."
숨진 두 사람은 외출했다 돌아온 김 씨의 아들에 의해 처음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김 씨가 외손자를 숨지게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도 없고 그렇기 때문에 어떤 다른 것에 의해서는 그런 것 같지 않다는 게 저희 생각이에요. "
그날 외손자인 이 군은 주말을 맞아 할아버지 댁을 찾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김 씨는 왜 손자를 데리고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요?
현장에선 김 씨가 남긴 유서가 발견됐습니다.
‘가족에게 미안하다, 먼저 간다’는 짧은 내용이었는데요.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작정을 한 것 같아요. 유서에 '가족에게 미안하다. 모든 건 내가 안고 간다. 너희들은 편하게 살아라' 이런 식으로..."
인근에 살면서 주말마다 친정에 왔다는 김 씨의 딸.
항상 아들 이 군과 함께였는데요.
이 군은 뇌병변장애 1급의 중증장애를 앓고 있었습니다.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본인이 아무것도 못해요. 밥도 떠 넣어줘야 하고 간신히 씹어 넘기고 그래요. 걷지도 못해요. 대소변도 다 받아내야 돼요."
장애를 앓고 있는 외손자에 대한 할아버지의 사랑은 각별했다고 합니다.
집에만 오면 손자를 휠체어에 태우고 늘 함께 다녔을 정돈데요.
하루 종일 아이를 돌봐야 하는 딸을 조금이라도 쉬게 하려는 마음도 있었던 걸로 보입니다.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할아버지가 매일 휠체어에 (아이를) 태워 다니고 그랬어요. 예뻐했어요. 동네 사람들한테 소문이 날 정도로..."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토요일만 되면 그 아이를 데리고 친정으로 와요. 그러면 할아버지가 (아이를) 봐주셨어요, 이틀 동안. 10년 동안 수발하다 보니까 딸이 (아파서) 팔도 못 쓰고 지치니까..."
하지만 손자에 대한 애정만큼이나 딸에 대한 애틋함도 컸던 김 씨.
몸이 불편한 손자 때문에 딸이 고생하는 것을 안타까워했다고 합니다.
급기야 김 씨는 손자의 장애가 자신의 업보 때문이라며 자책을 했습니다.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자기로 인해서 아이가 장애가 되지 않았나 하는 자기비하를 많이 하셨어요. 자책감을 많이 갖고 계셨나 봐요. 자기가 모든 업보를 안고 간다고... "
결국 김 씨는 하지 말아야 할 선택을 하고 만 것으로 보입니다.
딸을 위한다며 손자를 숨지게 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겁니다.
사건 당일, 딸은 친정에 들렀다 아이를 맡기고 교회에 갔다고 하는데요.
친척 결혼식이 있어 다른 가족도 모두 집을 비운 상태였습니다.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가족들이 집을 비운 시간에 작정을 하신 것 같아요. 딸, 사위 편하게 살라고 자기가 안고 간 것 같아요."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외손자를) 어렸을 때 다 키웠어요. (키워보니) 보통 일이 아니잖아요. 할아버지가 고민을 한 거예요. 수년간 고민한 거예요."
장례 절차를 밟고 있는 가족들은 아직까지도 큰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데요.
<녹취> 유족 측 관계자(음성변조) : "유가족 입장은 지금 경황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딸을 걱정한 한 아버지의 극단적인 선택.
그저 충격적인 사건으로만 넘길 일은 아닐 겁니다.
장애인 부모가 감당해야 할 삶의 무게를 덜어줄 사회적 차원의 관심과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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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흥 기자 he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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