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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숙, 그만 둘 뻔한 ‘마사회 에이스’
입력 2012.11.22 (11:05) 수정 2012.11.22 (11:06) 연합뉴스
 "저 탁구 그만둘래요."



여자탁구 한국마사회의 에이스 박영숙(24)은 올해 초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코치진에게 이렇게 말하며 눈물을 쏟았다.



슬럼프 때문이었다.



호쾌한 드라이브를 갖춘 왼손 셰이크핸더인 그는 입단 때부터 현정화 마사회 감독 등 코치진의 기대를 모았지만 지나치게 긴장하고 조급해하는 성격 때문에 경기를 그르치는 경우가 잦았다.



자신도 단점을 알았지만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했고 급기야 ‘못 하겠다’는 말까지 하게 됐다.



그리고 나서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21일, 박영숙은 동료와 여자탁구 최강으로 꼽히는 대한항공을 제압하고 하나은행 2012 MBC 탁구 최강전 단체전 우승을 합작했다. 이번에는 기쁨의 눈물이었다.



박영숙은 이번 대회에서 팀의 기둥 역할을 톡톡히 했다.



대한항공과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 2단식에서 비록 2-3으로 졌지만 귀화 선수인 당예서를 끈질기게 몰아붙였고 3차전 1단식에서는 같은 왼손잡이로 거의 이겨보지 못한 상대인 심새롬(25)을 3-0으로 완파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또 후배 김민희(21)와 호흡을 맞춘 복식에서는 이번 대회에서 치른 7차례 경기 중 첫 판을 제외한 나머지 6경기를 모두 이겨 ‘필승조’로서 면모를 과시했다.



지난 1년간 슬럼프를 극복해내면서 한층 성숙한 기량이 돋보였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도 차분하게 집중하며 기회가 오기를 기다렸고 쫓기는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자기 플레이를 해냈다.



포어핸드나 백플립 드라이브 등 큰 기술에 비해 네트플레이 등 작은 기술에서 실수가 잦았던 점도 보완했다.



박상준 마사회 코치는 "올해 우리 팀에서 가장 많이 성장한 선수로 박영숙을 꼽겠다"고 했다. 경기를 지켜보던 일선 지도자들도 "박영숙이 한 단계 올라섰다"고 평했다.



박영숙은 에이스로서 후배들을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 덕에 힘든 시간을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1-2년 사이에 고참급 선배들이 다른 팀으로 옮기면서 주장인 (서)효원 언니와 내가 후배들을 이끌게 됐다"며 "내가 모범을 보여야 후배들이 따라온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고비 때마다 긴장해서 자꾸 지다 보니 답답했다. 올해 초에는 탁구 시작하고 처음으로 그만두겠다는 말까지 했다"며 "그 때문에 대표선발전도 아무 준비 없이 치렀지만 오히려 그 덕에 마음을 비우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런던올림픽 이후 미국으로 연수를 떠난 현정화 감독의 빈자리도 동기부여가 됐다고 했다.



박영숙은 "현정화 감독님이 안 계시니 한국마사회가 못할 거라는 얘기가 들려와 압박감이 심했지만 그런 평가를 듣지 않으려고 이를 더 악물었다"며 "우승 후에 현 감독님과 통화했는데 ’자랑스럽다’고 해주셨다"고 뿌듯해했다.



그는 "대한항공이 중국 출신에 국가대표 선수들이 많은 막강한 팀이라 초반에 기가 죽었는데 동료와 의기투합해서 이겨냈다는 데에 이번 우승의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국제대회에서는 이은희(단양군청)와 복식조로 호흡을 맞추는 그는 "아직 더 보완해야 하지만 앞으로 보여 드리고 싶은 게 많다"며 "올해 그랜드파이널스에 은희 언니와 함께 나가는데 최근 상승세를 몰아 국제대회에서도 더 좋은 성적을 올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 박영숙, 그만 둘 뻔한 ‘마사회 에이스’
    • 입력 2012-11-22 11:05:09
    • 수정2012-11-22 11:06:56
    연합뉴스
 "저 탁구 그만둘래요."



여자탁구 한국마사회의 에이스 박영숙(24)은 올해 초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코치진에게 이렇게 말하며 눈물을 쏟았다.



슬럼프 때문이었다.



호쾌한 드라이브를 갖춘 왼손 셰이크핸더인 그는 입단 때부터 현정화 마사회 감독 등 코치진의 기대를 모았지만 지나치게 긴장하고 조급해하는 성격 때문에 경기를 그르치는 경우가 잦았다.



자신도 단점을 알았지만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했고 급기야 ‘못 하겠다’는 말까지 하게 됐다.



그리고 나서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21일, 박영숙은 동료와 여자탁구 최강으로 꼽히는 대한항공을 제압하고 하나은행 2012 MBC 탁구 최강전 단체전 우승을 합작했다. 이번에는 기쁨의 눈물이었다.



박영숙은 이번 대회에서 팀의 기둥 역할을 톡톡히 했다.



대한항공과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 2단식에서 비록 2-3으로 졌지만 귀화 선수인 당예서를 끈질기게 몰아붙였고 3차전 1단식에서는 같은 왼손잡이로 거의 이겨보지 못한 상대인 심새롬(25)을 3-0으로 완파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또 후배 김민희(21)와 호흡을 맞춘 복식에서는 이번 대회에서 치른 7차례 경기 중 첫 판을 제외한 나머지 6경기를 모두 이겨 ‘필승조’로서 면모를 과시했다.



지난 1년간 슬럼프를 극복해내면서 한층 성숙한 기량이 돋보였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도 차분하게 집중하며 기회가 오기를 기다렸고 쫓기는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자기 플레이를 해냈다.



포어핸드나 백플립 드라이브 등 큰 기술에 비해 네트플레이 등 작은 기술에서 실수가 잦았던 점도 보완했다.



박상준 마사회 코치는 "올해 우리 팀에서 가장 많이 성장한 선수로 박영숙을 꼽겠다"고 했다. 경기를 지켜보던 일선 지도자들도 "박영숙이 한 단계 올라섰다"고 평했다.



박영숙은 에이스로서 후배들을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 덕에 힘든 시간을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1-2년 사이에 고참급 선배들이 다른 팀으로 옮기면서 주장인 (서)효원 언니와 내가 후배들을 이끌게 됐다"며 "내가 모범을 보여야 후배들이 따라온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고비 때마다 긴장해서 자꾸 지다 보니 답답했다. 올해 초에는 탁구 시작하고 처음으로 그만두겠다는 말까지 했다"며 "그 때문에 대표선발전도 아무 준비 없이 치렀지만 오히려 그 덕에 마음을 비우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런던올림픽 이후 미국으로 연수를 떠난 현정화 감독의 빈자리도 동기부여가 됐다고 했다.



박영숙은 "현정화 감독님이 안 계시니 한국마사회가 못할 거라는 얘기가 들려와 압박감이 심했지만 그런 평가를 듣지 않으려고 이를 더 악물었다"며 "우승 후에 현 감독님과 통화했는데 ’자랑스럽다’고 해주셨다"고 뿌듯해했다.



그는 "대한항공이 중국 출신에 국가대표 선수들이 많은 막강한 팀이라 초반에 기가 죽었는데 동료와 의기투합해서 이겨냈다는 데에 이번 우승의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국제대회에서는 이은희(단양군청)와 복식조로 호흡을 맞추는 그는 "아직 더 보완해야 하지만 앞으로 보여 드리고 싶은 게 많다"며 "올해 그랜드파이널스에 은희 언니와 함께 나가는데 최근 상승세를 몰아 국제대회에서도 더 좋은 성적을 올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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