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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등급상향 공신 재정건전성…저성장으로 흔들린다
입력 2012.11.25 (08:47) 연합뉴스
최근 5년간 한국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 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컸던 것은 재정건전성이 양호했기 때문이다.

지난 5년간 전 세계는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와 그 여파로 발생한 유럽발 재정위기의 큰 고비를 두 차례나 겪었다. 이 기간 눈덩이처럼 불어난 정부부채가 미국과 프랑스를 '트리플A'에서 끌어내렸다.

반면, 한국은 양호한 재정건전성을 발판삼아 신용등급을 높일 수 있었다.

하지만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 것이라는 우려 속에 한국도 가계, 기업, 정부부채가 늘어나고 있어 내년 신용등급 추가 상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국가 중 최근 공격적인 경기부양책을 펼치는 일본은 내년에 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이 크다.

◇ 韓, 재정건전성이 등급 키운 비결

한국이 두 차례의 글로벌 경제위기를 겪는 동안 다른 OECD 회원국보다 국가 신용등급 측면에서 선방할 수 있었던 비결은 재정건전성 덕분이라는 게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26일 한국의 재정수지와 국가부채 수준은 한국보다 신용등급이 높은 선진국들보다도 양호한 수준이라면서 재정건전성을 한국 경제의 강점으로 꼽았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달 발표한 '재정점검 보고서(Fiscal Monitor)'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33.5%로 주요 7개국(G7)의 평균 부채 수준인 125.1%와 일본의 236.6%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2007년 말부터 올해 말까지 한국은 3대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로부터 총합 네 단계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을 받았다. 첫 글로벌 금융위기를 잘 극복했고 이번 재정위기에서도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고 있다.

반면 2007년 말 기준 한국보다 신용등급이 좋은 일본과 미국은 이 기간 총합 여섯 단계, 한 단계씩 떨어졌다. 2007년 말 당시 'AAA' 등급 국가였던 스페인은 총합 26단계나 추락했다.

다른 OECD 회원국이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의 충격에 휘청거리는 동안 한국은 상대적으로 우수한 경기회복력을 보여준 점도 신용등급 상향의 비결이었다.

삼성증권 이승훈 선임연구원은 "2010년 한국의 GDP 성장률은 잠정치를 크게 웃도는 6.3%였다"며 "금융위기 이후 수출이 살아나면서 설비투자와 민간소비 등 내수회복으로도 이어진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1997년 외환위기 경험 덕분에 한국이 다른 회원국보다 2008년 금융위기를 효과적으로 대처했다는 분석도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이희정 연구위원은 "한국이 1997년 외환위기를 겪은 이후 자본 유출입을 민감하게 관찰하며 환율 변동성을 감시했고 외화보유액 수준도 조절해왔다"고 말했다.

◇ 가계ㆍ기업ㆍ정부 빚 증가…"韓 내년 추가상향은 힘들어"

당장 내년에 한국의 신용등급이 추가로 상향조정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올해 한국 신용등급 상향의 일등공신이 재정건전성이었지만 내년 추가 상향의 발목을 붙잡는 요인 역시 재정 문제라는 분석이다.

가계부채와 공기업 부채 문제가 남아있고 내년 저성장 시대로 돌입해 경기가 악화하면 건설사 등 국내 기업들의 신용 리스크 이슈가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차기 정권이 지금보다 복지 확대에 주력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한국 정부의 재정건전성 측면에서는 호재가 아니다.

그러나 한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은 작다.

일단 한국 경제의 단기적 향후 전망이 다른 OECD 회원국보다 긍정적이다.

산업활동동향, GDP 흐름, 통화량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4∼6개월 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OECD 경기선행지수(CLI)를 살펴보면 한국은 올해 9월 기준으로 6개월 연속 100을 넘어섰다. 이는 내년 초 한국 경기가 '균형'을 넘어 '팽창' 단계로 접어들 가능성이 커졌음을 뜻한다.

반면 같은 기간에 중국은 올해 1월 이후 9월까지 100을 넘지 못했고 미국도 올해 내내 100.7∼100.9 범위에서 제자리걸음이다.

일본은 줄곧 CLI를 100 이상으로 유지했지만 수치가 계속 감소했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의 차기 총리가 유력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자민당 총재가 사실상 무제한적 양적완화 정책을 공약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일본 정부의 재정건정성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동안 일본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여건) 강점이었던 경상수지마저 최근 적자 추세를 보여 내년에 일본의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브라질은 브릭스(BRICs) 국가 중 유일하게 올해 말 3대 국제 신용평가사로부터 각각 두 단계씩 신용등급 상향조정을 받아 눈에 띄지만 브라질 역시 당분간 추가 상향조정은 어려울 전망이다.

우리투자증권 안기태 책임연구원은 "브라질의 경제구조는 원자재 수출을 기반으로 하는 탓에 원자재 가격에 따라 국내 경기 변동성이 크다"면서 "유럽 재정위기 이후 원자재 가격 인상이 제한돼 무역수지 측면에서 타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 韓 등급상향 공신 재정건전성…저성장으로 흔들린다
    • 입력 2012-11-25 08:47:07
    연합뉴스
최근 5년간 한국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 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컸던 것은 재정건전성이 양호했기 때문이다.

지난 5년간 전 세계는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와 그 여파로 발생한 유럽발 재정위기의 큰 고비를 두 차례나 겪었다. 이 기간 눈덩이처럼 불어난 정부부채가 미국과 프랑스를 '트리플A'에서 끌어내렸다.

반면, 한국은 양호한 재정건전성을 발판삼아 신용등급을 높일 수 있었다.

하지만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 것이라는 우려 속에 한국도 가계, 기업, 정부부채가 늘어나고 있어 내년 신용등급 추가 상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국가 중 최근 공격적인 경기부양책을 펼치는 일본은 내년에 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이 크다.

◇ 韓, 재정건전성이 등급 키운 비결

한국이 두 차례의 글로벌 경제위기를 겪는 동안 다른 OECD 회원국보다 국가 신용등급 측면에서 선방할 수 있었던 비결은 재정건전성 덕분이라는 게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26일 한국의 재정수지와 국가부채 수준은 한국보다 신용등급이 높은 선진국들보다도 양호한 수준이라면서 재정건전성을 한국 경제의 강점으로 꼽았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달 발표한 '재정점검 보고서(Fiscal Monitor)'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33.5%로 주요 7개국(G7)의 평균 부채 수준인 125.1%와 일본의 236.6%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2007년 말부터 올해 말까지 한국은 3대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로부터 총합 네 단계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을 받았다. 첫 글로벌 금융위기를 잘 극복했고 이번 재정위기에서도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고 있다.

반면 2007년 말 기준 한국보다 신용등급이 좋은 일본과 미국은 이 기간 총합 여섯 단계, 한 단계씩 떨어졌다. 2007년 말 당시 'AAA' 등급 국가였던 스페인은 총합 26단계나 추락했다.

다른 OECD 회원국이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의 충격에 휘청거리는 동안 한국은 상대적으로 우수한 경기회복력을 보여준 점도 신용등급 상향의 비결이었다.

삼성증권 이승훈 선임연구원은 "2010년 한국의 GDP 성장률은 잠정치를 크게 웃도는 6.3%였다"며 "금융위기 이후 수출이 살아나면서 설비투자와 민간소비 등 내수회복으로도 이어진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1997년 외환위기 경험 덕분에 한국이 다른 회원국보다 2008년 금융위기를 효과적으로 대처했다는 분석도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이희정 연구위원은 "한국이 1997년 외환위기를 겪은 이후 자본 유출입을 민감하게 관찰하며 환율 변동성을 감시했고 외화보유액 수준도 조절해왔다"고 말했다.

◇ 가계ㆍ기업ㆍ정부 빚 증가…"韓 내년 추가상향은 힘들어"

당장 내년에 한국의 신용등급이 추가로 상향조정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올해 한국 신용등급 상향의 일등공신이 재정건전성이었지만 내년 추가 상향의 발목을 붙잡는 요인 역시 재정 문제라는 분석이다.

가계부채와 공기업 부채 문제가 남아있고 내년 저성장 시대로 돌입해 경기가 악화하면 건설사 등 국내 기업들의 신용 리스크 이슈가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차기 정권이 지금보다 복지 확대에 주력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한국 정부의 재정건전성 측면에서는 호재가 아니다.

그러나 한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은 작다.

일단 한국 경제의 단기적 향후 전망이 다른 OECD 회원국보다 긍정적이다.

산업활동동향, GDP 흐름, 통화량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4∼6개월 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OECD 경기선행지수(CLI)를 살펴보면 한국은 올해 9월 기준으로 6개월 연속 100을 넘어섰다. 이는 내년 초 한국 경기가 '균형'을 넘어 '팽창' 단계로 접어들 가능성이 커졌음을 뜻한다.

반면 같은 기간에 중국은 올해 1월 이후 9월까지 100을 넘지 못했고 미국도 올해 내내 100.7∼100.9 범위에서 제자리걸음이다.

일본은 줄곧 CLI를 100 이상으로 유지했지만 수치가 계속 감소했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의 차기 총리가 유력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자민당 총재가 사실상 무제한적 양적완화 정책을 공약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일본 정부의 재정건정성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동안 일본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여건) 강점이었던 경상수지마저 최근 적자 추세를 보여 내년에 일본의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브라질은 브릭스(BRICs) 국가 중 유일하게 올해 말 3대 국제 신용평가사로부터 각각 두 단계씩 신용등급 상향조정을 받아 눈에 띄지만 브라질 역시 당분간 추가 상향조정은 어려울 전망이다.

우리투자증권 안기태 책임연구원은 "브라질의 경제구조는 원자재 수출을 기반으로 하는 탓에 원자재 가격에 따라 국내 경기 변동성이 크다"면서 "유럽 재정위기 이후 원자재 가격 인상이 제한돼 무역수지 측면에서 타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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