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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만 커진 상호금융…제2의 저축은행 변질 우려
입력 2012.11.28 (07:52) 연합뉴스
상호금융조합이 덩치가 불어나면서 부실도 급격히 커짐에 따라 `제2의 저축은행 사태'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이 상호금융 대출을 제한하고 나선 것도 저축은행 사태를 교훈 삼아 탈이 나기 전에 건전성을 강화하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도록 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업계는 정부가 지나치게 상호금융을 억누르는 바람에 여윳돈이 있는데도 활용을 못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여기에 정치권마저 상호금융 예금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3년 연장키로 합의하는 등 정부의 입장과는 반대로 가고 있다.

◇부실ㆍ비리 상호금융, 저축은행 `닮은꼴'

최근 상호금융의 현황을 보면 대규모 구조조정이 일어나기 전 저축은행의 모습과 닮아있다.

고금리라는 이점에 힘입어 자산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자산건전성이나 수익성 지표는 곤두박질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상호금융업계와 금융당국,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상호금융의 총자산은 438조3천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2% 늘었다.

업권별로 보면 새마을금고 총자산은 98조3천억원으로 6개월새 7.5%나 불었고, 신협은 52조3천억원으로 5.4%, 농수협ㆍ산림조합은 287조7천억원으로 2.8% 증가했다.

점포 수도 1천개를 훌쩍 넘어섰다.

지난달 말 현재 신협의 영업점(지점ㆍ조합) 수는 1천711개, 새마을금고는 1천429개에 달한다.

체격은 급격히 커졌는데 이를 감당할 체력은 오히려 나빠졌다.

올해 들어 상호금융 연체대출금은 10조원을 넘어섰다.

2010년 1월 8조5천억원이었던 대출연체금은 약 2년만에 10조원을 넘어서 지난 7월 현재 10조6천억원을 기록했다.

부실채권 중 원리금 상환이 3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지난 6월 기준 2.4%에 달했다. 시중은행의 거의 두배에 달한다.

연체될 확률이 높은 요주의 여신비율도 지난해 6월 2.7%에서 지난 6월 3.1%로 상승했다.

질적인 면에서도 금융기관이라고 하기 민망한 수준이다.

고객 돈을 횡령하거나 임직원이 자신의 조합대출금을 가지고 대부업을 하는 것은 물론 대출을 해주는 대가로 돈을 받는 황당한 일이 빈번히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 대경신협의 일부 임직원은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자신의 조합대출금 5억1천만원을 다른 조합원에게 사적으로 빌려주고 2천800만원의 이자를 챙겼다가 적발됐다.

경기 의정부농협의 한 직원은 건설사 대표에게 돈을 빌려주는 대가로 대표 명의의 신용카드를 받아 5차례에 걸쳐 94만2천원을 사용하기도 했다.

◇금융당국 대출제한 추진-업계ㆍ정치권은 `반대로'

금융당국은 상호금융을 이대로 둘 경우 `비리 백화점'이라는 오명 속에서 줄줄이 영업정지된 저축은행처럼 변질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새마을금고와 농수협의 `비회원 대출(영업구역 밖 대출)'을 전체의 3분의 1 이하로 제한하는 방안을 담당 부처인 행정안전부와 농림수산식품부에 건의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행안부 등도 금융위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그러나 업계는 자꾸만 불어나는 자산을 운용할 곳이 없다며 규제 완화를 주장했다.

비교적 이자가 높은 비과세 예금 덕에 상호금융으로 수신이 몰리는데 당국이 대출을 억제하다보니 돈을 굴릴 데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특히 영업권 밖 대출이 법으로 제한된 신협은 인접 시ㆍ군ㆍ구에도 대출을 할 수 있도록 영업구역을 넓혀달라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전국신협의모임(전신협) 하상곤 전무는 "대출을 늘리려니 정부에서 가계부채 늘어나니 대출을 늘리지 말라고 하고, 유가증권에 투자하려니 투자등급 BBB 이하는 못하게 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상호금융이 자칫 제2의 저축은행으로 변질할 수 있다는 당국의 우려는 "저축은행은 개인주주 체제여서 1인 독재가 가능했던 반면에 협동조합은 조합원이 주인이라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지난 8월 기획재정부가 상호금융 예금의 비과세 혜택을 없애도록 하는 세법개정안을 내놓음에 따라 수신 쏠림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이번에는 국회가 제동을 걸었다.

당시 기재부는 농수협과 신협 출자금ㆍ예탁금에 대한 비과세 혜택은 올해 말로 끝내고 내년부터 5%, 내후년부터는 9% 세율 적용해 부분 과세토록 했다.

그러나 지난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는 상호금융 비과세 혜택을 3년 연장키로 내부 합의했다. 여야가 모두 찬성한 만큼 기재위 전체회의도 무난히 통과할 전망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상호금융의 정체성은 지역민을 대상으로 한 `관계형 대출'인데 대규모 대출을 허용해달라고 요구하는 등 본연의 임무를 외면하고 있다"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손댔다가 무너졌던 저축은행처럼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 "정치권이 표를 의식해 비과세 혜택을 연장해놓고 나중에 상호금융 부실이 터지면 금융당국에 책임을 뒤집어씌우지 않겠느냐"며 "돈을 굴릴 데도 없는데 수신만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 덩치만 커진 상호금융…제2의 저축은행 변질 우려
    • 입력 2012-11-28 07:52:17
    연합뉴스
상호금융조합이 덩치가 불어나면서 부실도 급격히 커짐에 따라 `제2의 저축은행 사태'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이 상호금융 대출을 제한하고 나선 것도 저축은행 사태를 교훈 삼아 탈이 나기 전에 건전성을 강화하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도록 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업계는 정부가 지나치게 상호금융을 억누르는 바람에 여윳돈이 있는데도 활용을 못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여기에 정치권마저 상호금융 예금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3년 연장키로 합의하는 등 정부의 입장과는 반대로 가고 있다.

◇부실ㆍ비리 상호금융, 저축은행 `닮은꼴'

최근 상호금융의 현황을 보면 대규모 구조조정이 일어나기 전 저축은행의 모습과 닮아있다.

고금리라는 이점에 힘입어 자산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자산건전성이나 수익성 지표는 곤두박질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상호금융업계와 금융당국,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상호금융의 총자산은 438조3천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2% 늘었다.

업권별로 보면 새마을금고 총자산은 98조3천억원으로 6개월새 7.5%나 불었고, 신협은 52조3천억원으로 5.4%, 농수협ㆍ산림조합은 287조7천억원으로 2.8% 증가했다.

점포 수도 1천개를 훌쩍 넘어섰다.

지난달 말 현재 신협의 영업점(지점ㆍ조합) 수는 1천711개, 새마을금고는 1천429개에 달한다.

체격은 급격히 커졌는데 이를 감당할 체력은 오히려 나빠졌다.

올해 들어 상호금융 연체대출금은 10조원을 넘어섰다.

2010년 1월 8조5천억원이었던 대출연체금은 약 2년만에 10조원을 넘어서 지난 7월 현재 10조6천억원을 기록했다.

부실채권 중 원리금 상환이 3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지난 6월 기준 2.4%에 달했다. 시중은행의 거의 두배에 달한다.

연체될 확률이 높은 요주의 여신비율도 지난해 6월 2.7%에서 지난 6월 3.1%로 상승했다.

질적인 면에서도 금융기관이라고 하기 민망한 수준이다.

고객 돈을 횡령하거나 임직원이 자신의 조합대출금을 가지고 대부업을 하는 것은 물론 대출을 해주는 대가로 돈을 받는 황당한 일이 빈번히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 대경신협의 일부 임직원은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자신의 조합대출금 5억1천만원을 다른 조합원에게 사적으로 빌려주고 2천800만원의 이자를 챙겼다가 적발됐다.

경기 의정부농협의 한 직원은 건설사 대표에게 돈을 빌려주는 대가로 대표 명의의 신용카드를 받아 5차례에 걸쳐 94만2천원을 사용하기도 했다.

◇금융당국 대출제한 추진-업계ㆍ정치권은 `반대로'

금융당국은 상호금융을 이대로 둘 경우 `비리 백화점'이라는 오명 속에서 줄줄이 영업정지된 저축은행처럼 변질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새마을금고와 농수협의 `비회원 대출(영업구역 밖 대출)'을 전체의 3분의 1 이하로 제한하는 방안을 담당 부처인 행정안전부와 농림수산식품부에 건의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행안부 등도 금융위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그러나 업계는 자꾸만 불어나는 자산을 운용할 곳이 없다며 규제 완화를 주장했다.

비교적 이자가 높은 비과세 예금 덕에 상호금융으로 수신이 몰리는데 당국이 대출을 억제하다보니 돈을 굴릴 데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특히 영업권 밖 대출이 법으로 제한된 신협은 인접 시ㆍ군ㆍ구에도 대출을 할 수 있도록 영업구역을 넓혀달라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전국신협의모임(전신협) 하상곤 전무는 "대출을 늘리려니 정부에서 가계부채 늘어나니 대출을 늘리지 말라고 하고, 유가증권에 투자하려니 투자등급 BBB 이하는 못하게 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상호금융이 자칫 제2의 저축은행으로 변질할 수 있다는 당국의 우려는 "저축은행은 개인주주 체제여서 1인 독재가 가능했던 반면에 협동조합은 조합원이 주인이라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지난 8월 기획재정부가 상호금융 예금의 비과세 혜택을 없애도록 하는 세법개정안을 내놓음에 따라 수신 쏠림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이번에는 국회가 제동을 걸었다.

당시 기재부는 농수협과 신협 출자금ㆍ예탁금에 대한 비과세 혜택은 올해 말로 끝내고 내년부터 5%, 내후년부터는 9% 세율 적용해 부분 과세토록 했다.

그러나 지난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는 상호금융 비과세 혜택을 3년 연장키로 내부 합의했다. 여야가 모두 찬성한 만큼 기재위 전체회의도 무난히 통과할 전망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상호금융의 정체성은 지역민을 대상으로 한 `관계형 대출'인데 대규모 대출을 허용해달라고 요구하는 등 본연의 임무를 외면하고 있다"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손댔다가 무너졌던 저축은행처럼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 "정치권이 표를 의식해 비과세 혜택을 연장해놓고 나중에 상호금융 부실이 터지면 금융당국에 책임을 뒤집어씌우지 않겠느냐"며 "돈을 굴릴 데도 없는데 수신만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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