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김학범 감독, 구단주에 ‘쓴소리’

입력 2012.11.28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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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리그 잔류는 확정했지만 더이상 이런 식으로는 안됩니다."

프로축구 강원FC의 1부리그 잔류를 이끈 김학범 감독이 생존의 기쁨보다 앞으로에 대한 우려를 담은 쓴소리를 앞세웠다.

김학범 감독은 28일 경기도 성남 탄천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43라운드 그룹B(하위리그) 성남 일화와의 원정 경기에서 1-0 승리를 지휘했다.

이날 승리로 승점 46이 된 강원은 광주(승점 42)를 따돌리고 1부리그 잔류를 확정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 나선 김학범 감독은 "지난 4개월간 강원을 이끌었는데 구단 안팎의 사정 때문에 정말 힘든 와중에도 선수들이 모든 것을 버리고 뛰어준 덕에 잔류할 수 있었다"고 첫 소감을 밝혔다.

김 감독의 소감은 강원FC 운영주체인 강원도와 구단주인 도지사를 향한 쓴소리로 이어졌다.

김 감독은 "구단 대표가 사퇴하고 선수들 월급 지급이 미뤄지는 상황까지 갔는데 구단주인 도지사가 아무 해결책을 내놓지 않은 채 뒷짐만 지고 있어 더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도에서 조금만 나서서 정리해줬다면 팀이 이렇게까지 힘든 상황까지는 오지 않을 수 있었는데도 수수방관했다는 점에서 구단주로서 책임과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버텨준 선수들에게는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팀이 꼴찌를 하는 상황에서 자꾸 질책하면 분위기가 더 내려가게 마련이라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려고 했다"며 "다행히 한국 선수들은 물론이고 지쿠나 웨슬리, 자크미치 같은 용병들까지 열심히 해줬다"고 칭찬했다.

대구-광주 경기 결과를 선수들이 알고 뛰었느냐는 질문에는 "선수들이 집중하지 못할까 봐 나한테도 얘기하지 말라고 했다"며 "나조차도 후반 30분이 지나서야 광주가 0-2로 졌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11년간 몸담았던 성남에 4년 만에 돌아와 잔류를 확정하는 경기를 치른 데에는 "그동안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좋은 추억이 많았다"며 "고향에 돌아온 느낌 같은데 오늘도 다행히 지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리그 마지막까지 피말리는 강등권 순위싸움을 벌였지만 김학범 감독은 승강제 도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감독은 "여러가지로 긍정적이고 획기적인 변화"라며 "선수나 구단도 더 노력할 것이고 (승강제 도입이) 여러모로 한국 축구가 더 크게 발전할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달 1일 인천과의 홈경기를 남겨둔 그는 "그동안 강등 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내년 시즌에 대비한 일정을 하나도 정하지 못했다"며 "내달 1일 인천과의 홈경기를 잘 마무리한 뒤 새로 창단한다는 각오로 팀을 다시 만들어보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내년 시즌에는 1부리그 생존이 더 어려워지는 만큼 강원의 변화가 시급하다. 올해와 같이 겨우 연명해나가는 방식으로는 안된다"며 "특히 시·도민 구단은 눈깜빡할 사이에 내려갈 수 있는 만큼 어떻게든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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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원 김학범 감독, 구단주에 ‘쓴소리’
    • 입력 2012-11-28 22:45:52
    연합뉴스
"1부리그 잔류는 확정했지만 더이상 이런 식으로는 안됩니다." 프로축구 강원FC의 1부리그 잔류를 이끈 김학범 감독이 생존의 기쁨보다 앞으로에 대한 우려를 담은 쓴소리를 앞세웠다. 김학범 감독은 28일 경기도 성남 탄천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43라운드 그룹B(하위리그) 성남 일화와의 원정 경기에서 1-0 승리를 지휘했다. 이날 승리로 승점 46이 된 강원은 광주(승점 42)를 따돌리고 1부리그 잔류를 확정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 나선 김학범 감독은 "지난 4개월간 강원을 이끌었는데 구단 안팎의 사정 때문에 정말 힘든 와중에도 선수들이 모든 것을 버리고 뛰어준 덕에 잔류할 수 있었다"고 첫 소감을 밝혔다. 김 감독의 소감은 강원FC 운영주체인 강원도와 구단주인 도지사를 향한 쓴소리로 이어졌다. 김 감독은 "구단 대표가 사퇴하고 선수들 월급 지급이 미뤄지는 상황까지 갔는데 구단주인 도지사가 아무 해결책을 내놓지 않은 채 뒷짐만 지고 있어 더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도에서 조금만 나서서 정리해줬다면 팀이 이렇게까지 힘든 상황까지는 오지 않을 수 있었는데도 수수방관했다는 점에서 구단주로서 책임과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버텨준 선수들에게는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팀이 꼴찌를 하는 상황에서 자꾸 질책하면 분위기가 더 내려가게 마련이라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려고 했다"며 "다행히 한국 선수들은 물론이고 지쿠나 웨슬리, 자크미치 같은 용병들까지 열심히 해줬다"고 칭찬했다. 대구-광주 경기 결과를 선수들이 알고 뛰었느냐는 질문에는 "선수들이 집중하지 못할까 봐 나한테도 얘기하지 말라고 했다"며 "나조차도 후반 30분이 지나서야 광주가 0-2로 졌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11년간 몸담았던 성남에 4년 만에 돌아와 잔류를 확정하는 경기를 치른 데에는 "그동안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좋은 추억이 많았다"며 "고향에 돌아온 느낌 같은데 오늘도 다행히 지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리그 마지막까지 피말리는 강등권 순위싸움을 벌였지만 김학범 감독은 승강제 도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감독은 "여러가지로 긍정적이고 획기적인 변화"라며 "선수나 구단도 더 노력할 것이고 (승강제 도입이) 여러모로 한국 축구가 더 크게 발전할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달 1일 인천과의 홈경기를 남겨둔 그는 "그동안 강등 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내년 시즌에 대비한 일정을 하나도 정하지 못했다"며 "내달 1일 인천과의 홈경기를 잘 마무리한 뒤 새로 창단한다는 각오로 팀을 다시 만들어보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내년 시즌에는 1부리그 생존이 더 어려워지는 만큼 강원의 변화가 시급하다. 올해와 같이 겨우 연명해나가는 방식으로는 안된다"며 "특히 시·도민 구단은 눈깜빡할 사이에 내려갈 수 있는 만큼 어떻게든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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