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광주 상대 ‘미안한’ 통산 첫 승

입력 2012.11.28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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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K리그에서 그룹B(하위리그) 2위를 일찌감치 굳힌 대구FC가 광주FC를 처음으로 이겼다.

대구는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43라운드에서 인준연과 최호정의 연속골에 힘입어 광주를 2-0으로 꺾었다.

광주가 지난해 K리그에 합류한 이후 역대 전적에서 광주를 상대로 '무승'의 굴욕을 겪었던 대구로서는 이날 따낸 승점 3이 어느 때보다 소중했다.

대구는 지난해 광주와 2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졌고, 올해는 무승부만 3번 기록해 통산 상대 전적 3무2패에 그쳤다.

가장 최근 맞대결인 9월23일 경기에서는 박기동에게 선제골을 얻어맞고 최호정의 동점골로 가까스로 균형을 맞췄다.

그런 만큼 이날 완승의 기쁨이 두 배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짜릿하지만은 않은, 조금은 미안한 첫 승리였다.

이 경기에서 패한 광주가 올 시즌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내년도 2부리그 강등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마지막 라운드까지 강등권 탈출의 희망을 이어가려던 광주는 대구의 일격에 고개를 숙였다.

상대팀의 상황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었으나 대구는 냉정한 승부를 택했다.

전반 26분 송제헌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수비수와 몸싸움하다 넘어지면서 내준 공을 뒤쪽에서 뛰어들던 인준연이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시즌 첫 골을 터뜨려 앞서갔고, 후반에는 최호정이 쐐기골까지 꽂으며 환호했다.

경기를 마치고 모아시르 페레이라 대구 감독은 "상대방을 존중하지만, 우리의 의무는 이기는 것"이라며 승리에 더 큰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마지막 홈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각종 목표를 이뤄낸 것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모아시르 감독은 "오늘 경기 승리로 승점 60을 넘겼고, 아직 한 경기가 남았지만 골득실도 0으로 만들었다"면서 "광주를 처음 이긴 것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선수단이 순위 상승이나 강등권 탈출 같은 특별한 동기부여가 없는 상황에서 투지를 불태운 점이 고무적이었다.

모아시르 감독은 "한국 선수들이 희생정신이 뛰어나고 성실하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는데 우리 대구 선수들은 더 특별하다"면서 "브라질이었다면 이런 상황에서 이기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광주에 대해서는 같은 프로로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위로를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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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 광주 상대 ‘미안한’ 통산 첫 승
    • 입력 2012-11-28 22:59:33
    연합뉴스
프로축구 K리그에서 그룹B(하위리그) 2위를 일찌감치 굳힌 대구FC가 광주FC를 처음으로 이겼다. 대구는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43라운드에서 인준연과 최호정의 연속골에 힘입어 광주를 2-0으로 꺾었다. 광주가 지난해 K리그에 합류한 이후 역대 전적에서 광주를 상대로 '무승'의 굴욕을 겪었던 대구로서는 이날 따낸 승점 3이 어느 때보다 소중했다. 대구는 지난해 광주와 2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졌고, 올해는 무승부만 3번 기록해 통산 상대 전적 3무2패에 그쳤다. 가장 최근 맞대결인 9월23일 경기에서는 박기동에게 선제골을 얻어맞고 최호정의 동점골로 가까스로 균형을 맞췄다. 그런 만큼 이날 완승의 기쁨이 두 배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짜릿하지만은 않은, 조금은 미안한 첫 승리였다. 이 경기에서 패한 광주가 올 시즌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내년도 2부리그 강등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마지막 라운드까지 강등권 탈출의 희망을 이어가려던 광주는 대구의 일격에 고개를 숙였다. 상대팀의 상황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었으나 대구는 냉정한 승부를 택했다. 전반 26분 송제헌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수비수와 몸싸움하다 넘어지면서 내준 공을 뒤쪽에서 뛰어들던 인준연이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시즌 첫 골을 터뜨려 앞서갔고, 후반에는 최호정이 쐐기골까지 꽂으며 환호했다. 경기를 마치고 모아시르 페레이라 대구 감독은 "상대방을 존중하지만, 우리의 의무는 이기는 것"이라며 승리에 더 큰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마지막 홈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각종 목표를 이뤄낸 것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모아시르 감독은 "오늘 경기 승리로 승점 60을 넘겼고, 아직 한 경기가 남았지만 골득실도 0으로 만들었다"면서 "광주를 처음 이긴 것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선수단이 순위 상승이나 강등권 탈출 같은 특별한 동기부여가 없는 상황에서 투지를 불태운 점이 고무적이었다. 모아시르 감독은 "한국 선수들이 희생정신이 뛰어나고 성실하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는데 우리 대구 선수들은 더 특별하다"면서 "브라질이었다면 이런 상황에서 이기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광주에 대해서는 같은 프로로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위로를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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