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저수지 남아 시신, 엄마가 살해 유기
입력 2012.12.03 (08:36)
수정 2012.12.0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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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달 27일, 경남 창원의 주남저수지에서 가방 하나가 발견됐습니다.
이 가방 안에는 놀랍게도 어린 남자 아이 시신이 들어있었습니다.
더 놀라운 건 이 아이의 엄마가 자신이 아이를 숨지게 했다고 자수를 한 건데요.
듣고도 믿기 어려운 이번 사건 집중 취재했습니다.
김기흥 기자, 아이 엄마가 어떻게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데요.
아직은 정확히 드러나지 않은 상태죠?
<기자 멘트>
경찰에 자수한 최모 씨는 현재 이혼 소송으로 남편과 별거 중이었습니다.
최 씨는 지난달 경남 진해의 한 공원에 아이와 함께 놀러갔다가 "아빠가 보고 싶다."라며 아이가 보채자 갑자기 화가 나 아이를 마구 때려 숨지게 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우발적이었다는 최씨의 진술과는 달리 경찰은 최씨가 평소 아이를 학대해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들을 살해하고 시신마저 저수지에 유기한 비정한 엄마의 범죄행각을 따라가 봤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27일 오후 3시50분쯤, 창원에 위치한 한 저수지에서 낚시를 하던 김모씨는 물속에서 무언가를 발견했습니다.
커다란 검은색 스포츠 가방이었습니다.
<녹취> 최초 목격자(음성변조) : "(가방) 안에 미끼가 있나 보다. 한번 건져보자. 그래서 처음에는 낚싯대로 걸었어요. 근데 제 낚싯대가 약하다 보니까 끊어져 버리더라고요."
그래서 옆에 나뭇가지로 어깨끈을 걸고 얕은 데로 가져와서 (가방을) 끌어올리게 됐습니다.
가방이 너무나 무거워, 함께 있던 일행과 함께 가방을 끌어올려야 했다는데요.
가방을 열어본 김씨는 비명을 질렀습니다.
안에는 4살 전후로 추정되는 13kg 정도의 남자 어린이의 시신이 커다란 돌 2개와 함께 들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녹취> 최초 목격자(음성변조) : "그냥 ‘일하시는 분들이 작업복 같은 것 넣어 놓았나 보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아이 얼굴이 보이는 거예요. 처음엔 ‘인형인가 보다.’ 얼굴이 너무 하야니까…. 제가 이 세상에서 살면서 그렇게 놀란 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숨진 어린이는 키 90cm 정도에 베이지색 내의와 줄무늬 바지를 입고 양말과 신발을 모두 신고 있었는데요.
부검 결과 사인은 뇌출혈. 누군가 머리를 때려 숨지게 한 후 유기한 겁니다.
<인터뷰> 강호양(수사과장/창원서부경찰서) : "시신을 부검했는데 머리에 외부 충격에 의해 뇌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고 다리 부분에 피멍이 좀 있었습니다. 위에는 내용물이 없었고 체격에 비해 조금 마른 편이었죠."
팔과 머리 등에 멍이 든 데다 위 속에 음식물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아 상당 시간 굶은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문제는 아이의 신원파악이 어렵다는 것. 경찰은 발견 당시 입고 있던 옷과 양말 등의 판매처를 확보하고 구매자 명단을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신고 있던 양말의 경우 지난 9월 출시됐고, 창원과 김해 등지의 매장에서 모두 8켤레가 팔려나간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는데요.
<녹취> 매장 직원(음성변조) : "원래 그 제품이 2012년 설 기획세트로 나온 거예요. (당시) 양말을 내놨는데 아무도 안 사갔어요. 그런데 우연히 그분이 “싸네.” 하고 사가서 기억해요. 여자 분만 왔었어요."
경찰이 공개수사에 나서며 수사망을 좁혀가자 지난달 30일, 범인이 부산 서부경찰서에 자수의사를 밝혀와 긴급 체포됐습니다.
4살 남아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범인은 바로 아이의 친 엄마인 37살 최모씨였습니다.
<녹취> 최00(피의자/음성변조) : "죄송합니다. 할 말 없습니다. 아들아 미안하다.. 피의자는 금전 문제로 남편과 갈등을 겪다 지난 9월, 4살 박군을 데리고 가출한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숨진 박군은 이들 부부의 세 아들 가운데 둘째로, 최씨는 박군이 자신과 너무 닮아 집에 남겨두면 가족들에게서 괴롭힘을 당할까 봐 함께 집을 나왔다고 진술했습니다.
<인터뷰> 강호양(수사과장/창원서부경찰서) : "11월 23일인지 24일인지 확실히 모르겠다고 합니다. 공원 놀이터에서 피해자와 놀던 중에 피해자가 울면서 아빠한테 가자며 떼를 써 순간적으로 피해자의 뺨을 때리고 발로 몸을 찼는데 피해자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죽은 것으로 판단하고…."
사건 당일 박군이 ‘아빠가 보고 싶다.’라며 울고 보채자 갑자기 화가나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최씨.
최씨는 아이가 죽고 난 뒤, 공원 화장실에 시신을 두고 인근 가게에서 시신을 유기하기 위한 가방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강호양(수사과장/창원서부경찰서) : "피해자를 인근 화장실에 방치하고 시장에서 검은색 큰 가방을 사서 아이를 가방에 넣고 차를 탔는데 시내버스인지 택시인지는 기억을 못하겠다고 합니다. 아무 곳이나 내려 저수지에 가방을 버렸다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유동인구가 많은 공원 화장실에서 그 시간 동안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녹취> 공원 환경미화원(음성변조) : "그런 건 못 봤어요. 이상한 것은 못 봤어요. (화장실) 사람들도 많이 있었는데. 공무원들도 풀 매고 막 왔다 갔다 하고…."
범행과정에 대한 의문점은 또 있습니다.
과연 13kg가량 되는 시신이 든 가방을 최씨 혼자 들고 버스로 이동할 수 있었을까 하는 점인데요.
이에 경찰은 바로 어제, 가방을 든 최씨를 자신의 승용차로 태워줬다는 최씨 지인의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지인의 말에 의하면 당시 최씨가 25일, 드라이브 가자며 진해의 한 공원으로 불러내 저수지로 간 뒤 ‘잠깐 쓰레기를 버리고 오겠다’며 가방을 들고 내린 다음, 20여 분 뒤에 빈손으로 승용차에 돌아왔다는데요.
하지만, 최씨의 지인은 가방 속에 박군의 시신이 담겨 있다는 것은 몰랐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최씨의 지인이) 조사를 받았고 혐의는 없습니다. 살인 및 시신 유기 부분에서 혐의가 전혀 없으니까…."
경찰은 이처럼 최씨의 최초 진술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자 범행 경위와 공기 등에 대해 보강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한편, 창원지법은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최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지난달 27일, 경남 창원의 주남저수지에서 가방 하나가 발견됐습니다.
이 가방 안에는 놀랍게도 어린 남자 아이 시신이 들어있었습니다.
더 놀라운 건 이 아이의 엄마가 자신이 아이를 숨지게 했다고 자수를 한 건데요.
듣고도 믿기 어려운 이번 사건 집중 취재했습니다.
김기흥 기자, 아이 엄마가 어떻게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데요.
아직은 정확히 드러나지 않은 상태죠?
<기자 멘트>
경찰에 자수한 최모 씨는 현재 이혼 소송으로 남편과 별거 중이었습니다.
최 씨는 지난달 경남 진해의 한 공원에 아이와 함께 놀러갔다가 "아빠가 보고 싶다."라며 아이가 보채자 갑자기 화가 나 아이를 마구 때려 숨지게 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우발적이었다는 최씨의 진술과는 달리 경찰은 최씨가 평소 아이를 학대해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들을 살해하고 시신마저 저수지에 유기한 비정한 엄마의 범죄행각을 따라가 봤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27일 오후 3시50분쯤, 창원에 위치한 한 저수지에서 낚시를 하던 김모씨는 물속에서 무언가를 발견했습니다.
커다란 검은색 스포츠 가방이었습니다.
<녹취> 최초 목격자(음성변조) : "(가방) 안에 미끼가 있나 보다. 한번 건져보자. 그래서 처음에는 낚싯대로 걸었어요. 근데 제 낚싯대가 약하다 보니까 끊어져 버리더라고요."
그래서 옆에 나뭇가지로 어깨끈을 걸고 얕은 데로 가져와서 (가방을) 끌어올리게 됐습니다.
가방이 너무나 무거워, 함께 있던 일행과 함께 가방을 끌어올려야 했다는데요.
가방을 열어본 김씨는 비명을 질렀습니다.
안에는 4살 전후로 추정되는 13kg 정도의 남자 어린이의 시신이 커다란 돌 2개와 함께 들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녹취> 최초 목격자(음성변조) : "그냥 ‘일하시는 분들이 작업복 같은 것 넣어 놓았나 보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아이 얼굴이 보이는 거예요. 처음엔 ‘인형인가 보다.’ 얼굴이 너무 하야니까…. 제가 이 세상에서 살면서 그렇게 놀란 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숨진 어린이는 키 90cm 정도에 베이지색 내의와 줄무늬 바지를 입고 양말과 신발을 모두 신고 있었는데요.
부검 결과 사인은 뇌출혈. 누군가 머리를 때려 숨지게 한 후 유기한 겁니다.
<인터뷰> 강호양(수사과장/창원서부경찰서) : "시신을 부검했는데 머리에 외부 충격에 의해 뇌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고 다리 부분에 피멍이 좀 있었습니다. 위에는 내용물이 없었고 체격에 비해 조금 마른 편이었죠."
팔과 머리 등에 멍이 든 데다 위 속에 음식물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아 상당 시간 굶은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문제는 아이의 신원파악이 어렵다는 것. 경찰은 발견 당시 입고 있던 옷과 양말 등의 판매처를 확보하고 구매자 명단을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신고 있던 양말의 경우 지난 9월 출시됐고, 창원과 김해 등지의 매장에서 모두 8켤레가 팔려나간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는데요.
<녹취> 매장 직원(음성변조) : "원래 그 제품이 2012년 설 기획세트로 나온 거예요. (당시) 양말을 내놨는데 아무도 안 사갔어요. 그런데 우연히 그분이 “싸네.” 하고 사가서 기억해요. 여자 분만 왔었어요."
경찰이 공개수사에 나서며 수사망을 좁혀가자 지난달 30일, 범인이 부산 서부경찰서에 자수의사를 밝혀와 긴급 체포됐습니다.
4살 남아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범인은 바로 아이의 친 엄마인 37살 최모씨였습니다.
<녹취> 최00(피의자/음성변조) : "죄송합니다. 할 말 없습니다. 아들아 미안하다.. 피의자는 금전 문제로 남편과 갈등을 겪다 지난 9월, 4살 박군을 데리고 가출한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숨진 박군은 이들 부부의 세 아들 가운데 둘째로, 최씨는 박군이 자신과 너무 닮아 집에 남겨두면 가족들에게서 괴롭힘을 당할까 봐 함께 집을 나왔다고 진술했습니다.
<인터뷰> 강호양(수사과장/창원서부경찰서) : "11월 23일인지 24일인지 확실히 모르겠다고 합니다. 공원 놀이터에서 피해자와 놀던 중에 피해자가 울면서 아빠한테 가자며 떼를 써 순간적으로 피해자의 뺨을 때리고 발로 몸을 찼는데 피해자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죽은 것으로 판단하고…."
사건 당일 박군이 ‘아빠가 보고 싶다.’라며 울고 보채자 갑자기 화가나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최씨.
최씨는 아이가 죽고 난 뒤, 공원 화장실에 시신을 두고 인근 가게에서 시신을 유기하기 위한 가방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강호양(수사과장/창원서부경찰서) : "피해자를 인근 화장실에 방치하고 시장에서 검은색 큰 가방을 사서 아이를 가방에 넣고 차를 탔는데 시내버스인지 택시인지는 기억을 못하겠다고 합니다. 아무 곳이나 내려 저수지에 가방을 버렸다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유동인구가 많은 공원 화장실에서 그 시간 동안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녹취> 공원 환경미화원(음성변조) : "그런 건 못 봤어요. 이상한 것은 못 봤어요. (화장실) 사람들도 많이 있었는데. 공무원들도 풀 매고 막 왔다 갔다 하고…."
범행과정에 대한 의문점은 또 있습니다.
과연 13kg가량 되는 시신이 든 가방을 최씨 혼자 들고 버스로 이동할 수 있었을까 하는 점인데요.
이에 경찰은 바로 어제, 가방을 든 최씨를 자신의 승용차로 태워줬다는 최씨 지인의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지인의 말에 의하면 당시 최씨가 25일, 드라이브 가자며 진해의 한 공원으로 불러내 저수지로 간 뒤 ‘잠깐 쓰레기를 버리고 오겠다’며 가방을 들고 내린 다음, 20여 분 뒤에 빈손으로 승용차에 돌아왔다는데요.
하지만, 최씨의 지인은 가방 속에 박군의 시신이 담겨 있다는 것은 몰랐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최씨의 지인이) 조사를 받았고 혐의는 없습니다. 살인 및 시신 유기 부분에서 혐의가 전혀 없으니까…."
경찰은 이처럼 최씨의 최초 진술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자 범행 경위와 공기 등에 대해 보강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한편, 창원지법은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최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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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경남 창원의 주남저수지에서 가방 하나가 발견됐습니다.
이 가방 안에는 놀랍게도 어린 남자 아이 시신이 들어있었습니다.
더 놀라운 건 이 아이의 엄마가 자신이 아이를 숨지게 했다고 자수를 한 건데요.
듣고도 믿기 어려운 이번 사건 집중 취재했습니다.
김기흥 기자, 아이 엄마가 어떻게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데요.
아직은 정확히 드러나지 않은 상태죠?
<기자 멘트>
경찰에 자수한 최모 씨는 현재 이혼 소송으로 남편과 별거 중이었습니다.
최 씨는 지난달 경남 진해의 한 공원에 아이와 함께 놀러갔다가 "아빠가 보고 싶다."라며 아이가 보채자 갑자기 화가 나 아이를 마구 때려 숨지게 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우발적이었다는 최씨의 진술과는 달리 경찰은 최씨가 평소 아이를 학대해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들을 살해하고 시신마저 저수지에 유기한 비정한 엄마의 범죄행각을 따라가 봤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27일 오후 3시50분쯤, 창원에 위치한 한 저수지에서 낚시를 하던 김모씨는 물속에서 무언가를 발견했습니다.
커다란 검은색 스포츠 가방이었습니다.
<녹취> 최초 목격자(음성변조) : "(가방) 안에 미끼가 있나 보다. 한번 건져보자. 그래서 처음에는 낚싯대로 걸었어요. 근데 제 낚싯대가 약하다 보니까 끊어져 버리더라고요."
그래서 옆에 나뭇가지로 어깨끈을 걸고 얕은 데로 가져와서 (가방을) 끌어올리게 됐습니다.
가방이 너무나 무거워, 함께 있던 일행과 함께 가방을 끌어올려야 했다는데요.
가방을 열어본 김씨는 비명을 질렀습니다.
안에는 4살 전후로 추정되는 13kg 정도의 남자 어린이의 시신이 커다란 돌 2개와 함께 들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녹취> 최초 목격자(음성변조) : "그냥 ‘일하시는 분들이 작업복 같은 것 넣어 놓았나 보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아이 얼굴이 보이는 거예요. 처음엔 ‘인형인가 보다.’ 얼굴이 너무 하야니까…. 제가 이 세상에서 살면서 그렇게 놀란 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숨진 어린이는 키 90cm 정도에 베이지색 내의와 줄무늬 바지를 입고 양말과 신발을 모두 신고 있었는데요.
부검 결과 사인은 뇌출혈. 누군가 머리를 때려 숨지게 한 후 유기한 겁니다.
<인터뷰> 강호양(수사과장/창원서부경찰서) : "시신을 부검했는데 머리에 외부 충격에 의해 뇌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고 다리 부분에 피멍이 좀 있었습니다. 위에는 내용물이 없었고 체격에 비해 조금 마른 편이었죠."
팔과 머리 등에 멍이 든 데다 위 속에 음식물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아 상당 시간 굶은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문제는 아이의 신원파악이 어렵다는 것. 경찰은 발견 당시 입고 있던 옷과 양말 등의 판매처를 확보하고 구매자 명단을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신고 있던 양말의 경우 지난 9월 출시됐고, 창원과 김해 등지의 매장에서 모두 8켤레가 팔려나간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는데요.
<녹취> 매장 직원(음성변조) : "원래 그 제품이 2012년 설 기획세트로 나온 거예요. (당시) 양말을 내놨는데 아무도 안 사갔어요. 그런데 우연히 그분이 “싸네.” 하고 사가서 기억해요. 여자 분만 왔었어요."
경찰이 공개수사에 나서며 수사망을 좁혀가자 지난달 30일, 범인이 부산 서부경찰서에 자수의사를 밝혀와 긴급 체포됐습니다.
4살 남아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범인은 바로 아이의 친 엄마인 37살 최모씨였습니다.
<녹취> 최00(피의자/음성변조) : "죄송합니다. 할 말 없습니다. 아들아 미안하다.. 피의자는 금전 문제로 남편과 갈등을 겪다 지난 9월, 4살 박군을 데리고 가출한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숨진 박군은 이들 부부의 세 아들 가운데 둘째로, 최씨는 박군이 자신과 너무 닮아 집에 남겨두면 가족들에게서 괴롭힘을 당할까 봐 함께 집을 나왔다고 진술했습니다.
<인터뷰> 강호양(수사과장/창원서부경찰서) : "11월 23일인지 24일인지 확실히 모르겠다고 합니다. 공원 놀이터에서 피해자와 놀던 중에 피해자가 울면서 아빠한테 가자며 떼를 써 순간적으로 피해자의 뺨을 때리고 발로 몸을 찼는데 피해자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죽은 것으로 판단하고…."
사건 당일 박군이 ‘아빠가 보고 싶다.’라며 울고 보채자 갑자기 화가나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최씨.
최씨는 아이가 죽고 난 뒤, 공원 화장실에 시신을 두고 인근 가게에서 시신을 유기하기 위한 가방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강호양(수사과장/창원서부경찰서) : "피해자를 인근 화장실에 방치하고 시장에서 검은색 큰 가방을 사서 아이를 가방에 넣고 차를 탔는데 시내버스인지 택시인지는 기억을 못하겠다고 합니다. 아무 곳이나 내려 저수지에 가방을 버렸다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유동인구가 많은 공원 화장실에서 그 시간 동안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녹취> 공원 환경미화원(음성변조) : "그런 건 못 봤어요. 이상한 것은 못 봤어요. (화장실) 사람들도 많이 있었는데. 공무원들도 풀 매고 막 왔다 갔다 하고…."
범행과정에 대한 의문점은 또 있습니다.
과연 13kg가량 되는 시신이 든 가방을 최씨 혼자 들고 버스로 이동할 수 있었을까 하는 점인데요.
이에 경찰은 바로 어제, 가방을 든 최씨를 자신의 승용차로 태워줬다는 최씨 지인의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지인의 말에 의하면 당시 최씨가 25일, 드라이브 가자며 진해의 한 공원으로 불러내 저수지로 간 뒤 ‘잠깐 쓰레기를 버리고 오겠다’며 가방을 들고 내린 다음, 20여 분 뒤에 빈손으로 승용차에 돌아왔다는데요.
하지만, 최씨의 지인은 가방 속에 박군의 시신이 담겨 있다는 것은 몰랐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최씨의 지인이) 조사를 받았고 혐의는 없습니다. 살인 및 시신 유기 부분에서 혐의가 전혀 없으니까…."
경찰은 이처럼 최씨의 최초 진술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자 범행 경위와 공기 등에 대해 보강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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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흥 기자 he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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