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당, 롬니 패배후 리더십 공백 심화로 휘청

입력 2012.12.0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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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이 11·6 대선 패배 이후 극심한 지도력 부재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기대가 컸던만큼 패배의 충격이 그만큼 컸던 데다 당의 노선과 정책 수정 등을 둘러싼 보수강경파와 온건파간 시각차가 공개적으로 불거지면서 내홍의 파고가 날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용주의적 중도 온건파들은 이번 대선때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몰표를 던진 히스패닉계 등 외국 이민자들을 끌어안기 위해 폐쇄주의적 이민정책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보수 강경파들은 "오히려 원칙을 지켜야 생존할 수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정치권의 최대쟁점인 '재정절벽(Fiscal cliff)' 협상과 관련해서도 시민운동가인 그로버 노르퀴스트 등 증세 반대론자들과의 내홍을 통합 조정할 지도자는 아무리 눈을 씻고 봐도 없다.

이런 지도력 공백(leadership vacuum) 현상은 밋 롬니 후보가 대선 패배 후 정계에서 물러나 초야에 은둔하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3일(현지시간) 한결같이 지적했다.

AP 통신도 "공화당이 대선 후 방향타를 잃고 판을 주도해갈 핵심의제를 상실했을 뿐만 아니라 향후 진로 등을 놓고 내분에 휩싸여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롬니는 대선패배 후 보스턴 캠프본부에서 선거 핵심요원들과 가진 마지막 자리에서 "당을 위해 적극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러나 대선이 끝난 지 한달 가까이 됐음에도 지난달 29일 오바마 대통령이 초청한 백악관 오찬회동 참석을 위해 잠깐 워싱턴을 방문한 것 외엔 캘리포니아 남부 자택에서 두문불출하고 있다.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정부와 재정절벽 해소를 위해 일진일퇴의 벼랑 끝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도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또한 오바마 정부가 "중국은 통화조작국이 아니다"고 공식 발표했는데도 가타부타 일절 대응하지 않고 있다. 롬니는 대선기간 내내 "승리하면 중국을 통화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공언했었다.

강경 보수세력인 티파티 익스프레스(tea party Express)의 에이미 크레머 회장은 "지금 공화당의 리더가 누구인지 정말 모르겠다"면서 "문자 그대로 권력 공백기임이 분명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물론 공화당 관계자들은 티파티ㆍ복음주의자 등 강경 보수파와 온건파 간 갈등을 인정한다. 그러나 현재의 권력 공백을 단순히 대선에서 패배한 정당의 후유증쯤으로 치부하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는 게 이들의 한탄이다.

재정절벽 협상과 관련해 존 베이너 하원 의장이 나름의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판을 휘어잡을 정도의 카리스마는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공화당 전략가인 호건 기들리는 "당의 햇불을 높이 치켜들 선두주자가 안보인다"면서 "존 매케인과 린지 그레이엄, 존 베이너 등 중진들이 있지만 다들 고령으로 강력한 인상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물론 젊고 유망하며, 다양한 출신 배경을 가진 잠재력 있는 주지사나 신진 의원들이 많기 때문에 수개월내 군계일학의 미래 지도자가 등장, 당노선을 둘러싼 현재의 혼란상과 내분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전혀 없지는 않다.

긴들리는 "롬니 이후 단일 선두주자가 없기 때문에 앞으로 젊고 열정을 가진 일부 정치인들에 대한 의존도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AP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친동생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쿠바 출신의 초선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의원, 인도계인 보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 니키 해일리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폴 라이언 전 부통령 후보 등이 대안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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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공화당, 롬니 패배후 리더십 공백 심화로 휘청
    • 입력 2012-12-04 17:35:31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이 11·6 대선 패배 이후 극심한 지도력 부재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기대가 컸던만큼 패배의 충격이 그만큼 컸던 데다 당의 노선과 정책 수정 등을 둘러싼 보수강경파와 온건파간 시각차가 공개적으로 불거지면서 내홍의 파고가 날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용주의적 중도 온건파들은 이번 대선때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몰표를 던진 히스패닉계 등 외국 이민자들을 끌어안기 위해 폐쇄주의적 이민정책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보수 강경파들은 "오히려 원칙을 지켜야 생존할 수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정치권의 최대쟁점인 '재정절벽(Fiscal cliff)' 협상과 관련해서도 시민운동가인 그로버 노르퀴스트 등 증세 반대론자들과의 내홍을 통합 조정할 지도자는 아무리 눈을 씻고 봐도 없다. 이런 지도력 공백(leadership vacuum) 현상은 밋 롬니 후보가 대선 패배 후 정계에서 물러나 초야에 은둔하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3일(현지시간) 한결같이 지적했다. AP 통신도 "공화당이 대선 후 방향타를 잃고 판을 주도해갈 핵심의제를 상실했을 뿐만 아니라 향후 진로 등을 놓고 내분에 휩싸여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롬니는 대선패배 후 보스턴 캠프본부에서 선거 핵심요원들과 가진 마지막 자리에서 "당을 위해 적극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러나 대선이 끝난 지 한달 가까이 됐음에도 지난달 29일 오바마 대통령이 초청한 백악관 오찬회동 참석을 위해 잠깐 워싱턴을 방문한 것 외엔 캘리포니아 남부 자택에서 두문불출하고 있다.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정부와 재정절벽 해소를 위해 일진일퇴의 벼랑 끝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도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또한 오바마 정부가 "중국은 통화조작국이 아니다"고 공식 발표했는데도 가타부타 일절 대응하지 않고 있다. 롬니는 대선기간 내내 "승리하면 중국을 통화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공언했었다. 강경 보수세력인 티파티 익스프레스(tea party Express)의 에이미 크레머 회장은 "지금 공화당의 리더가 누구인지 정말 모르겠다"면서 "문자 그대로 권력 공백기임이 분명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물론 공화당 관계자들은 티파티ㆍ복음주의자 등 강경 보수파와 온건파 간 갈등을 인정한다. 그러나 현재의 권력 공백을 단순히 대선에서 패배한 정당의 후유증쯤으로 치부하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는 게 이들의 한탄이다. 재정절벽 협상과 관련해 존 베이너 하원 의장이 나름의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판을 휘어잡을 정도의 카리스마는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공화당 전략가인 호건 기들리는 "당의 햇불을 높이 치켜들 선두주자가 안보인다"면서 "존 매케인과 린지 그레이엄, 존 베이너 등 중진들이 있지만 다들 고령으로 강력한 인상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물론 젊고 유망하며, 다양한 출신 배경을 가진 잠재력 있는 주지사나 신진 의원들이 많기 때문에 수개월내 군계일학의 미래 지도자가 등장, 당노선을 둘러싼 현재의 혼란상과 내분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전혀 없지는 않다. 긴들리는 "롬니 이후 단일 선두주자가 없기 때문에 앞으로 젊고 열정을 가진 일부 정치인들에 대한 의존도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AP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친동생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쿠바 출신의 초선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의원, 인도계인 보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 니키 해일리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폴 라이언 전 부통령 후보 등이 대안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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