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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실적전망 엉망…‘기업제공 수치 적당 가공’
입력 2012.12.05 (06:36) 수정 2012.12.05 (06:37) 연합뉴스
증권사들이 매년 연말에 발표하는 코스피 주요 기업의 다음 연도 영업이익 전망치가 실제보다 지나치게 부풀려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증권사 연구원들이 전망에 필요한 자료를 해당 기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데다가 기업과 관계도 고려하다 보니 전망치가 장밋빛을 띠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사 영업이익 전망 대부분 과대 추정

5일 증권정보 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와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2005년 이후 코스피 주요 기업에 대한 증권사들의 영업이익 컨센서스(평균 전망치)가 실제 영업이익보다 높은 경향을 보였다.

2005년 1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총 31개 분기 중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실제 영업이익보다 높았던 경우가 71.0%인 22개 분기에 달했다. 컨센서스가 실제보다 낮았던 경우는 8개 분기(25.8%), 양자가 같은 경우는 1개 분기(3.2%)였다.

분석 대상은 증권사 3곳 이상이 연말에 영업이익 예상치를 발표한 120개 코스피 상장사다.

증권사들은 2005∼2007년 12개 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을 과대 추정했다. 2006년 2분기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28%로 예상했으나 실제는 -14%로 나타난 것처럼 증감 여부 예측 자체가 잘못된 적도 적지 않았다.

미국발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었던 2008∼2010년 과소 추정하기도 했으나 작년과 올해를 거치면서 다시 과대 추정으로 돌아섰다.

실제 증권사들은 올해 3분기 상장사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34% 늘어날 것으로 작년 연말에 예상했지만, 실제는 26% 증가에 그쳤다. 2분기에도 1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오히려 작년 동기 대비 4% 줄었다.

또 작년 4분기 증권사의 코스피 영업이익 예상 증가율은 69%로 실제 증가치(49%)와 비교해 무려 20% 포인트 높았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과 작년 말 예상한 누적 추정치와 차이가 컸다.

한국전력은 올해 3분기 누적으로 1조8천33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증권사들이 전망됐으나 실제로는 84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상선도 606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됐으나 실제는 2천970억원의 적자를 나타냈다. 한진해운도 1천6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됐으나 실제는 477억원의 적자를 봤다.

LG디스플레이도 이 기간 2천754억원 흑자를 낼 것으로 증권사들은 내다봤으나 실제로는 흑자규모가 497억원에 머물렀다.

두산인프라코어 역시 누적 영업이익(3천626억원)이 예상 영업이익(6천923억원)의 절반에 불과했다.

반대로 삼성전자는 올 3분기까지 예상 누적 영업이익이 14조9천75억원이었으나 실제는 20조6천992억원으로 과소 추정됐다.

◇"정보 기업의존ㆍ기업과 안면 등이 과대 추정 배경"

증권사 연구원들이 기업의 영업이익을 이처럼 과대 추정한 데는 정보 부족과 기업과 관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사실 연구원들이 기업 이익을 전혀 예측할 수 없다"면서 "증권사 연구원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대부분 기업이 제시하는 선에서 상하로 소폭 조정하는데 그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기업들이 자사에 불리한 정보를 노출하지 않는다면 증권사는 제대로 된 실적 전망을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연구원과 해당 기업의 밀접한 관계도 객관적인 전망을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다.

모 증권사 관계자는 "연구원들은 자기가 맡은 업종이나 종목에 대해 낙관적인 경향이 강하다"면서 "아무래도 계속 만나면서 일할 사람이다 보니 기업과 관계를 고려해 낙관적 견해를 갖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연구원들이 기업의 정확한 매출이나 영업이익을 일일이 알 수 없다 보니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서라도 기업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증권사의 과대 추정치를 믿고 투자에 나섰을 때 그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과대 추정은 도덕적 해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증권사, 실적전망 엉망…‘기업제공 수치 적당 가공’
    • 입력 2012-12-05 06:36:21
    • 수정2012-12-05 06:37:20
    연합뉴스
증권사들이 매년 연말에 발표하는 코스피 주요 기업의 다음 연도 영업이익 전망치가 실제보다 지나치게 부풀려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증권사 연구원들이 전망에 필요한 자료를 해당 기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데다가 기업과 관계도 고려하다 보니 전망치가 장밋빛을 띠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사 영업이익 전망 대부분 과대 추정

5일 증권정보 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와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2005년 이후 코스피 주요 기업에 대한 증권사들의 영업이익 컨센서스(평균 전망치)가 실제 영업이익보다 높은 경향을 보였다.

2005년 1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총 31개 분기 중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실제 영업이익보다 높았던 경우가 71.0%인 22개 분기에 달했다. 컨센서스가 실제보다 낮았던 경우는 8개 분기(25.8%), 양자가 같은 경우는 1개 분기(3.2%)였다.

분석 대상은 증권사 3곳 이상이 연말에 영업이익 예상치를 발표한 120개 코스피 상장사다.

증권사들은 2005∼2007년 12개 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을 과대 추정했다. 2006년 2분기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28%로 예상했으나 실제는 -14%로 나타난 것처럼 증감 여부 예측 자체가 잘못된 적도 적지 않았다.

미국발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었던 2008∼2010년 과소 추정하기도 했으나 작년과 올해를 거치면서 다시 과대 추정으로 돌아섰다.

실제 증권사들은 올해 3분기 상장사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34% 늘어날 것으로 작년 연말에 예상했지만, 실제는 26% 증가에 그쳤다. 2분기에도 1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오히려 작년 동기 대비 4% 줄었다.

또 작년 4분기 증권사의 코스피 영업이익 예상 증가율은 69%로 실제 증가치(49%)와 비교해 무려 20% 포인트 높았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과 작년 말 예상한 누적 추정치와 차이가 컸다.

한국전력은 올해 3분기 누적으로 1조8천33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증권사들이 전망됐으나 실제로는 84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상선도 606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됐으나 실제는 2천970억원의 적자를 나타냈다. 한진해운도 1천6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됐으나 실제는 477억원의 적자를 봤다.

LG디스플레이도 이 기간 2천754억원 흑자를 낼 것으로 증권사들은 내다봤으나 실제로는 흑자규모가 497억원에 머물렀다.

두산인프라코어 역시 누적 영업이익(3천626억원)이 예상 영업이익(6천923억원)의 절반에 불과했다.

반대로 삼성전자는 올 3분기까지 예상 누적 영업이익이 14조9천75억원이었으나 실제는 20조6천992억원으로 과소 추정됐다.

◇"정보 기업의존ㆍ기업과 안면 등이 과대 추정 배경"

증권사 연구원들이 기업의 영업이익을 이처럼 과대 추정한 데는 정보 부족과 기업과 관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사실 연구원들이 기업 이익을 전혀 예측할 수 없다"면서 "증권사 연구원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대부분 기업이 제시하는 선에서 상하로 소폭 조정하는데 그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기업들이 자사에 불리한 정보를 노출하지 않는다면 증권사는 제대로 된 실적 전망을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연구원과 해당 기업의 밀접한 관계도 객관적인 전망을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다.

모 증권사 관계자는 "연구원들은 자기가 맡은 업종이나 종목에 대해 낙관적인 경향이 강하다"면서 "아무래도 계속 만나면서 일할 사람이다 보니 기업과 관계를 고려해 낙관적 견해를 갖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연구원들이 기업의 정확한 매출이나 영업이익을 일일이 알 수 없다 보니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서라도 기업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증권사의 과대 추정치를 믿고 투자에 나섰을 때 그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과대 추정은 도덕적 해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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