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대소변 못 가린다고 아들을?
입력 2012.12.06 (08:35)
수정 2012.12.06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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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네 살 된 아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다가, 급기야 살해해서 저수지에 버린 엄마의 사건이 얼마 전에 있었는데요.
또 비슷한 사건이 드러났습니다.
이번엔 부부가 세 살배기 아들을 학대해 오다가 결국 숨지게 한 사건인데요.
김기흥 기자, 이유를 떠나서, 부모로서의 책임감이란 걸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네요.
<기자 멘트>
저도 아이 둘을 키우는 입장에서 참 마음이 아픈데요
아이를 키우다 보면 좋을 때도 때론 힘들 때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힘들다고 해서 기분대로 아이들을 대하면 안되는데요.
이때 필요한 게 바로 부모로서의 책임감이 아닐까 합니다.
고작 세 살밖에 안 된 아이가 대소변을 못 가린다는 이유로 손찌검을 반복한 철부지 부모의 학대와 폭행을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박 씨 가족이 살던 경기도의 한 동네를 찾아가봤습니다.
올해 초까지 박 씨 부부와 어린 두 자녀가 살던 집.
이웃들도 이 가족을 기억하고 있었는데요,
<녹취> 이웃주민(음성변조) : “그냥 얼굴만 (알아요.) 저 집 이사왔다보다 (했죠.) 아기를 만날 안고 둘이서 (다녔어요.)”
<녹취> 이웃주민(음성변조) : “처음에 이사 올 때는 갓난아기 하나 데려왔었어요. 한 두어 달 있다가 (큰 애) 데려왔어요. 남자아이. (부부가) 젊으니까 (갓난아기가) 첫 애 인줄 알았는데, 애가 둘이나 (됐어요.)”
이들 부부는 한눈에 보기에도 어려 보였다고 합니다.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 아이 둘 키우는 것이 안쓰러워 아기를 돌봐주기도 했다는데요,
<녹취> 이웃주민(음성변조) : “들어보니까 스물세 살, 열여덟 살이라네요. 언제는 (아기 엄마가) 자기 신랑은 없고, 아기 좀 봐 달래요. 그러라고 (했죠.) 서너 시간 (봐줬어요.)”
<녹취> 이웃주민(음성변조) : “포대기도 없더라고요. 짐 넣을 (가구도) 없어가지고, (옆집에서) 서랍장 내 놨더니 그거 달라고 그러더래요. 살기가 힘들었나 봐요.”
하지만 이밖에 특별한 문제는 없어 보였다는데요,
큰 소리로 다투거나, 아이들이 우는 소리도 아기 키우는 여느 집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합니다.
<녹취> 이웃주민(음성변조) : “싸워도 몰라 저 안채에 들어가면. 부부 사이는 좋고, 아기도 아주 예뻐하고 그런 것 밖에는 몰라요. (아이가 막 칭얼대지는 (않았나요?)) 순해 보이던데 남자아이. ”
그런데 박 씨네 집 안에서는 남들은 알 수없는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이 가족에게 무슨 문제가 있었던 걸까요?
박 씨 가족의 문제가 드러난 건 지난 1월 19일 새벽 2시쯤이었습니다.
경기도의 한 대학 병원에 의식을 잃은 박 씨의 세 살 배기 첫째 아이가 실려왔습니다.
병원에 도착한지 3시간 만에 숨을 거둔 아이.
그런데 아이의 몸에서 심상치 않은 흔적들이 발견됐는데요,
<녹취> 김태식(경감/일산경찰서 형사2팀) : “육안 상으로 검시를 해보니 온 몸에서 멍 자국이 많이 발견 됐어요. 이로 깨문 흔적이 많고...”
한눈에 보기에도 학대와 폭행이 의심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부모는 아이가 스스로 넘어져서 다친 것 일뿐이라며 폭행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녹취> 김태식(경감/일산경찰서 형사2팀) : “(아이가) 하체가 약해서 자주 넘어지고 해서 그걸로 온 몸에 멍이 들었다. 그래서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119 신고를 해서 병원으로 후송하게 됐다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국과수의 부검결과는 달랐습니다.
폭행을 당했다는 결론이었습니다.
<녹취> 김태식(경감/일산경찰서 형사2팀) : “만성 및 급성 뇌출혈로 사망했다는 국과수 회신을 받았습니다. 그러니까 (아이가) 뇌에 외력으로 인한 충격으로 사망했다 이런 결과죠.”
하지만 경찰의 수사는 힘들었습니다.
아이 엄마는 잠적을 했고, 아이의 아빠는 시건 발생 직후 사기 혐의로 붙잡혀 철창신세를 지고 있던 것.
경찰은 옥중에 있는 박 씨와 면회까지 하며 수사를 벌였습니다.
사건발생 10개월 여 만에 박 씨 부부는 자신들의 범행 일체를 털어놨습니다.
<녹취> 박 00(피의자/음성변조) : “처음에는 (첫 째 아이도) 잘 키워보겠다고 (보호시설에서) 데리고 왔었는데요, 제가 못 나서 그런 부분이기 때문에 죄송하다는 말 밖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
박 씨가 아이를 학대한 이유.
바로 대소변을 가리지 못했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아이가 실수를 하면 가차 없이 폭행이 이어졌다는데요,
<녹취> 김태식(경감/일산경찰서 형사2팀) : “평소 어린 애가 대소변을 가리지 않고 양육하기도 힘들고 그래서 폭행을 했다고 진술하고 있습니다. 수시로 장난감 가지고 (아이) 전신을 폭행하고, 또 피의자가 (아이를) 안고 입으로 깨물고, 흔들어서 팽개치고...”
알고 보니 박 씨 부부...
15살, 20살의 어린 나이에 만나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아이까지 낳아 불안한 가정을 꾸려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녹취> 박 00(피의자/음성변조) : “나이가 너무 저도 그렇고 애 엄마도 그렇고 나이가 너무 어리고 철도 없었고요. 그냥 깊은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양육부담에 첫째 아이를 보호시설에 맡겼지만, 둘째까지 태어나자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살아보려고 했다고 합니다.
<녹취> 박 00(피의자/음성변조) : “처음에는 키울 능력이 안 되서 (보호시설에) 맡기게 되었습니다. 생활이 조금 나아지면서 키워보려고 데리고 왔습니다.”
하지만 두 자녀를 키우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고, 한 대 두 대... 분풀이 하듯 아이에게 가해진 손찌검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을 낳고 말았습니다.
<녹취> 문기덕(관장/경기고양아동보호전문기관) : “아이가 아이를 키우는 그런 상황이 되다 보니까 경험도 많이 부족하고, (아이는) 내 소유물이고 어떻게 보면 (본인 행동이) 학대라고 인식을 못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쭉 상습적인 학대가 진행되고...”
전문가들은 아동학대가 대부분 부모에 의해서 일어나 적발이 쉽지 않은 만큼, 무엇보다 주변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녹취> 문기덕(관장/경기고양 아동보호전문기관) : “(주변) 이웃집 에서 아이의 큰 울음소리나 고성이 지속적으로 들린다거나 아이가 바깥으로 나와서 쫓겨난 상태로 울고 있다거나 (학대의 징후가) 발견되면 관계기관으로 신고를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창 부모의 품에서 자라나할 자식을 져버린 비정한 부모...
경찰은 세 살 배기 아들을 폭행, 학대해 숨지게 한 박 씨 부부에 대해 또 다른 범행동기는 없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네 살 된 아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다가, 급기야 살해해서 저수지에 버린 엄마의 사건이 얼마 전에 있었는데요.
또 비슷한 사건이 드러났습니다.
이번엔 부부가 세 살배기 아들을 학대해 오다가 결국 숨지게 한 사건인데요.
김기흥 기자, 이유를 떠나서, 부모로서의 책임감이란 걸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네요.
<기자 멘트>
저도 아이 둘을 키우는 입장에서 참 마음이 아픈데요
아이를 키우다 보면 좋을 때도 때론 힘들 때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힘들다고 해서 기분대로 아이들을 대하면 안되는데요.
이때 필요한 게 바로 부모로서의 책임감이 아닐까 합니다.
고작 세 살밖에 안 된 아이가 대소변을 못 가린다는 이유로 손찌검을 반복한 철부지 부모의 학대와 폭행을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박 씨 가족이 살던 경기도의 한 동네를 찾아가봤습니다.
올해 초까지 박 씨 부부와 어린 두 자녀가 살던 집.
이웃들도 이 가족을 기억하고 있었는데요,
<녹취> 이웃주민(음성변조) : “그냥 얼굴만 (알아요.) 저 집 이사왔다보다 (했죠.) 아기를 만날 안고 둘이서 (다녔어요.)”
<녹취> 이웃주민(음성변조) : “처음에 이사 올 때는 갓난아기 하나 데려왔었어요. 한 두어 달 있다가 (큰 애) 데려왔어요. 남자아이. (부부가) 젊으니까 (갓난아기가) 첫 애 인줄 알았는데, 애가 둘이나 (됐어요.)”
이들 부부는 한눈에 보기에도 어려 보였다고 합니다.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 아이 둘 키우는 것이 안쓰러워 아기를 돌봐주기도 했다는데요,
<녹취> 이웃주민(음성변조) : “들어보니까 스물세 살, 열여덟 살이라네요. 언제는 (아기 엄마가) 자기 신랑은 없고, 아기 좀 봐 달래요. 그러라고 (했죠.) 서너 시간 (봐줬어요.)”
<녹취> 이웃주민(음성변조) : “포대기도 없더라고요. 짐 넣을 (가구도) 없어가지고, (옆집에서) 서랍장 내 놨더니 그거 달라고 그러더래요. 살기가 힘들었나 봐요.”
하지만 이밖에 특별한 문제는 없어 보였다는데요,
큰 소리로 다투거나, 아이들이 우는 소리도 아기 키우는 여느 집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합니다.
<녹취> 이웃주민(음성변조) : “싸워도 몰라 저 안채에 들어가면. 부부 사이는 좋고, 아기도 아주 예뻐하고 그런 것 밖에는 몰라요. (아이가 막 칭얼대지는 (않았나요?)) 순해 보이던데 남자아이. ”
그런데 박 씨네 집 안에서는 남들은 알 수없는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이 가족에게 무슨 문제가 있었던 걸까요?
박 씨 가족의 문제가 드러난 건 지난 1월 19일 새벽 2시쯤이었습니다.
경기도의 한 대학 병원에 의식을 잃은 박 씨의 세 살 배기 첫째 아이가 실려왔습니다.
병원에 도착한지 3시간 만에 숨을 거둔 아이.
그런데 아이의 몸에서 심상치 않은 흔적들이 발견됐는데요,
<녹취> 김태식(경감/일산경찰서 형사2팀) : “육안 상으로 검시를 해보니 온 몸에서 멍 자국이 많이 발견 됐어요. 이로 깨문 흔적이 많고...”
한눈에 보기에도 학대와 폭행이 의심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부모는 아이가 스스로 넘어져서 다친 것 일뿐이라며 폭행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녹취> 김태식(경감/일산경찰서 형사2팀) : “(아이가) 하체가 약해서 자주 넘어지고 해서 그걸로 온 몸에 멍이 들었다. 그래서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119 신고를 해서 병원으로 후송하게 됐다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국과수의 부검결과는 달랐습니다.
폭행을 당했다는 결론이었습니다.
<녹취> 김태식(경감/일산경찰서 형사2팀) : “만성 및 급성 뇌출혈로 사망했다는 국과수 회신을 받았습니다. 그러니까 (아이가) 뇌에 외력으로 인한 충격으로 사망했다 이런 결과죠.”
하지만 경찰의 수사는 힘들었습니다.
아이 엄마는 잠적을 했고, 아이의 아빠는 시건 발생 직후 사기 혐의로 붙잡혀 철창신세를 지고 있던 것.
경찰은 옥중에 있는 박 씨와 면회까지 하며 수사를 벌였습니다.
사건발생 10개월 여 만에 박 씨 부부는 자신들의 범행 일체를 털어놨습니다.
<녹취> 박 00(피의자/음성변조) : “처음에는 (첫 째 아이도) 잘 키워보겠다고 (보호시설에서) 데리고 왔었는데요, 제가 못 나서 그런 부분이기 때문에 죄송하다는 말 밖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
박 씨가 아이를 학대한 이유.
바로 대소변을 가리지 못했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아이가 실수를 하면 가차 없이 폭행이 이어졌다는데요,
<녹취> 김태식(경감/일산경찰서 형사2팀) : “평소 어린 애가 대소변을 가리지 않고 양육하기도 힘들고 그래서 폭행을 했다고 진술하고 있습니다. 수시로 장난감 가지고 (아이) 전신을 폭행하고, 또 피의자가 (아이를) 안고 입으로 깨물고, 흔들어서 팽개치고...”
알고 보니 박 씨 부부...
15살, 20살의 어린 나이에 만나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아이까지 낳아 불안한 가정을 꾸려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녹취> 박 00(피의자/음성변조) : “나이가 너무 저도 그렇고 애 엄마도 그렇고 나이가 너무 어리고 철도 없었고요. 그냥 깊은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양육부담에 첫째 아이를 보호시설에 맡겼지만, 둘째까지 태어나자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살아보려고 했다고 합니다.
<녹취> 박 00(피의자/음성변조) : “처음에는 키울 능력이 안 되서 (보호시설에) 맡기게 되었습니다. 생활이 조금 나아지면서 키워보려고 데리고 왔습니다.”
하지만 두 자녀를 키우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고, 한 대 두 대... 분풀이 하듯 아이에게 가해진 손찌검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을 낳고 말았습니다.
<녹취> 문기덕(관장/경기고양아동보호전문기관) : “아이가 아이를 키우는 그런 상황이 되다 보니까 경험도 많이 부족하고, (아이는) 내 소유물이고 어떻게 보면 (본인 행동이) 학대라고 인식을 못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쭉 상습적인 학대가 진행되고...”
전문가들은 아동학대가 대부분 부모에 의해서 일어나 적발이 쉽지 않은 만큼, 무엇보다 주변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녹취> 문기덕(관장/경기고양 아동보호전문기관) : “(주변) 이웃집 에서 아이의 큰 울음소리나 고성이 지속적으로 들린다거나 아이가 바깥으로 나와서 쫓겨난 상태로 울고 있다거나 (학대의 징후가) 발견되면 관계기관으로 신고를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창 부모의 품에서 자라나할 자식을 져버린 비정한 부모...
경찰은 세 살 배기 아들을 폭행, 학대해 숨지게 한 박 씨 부부에 대해 또 다른 범행동기는 없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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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2-12-06 08:38:43
- 수정2012-12-06 09:5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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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살 된 아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다가, 급기야 살해해서 저수지에 버린 엄마의 사건이 얼마 전에 있었는데요.
또 비슷한 사건이 드러났습니다.
이번엔 부부가 세 살배기 아들을 학대해 오다가 결국 숨지게 한 사건인데요.
김기흥 기자, 이유를 떠나서, 부모로서의 책임감이란 걸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네요.
<기자 멘트>
저도 아이 둘을 키우는 입장에서 참 마음이 아픈데요
아이를 키우다 보면 좋을 때도 때론 힘들 때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힘들다고 해서 기분대로 아이들을 대하면 안되는데요.
이때 필요한 게 바로 부모로서의 책임감이 아닐까 합니다.
고작 세 살밖에 안 된 아이가 대소변을 못 가린다는 이유로 손찌검을 반복한 철부지 부모의 학대와 폭행을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박 씨 가족이 살던 경기도의 한 동네를 찾아가봤습니다.
올해 초까지 박 씨 부부와 어린 두 자녀가 살던 집.
이웃들도 이 가족을 기억하고 있었는데요,
<녹취> 이웃주민(음성변조) : “그냥 얼굴만 (알아요.) 저 집 이사왔다보다 (했죠.) 아기를 만날 안고 둘이서 (다녔어요.)”
<녹취> 이웃주민(음성변조) : “처음에 이사 올 때는 갓난아기 하나 데려왔었어요. 한 두어 달 있다가 (큰 애) 데려왔어요. 남자아이. (부부가) 젊으니까 (갓난아기가) 첫 애 인줄 알았는데, 애가 둘이나 (됐어요.)”
이들 부부는 한눈에 보기에도 어려 보였다고 합니다.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 아이 둘 키우는 것이 안쓰러워 아기를 돌봐주기도 했다는데요,
<녹취> 이웃주민(음성변조) : “들어보니까 스물세 살, 열여덟 살이라네요. 언제는 (아기 엄마가) 자기 신랑은 없고, 아기 좀 봐 달래요. 그러라고 (했죠.) 서너 시간 (봐줬어요.)”
<녹취> 이웃주민(음성변조) : “포대기도 없더라고요. 짐 넣을 (가구도) 없어가지고, (옆집에서) 서랍장 내 놨더니 그거 달라고 그러더래요. 살기가 힘들었나 봐요.”
하지만 이밖에 특별한 문제는 없어 보였다는데요,
큰 소리로 다투거나, 아이들이 우는 소리도 아기 키우는 여느 집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합니다.
<녹취> 이웃주민(음성변조) : “싸워도 몰라 저 안채에 들어가면. 부부 사이는 좋고, 아기도 아주 예뻐하고 그런 것 밖에는 몰라요. (아이가 막 칭얼대지는 (않았나요?)) 순해 보이던데 남자아이. ”
그런데 박 씨네 집 안에서는 남들은 알 수없는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이 가족에게 무슨 문제가 있었던 걸까요?
박 씨 가족의 문제가 드러난 건 지난 1월 19일 새벽 2시쯤이었습니다.
경기도의 한 대학 병원에 의식을 잃은 박 씨의 세 살 배기 첫째 아이가 실려왔습니다.
병원에 도착한지 3시간 만에 숨을 거둔 아이.
그런데 아이의 몸에서 심상치 않은 흔적들이 발견됐는데요,
<녹취> 김태식(경감/일산경찰서 형사2팀) : “육안 상으로 검시를 해보니 온 몸에서 멍 자국이 많이 발견 됐어요. 이로 깨문 흔적이 많고...”
한눈에 보기에도 학대와 폭행이 의심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부모는 아이가 스스로 넘어져서 다친 것 일뿐이라며 폭행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녹취> 김태식(경감/일산경찰서 형사2팀) : “(아이가) 하체가 약해서 자주 넘어지고 해서 그걸로 온 몸에 멍이 들었다. 그래서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119 신고를 해서 병원으로 후송하게 됐다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국과수의 부검결과는 달랐습니다.
폭행을 당했다는 결론이었습니다.
<녹취> 김태식(경감/일산경찰서 형사2팀) : “만성 및 급성 뇌출혈로 사망했다는 국과수 회신을 받았습니다. 그러니까 (아이가) 뇌에 외력으로 인한 충격으로 사망했다 이런 결과죠.”
하지만 경찰의 수사는 힘들었습니다.
아이 엄마는 잠적을 했고, 아이의 아빠는 시건 발생 직후 사기 혐의로 붙잡혀 철창신세를 지고 있던 것.
경찰은 옥중에 있는 박 씨와 면회까지 하며 수사를 벌였습니다.
사건발생 10개월 여 만에 박 씨 부부는 자신들의 범행 일체를 털어놨습니다.
<녹취> 박 00(피의자/음성변조) : “처음에는 (첫 째 아이도) 잘 키워보겠다고 (보호시설에서) 데리고 왔었는데요, 제가 못 나서 그런 부분이기 때문에 죄송하다는 말 밖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
박 씨가 아이를 학대한 이유.
바로 대소변을 가리지 못했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아이가 실수를 하면 가차 없이 폭행이 이어졌다는데요,
<녹취> 김태식(경감/일산경찰서 형사2팀) : “평소 어린 애가 대소변을 가리지 않고 양육하기도 힘들고 그래서 폭행을 했다고 진술하고 있습니다. 수시로 장난감 가지고 (아이) 전신을 폭행하고, 또 피의자가 (아이를) 안고 입으로 깨물고, 흔들어서 팽개치고...”
알고 보니 박 씨 부부...
15살, 20살의 어린 나이에 만나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아이까지 낳아 불안한 가정을 꾸려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녹취> 박 00(피의자/음성변조) : “나이가 너무 저도 그렇고 애 엄마도 그렇고 나이가 너무 어리고 철도 없었고요. 그냥 깊은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양육부담에 첫째 아이를 보호시설에 맡겼지만, 둘째까지 태어나자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살아보려고 했다고 합니다.
<녹취> 박 00(피의자/음성변조) : “처음에는 키울 능력이 안 되서 (보호시설에) 맡기게 되었습니다. 생활이 조금 나아지면서 키워보려고 데리고 왔습니다.”
하지만 두 자녀를 키우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고, 한 대 두 대... 분풀이 하듯 아이에게 가해진 손찌검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을 낳고 말았습니다.
<녹취> 문기덕(관장/경기고양아동보호전문기관) : “아이가 아이를 키우는 그런 상황이 되다 보니까 경험도 많이 부족하고, (아이는) 내 소유물이고 어떻게 보면 (본인 행동이) 학대라고 인식을 못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쭉 상습적인 학대가 진행되고...”
전문가들은 아동학대가 대부분 부모에 의해서 일어나 적발이 쉽지 않은 만큼, 무엇보다 주변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녹취> 문기덕(관장/경기고양 아동보호전문기관) : “(주변) 이웃집 에서 아이의 큰 울음소리나 고성이 지속적으로 들린다거나 아이가 바깥으로 나와서 쫓겨난 상태로 울고 있다거나 (학대의 징후가) 발견되면 관계기관으로 신고를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창 부모의 품에서 자라나할 자식을 져버린 비정한 부모...
경찰은 세 살 배기 아들을 폭행, 학대해 숨지게 한 박 씨 부부에 대해 또 다른 범행동기는 없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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