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 선거 ‘새 축구협 회장 전초전?’

입력 2012.12.1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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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축구연맹이 제6대 회장으로 오규상(56) 현 회장을 다시 뽑았지만 선거 과정에서 극심한 네거티브 공방이 이어졌다.

연맹은 14일 경기도 이천 미란다호텔에서 열린 제6대 회장선거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이날 투표에 참가한 대의원 15명 만장일치로 오 회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하지만 상대 후보인 문상모(43) 서울시의회 의원 측에서 선거과정이 적법하지 못했다며 반발하고 나서 적잖은 후유증을 예고했다.

◇"정치공세" vs "불공정 선거"

이날 회장 선거가 진행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을 겪어야 했다.

상대 후보인 문 의원이 대의원명부와 실제 투표에 참가하는 사람이 일치하는지 확인을 요구하는 등 선거 절차에 이의를 제기했고, 여기에 일부 대의원이 반발하면서 쉽사리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의원들은 차선책으로 감표위원으로 뽑힌 대의원 3명이 투표자들의 신분증과 얼굴, 명단을 일일이 대조한 뒤 신원에 문제가 없다고 문 의원 측에 통보했다.

하지만 문 의원은 "신원확인 결과를 믿을 수 없으며 실제 참석한 대의원의 명단을 넘겨달라"고 요구했다.

문 의원은 또 "선거관리위원회도 구성하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투표를 진행한데다 투표자 신원 확인 절차에서 우리측 참관인이 참석하지 못하는 등 투명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오 회장을 비롯한 연맹에서는 문 의원측에서 대의원들의 총회 참석을 막는 등 정치공세를 펼치고 있다고 맞섰다.

연맹 대의원은 모두 24명으로 각급 학교장과 대학 총장, 실업팀 단장 등이 맡고 있다.

총회에는 일반적으로 축구단 감독이 위임장을 받아 대신 참가하는데 문 의원이 도지사나 교육감 등을 통해 압력을 행사해 대의원들의 참석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총회 참석 대의원 명단을 문 의원 측에 넘기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 연맹측 설명이다.

오 회장은 "총회장까지 왔다가 학교장의 전화를 받고 되돌아간 대의원들이 부지기수"라며 "상대측이 선거 과정에서 거짓 사실을 동원해 중상모략을 일삼는 등 연맹 선거를 정치판처럼 만들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차기 축구협회장 선거 '대리전'

이처럼 갈등이 불거진 배경에는 내달 말에 치러지는 차기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와 관련이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협회장 선거 투표권을 가진 24명의 대의원 중에 여자연맹 회장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선거일 2주 전까지 후보등록이 이뤄지는 가운데 김석한(58) 중등연맹 회장이 유일하게 출마를 선언했다.

여기에 K리그 부산 아이파크의 구단주인 정몽규(50) 프로축구연맹 총재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야권에서는 앞서 두차례 선거에 도전했던 허승표 퍼플웍스 회장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재선에 성공한 오 회장은 프로축구 울산 현대 부단장과 실업축구 울산 현대미포조선 단장을 역임하는 등 대표적인 '현대가(家)' 계열 인물이다.

이 때문에 서울시 의원으로 체육진흥 분야에서 활동하던 문 의원이 연맹 회장 선거에 나선 것이 야권 후보와 연관돼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문 의원은 이에 대해 "김석한 회장이나 허승표 회장과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정몽준 축구협회 명예회장으로 대표되는 축구계의 '현대 세습 체제'를 깨야 개혁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회장 선거에 출마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 회장이 만장일치로 재선에 성공했지만 이번 선거를 둘러싼 여파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문 의원이 선거 과정에 이의를 제기하며 법적 절차를 밟겠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문 의원은 "대의원 명부와 실제 투표한 사람이 다르다고 본다"며 "회장 선거에 입후보할 때부터 투표까지 절차상 불투명한 부분이 많아 당선무효 가처분 신청 등 법적인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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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자축구 선거 ‘새 축구협 회장 전초전?’
    • 입력 2012-12-14 16:39:41
    연합뉴스
한국여자축구연맹이 제6대 회장으로 오규상(56) 현 회장을 다시 뽑았지만 선거 과정에서 극심한 네거티브 공방이 이어졌다.

연맹은 14일 경기도 이천 미란다호텔에서 열린 제6대 회장선거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이날 투표에 참가한 대의원 15명 만장일치로 오 회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하지만 상대 후보인 문상모(43) 서울시의회 의원 측에서 선거과정이 적법하지 못했다며 반발하고 나서 적잖은 후유증을 예고했다.

◇"정치공세" vs "불공정 선거"

이날 회장 선거가 진행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을 겪어야 했다.

상대 후보인 문 의원이 대의원명부와 실제 투표에 참가하는 사람이 일치하는지 확인을 요구하는 등 선거 절차에 이의를 제기했고, 여기에 일부 대의원이 반발하면서 쉽사리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의원들은 차선책으로 감표위원으로 뽑힌 대의원 3명이 투표자들의 신분증과 얼굴, 명단을 일일이 대조한 뒤 신원에 문제가 없다고 문 의원 측에 통보했다.

하지만 문 의원은 "신원확인 결과를 믿을 수 없으며 실제 참석한 대의원의 명단을 넘겨달라"고 요구했다.

문 의원은 또 "선거관리위원회도 구성하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투표를 진행한데다 투표자 신원 확인 절차에서 우리측 참관인이 참석하지 못하는 등 투명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오 회장을 비롯한 연맹에서는 문 의원측에서 대의원들의 총회 참석을 막는 등 정치공세를 펼치고 있다고 맞섰다.

연맹 대의원은 모두 24명으로 각급 학교장과 대학 총장, 실업팀 단장 등이 맡고 있다.

총회에는 일반적으로 축구단 감독이 위임장을 받아 대신 참가하는데 문 의원이 도지사나 교육감 등을 통해 압력을 행사해 대의원들의 참석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총회 참석 대의원 명단을 문 의원 측에 넘기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 연맹측 설명이다.

오 회장은 "총회장까지 왔다가 학교장의 전화를 받고 되돌아간 대의원들이 부지기수"라며 "상대측이 선거 과정에서 거짓 사실을 동원해 중상모략을 일삼는 등 연맹 선거를 정치판처럼 만들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차기 축구협회장 선거 '대리전'

이처럼 갈등이 불거진 배경에는 내달 말에 치러지는 차기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와 관련이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협회장 선거 투표권을 가진 24명의 대의원 중에 여자연맹 회장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선거일 2주 전까지 후보등록이 이뤄지는 가운데 김석한(58) 중등연맹 회장이 유일하게 출마를 선언했다.

여기에 K리그 부산 아이파크의 구단주인 정몽규(50) 프로축구연맹 총재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야권에서는 앞서 두차례 선거에 도전했던 허승표 퍼플웍스 회장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재선에 성공한 오 회장은 프로축구 울산 현대 부단장과 실업축구 울산 현대미포조선 단장을 역임하는 등 대표적인 '현대가(家)' 계열 인물이다.

이 때문에 서울시 의원으로 체육진흥 분야에서 활동하던 문 의원이 연맹 회장 선거에 나선 것이 야권 후보와 연관돼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문 의원은 이에 대해 "김석한 회장이나 허승표 회장과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정몽준 축구협회 명예회장으로 대표되는 축구계의 '현대 세습 체제'를 깨야 개혁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회장 선거에 출마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 회장이 만장일치로 재선에 성공했지만 이번 선거를 둘러싼 여파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문 의원이 선거 과정에 이의를 제기하며 법적 절차를 밟겠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문 의원은 "대의원 명부와 실제 투표한 사람이 다르다고 본다"며 "회장 선거에 입후보할 때부터 투표까지 절차상 불투명한 부분이 많아 당선무효 가처분 신청 등 법적인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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