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3만 달러 시대, 지속적 성장 동력없이 불가능

입력 2013.01.03 (06:49) 수정 2013.01.03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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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빠르면 3년 안에 선진국의 편입 기준으로 꼽히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 3만불 시대'를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이런 목표를 달성하려면 환율이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저평가된 원화의 가치가 상승해야 3만불 시대 달성이 가능하다고 추산한다.

그밖에 내수기반을 다지고 신(新)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등 제조업 중심의 경제구조 '체질'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환율이 결정적 변수

3일 금융투자업계는 '3만불 시대'를 달성하려면 환율이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3∼4년 후 1인당 GDP 3만달러가 되려면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800원대까지 떨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또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저평가를 극복하면서 경제성장 속도와 균형을 맞추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한금융투자 양기인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 초반임을 고려할 때 소득이 3만달러로 증가하려면 원·달러 환율이 800원정도까지는 떨어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 전민규 연구원도 "매년 GDP 성장률 3%, GDP 디플레이터 상승률 2%, 인구증가율 0.5%, 원화 절상률 5%라고 가정했을 때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달성되는 시기는 대략 4년 후가 되는데, 이때 환율은 800원대 중반"이라고 계산했다.

또 전문가들은 단순히 산술적 측면 뿐 아니라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위해서라도 원화 가치가 지금보다 높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준 한국개발연구원(KDI) 동향전망팀장은 "과거 경제성장을 이룬 국가들은 환율이 적정 수준으로 안정화돼 있었는데 한국은 과거 20∼30년 동안 통화 가치가 계속 절하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들이 실제로 부의 증가를 체감하기 위해서는 원화가치가 안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연구원도 "수출업체 입장에서는 원화가 고평가돼 있다고 불만을 가질 수 있지만 현재 한국의 국제 수지 불균형을 생각했을 때는 원화가 저평가된 상태여서 원·달러 환율이 지금 수준보다 100원 정도 더 떨어져도 괜찮다"고 분석했다.

다만 원화가 절상되더라도 경제성장 속도와 균형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구조상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은 채 원화가치만 높아진다면 오히려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 김종수 연구원은 "원화가 강세를 띠면 국내 수출 경쟁력이 약해지기 때문에 충격을 상쇄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의 개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장 지속도 관건…"내수 키우고 新성장동력 찾자"

환율 외에 전문가들이 꼽은 또 다른 변수는 경제성장의 지속 여부다.

향후 3∼4년 안에 선진국 기준선인 '1인당 GDP 3만달러'를 달성하려면 한국 경제가 성장을 지속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제조업 중심의 수출의존도가 높은 현 경제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특히 내수산업 성장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우리투자증권 유익선 연구원은 "1인당 GDP 3만달러 목표를 선진국 진입과 유사한 의미로 본다면 미국과 일본처럼 내수 기반을 다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의 GDP대비 민간소비 비율은 50%대 중반으로 대표적 선진국인 미국(70%대)과 일본(60%대)보다 훨씬 낮다"면서 "중산층 강화를 통한 소비력 제고, 서비스산업 활성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향후 저성장 시대에 맞서 성장을 지속하려면 신성장 동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현대경제연구원 임희정 연구위원은 "미래의 잠재성장률을 위해 반도체와 자동차 다음의 '먹거리'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한국 경제성장률에 대한 비관적 전망은 경제활력 저하로 불안심리가 커진 탓이라며 "신재생에너지와 셰일가스 등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지, 기존 제조업을 선진화할지를 고민하며 뚜렷한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한국의 경제성장을 이끌어온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도 놓쳐서는 안 될 부분이다.

현대증권 오성진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동남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 고(高)성장 국가들이 존재하는 한 수출을 통한 한국의 경제성장은 가능하다"면서 "정부가 삼성전자처럼 세계시장에서 큰 매출을 거둘 수 있는 글로벌 기업을 더 많이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밖에 전문가들은 단기적 해결은 어렵지만 소비, 부동산시장, 고용 등과 밀접하게 연관됐다는 이유로 가계부채의 연착륙 중요성을 강조했다.

임 연구원은 "가계부채 문제가 연착륙하면 소비자가 지갑을 열고, 기업의 투자가 살아나고, 미래 먹거리가 확보된다"면서 "잠재성장률 제고에 가계부채 문제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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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인당 3만 달러 시대, 지속적 성장 동력없이 불가능
    • 입력 2013-01-03 06:49:33
    • 수정2013-01-03 09: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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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빠르면 3년 안에 선진국의 편입 기준으로 꼽히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 3만불 시대'를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이런 목표를 달성하려면 환율이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저평가된 원화의 가치가 상승해야 3만불 시대 달성이 가능하다고 추산한다. 그밖에 내수기반을 다지고 신(新)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등 제조업 중심의 경제구조 '체질'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환율이 결정적 변수 3일 금융투자업계는 '3만불 시대'를 달성하려면 환율이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3∼4년 후 1인당 GDP 3만달러가 되려면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800원대까지 떨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또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저평가를 극복하면서 경제성장 속도와 균형을 맞추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한금융투자 양기인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 초반임을 고려할 때 소득이 3만달러로 증가하려면 원·달러 환율이 800원정도까지는 떨어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 전민규 연구원도 "매년 GDP 성장률 3%, GDP 디플레이터 상승률 2%, 인구증가율 0.5%, 원화 절상률 5%라고 가정했을 때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달성되는 시기는 대략 4년 후가 되는데, 이때 환율은 800원대 중반"이라고 계산했다. 또 전문가들은 단순히 산술적 측면 뿐 아니라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위해서라도 원화 가치가 지금보다 높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준 한국개발연구원(KDI) 동향전망팀장은 "과거 경제성장을 이룬 국가들은 환율이 적정 수준으로 안정화돼 있었는데 한국은 과거 20∼30년 동안 통화 가치가 계속 절하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들이 실제로 부의 증가를 체감하기 위해서는 원화가치가 안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연구원도 "수출업체 입장에서는 원화가 고평가돼 있다고 불만을 가질 수 있지만 현재 한국의 국제 수지 불균형을 생각했을 때는 원화가 저평가된 상태여서 원·달러 환율이 지금 수준보다 100원 정도 더 떨어져도 괜찮다"고 분석했다. 다만 원화가 절상되더라도 경제성장 속도와 균형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구조상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은 채 원화가치만 높아진다면 오히려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 김종수 연구원은 "원화가 강세를 띠면 국내 수출 경쟁력이 약해지기 때문에 충격을 상쇄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의 개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장 지속도 관건…"내수 키우고 新성장동력 찾자" 환율 외에 전문가들이 꼽은 또 다른 변수는 경제성장의 지속 여부다. 향후 3∼4년 안에 선진국 기준선인 '1인당 GDP 3만달러'를 달성하려면 한국 경제가 성장을 지속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제조업 중심의 수출의존도가 높은 현 경제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특히 내수산업 성장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우리투자증권 유익선 연구원은 "1인당 GDP 3만달러 목표를 선진국 진입과 유사한 의미로 본다면 미국과 일본처럼 내수 기반을 다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의 GDP대비 민간소비 비율은 50%대 중반으로 대표적 선진국인 미국(70%대)과 일본(60%대)보다 훨씬 낮다"면서 "중산층 강화를 통한 소비력 제고, 서비스산업 활성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향후 저성장 시대에 맞서 성장을 지속하려면 신성장 동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현대경제연구원 임희정 연구위원은 "미래의 잠재성장률을 위해 반도체와 자동차 다음의 '먹거리'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한국 경제성장률에 대한 비관적 전망은 경제활력 저하로 불안심리가 커진 탓이라며 "신재생에너지와 셰일가스 등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지, 기존 제조업을 선진화할지를 고민하며 뚜렷한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한국의 경제성장을 이끌어온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도 놓쳐서는 안 될 부분이다. 현대증권 오성진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동남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 고(高)성장 국가들이 존재하는 한 수출을 통한 한국의 경제성장은 가능하다"면서 "정부가 삼성전자처럼 세계시장에서 큰 매출을 거둘 수 있는 글로벌 기업을 더 많이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밖에 전문가들은 단기적 해결은 어렵지만 소비, 부동산시장, 고용 등과 밀접하게 연관됐다는 이유로 가계부채의 연착륙 중요성을 강조했다. 임 연구원은 "가계부채 문제가 연착륙하면 소비자가 지갑을 열고, 기업의 투자가 살아나고, 미래 먹거리가 확보된다"면서 "잠재성장률 제고에 가계부채 문제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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