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한국 외교의 길

입력 2013.01.04 (07:34) 수정 2013.01.04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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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흠 객원해설위원]

국가나 개인이나 한해가 시작되면 새 희망을 갖기 마련입니다. 국제관계도 같을 터이지만 상대가 있는 만큼 한쪽의 희망만으로 이룰 수 없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새해 동북아 정세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습니다.

중국과 일본에 이어 미국과 한국에서도 곧 새 지도체제가 출범합니다. 장거리 로켓을 쏘아 올려 세습권력의 기반을 다졌다고 믿을 북한지도자도 바깥세계를 향해 움직일지 모릅니다. 이런 드문 상황에 일부 국가 지도자가 의욕이 넘쳐 배타적 국내정서를 앞세우면 독이 되고 더불어 사는 길을 택하면 약이 될 것입니다.

현실은 낙관을 어렵게 합니다. 중국은 “중화세계부흥”을 말합니다. 국내용이라면 몰라도 외부를 향해 대국주의로 드러나면 미국, 일본과 부딪히고 한국도 피해가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일본이 내거는 현상타파도 과거 잘못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태도로 나타나면 한국, 중국과 충돌하고 지역안정을 바라는 미국의 이해와도 엇갈릴 것입니다. 북한은 지도자 위상이 큰 변화를 꾀할 만큼 확고한지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주변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 한국의 새 정부는 암초가 산재한 바다로 항해를 시작하는 셈입니다.

대외정책은 경직성이 금물이라고 합니다. 소위 4강이 직간접 당사자이고 북한과 대치하는 한국도 국익에 맞게 현실에 적응하는 신축성이 필요할 것입니다. 국가 간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많은 문제는 상대의 사고방식이 이쪽과 같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기인합니다. 이를 피하려면 상대 입장에서도 생각하며 드러내 다툴 일과 물밑에서 조율할 일을 구분하고 당장의 관심과 길게 본 국익을 함께 고려하는 섬세함이 필요할 것입니다.

역사는 시대흐름을 먼저 읽고 준비하는 나라의 편이라고 합니다. 한국의 준비물은 한반도 지정학과 국가목표의 우선순위에 맞고 유연하면서 일관성이 있어 다른 나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정책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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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흠 객원해설위원] 국가나 개인이나 한해가 시작되면 새 희망을 갖기 마련입니다. 국제관계도 같을 터이지만 상대가 있는 만큼 한쪽의 희망만으로 이룰 수 없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새해 동북아 정세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습니다. 중국과 일본에 이어 미국과 한국에서도 곧 새 지도체제가 출범합니다. 장거리 로켓을 쏘아 올려 세습권력의 기반을 다졌다고 믿을 북한지도자도 바깥세계를 향해 움직일지 모릅니다. 이런 드문 상황에 일부 국가 지도자가 의욕이 넘쳐 배타적 국내정서를 앞세우면 독이 되고 더불어 사는 길을 택하면 약이 될 것입니다. 현실은 낙관을 어렵게 합니다. 중국은 “중화세계부흥”을 말합니다. 국내용이라면 몰라도 외부를 향해 대국주의로 드러나면 미국, 일본과 부딪히고 한국도 피해가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일본이 내거는 현상타파도 과거 잘못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태도로 나타나면 한국, 중국과 충돌하고 지역안정을 바라는 미국의 이해와도 엇갈릴 것입니다. 북한은 지도자 위상이 큰 변화를 꾀할 만큼 확고한지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주변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 한국의 새 정부는 암초가 산재한 바다로 항해를 시작하는 셈입니다. 대외정책은 경직성이 금물이라고 합니다. 소위 4강이 직간접 당사자이고 북한과 대치하는 한국도 국익에 맞게 현실에 적응하는 신축성이 필요할 것입니다. 국가 간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많은 문제는 상대의 사고방식이 이쪽과 같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기인합니다. 이를 피하려면 상대 입장에서도 생각하며 드러내 다툴 일과 물밑에서 조율할 일을 구분하고 당장의 관심과 길게 본 국익을 함께 고려하는 섬세함이 필요할 것입니다. 역사는 시대흐름을 먼저 읽고 준비하는 나라의 편이라고 합니다. 한국의 준비물은 한반도 지정학과 국가목표의 우선순위에 맞고 유연하면서 일관성이 있어 다른 나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정책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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