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실패의 추억’ 되풀이하지 않은 KT

입력 2013.01.11 (17:11) 수정 2013.01.1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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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10구단 창단 주체로 사실상 결정된 국내 최대 통신기업 KT가 프로야구와 맺은 인연은 2007년 겨울로 거슬러 올라간다.

KT는 당시 해체를 선언한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하기 위해 작업에 들어갔다.

KT는 민영화 5년이 넘도록 여전히 남아 있는 공기업 이미지를 확실히 털어버리려면 야구단 운영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

당시 재계 서열 7위인 KT가 야구단 창단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KT가 프로야구의 새로운 회원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인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KT가 자체적으로 이사회의 승인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일을 벌이면서 사태는 꼬여갔다.

KT의 야구단 창단 소식에 KT 주가는 곧바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주가에 민감한 이사회가 이를 유쾌하게 바라봤을 리 없다.

여기에 야구단 창단에 많은 돈이 들지 않는다는 애초 주장과는 달리 연고지 보상권 등이 더해진 가입금이 120억원으로 불어나자 이사회의 반대는 극심해졌다.

결국 KT는 사외이사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현대 인수를 포기했다.

이 와중에 현대는 이장석 현 넥센 히어로즈 대표이사가 설립한 자본금 5천만원 규모의 센테니얼인베스트먼트로 넘어갔다.

하지만 통신 라이벌인 SK텔레콤이 SK 와이번스로 인지도 확대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상황에서 KT가 프로야구를 쉽게 포기할 리는 없었다.

KT는 9구단 NC 다이노스가 탄생하면서 10구단 창단 환경이 조성되자 프로야구단 창단작업에 다시 착수하게 된다.

이미 현대 인수전에 뼈아픈 아픔을 맛본 KT였기에 야구단 창단 작업은 차근차근하고 확실하게 진행됐다.

우선 이석채 KT 회장이 전면에 나서 사외이사의 동의부터 이끌어냈다.

프로야구 관중 수가 2007년 410만 관중에서 올해 800만 관중까지 바라볼 정도로 프로야구가 호황을 누리는 상황이라 사외이사들도 반대할 명분이 없었다.

더군다나 2007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그룹이 성장한 터라 '돈먹는 하마'로 불리는 프로야구단의 운영을 감당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지난해 4월 공정거래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KT는 재계 순위 11위다. 자산총액은 32조원, 매출액은 20조원에 이른다.

이석채 KT 회장은 작년 11월 초 수원시와 함께 10구단 창단을 선언할 당시 "그때는 우리가 프로야구단을 운영할 만큼 안정적이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통신사업 외에도 많은 사업을 넓혀오면서 야구단을 운영할 만큼 성장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물론 과정은 쉽지 않았다. 전라북도와 부영그룹이 '지역 안배론'이라는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논리를 전개하면서 10구단 유치전은 예측 불허의 경쟁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KT는 야구단 운영에 대한 진전성에 더해 200억원이라는 '통 큰' 야구발전기금을 약속, 평가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성공했다.

KT가 야구발전기금으로 내놓기로 한 200억원은 9구단 창단 때 NC소프트가 써낸 20억원의 10배, 부영이 제시한 80억원의 2배가 넘는 액수다.

2007년 현대 인수전 때 소극적인 행보 속에 막판 포기를 선언했던 KT가 성장세를 바탕으로 과감한 투자로 결국 10구단의 새로운 주인으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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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 실패의 추억’ 되풀이하지 않은 KT
    • 입력 2013-01-11 17:11:59
    • 수정2013-01-11 17:13:31
    연합뉴스
프로야구 10구단 창단 주체로 사실상 결정된 국내 최대 통신기업 KT가 프로야구와 맺은 인연은 2007년 겨울로 거슬러 올라간다. KT는 당시 해체를 선언한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하기 위해 작업에 들어갔다. KT는 민영화 5년이 넘도록 여전히 남아 있는 공기업 이미지를 확실히 털어버리려면 야구단 운영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 당시 재계 서열 7위인 KT가 야구단 창단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KT가 프로야구의 새로운 회원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인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KT가 자체적으로 이사회의 승인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일을 벌이면서 사태는 꼬여갔다. KT의 야구단 창단 소식에 KT 주가는 곧바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주가에 민감한 이사회가 이를 유쾌하게 바라봤을 리 없다. 여기에 야구단 창단에 많은 돈이 들지 않는다는 애초 주장과는 달리 연고지 보상권 등이 더해진 가입금이 120억원으로 불어나자 이사회의 반대는 극심해졌다. 결국 KT는 사외이사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현대 인수를 포기했다. 이 와중에 현대는 이장석 현 넥센 히어로즈 대표이사가 설립한 자본금 5천만원 규모의 센테니얼인베스트먼트로 넘어갔다. 하지만 통신 라이벌인 SK텔레콤이 SK 와이번스로 인지도 확대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상황에서 KT가 프로야구를 쉽게 포기할 리는 없었다. KT는 9구단 NC 다이노스가 탄생하면서 10구단 창단 환경이 조성되자 프로야구단 창단작업에 다시 착수하게 된다. 이미 현대 인수전에 뼈아픈 아픔을 맛본 KT였기에 야구단 창단 작업은 차근차근하고 확실하게 진행됐다. 우선 이석채 KT 회장이 전면에 나서 사외이사의 동의부터 이끌어냈다. 프로야구 관중 수가 2007년 410만 관중에서 올해 800만 관중까지 바라볼 정도로 프로야구가 호황을 누리는 상황이라 사외이사들도 반대할 명분이 없었다. 더군다나 2007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그룹이 성장한 터라 '돈먹는 하마'로 불리는 프로야구단의 운영을 감당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지난해 4월 공정거래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KT는 재계 순위 11위다. 자산총액은 32조원, 매출액은 20조원에 이른다. 이석채 KT 회장은 작년 11월 초 수원시와 함께 10구단 창단을 선언할 당시 "그때는 우리가 프로야구단을 운영할 만큼 안정적이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통신사업 외에도 많은 사업을 넓혀오면서 야구단을 운영할 만큼 성장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물론 과정은 쉽지 않았다. 전라북도와 부영그룹이 '지역 안배론'이라는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논리를 전개하면서 10구단 유치전은 예측 불허의 경쟁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KT는 야구단 운영에 대한 진전성에 더해 200억원이라는 '통 큰' 야구발전기금을 약속, 평가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성공했다. KT가 야구발전기금으로 내놓기로 한 200억원은 9구단 창단 때 NC소프트가 써낸 20억원의 10배, 부영이 제시한 80억원의 2배가 넘는 액수다. 2007년 현대 인수전 때 소극적인 행보 속에 막판 포기를 선언했던 KT가 성장세를 바탕으로 과감한 투자로 결국 10구단의 새로운 주인으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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