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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선고 50대 주부 ‘나눔’으로 암과 사투
입력 2013.01.16 (06:22) 수정 2013.01.16 (07:37) 연합뉴스
"그 아이들도 분명히 사람이고 의식주를 누릴 권리가 있는데 왜 유기견과 같은 삶을 살아야 하는지 가슴이 아파요."

면적이 33㎡(10평)가 채 안 되는 서울 구로구의 한 아파트. 집안에는 버려진 고양이 두 마리와 강아지 한 마리가 새 주인 곁에서 철모르고 뛰어놀고 있었다.

주부 박민경(52)씨는 지금 키우는 유기동물을 보면 자신이 후원해 온 제3세계 아이들이 떠오른다고 했다.

암 투병 14년째. 스스로 몸을 가누기 힘들만큼 지친 상태지만 박씨는 국제아동후원단체를 통해 10년 넘게 결식아동을 뒷바라지하고 있다.

청천벽력같은 암 판정을 받은 건 지난 2000년. 유방에 자리를 튼 암세포는 손을 쓸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주변 장기에 스며들었다.

박씨는 16일 "항상 나 자신이, 우리 가족이 우선이었던 내가 암을 앓고부터 삶이 바뀌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인생에서 남을 도우며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암 판정 직후 국제아동구호단체 플랜코리아 측에 후원 의사를 전했다.

끝없는 암과의 사투. 난소와 간까지 번진 암세포를 본 의료진은 작년 여름 박씨에게 "6개월을 넘기기 어렵다"며 시한부 인생을 선고했다.

그로부터 8개월이 지난 지금 박씨는 아직도 한 달에 한 번 네팔에 있는 10세 소녀 니샤에게 후원금과 함께 정성이 깃든 편지를 보낸다.

기운이 없어 아들이 대신 써주는 편지엔 친자식에게 할 법한 잔소리도 깨알같이 담겨 있다. 열악한 환경이지만 아이가 올바르게 자랐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박씨는 "니샤한테서 온 편지봉투를 열 때면 연애편지를 주고받을 때처럼 가슴이 설렌다"며 "매달 아이의 편지를 기다리는 마음에 하루하루가 즐겁다"고 했다.

투병 중에도 잃지 않은 웃음 덕분에 박씨의 몸 상태도 차츰 호전되고 있다.

병원에서 선고한 시한부 기간을 훌쩍 넘겼지만 난소암은 깨끗이 사라졌고 이제 매주 한 차례 통원치료하면서 마지막 남은 간암세포와 싸우고 있다.

박씨는 "가족과 함께 네팔에서 니샤를 만나는 게 소원"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라도 암을 이겨내려 한다"고 말했다.

플랜코리아 관계자는 "박씨는 빠듯한 형편에도 니샤가 당장 생계에 어려움에 놓일 것 같다며 거르지 않고 후원금을 보내주신다"며 "나눔의 기쁨으로 생활하다 보니 병도 차차 낫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 시한부 선고 50대 주부 ‘나눔’으로 암과 사투
    • 입력 2013-01-16 06:22:58
    • 수정2013-01-16 07:37:33
    연합뉴스
"그 아이들도 분명히 사람이고 의식주를 누릴 권리가 있는데 왜 유기견과 같은 삶을 살아야 하는지 가슴이 아파요."

면적이 33㎡(10평)가 채 안 되는 서울 구로구의 한 아파트. 집안에는 버려진 고양이 두 마리와 강아지 한 마리가 새 주인 곁에서 철모르고 뛰어놀고 있었다.

주부 박민경(52)씨는 지금 키우는 유기동물을 보면 자신이 후원해 온 제3세계 아이들이 떠오른다고 했다.

암 투병 14년째. 스스로 몸을 가누기 힘들만큼 지친 상태지만 박씨는 국제아동후원단체를 통해 10년 넘게 결식아동을 뒷바라지하고 있다.

청천벽력같은 암 판정을 받은 건 지난 2000년. 유방에 자리를 튼 암세포는 손을 쓸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주변 장기에 스며들었다.

박씨는 16일 "항상 나 자신이, 우리 가족이 우선이었던 내가 암을 앓고부터 삶이 바뀌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인생에서 남을 도우며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암 판정 직후 국제아동구호단체 플랜코리아 측에 후원 의사를 전했다.

끝없는 암과의 사투. 난소와 간까지 번진 암세포를 본 의료진은 작년 여름 박씨에게 "6개월을 넘기기 어렵다"며 시한부 인생을 선고했다.

그로부터 8개월이 지난 지금 박씨는 아직도 한 달에 한 번 네팔에 있는 10세 소녀 니샤에게 후원금과 함께 정성이 깃든 편지를 보낸다.

기운이 없어 아들이 대신 써주는 편지엔 친자식에게 할 법한 잔소리도 깨알같이 담겨 있다. 열악한 환경이지만 아이가 올바르게 자랐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박씨는 "니샤한테서 온 편지봉투를 열 때면 연애편지를 주고받을 때처럼 가슴이 설렌다"며 "매달 아이의 편지를 기다리는 마음에 하루하루가 즐겁다"고 했다.

투병 중에도 잃지 않은 웃음 덕분에 박씨의 몸 상태도 차츰 호전되고 있다.

병원에서 선고한 시한부 기간을 훌쩍 넘겼지만 난소암은 깨끗이 사라졌고 이제 매주 한 차례 통원치료하면서 마지막 남은 간암세포와 싸우고 있다.

박씨는 "가족과 함께 네팔에서 니샤를 만나는 게 소원"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라도 암을 이겨내려 한다"고 말했다.

플랜코리아 관계자는 "박씨는 빠듯한 형편에도 니샤가 당장 생계에 어려움에 놓일 것 같다며 거르지 않고 후원금을 보내주신다"며 "나눔의 기쁨으로 생활하다 보니 병도 차차 낫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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