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단체장 ‘정치인 러시’…“도움 안돼!”

입력 2013.01.16 (17:54) 수정 2013.01.16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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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바뀌자마자 한국 체육계가 선거 바람으로 뜨겁다. 다음 달 대한체육회장을 새로 뽑는 등 차기 경기단체장 선거가 1∼2월에 몰리면서 체육계는 새 수장 찾기에 한창이다.

이번 체육단체장 선거에는 현역 국회의원들의 출마가 두드러진다. 이들은 경기인들의 추대 형식으로 단체장에 '무혈입성'한 과거와 달리 경선까지 마다하지 않고 있다. 현역 의원이 중앙도 아닌 지역 단체장 선거에 나섰다가 패하기도 했지만 출마 행렬은 이어지고 있다.

일단 신계륜 민주통합당 의원이 대한배드민턴협회장 선거에 혼자 출마해 당선이 유력한 상황이다.

한 해 예산이 1천억 원이 넘는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는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이 후보등록을 마쳤다.

대한야구협회장 선거에는 국회부의장인 이병석 새누리당 의원이 입후보해 현 회장인 강승규 전 의원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대한배구협회장도 현 회장인 임태희 전 의원이 16일 연임에 도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한국중고배구연맹 회장인 민주당 신장용 의원 역시 출마 의사를 드러냈다.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은 대한컬링경기연맹 회장 선거에 출마하는 등 인기·비인기 종목을 가리지 않고 현역 의원들이 이번 단체장 선거에 뛰어들고 있다.

대한농구협회는 현 회장인 이종걸 민주당 의원이 경기인들의 거센 반대 속에서도 연임 도전을 놓고 저울질 중이다.

경남도지사가 된 홍준표 회장이 연임하지 않겠다고 밝힌 대한태권도협회장 차기 후보로는 벌써 복수의 새누리당 현역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한국체육을 총괄하는 대한체육회장 차기 후보도 아직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인사는 없지만 정몽준, 유정복(국민생활체육회장) 등 현역 의원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탁구 국가대표 출신의 이에리사 의원도 출마를 고민 중이다.

역대 한국 체육단체는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도 적지 않은 유력 정치인들이 수장을 맡아 왔다.

경기인들은 실세 정치인의 힘에 기대 해당 경기단체의 숙원사업이나 현안 등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받고자 했다.

정치인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을 알릴 기회가 생기다 보니 경기인들이 찾아와 출마를 요구하면 마다하지 않았다.

정치인들이 줄줄이 체육단체장 선거에 뛰어드는 모습을 바라보는 체육인들의 반응은 조심스럽기만 하다.

달라진 한국스포츠의 위상을 방증하는 것이라면서 반기는 쪽도 있다. 이들 역시 정치인이 단체장을 맡으면 해당 종목 발전을 위한 지원이 늘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과거 전례에 비춰 정치인보다는 CEO형 전문가가 경기단체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 경기단체 관계자는 "정치인 회장은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유력 정치인에게 출마를 권유하는 경기인들이 대부분 현 집행부와 대립각을 세워온 쪽이라는 점에서 분열만 가중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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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육단체장 ‘정치인 러시’…“도움 안돼!”
    • 입력 2013-01-16 17:54:48
    • 수정2013-01-16 17:57:25
    연합뉴스
해가 바뀌자마자 한국 체육계가 선거 바람으로 뜨겁다. 다음 달 대한체육회장을 새로 뽑는 등 차기 경기단체장 선거가 1∼2월에 몰리면서 체육계는 새 수장 찾기에 한창이다. 이번 체육단체장 선거에는 현역 국회의원들의 출마가 두드러진다. 이들은 경기인들의 추대 형식으로 단체장에 '무혈입성'한 과거와 달리 경선까지 마다하지 않고 있다. 현역 의원이 중앙도 아닌 지역 단체장 선거에 나섰다가 패하기도 했지만 출마 행렬은 이어지고 있다. 일단 신계륜 민주통합당 의원이 대한배드민턴협회장 선거에 혼자 출마해 당선이 유력한 상황이다. 한 해 예산이 1천억 원이 넘는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는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이 후보등록을 마쳤다. 대한야구협회장 선거에는 국회부의장인 이병석 새누리당 의원이 입후보해 현 회장인 강승규 전 의원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대한배구협회장도 현 회장인 임태희 전 의원이 16일 연임에 도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한국중고배구연맹 회장인 민주당 신장용 의원 역시 출마 의사를 드러냈다.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은 대한컬링경기연맹 회장 선거에 출마하는 등 인기·비인기 종목을 가리지 않고 현역 의원들이 이번 단체장 선거에 뛰어들고 있다. 대한농구협회는 현 회장인 이종걸 민주당 의원이 경기인들의 거센 반대 속에서도 연임 도전을 놓고 저울질 중이다. 경남도지사가 된 홍준표 회장이 연임하지 않겠다고 밝힌 대한태권도협회장 차기 후보로는 벌써 복수의 새누리당 현역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한국체육을 총괄하는 대한체육회장 차기 후보도 아직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인사는 없지만 정몽준, 유정복(국민생활체육회장) 등 현역 의원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탁구 국가대표 출신의 이에리사 의원도 출마를 고민 중이다. 역대 한국 체육단체는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도 적지 않은 유력 정치인들이 수장을 맡아 왔다. 경기인들은 실세 정치인의 힘에 기대 해당 경기단체의 숙원사업이나 현안 등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받고자 했다. 정치인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을 알릴 기회가 생기다 보니 경기인들이 찾아와 출마를 요구하면 마다하지 않았다. 정치인들이 줄줄이 체육단체장 선거에 뛰어드는 모습을 바라보는 체육인들의 반응은 조심스럽기만 하다. 달라진 한국스포츠의 위상을 방증하는 것이라면서 반기는 쪽도 있다. 이들 역시 정치인이 단체장을 맡으면 해당 종목 발전을 위한 지원이 늘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과거 전례에 비춰 정치인보다는 CEO형 전문가가 경기단체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 경기단체 관계자는 "정치인 회장은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유력 정치인에게 출마를 권유하는 경기인들이 대부분 현 집행부와 대립각을 세워온 쪽이라는 점에서 분열만 가중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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