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올림픽 D-11] 슈라이버 “선수 모두가 혁명가”

입력 2013.01.18 (07:17) 수정 2013.01.18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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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무게 40㎏도 되지 않는 소녀 역도 선수가 스페셜올림픽 경기장에서 자신의 최고 기록을 들어 올렸을 때를 잊지 못합니다."

스페셜올림픽국제기구(SOI)의 티머시 슈라이버 회장은 17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의 한 호텔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스페셜올림픽을 치르는 동안 가장 감명 깊었던 순간을 묻자 한참을 망설이다가 이렇게 대답했다.

스페셜올림픽을 이끌면서 느낀 수많은 감동 가운데 어떤 이야기를 골라야 할지 고민하는 듯했다.

슈라이버 회장은 "온 얼굴에 환하게 미소를 짓던 그 선수는 10㎏ 정도를 들었을 뿐이지만 이 기록은 그가 평생 남긴 기록 중에서 가장 뛰어났다"며 "그 순간에 그 선수는 마치 이 호텔 전체를 들어 올릴 수 있는 것 같이 힘이 넘치는 한 명의 인간이었다"며 당시의 감동을 떠올렸다.

한 번도 제대로 달려 보지 못한 선수가 10㎞ 달리기를 완주하고, 동물과 같은 취급을 받던 어린이 선수가 축구 선수로 거듭난 사례 등 스페셜올림픽의 여러 일화를 소개하면서 슈라이버 회장은 "스페셜올림픽에 출전한 모든 선수가 자신의 존엄성에 혁명을 일으켰다"고 표현했다.

세상의 편견을 떨치고 바깥으로 나와 스포츠를 즐긴 선수들이 모두가 '혁명가'라는 것이다.

그는 "무기와 힘으로 정부를 뒤엎거나 법제도를 혁신시키는 혁명은 어떤 면에서는 쉬운 일일 수도 있다"며 "자신의 마음속에 혁명을 일으키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슈라이버 회장은 선수뿐 아니라 대회를 지켜본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존엄성의 혁명'을 일으키는 것이 스페셜올림픽의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슈라이버 회장은 "그런 면에서 평창 대회의 나경원 조직위원장이 말하는 '한 번 보기'라는 운동이 스페셜올림픽의 메시지를 잘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장애인 누구나 길을 가다 장애인의 '특별한' 외모를 보게 되면 보통 다시 한 번 쳐다보는데 그들의 존재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면 다시 쳐다볼 필요가 없다는 것이 '한 번 보기' 운동의 요지다.

슈라이버 회장은 "나와 다른 것을 보면 다시 한 번 쳐다보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지만 그들이 나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달으면 그럴 필요가 없다"며 "그런 변화가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것이 '존엄성의 혁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페셜올림픽을 계기로 이런 '혁명'이 일어나길 꿈꾸고 있다고 덧붙였다.

29일 개막하는 평창 대회에 대해서 그는 "올림픽을 치를 수 있을 정도로 시설이 완벽한 평창에서 선수들이 뛴다는 것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직 한국의 국민이 스페셜올림픽을 잘 알지 못한다는 점은 아쉬워했다.

스페셜올림픽은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여동생인 유니스 케네디가 주창해 처음 시작됐다. 슈라이버 회장은 유니스 케네디의 아들이다.

그는 "스페셜올림픽에 여태까지 단 한 명도 비슷한 선수는 없었다"며 "바깥의 편견을 넘어 스페셜올림픽에 출전한 '특별한' 모든 선수가 내게는 혁명가이자 선생님"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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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페셜올림픽 D-11] 슈라이버 “선수 모두가 혁명가”
    • 입력 2013-01-18 07:17:00
    • 수정2013-01-18 15:17:07
    연합뉴스
"몸무게 40㎏도 되지 않는 소녀 역도 선수가 스페셜올림픽 경기장에서 자신의 최고 기록을 들어 올렸을 때를 잊지 못합니다." 스페셜올림픽국제기구(SOI)의 티머시 슈라이버 회장은 17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의 한 호텔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스페셜올림픽을 치르는 동안 가장 감명 깊었던 순간을 묻자 한참을 망설이다가 이렇게 대답했다. 스페셜올림픽을 이끌면서 느낀 수많은 감동 가운데 어떤 이야기를 골라야 할지 고민하는 듯했다. 슈라이버 회장은 "온 얼굴에 환하게 미소를 짓던 그 선수는 10㎏ 정도를 들었을 뿐이지만 이 기록은 그가 평생 남긴 기록 중에서 가장 뛰어났다"며 "그 순간에 그 선수는 마치 이 호텔 전체를 들어 올릴 수 있는 것 같이 힘이 넘치는 한 명의 인간이었다"며 당시의 감동을 떠올렸다. 한 번도 제대로 달려 보지 못한 선수가 10㎞ 달리기를 완주하고, 동물과 같은 취급을 받던 어린이 선수가 축구 선수로 거듭난 사례 등 스페셜올림픽의 여러 일화를 소개하면서 슈라이버 회장은 "스페셜올림픽에 출전한 모든 선수가 자신의 존엄성에 혁명을 일으켰다"고 표현했다. 세상의 편견을 떨치고 바깥으로 나와 스포츠를 즐긴 선수들이 모두가 '혁명가'라는 것이다. 그는 "무기와 힘으로 정부를 뒤엎거나 법제도를 혁신시키는 혁명은 어떤 면에서는 쉬운 일일 수도 있다"며 "자신의 마음속에 혁명을 일으키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슈라이버 회장은 선수뿐 아니라 대회를 지켜본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존엄성의 혁명'을 일으키는 것이 스페셜올림픽의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슈라이버 회장은 "그런 면에서 평창 대회의 나경원 조직위원장이 말하는 '한 번 보기'라는 운동이 스페셜올림픽의 메시지를 잘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장애인 누구나 길을 가다 장애인의 '특별한' 외모를 보게 되면 보통 다시 한 번 쳐다보는데 그들의 존재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면 다시 쳐다볼 필요가 없다는 것이 '한 번 보기' 운동의 요지다. 슈라이버 회장은 "나와 다른 것을 보면 다시 한 번 쳐다보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지만 그들이 나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달으면 그럴 필요가 없다"며 "그런 변화가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것이 '존엄성의 혁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페셜올림픽을 계기로 이런 '혁명'이 일어나길 꿈꾸고 있다고 덧붙였다. 29일 개막하는 평창 대회에 대해서 그는 "올림픽을 치를 수 있을 정도로 시설이 완벽한 평창에서 선수들이 뛴다는 것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직 한국의 국민이 스페셜올림픽을 잘 알지 못한다는 점은 아쉬워했다. 스페셜올림픽은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여동생인 유니스 케네디가 주창해 처음 시작됐다. 슈라이버 회장은 유니스 케네디의 아들이다. 그는 "스페셜올림픽에 여태까지 단 한 명도 비슷한 선수는 없었다"며 "바깥의 편견을 넘어 스페셜올림픽에 출전한 '특별한' 모든 선수가 내게는 혁명가이자 선생님"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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