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사진처럼 빛바랜 ‘동네사진관’ 추억 속으로

입력 2013.01.19 (21:25) 수정 2013.01.19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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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내걸린 가족사진에 흐뭇한 미소짓게 했던 동네 사진관이 흑백 사진처럼 우리 삶에서 빛 바래져 가고 있습니다.

그리운 그때 그 사진관, 정성호 기자가 담았습니다.

<리포트>

발길을 붙잡는 유리창 너머 얼굴들.

새로 산 옷을 입고 한껏 멋을 냈지만 그래서 더 어색한 웃음을 자아내던 곳.

추억이 오롯이 녹아있는 동네 사진관 풍경입니다.

13살에 사진기를 잡기 시작해 어느덧 반백의 노인이 된 사진 기사에게 좋았던 옛날 얘기는 이젠 무용담일 뿐입니다.

30년 넘게 그 자리를 그대로 지키고 있지만, 시간의 흐름 속에 묻혀 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인터뷰> 신경렬(사진관 운영) : "두 번 찍으면 필름 원가가 더 들어가요. 눈을 감으면 못쓰게 되고, 그 이튿날 다시 와서 찍으라 하고. 이런 시대가 있었죠."

아버지가 애지중지하던 손때 묻은 옛 사진 기기들은 아들과 최신 장비에 자리를 내준 지 오래입니다.

<인터뷰> 신연욱(사진관 운영) : "필름 사진은 하루에 하나 들어올까 말까 하고, 요즘엔 디카보다 휴대폰 사진이 더 많아졌어요."

디지털기기의 등장으로 동네사진관은 존폐 기로에 섰습니다.

분업화, 대형화로도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순 없기에 아쉬움이 더 큽니다.

<인터뷰> 이봉희(사진관 운영) : "한 10개 없어지면 3개 정도 생길까, 앞으로 과연 이게 얼마나 남아 있을까..."

디지털 기기의 홍수 속에 우리네 동네 사진관은 이제 빛바랜 흑백 사진처럼 추억이란 이름으로 서서히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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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흑백사진처럼 빛바랜 ‘동네사진관’ 추억 속으로
    • 입력 2013-01-19 21:26:08
    • 수정2013-01-19 21:5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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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내걸린 가족사진에 흐뭇한 미소짓게 했던 동네 사진관이 흑백 사진처럼 우리 삶에서 빛 바래져 가고 있습니다. 그리운 그때 그 사진관, 정성호 기자가 담았습니다. <리포트> 발길을 붙잡는 유리창 너머 얼굴들. 새로 산 옷을 입고 한껏 멋을 냈지만 그래서 더 어색한 웃음을 자아내던 곳. 추억이 오롯이 녹아있는 동네 사진관 풍경입니다. 13살에 사진기를 잡기 시작해 어느덧 반백의 노인이 된 사진 기사에게 좋았던 옛날 얘기는 이젠 무용담일 뿐입니다. 30년 넘게 그 자리를 그대로 지키고 있지만, 시간의 흐름 속에 묻혀 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인터뷰> 신경렬(사진관 운영) : "두 번 찍으면 필름 원가가 더 들어가요. 눈을 감으면 못쓰게 되고, 그 이튿날 다시 와서 찍으라 하고. 이런 시대가 있었죠." 아버지가 애지중지하던 손때 묻은 옛 사진 기기들은 아들과 최신 장비에 자리를 내준 지 오래입니다. <인터뷰> 신연욱(사진관 운영) : "필름 사진은 하루에 하나 들어올까 말까 하고, 요즘엔 디카보다 휴대폰 사진이 더 많아졌어요." 디지털기기의 등장으로 동네사진관은 존폐 기로에 섰습니다. 분업화, 대형화로도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순 없기에 아쉬움이 더 큽니다. <인터뷰> 이봉희(사진관 운영) : "한 10개 없어지면 3개 정도 생길까, 앞으로 과연 이게 얼마나 남아 있을까..." 디지털 기기의 홍수 속에 우리네 동네 사진관은 이제 빛바랜 흑백 사진처럼 추억이란 이름으로 서서히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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